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가 WBC에서 4강에 진출하여 세계를 놀라게 하였지만 안타깝게도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패배하여서 기대하던 결승전에는 진출을 하지 못하였지요.
4강진출과 관련된 기사를 보다보니 이종범의 원형탈모증에 관한 얘기가 눈에 띄네요.
이종범(36세)은 갓 30대에 이른 한창 나이에 심한 원형 탈모로 고생했다고 합니다.
일본프로야구 주니치에서 뛰던 2000년 후반부터 2001년 중반까지 머리 곳곳에
500원짜리 동전만한 구멍이 나 팬들을 안쓰럽게 했다고 하는데요, 그 원인은 바로
극심한 스트레스 때문이었다네요. 한국에서 '야구천재'로 대접받던 이종범이
일본 생활 말년에 벤치 선수로 전락하는 수모까지 겪었다고 합니다.
첫해인 1998년에 당한 사구(死球)가 결정적이었는데 6월 23일 한신과의 경기에서
투수 가와지리 데쓰오의 역회전 공에 오른쪽 팔꿈치가 골절되는 부상을 입었기 때문이었지요.
이종범은 그날 이후 3개월간 운동장에 나오지 못했고 이후에도 사구 공포증 때문에
몸쪽 공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습니다. 그럴수록 일본 투수들은 집요하게 몸쪽을 물고 늘어졌구요.
이종범은 2001년 8월 결국 한국에 복귀했고 한국에 오자 원형탈모증은 말끔히 나았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원형탈모증은 왜 생기는 걸까요?
보통의 대머리는 M자형, U자형, 정수리형 이렇게 분류를 합니다.
원형탈모증은 이런 유형들과는 다르게 젊은 나이에 동전만한 크기로 여기저기 탈모가 되는
증상을 말합니다. 대머리는 보통 유전적인 요인과 관련이 깊지만
원형탈모증은 심리적인 요인과 아주 관련이 깊습니다.
여기서 잠깐 동의보감을 구절을 짚어보겠습니다.
동의보감을 펼치자마자 가장 처음 나오는 구절을 살펴보면 이런 문장이 나옵니다.
"사람의 머리는 둥글어서 하늘을 닮았고 발은 네모나서 땅을 닮았다.
하늘에 사시가 있듯이 사람에게도 사지가 있고, 하늘에 오행이 있듯이 사람에게도 오장이 있다.
하늘에 낮과 밤이 있듯이 사람에게도 깨어남과 잠듦이 있고,
하늘에 우뢰와 번개가 있듰이 사람에게도 기뻐함과 노함이 있다.
하늘에 음양이 있듯이 사람에게도 한열이 있고, 땅에 냇물이 흘러가듯 사람에게도 혈맥이 있으며,
땅에 초목이 있듯이 사람에게도 터럭과 머리카락이 있다."
여기서 원형탈모증과 관련있는 중요한 구절이 등장하는데요,
바로 '땅에 냇물이 흘러가듯 사람에게도 혈맥이 있으며,
땅에 초목이 있듯이 사람에게도 터럭과 머리카락이 있다'라는 구절입니다.
풍요롭고 비옥한 땅이 있었는데 갑자기 이상기온변화에 의하여
기온이 급격히 올라가서 강물은 다 말라버리고 땅이 쩍쩍 갈라져 버렸다고 가정해 봅시다.
이전에는 무성하고 푸르렀던 모든 나무들과 풀들은 더불어 비쩍 말라버릴 것입니다.
촉촉하고 부드러웠던 나뭇잎과 풀들은 수분이 말라버려서 푸석거리다가
결국에는 가지에서 떨어지고 땅에서 뽑혀버릴 것입니다.
인체도 이와 똑같습니다.
어떤 원인에 의해 혈맥을 다 말려버리게 되면 터럭과 머리카락이 마르고
결국에는 탈모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지요.
혈맥이 말라버리는 이유에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극심한 스트레스에 의해서 마음 속에서 불이 활활 타오른다던지,
대량출혈에 의해서 몸안의 혈액이 갑자기 부족해진다던지,
노화로 인해서 서서히 혈맥이 말라간다던지 등등의 여러 이유가 있습니다.
이 중에서 극심한 스트레스에 의해서 마음 속의 불이 활활 타올라
혈맥을 다 말려버리는 경우에 나타나는 것이 바로 원형탈모증에 해당이 됩니다.
보통 마르는 '피가 마른다'라고 하는 스트레스 상황을 생각하시면 되겠죠.
그렇다면 원형탈모증의 경우 치료가 가능할까요? 물론입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상황에서 벗어나는 것입니다.
원인만 제거가 된다면 원형탈모증은 저절로 치유가 되기도 합니다.
이종범 선수의 경우처럼 말입니다.
만약 도저히 스트레스 상황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
혹은 원인이 제거가 되었는데도 금방 회복이 안된다면 약물치료를 받으셔야 합니다.
활활 타오르는 마음 속의 불을 꺼주고 타버린 혈맥에 혈액을 보충시켜주는 약물치료를 받으면
회복이 가능합니다. 나뭇잎이 무성하고 촉촉하려면 강물이 충만해야 하듯이
머리카락과 터럭이 풍성하려면 혈맥에 혈이 충만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황제내경에서 관련된 다른 구절을 살펴보겠습니다.
남자는 수염이 나고 여자는 수염이 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 황제내경은 이렇게 설명합니다.
황제가 기백에게 "부인들은 수염이 없는데 그것은 혈기가 없어서 그러한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기백이 "부인은 충맥과 임맥이 다 자궁에서 시작되어서 위로 뱃속을 따라 올라가서
경락이 모이는 곳이 되고 겉으로 나와 위로 올라가서 목구멍을 타고 갈라져 나가서는
입술과 입안에 얽혀 있습니다. 혈기가 성하면 피부가 튼튼하고 살이 따뜻하며
혈이 피부로 스며들어가 털이 됩니다. 부인은 기는 넉넉하나 혈이 부족한데
그 이유는 매달 월경으로 피를 흘리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충맥과 임맥의 혈이 입과 입술을 영양할 수가 없으므로 수염이 나지 않습니다."라고 대답하였다.
고대서적의 말이라 이해하기가 좀 어렵나요?
중요한 것은 부인들은 월경으로 매달 피를 흘리므로 자궁과 입술을 연결하는 경락인
충맥과 임맥의 피가 모자라서 수염이 날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곧 털과 머리카락은 피를 먹고 산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구절이지요.
원형탈모증은 유전과는 상관이 없어서 조기에 치료한다면 큰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병은 오래둘수록 키우는 법입니다.
주변에 원형탈모증 환자가 있다면 빨리 적극적인 치료를 받으시라고 권유하심이 좋을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