감독: 조셉 루벤
출연: 줄리아 로버츠.패트릭 버진,케빈 앤더슨
미모의 여인 로라(줄리아 로버츠 분)는 부자에다 미남인 남편 마틴(패트릭 버긴 분)이 극도의 결벽증에다
심한 의처증까지 있는 지 모르고 결혼한다. 하지만 곧 본성을 드러내는 마탄에게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당하고 구타를 당는다. 어느날 로라는 마틴을 속이고 수영을 배우러 다닌다. 그러다 남편과 이웃집
의사의 요트를 타고 밤에 바다로 나가게 되는데, 풍랑을 만나 로라가 실종된다. 남편 마틴은 로라가
익사한 것으로 단정하고 장례까지 치른다. 그러나 로라는 헤엄을 쳐서 집으로 돌아와 그동안 준배해
두었던 소지품을 챙긴 뒤 결혼 반지를 변기에 버리고 도망친다. 그런데 마틴은 로라가 수영을 배우러
다닌 것을 알게 되고 급기야 변기에서 반지도 발견한다. 이에 그는 로라의 어머니가 있는 양로원을
단서로 추적을 시작한다.
한편 로라는 낮선 지방에서 이름을 사라로 바꾸고 새로운 생활을 시작한다. 그녀는 그곳 대학 연극
교수 벤(케빈 앤더슨 분)을 알게 되고 곧 그의 사랑을 받게 된다. 두 사람의 행복한 나날은 로라가
어머니를 찾아가면서 종말을 예고한다. 그동안 로라 어머니 주변의 간호원들을 포섭해 로라가 나타나기를
기다리던 마틴이 기다리고 있었다. 면회를 마치고 로라는 기쁘게 벤에게 돌아가지만 그후 어머니를
공갈로 협박한 마틴은 그녀의 거처를 알게 되고 주변을 탐색하는데.
[스포일러] 아무 것도 모른 채 벤과 헤어져 집으로 돌아온 로라는 집안의 이상한 분위기에 긴장한다.
헝클어 놓았던 욕조의 수건과 선반의 통조림이 가지런하게 놓여있었던 것이다. 이건은 전남편 마틴의
병적인 결벽증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무심히 누른 오디오에서는 마틴이 그녀와 잠자리에 들 때면
틀던 베를리오즈의 "환상교향곡"이 흘러나온다. 로라는 울음을 터뜨리고 절망적인 울음 속에 마틴은
음흉한 모습을 더러낸다. 이때 벤이 찾아와 마틴과 결투 끝에 의식을 잃고 만다. 벼랑 끝에 선 로라는
순간적으로 모든 것을 결심하고 총을 들어 마틴의 가슴을 겨냥한다. 로라는 자신을 절대 쏘지
못하리라고 믿는 마틴이 그녀 앞으로 점점 다가서지만 로라는 자신이 침입자를 죽였노라고 전화로
경찰에 통고하고 그를 향해 방아쇠를 당긴다. 그가 살아있는 한 그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고 느낀 것이다.
'천재와 바보는 종이 한 장 차이'라는 말처럼 '남편과 왠수(!)는 손 짓 하나 차이'다. 남편이 적이 되는 순간,
쉬운 말로갈라서면 끝이지만 남편이 이상 성격자라면 그것도 만만치 않다. <적과의 동침>은 이상 성격자인
남편에게서 벗어 나려고 몸부림 친결과 몸도 마음도 만신창이가 되지만 결국 성공하고만 여자의 모험담이다.
심리학적 접근이 돋보이는 사이코 드라마냐구? 아니다. 그냥 재미있는 스릴러 오락 영화다.
<적과의 동침>은 드라마의 구성이 가장 돋보인다. 초반부에 마틴이 얼마나 사이코적인지 충분히 예를
보여준 다음, 로라의 탈출기가 주도 면밀하게 전개 된다. 중반에서는 자유를 얻었지만 아직도 불안한
로라의 어수선한 심리를 잘 보여 주고, 마틴이 로라의 도망을 눈치 채는 과정도 설득력 있게 보여 준다.
후반부에서는 로라와 그녀의 새 애인 벤, 마틴이 뒤엉켜 난투극을 벌이는 모습을 보여 준다. 물론 마틴의
죽음으로 영화는 끝나고. 빼어난 시나리오는 아니지만 스릴러 장르의 구조를 충실히 따르고 있다.
이 영화에서 충분한 재미를 느꼈다면 시나리오 작가 로널드 배스의 덕이다. <레인맨>,
<내 남자 친구의 결혼식> 등 뛰어난 시나리오를 쓴 솜씨를 가지고 있다. 줄리아 로버츠와 패트릭 버긴의
연기도 평균점은 받을 수 있다. 패트릭 버긴의 사이코 역은 워낙 연기하기 쉬운 캐릭터이므로 당연한
것이겠고, 줄리아 로버츠도 <귀여운 여인>에서의 이미지를 씻으려는 듯 열심히 분투하는 흔적이 역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