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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북도 옥천군 청성면 조천리 | ||||||||||||
조천리는 삼남리를 기점으로 2km의 긴 시멘트 포장 진입로를 들어 가야 만날 수 있는 마을. 언뜻 도로에서 보면 2km나 더 들어간 곳에 마을이 있으리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그래서 조천리는 옛부터 피난처 역할을 해왔던 교통불편한 오지에 속한다. 피난지였기 때문인지 6.25 전쟁 당시에도 마을 주민들 중에는 사망한 사람이 없었다는 사실을 지금도 얘기한다. 조천리는 행정기관에서 얘기하는 법정마을 지명이다. 93년 이전까지만 해도 조분리(鳥分里)와 도천리(道川里)로 분리되어 있었던 마을이었던 바 이농 등으로 인해 마을이 축소되면서 두 마을을 합해 법정 명칭인 조천리(鳥川里)로 통합되었다. 이쯤에서 조천리의 유래 및 역사를 짚고 넘어가자. 옥천향지에 따르면 조천리는 본래 청산현 남면 조분리에 속해 있던 마을로 1739년 및 1890년의 기록에는 1백14호가 거주한 것으로 기록될 만큼 큰 마을이었다. 1914년 행정구역 일제조정시 옥천군에 소속된 후 조분과 도천이 합해져 조천리라고 칭했으며 이때 삼남리가 조분리로부터 분리되었다. 조천리라는 마을지명은 조분리의 '조'자와 도천리의 '천'자를 하나씩 택해 이루어졌다. 조분리는 본래 '새분이'라고 불렸다. 새분이라 함은 이 마을이 높은 곳에 위치했을 뿐만 아니라 생김새가 새의 주둥이같이 생겼다 해서 '새부리'라고 부르다가 음이 변하고 한자화되어 이루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새분이란 지명은 현재까지도 주민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명칭으로 주민들 사이에서는 주위의 지형이 새와 같이 생겼다 해서 붙여졌다는 말이 전해져온다. 이와 함께 조분리 마을진입로가 현재의 모양대로라면 마을의 혈을 끊는 형태가 되어 진입로를 개설하는 편이 나았을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또한 조분이와 함께 자연마을을 이루는 도천은 마을에 내가 흐른다하여 붙여졌다 한다. 본래 도내라는 지명으로 불리웠으니 마을의 지형으로 볼 때 마을 가운데 내가 흐른다 해서 명칭이 정해졌다. 현재 57세대 1백66명의 주민들이 거주하는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층 인구가 많은 점이 두드러진다. 상대적으로 젊은층들이 마을에 없다는 얘기로 행정리 편의 때문에 조분리와 도천리가 분리되어 관리되어 오다가 지난 93년 1월 1일자로 마을을 통합하게 된 배경에는 이같은 급격한 인구감소라는 요인이 있었다. 마을을 통털어 현재 경운기나 농기계를 운전할 수 있는 젊은 인력이 7명에 불과하다는 안석범 이장의 얘기는 조천리의 심각한 인력난을 반영하고 있다. 젊은 인력 또한 4년전만 해도 34세에서 36세까지의 총각이 10여명에 이르러 인근 마을 등에서는 젊은이가 많은 마을로 꼽혔으나 결국 결혼문제가 걸려 급격한 인구감소를 겪게 되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사정은 도천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60세미만 인력은 불과 3명에 불과하다는 말에서 조천리의 전체적인 인력난을 실감할 수 있다. 마을에는 옛부터 순흥안씨가 대대로 터를 잡아 집성촌을 이루었던 터전이다. 현재도 39가구에 이르는 순흥안씨가 조분마을에 살고 있으니 집성촌치고는 꽤 큰 셈이다. 순흥안씨 세거비가 새 둥지 마냥 아득하게 들어앉은 마을의 앞쪽에 서있어 마을 내력을 알려주고 있거니와 더불어 밀양박씨와 경주김씨가 안씨의 뒤를 잇는 성씨로 정착했다. 청성면지역이 모두 그렇듯이 주요작물은 역시 담배, 참깨, 고추 등 일반적인 작물이다. 주작물이 단연 담배였던 이 마을은 젊은이들이 빠져나가면서 담배재배가 급격히 줄어 이제는 5가구 밖에 남지 않았다. 노동력 부족 등의 요인은 마을주민들로 하여금 담배, 참깨, 고추 등의 농사보다는 축산 쪽에 눈을 돌리게 하고 있다. 축산과 더불어 90년대 들어서는 과수재배도 시도되고 있다. 포도재배가 전국적인 불을 타자 이 마을 주민들은 주로 사과재배에 나섰다. 주민들의 가장 큰 불편은 역시 교통불편이다. 이곳은 인근 마을인 삼남리, 묘금리, 양저리 등지와 함께 대중교통수단인 시내버스가 운행되지 않는 마을 중의 하나다. 새벽에 학생들을 통학시켜주기 위한 시내버스가 한대 있을 뿐 낮시간 동안 주민편의를 위한 버스운행은 없다. 그나마 최근에 포장된 청성-심천간 지방도가 지나는 삼남리까지 나오려 해도 2km의 진입로를 거쳐야 할 뿐만 아니라 조분에서 도천 마을까지는 한 마을이면서도 연결도로마저 제대로 확보되지 않아 가장 큰 숙원으로 꼽힌다. 2km 가량의 이 농로는 현재 군도로 책정되어 있기는 하나 경운기만 간신히 다닐 수 있을 정도의 농로로 방치되어 주민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때문에 조분 마을 주민들은 주로 이용하는 교통수단인 고속도로를 운행하는 직행버스를 타기 위해 가깝게 갈 수 있는 도천쪽 도로보다 포장되어 있지만 거리가 먼 삼남리쪽 도로를 택한다. 청성 고속도로버스 간이정류장은 주민들과 학생들이 수시로 이용하는 곳이지만 최근들어 버스 승하차가 어려울 정도로 일반 차량들의 정차가 심해 주민들이 불편해하는 것은 물론 사고위험까지 안고 있다. 경로당 재건축 문제가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낯선 사람의 발길을 안내하는 친절한 마을 노인네의 말씨에서 여전한 시골 인심을 담뿍 느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