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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정보
하동송림
 
 
 
카페 게시글
★백년일기장-[심심바구님방] 하동의 걸박수 '정수'
심심바구 추천 0 조회 86 15.09.29 09:20 댓글 7
게시글 본문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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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5.10.02 09:07

    첫댓글 잊은줄 알았더니.70년도 더 지난 고향의 기억 속에서, 사변직전,
    더벅머리 키큰 정수가 시커먼 얼굴, 허수룩한 차림으로 읍내를 서서히 걸어다닙니다~
    오늘은 이 동네 다음날엔 딴 동네서 밥을 빌어먹는다고 ..정수는 착한 거렁뱅이라고 두둔해주던
    할머니말씀을 이제와 생각하면, 말없는 미소로 늘 닳아진 놋숟갈로 밥을 먹던 그 정수는 아마도
    타고난, 잠재한 지혜로, 고을의 동네 곳곳을 유랑하듯 밥비렁짓을 했나 싶기도.
    6.25 직후 , 만지 배밭집에서 아사온 내 친구네 신(辛)도갓집~ 일꾼도 (인민군 포로시절 구타로 정신이상자)
    달밝은 밤이면 못알아듣는 외국 노래를 곧 잘 흥얼거리던 부지런하고 키작은 張샌도 고향생각에..

  • 작성자 15.10.01 00:57

    해량촌 물귀신 할마시,
    날이 어수룩해지면 오늘은 또 무슨 심보가 터졌는지
    빠져봤자 배꼽 밖에 안 차는 섬진 강물속을 다 헤집으면서
    '나 죽는다 이놈들아 나 죽는다' 고개 고래 악을 쓰고
    몇 발자국 듭쳐 잡을 거리에서 며느리도 질쌔라
    '그래, 죽으소 콱 죽으버리소' 하고 팔 도리질 한다.
    어스름녘에 동네가 한바탕 소란이 일고
    할마시, 무슨일이 있었냐 하듯이 치마를 털털 털고 물에서 나올 쯤이면
    해령촌 사람들, 이구동성으로 '저 할마시 날궂이 하는걸 보면 내일 비 오것네''
    다음날 여지없이 비가 퍼 부었다.
    하동은 하동은 비단 걸박수 정수 얘기는 일편일 뿐
    흑백사진과도 같은 고향의 서정이 아련합니다.

  • 15.10.02 09:22

    무궁무진한 고향의 흑백시절 사진같은 사정들을 많이 기억하고 계시니
    오래 건강하시어 그 야담같은 에피소드들이 편집되시길 바랍니다

  • 15.10.02 10:03

    진학과 직장으로..부산 진주 서울등 타지를 전전하였기, 정수의 일생을 끝까지 알 지는 못했지만,
    노숙자의 말로가 처참한 생애였음이 ..정수는 하동읍내인의 순박한 시대를 살던 애잔한 추억인데..
    하동읍에서 4.24 공비 침탈 피해로 집이 불타고..중학교 마당에 시민, 학생들을 운집해놓고 송림뚝에 앉힌
    지리산 생포 공비를 사살하던 현장을 목격하던 그 추운 겨울의 떨림은 지금도 생생한 처절한 공포의 기억..
    영화 '피아골'촬영을 하던 백사장! 배우 '김진규, 노경희, 허장강'!을 본 이야기에 눈빛이 반짝이던 친구들.
    모두 그리웁다...

  • 15.10.15 14:11

    읍내, 소방회관에 악극단 공연이 들어오는 날이면 확성기에서 울리는 변사조의 선전 소리가 고을을 울렸다
    가수 박경애가 부르는 '곡예사의 첫사랑'을 들으면 요즘 가끔 그 힘든 전후시절에 위안이 되던
    악극단 구경이 즐거운 추억이다, 유명가수 백년설, 심연옥, 박재란'의 노래를 직접듣는 좋은 행운의
    기회였었다
    박재란이 오면 친구네집인 동광여관에서 숙소를 정하였기에 팬이 되어 찾아가서 단팥죽도
    찹쌀못지도 함께 대접해보았다.. 그 주인댁 안정애언니가 투숙한 배우들과 인연으로, 춤과
    노래에 소질이 많아 ㅡ 배우들과 인연으로 후에 상경하여 '대전부루스'를 부른 가수가 된
    계기이기도 한것 같다~~~

  • 15.10.05 19:59

    그 시절 유행한 애창곡 '석류의 계절' 가수 유성온천장 출신 문정선이 가수로 히트곡을 내던 일 처럼~

  • 작성자 15.10.07 09:06

    그 시절 우리누나가 나를 업고 회관극장으로 입장하는데 덩치가 크다고 꿀밤 한 대 얻어맞고 열 외가 되었습니다.
    얼마나 울었던지 측은하게 본 기두의 선심으로 활동영화 구경을 하게 되었는데 '유리시스'라는 외화 활동영화였습니다.
    내용에, 유리시스가 바위에 꽂힌 검을 빼 내는데 변사가 "빠집니다 빠집니다 아~안 빠집니다아~' 하여 배꼽 터져라 하고 웃었는데
    지금 헛웃음 나오는 그때로 다시 한 번 살아 봤으면...질박한 인생살이 꺼꾸로 한번 살아 봤으면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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