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딸내네 신혼집을 방문 하기로 하였다.
입주 선물로 한달전쯤에 주둥이가 긴 꽃병 하나와 진한코발트색 커피드립기 와 잔 두개를 구입했다.
해인사 근처에서 장작불에 도자기를 굽는 그림동호인의 공방에가서 딸내미 입주선물로 할거라고하니 추천해 주는걸로 사왔다.
막 보금자리를 마련한 신혼부부가 새집 새식탁 새커피잔에 첫커피를 내리는 자리에서친정부모가 같이하는 장면을 상상해본다.
선물로 준비해간 도자기꽃병을 선반에올려 감상하며 코스트코 에서 구입한 진한맛의 초콜릿과 신혼여행 선물이라며 딸네가사왔던 부드럽고 향긋한맛의 커피를 조금덜어 가져가 새 드립기에 내려 마시며 입주축하를 나누는시간을 가질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설렌다.
새해 새출발 새집 새신랑 새신부 모든새것들 사이에서 오래된 우리 부부가 같이하는 장면을그려본다 .
새로움에서 출발해 오래됨으로의 긴여정을 상상하니 한편으론 숙연해진다.
고택 고가구 골동품 고목 등등 어느날부터 오래된것들이 소중해졌다.
새것에서 출발해 시간이흐르고 추억을 만들어가면 오래된것들이 된다.
우리집엔 37년된 선풍기가 있다. 시숙이 결혼선물로 사오셨는데 아직도 사용하고있다.
그보다 더오래된 어머님이 젊을때 쓰시던 일본제 재봉틀도 있다 .100년쯤 가까이됐겠지.
내가 물려받아 지금껏 사용하고있다.
티비 어떤프로에서 본 조상들께 물려받은 몇백년된 집에서 조상들이 쓰던 집기들을 사용하며 후손들이 대대손손 살고있는 사연들을 보면 부럽다.
요즘의 아파트 들은 수명이 얼마나될까?
대대손손 이어가는건 꿈도 못꾸겠지만 첫 신혼생활을 했던 추억은 영원히 간직하겠지.
지금의 새 물건들이 몇십년후 인생의 후반기가되어 옛추억을 되돌아볼때 그어떤것들이 남아있을까?
나의 지난 시절을 되돌아 보면 남아있는 것들이 그닥없다.
귀중한 세간살이가 없었으니 남아 있는것도 없다.
그나마 겨우 남아있는 낡은 선풍기 와 물려받은 재봉틀도 작동이 되지 않았다면 버려졌겠지.
낡은 앨범몇권 결혼반지 그리고는 생각나는게 없네
지금으로부터 십몇여년 전에 것들은 많이 남아 있구나..
우리아이들은 먼훗날 인생의 후반기가 되었을때 지금의 것들이 많이 남아있기를 기대해본다.
그중에 주둥이가 긴 꽃병과 진한 코발트색 커피드립기도 남아있었으면 좋겠다..
지금보다 더 호호 할머니가 되어 딸네집에 방문 했을때 주둥이가 긴 꽃병이 보이는 자리에 앉아 진한 코발트색 드립기에서 내린
커피를 마시는 상상을 해본다.
첫댓글 커피맛, 사랑맛, 인생맛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