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타고 가다가 우연찮게 한 컷 했는데 흐릿하다. 한자어로 오(烏)·효조(孝鳥)·오아(烏鴉)라고도 한다.
까마귀는 흔히들 그 이름 때문에 건망증과 문맹의 상징으로 여겨지기도 하지만 사람처렴 지식 전달이 가능하고 본능이 아닌 경험을 전달하는 지능을 가진 새이다.
예전 스크랩 해놓은 기사를 다시 들추다.
" 까마귀 집짓기가 주는 교훈 "
1990.08.30 (목) [44호] 김창희(대우증권 사장)-시사저널-
동물의 세계는 무척 흥미롭다. 이들의 생존 방법은 우리 인간들에게 매우 유리한 지혜를 제공해줄 때가 자주 있다. (중략)
이중 특히 까마귀의 생활은 우리 인간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까마귀는 집을 짓는 데 명인이다. 집을 빨리 지어서 명인이 아니라 정교하고 튼튼하게 짓는 데 명수인 것이다.까마귀들의 둥지는 여느 새들의 그것처럼 아무렇게나 틀어지지 않는다. 짧지도 길지도 않아야 하며, 딱딱해서도 휘어져서도 안되는 그런 특수한 나뭇가지들만으로 특이한 공법에 의해 짜여지는 것이다.
여간 공을 들여야 하는 작업이 아니다. 더욱 어려운 점은 이런 안성맞춤의 재료가 아무 데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맞춤한 나뭇가지를 찾아내기 위하여 하루에도 수천, 수만번을 날아다니는 노력을 감수해야 함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그렇다면 까마귀가 이런 노역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전혀 없는 것일까. 아니다. 있다. 다른 까마귀가 지어놓은 둥지의 나뭇가지를 빼내오면 되는 것이다. 그러면 굳이 알맞는 재료를 찾는 수고도, 멀리까지 날아다니는 애씀도 면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신기하게 까마귀들은 절대로 그런 일을 하지 않는다. 자신이 지쳐 죽는 한이 있더라도 그들은 결코 남의 집 나뭇가지를 빼내오지 않는다. 이것이 까마귀 사회의 철칙이다.
인간들의 눈에 어리석게 비칠지 모르는 이 까마귀 사회의 도덕률은 그러나 바로 집과 먹이만 전부인 그들을 보호하고 생존케 해주는 근본적인 힘이 되고 있는 것이다.
만일 이 질서가 깨진다면 까마귀들은 다른 어느 동물에 의해서가 아니라 바로 자신들에 의하여 멸종되고 말 것임은 불을 보듯 훤한 일이다. (중략)
까마귀들의 집짓기에서 이 침체국면을 타개해나가는 지혜를 빌려와야 할 것 같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까마귀들의 철저한 상호 믿음의 지혜를 깨닫아야 할 것이다. (중략)
눈 앞 이익추구 · 미봉책으론 안된다. 다음으로 깨달아야 할 것은 결코 눈앞의 일에 조급해 하지 않고 보다 넓고 긴 안목으로 매사에 임해야 한다는 점이다. 나무에 집착하다 숲을 보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범해서는 안된다.(중략) 까마귀가 당장의 힘든 노역을 피하기 위하여 다른 둥지의 나뭇가지를 빼내온다면 까마귀 세계는 곧 멸종의 위기에 직면하게 되듯이,(중략) 까마귀가 주는 교훈을 간과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