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um
  • |
  • 카페
  • |
  • 테이블
  • |
  • 메일
  • |
  • 카페앱 설치
 
카페정보
풍물굿패 타락
 
 
 
카페 게시글
필봉굿 자료실 스크랩 이론 호남좌도임실필봉굿 - 필봉굿의 종류
가시고기 추천 0 조회 128 08.09.13 00:30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필봉굿의 주요 종류들은 시기와 장소와 목적에 따라 다음과 같이 분류하여 정리할 수 있다. 우선 음력 정월 초사흘 이후부터 정월 대보름 사이에 필봉 마을 집집을 돌면서 모든 마을과 집안이 안녕과 제액초복을 위해 행해지는 마을굿, 제사굿 형태의 굿인 마당밟이굿, 음력 정월 초아흐렛날에 마을의 안녕과 제액초복을 위해 마을 당산에서 치는 당산굿, 음력 정월 대보름날의 놀이굿 형태로 행해지는 찰밥걷이굿, 정초에 필봉 마을 제사굿과 놀이굿을 마친 다음 인근의 다른 마을에 가서 벌이게 되는 걸궁굿(걸립굿), 여름철 농번기에 일터에서 공동의 노동을 목적으로 해서 이루어지는 노동굿 형태의 두레굿, 음력 섣달 그믐에 필봉 마을에서 마을의 벽사진경을 위해 하는 제사굿 형태의 매굿(매귀굿), 큰 굿판이 벌어질 때 전통적인 대동 놀음 형식으로 벌어지는 놀이굿 형태의 판굿 등이다.

1) 마당밟이굿

지역에 따라 뜰볿이, 답정굿, 지신밟기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데 필봉굿에서는 ‘뜰볿이’라고 부른다. 정초에 신년을 맞이하여 풍물굿을 치면서 나븐 액을 몰아내고 좋은 복을 불러들이고, 집안 식솔들의 무사 평안함을 빌어주기 위하여 마을 사람들과 굿패가 가가호호 방문하여 고사굿을 치는 일종의 의식굿이다.

굿패의 구성원은 당연히 마을 사람들로 대부분 구성되는데 마을의 두레 성원이기도 하다. 마을 구성원 모두가 주체가 되어 서로가 서로를 감싸주고 위해주면서 가정의 사악한 액과 잡귀를 물리침으로써 마을의 안녕과 마을 구성원의 무사태평을 빌어주는 굿을 마당밟이라고 한다. 이처럼 마당밟이 굿을 통해서 마을 구성원 모두가 서로의 끈끈한 공동체적 삶을 영위해 간다.

필봉 마을에서는 음력 초하루부터 초사흘까지는 신년 세베 때문에 굿소리를 내지 않고 사흘 이후에 동네 총회에서 따로 날을 잡는다. 마당밟이를 하는 날 아침에 나발수가 나발을 삼초(三招)하면 굿패는 모두 치복과 악기를 준비하여 마을 동청 마당에 모여든다. 굿패가 모이면 상쇠는 굿내는 가락을 내어 굿을 시작하고, 어느 가락을 맞추어 본 다음 기굿을 치러 간다.

용기(龍旗)는 일반적으로 마을 동청 마당 옆에 미리 세워 놓으며 마을을 상징하는 기인만큼 큰 굿이 있을 때마다 제일 먼저 기굿을 빼놓지 않고 연주한다. 기굿은 질굿 가락을 치면서 기를 중심으로 치배가 빙 둘러 자리잡으면 상쇠는 길굿을 맺고 동네 어른이나, 허두잽이 중에서 한명이 깃대 밑에 술을 세 번 붓는다. 이것이 끝나면 상쇠는 어름굿을 치면서 치배와 동네 사람들 모두가 일제히 세 번 절을 한다.

 

① 길굿 → 갠지갱 → 맺이가락 → 휘모리

② 절굿 → 어름굿(세 번 절)

③ 된삼채 → 갠지갱 → 맺이가락 → 휘모리

④ 반풍류 → 갠지갱 → 휘모리 → 짝드름 → 휘모리

 

기굿을 마치고 나면 당산굿을 치러 가는데 일반적으로 행렬 순서와는 달리 ‘영기 → 잡색 → 소고 → 북 → 장구 → 징 → 쇠’의 순서로 당산나무 주위를 시계 방향으로 돈 다음, 상쇠의 신호에 따라 다시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고 질굿 가락을 맺고 세 번 절을 한다. 절이 끝나면 상쇠는 “당정에 문안이오”라고 아뢰고 상쇠가 즉흥적으로 내는 가락에 따라 한바탕 푸지게 친다. 일반적으로 매굿이나 마당밟이굿의 당산굿을 짧게 지낸다.

 

① 길굿 → 갠지갱 → 맺이가락 → 휘모리

② 절굿 → 어름굿(세 번 절)

③ 덕담 “당전에 문안이오”

④ 된삼채, 삼채, 풍류귯 가락 등 상쇠의 즉흥 가락

 

당산굿이 끝나면 마을의 공동 샘으로 간다. 샘굿은 굿패가 샘 주위에 자리를 잡고 샘굿 준비를 하는 동안 마을 사람들은 샘 주위를 청소하기도 한다. 샘굿 준비가 끝나면 상쇠는 질굿 가락을 맺고 세 번 절한다. 절굿이 끝나면 상쇠는 바가지로 물을 떠서 마셔 본 다음 “아따 그 물 좋구나 아들 낳고 딸 낳고 미역국에 밥 말세”라고 덕담을 한다. 덕담이 끝나면 굿패는 상쇠가 유도한 가락에 맞추어 한 바탕 푸지게 논다.

 

① 길굿가락 도착 → 갠지갱 → 맺이가락 → 휘모리

② 절굿 → 어름굿(세 번 절)

③ 덕담 → 영문삼채 → 두마치 → 휘모리

④ 삼채, 된삼채, 풍류가락, 싸잽이가락 등 상쇠 즉흥 가락

 

샘굿이 끝나면 다시 질굿 가락을 치면서 바당밟이를 시작한다. 마당밟이의 순서는 질굿 가락을 치면서 가고자 하는 가정의 문앞에 도착하면 영기로 X자 모양의 문을 잡아주고 굿패는 2열 종대로 늘어선. 상쇠는 질굿 가락을 맺고 “쥔 쥔 문여소, 문 안열면 갈라요”라고 사설을 읊은 뒤, 휘모리조의 영문삼채 가락을 치면서 삼진 삼퇴를 반복하고는 가락을 맺는다.

 

① 사설 “쥔 쥔 면 여소, 문 안 열면 갈라요”

② 영문삼채 → 두마치 → 갠지갱 → 휘모리

 

문굿이 끝나면 질굿 가락을 치면서 마당으로 들어가 마당굿을 치고 잡색들은 마당에 모닥불을 피운다. 마당굿이 형식은 소판굿이라 하여 전체 판굿 중의 일부를 상쇠가 엮어 나간다.

 

① 질굿가락(빠른 질굿) → 빠른 갠지갱 → 휘모리

② 4채가락 → 두마치 → 갠지갱 → 맺이가락 → 휘모리

③ 호허굿가락(진다드래기 호허굿 → 호허굿 본가락 → 되드래미 호허굿 → 자진 호허굿 → 중삼채 → 맺이가락 → 휘모리)

④ 방울진굿(쌍방울진, 삼방진)

⑤ 풍류굿가락(느린풍류 → 반풍류 → 갠지갱 → 맺이가락 → 휘모리)

⑥ 가진 영산굿(가진 영산 → 다드래기 영산 → 휘모리 영산)

 

마당굿을 하고 있는 동안 집주인이 맛있는 음식과 술을 마당에 내다 놓으면 상쇠는 굿 가락을 정리하고 술굿으로 이어갅다. 술굿 가락은 음식에 세 번 절을 하고 상쇠가 “두부국에 김난다. 어서 치고 술먹세”라는 덕담을 하고, ‘된삼채 → 갠지갱 → 짝드름 → 휘모리’ 또는 ‘반풍류 → 빠른 갠지갱 → 휘모리’ 가락으로 굿 가락을 정리하고 음식을 먹는다. 앞 치배들이 음식을 먹는 동안 허두잽이 또는 구경꾼들도 함께 참여하여 재미있는 덕담이나 춤으로써 악이 끊긴 공백을 메워간다.

음식을 다 먹고 상쇠가 참굿 가락을 치면서 마당을 돌면 모든 치배들은 풀어 놓았던 악기를 재정비하고 마당굿에 합류한다. 모든 치배가 모이면 상쇠는 ‘반풍류 → 갠지갱 → 휘모리’ 가락 등으로 마당을 뜨겁게 달군 다음 휘모리 가락으로 정리하고 ‘갱 개갱 갱 개갱’가락을 치면서 조왕굿으로 이어간다.

조왕굿은 정지굿이라고 하는데 굿패가 조왕에 도착하기 전 대포수나 집주인은 솥뚜껑을 거꾸로 놓고 그 위에 쌀을 가득 담은 대주식기에 촛불을 켜놓고 물 한사발을 올려 놓는다.

상쇠가 조왕에 도착하면 촛불을 향해 세 번 절을 하고 상쇠가 “화동”하고 부르면 치배 모두가 일제히 “예이”라고 대답한다 치배들의 대답 소리가 끝나면 상쇠는 집주인을 위하여 덕담을 걸판지게 하는데 주로 “이 집이 누구네 집인데, 예부터 이르기를 바깥 차지는 대주 차지요, 가모 차지는 조왕 차지인데 말이야. 이 집 대주님, 가모님 또는 이 집 모든 식솔들 일년 열 두달 삼백육십오일 물 묻은 바가지에 깨달라 붙듯이 또는 과부에 홀애비 달라붙듯이 처녀에 총각 달라붙듯이 복만 다갈다갈 붙으시라”는 덕담을 한다.

덕담이 끝나면 상쇠는 그 지방에서 내려오는 노동요나 성주풀이를 부른다. 이어 상쇠는 “오방신장 합다리굿 잡귀 잡신을 몰아내고 명과화복으로 굿을 치세”라고 말한 뒤 ‘반풍류 → 갠지갱 → 맺이가락 → 싸잽이’가락을 치고 조왕굿을 마친다 .

이어 참굿 가락을 치면서 장독대가 있는 곳에 가서 철륭굿을 친다. 집주인이나 허두잽이들이 쌀을 가득 담은 식기 위에 촛불을 꽂아 장독 위에 놓으면 상쇠는 굿가락을 정리하는 절굿을 친다. 절굿이 끝나면 상쇠가 “철륭 철륭 우철륭, 좌철륭 우철륭‘이라고 부르면 ‘철륭 굿가락 → 두마치 → 갠지갱 → 휘모리’가락으로 맺는다.

철륭굿이 끝나면 가정 샘굿으로 이어지는데 참굿 가락을 치면서 샘 주위에 치배가 정리하여 늘어서면 상쇠는 치던 가락을 맺고 절굿을 한다. 절굿이 끝나고 상쇠는 “아따 그 물 좋구나 아들 낳고 딸 낳고 미역국에 밥 말세” 또는 “아따 그 물 좋구나 벌컥 벌컥 마시세”라는 덕담을 하고 ‘샘굿 가락 → 두마치 → 갠지갱 → 맺이가락 → 휘모리’가락으로 맺는다.

샘굿이 끝나면 참굿 가락을 치면서 곡간으로 가서 곡간굿을 친다. 곡간굿 순서는 ‘참굿가락 → 인사굿 → 절굿 → 곡간굿 덕담 → 곡간굿 →두마치 → 갠지갱 → 맺이가락 →휘모리’가락 순서이다.

곡간굿이 끝나면 측간굿 등을 같은 형태로 치고 나서 참굿 가락을 치면서 마당으로 나와 마당굿을 친다. 마당굿을 치는 중간에 성주굿을 더 할 수도 있고 때에 따라서는 대판굿이 열리기도 한다. 마당굿이 끝나면 집주인에게 감사하다는 뜻의 성주굿을 끝으로 질굿 가락을 치면서 다음 집을 이동하여 새로운 마당밟이를 시작한다.

 

기굿 → 당산굿 → 공동 우물굿 → 문굿 → 마당굿 → 술굿 → 조왕굿 → 철륭굿 → 샘굿(가정) → 노적굿(곡간굿) → 성주굿 → 마당굿

 

2) 매굿

지역에 따라 매구굿, 매굿, 매귀, 매귀굿, 답장굿이라고 부른다. 매굿은 음력 섣달 그믐날 밤에 치는 의식굿이지만 지방에 따라 정초에 하는 곳도 있다. 섣달 그믐날에 하는 굿은 망년굿으로써 해가 바뀌는 시기를 맞이하여 악귀를 몰아내고 새해의 복을 빌기 위한 의식굿이며, 정초에 하는 굿은 한해 동안 마을의 안녕과 풍농을 기원하는 의식굿이다.

필봉마을에서도 일년 마지막 밤인 섣달 그믐날 밤에 마을의 사악한 액을 쫓고 경사스러운 것을 불러들이는 벽사진경(辟邪進慶)을 위하여 치는 의식굿으로서 매굿을 친다. 그믐날 밤 어두컴컴해지면 나발수나 징수가 삼초(三招)하고 마을 풍물굿패는 악기를 갖춘 다음 마당에 모인다. 상쇠는 치배들이 모이면 굿내는 가락을 내어 호흡을 맞춘 뒤 횃불을 잡고 질굿 가락을 치면서 당산나무로 향한다. 당산에 도착하면 당산 나무 앞에 횡대로 늘어서서 ‘질굿 → 휘모리’가락으로 굿을 맺고, 인사굿을 친 다음 절굿을 친다. 절굿이 끝나면 상쇠는 “당전에 문안이오”라고 아뢰고 ‘된삼채 → 갠지갱 → 맺이가락 → 휘모리’가락을 치고 나서 질굿 가락을 치면서 공동 샘으로 간다. 샘굿이 끝나면 마을 집집에 들러 집굿을 친다.

매굿의 형태는 굿을 하는 목적에 따라 덕담이나 분위기가 마당밟이와 조금씩 다르나 굿의 진행 형식은 마당밟이굿과 거의 유사하다.

마당밟이와 같이 집굿을 칠 때 집주인은 고마움의 표시로 고사상에 금전과 쌀을 올려 놓는데 이것을 마을 집사가 거두어다가 정초에 하는 마을 당산제 비용이나 마을의 공동 이익에 쓴다.

필봉마을에서는 옛날부터 매굿을 치기 전에 풍물 굿패에 필요한 악기 등을 준비하는데 꽹과리나 징은 인근 악기점에서 구입하고, 장구, 북, 소고 등이 부셔진 것이 있으면 새로 구입하거나 수리하여 사용한다 요즈음은 장구나 북 등 모든 악기를 사서 사용하나 몇 십년 전까지만 해도 필봉 마을에서는 장구통이나 북통은 매우 굵은 소나무나 오동나무를 몇 해 전에 베어다가 그늘에 말린 다음 톱으로 켜도 다듬어서 통을 만들고 개가죽이나 노루 가죽을 준비하여 장구, 북, 소고 등을 만들어 사용하였다. 용기, 영기, 치배의 복색, 전립, 고깔 등속도 모두 마을에서 재료를 사다가 주민 모두가 모여 함께 만들어 사용하였다.

3) 당산제

필봉마을 당산제는 매년 정월 아흐레날 밤에 지내는데 당산제 날이 다가오면 마을에서 공청회를 통하여 궂은 일이 없고 부정이 끼지 않는 사람을 제주(祭主)로 정하여 매굿 대 걷었던 쌀을 주어 제사 지낼 제물을 장만하게 한다.

매굿에서 걷은 쌀은 깨끗한 집의 쌀과 궂은 집에서 걷은 쌀을 분리해 놓았다가 깨끗하고 우환이 없는 평안한 집에서 걷은 쌀은 제물로 장만하고, 궂은 집의 쌀은 팔아다가 제물을 사는 경비로 사용한다. 제주는 당산제의 사흘 전부터 제물을 장만할 잡과 당산나무 주위에 금줄을 치고 목욕재계한 다음, 깨끗하게 지성으로 제수를 장만한다.

당산제는 ‘철륭제’라고 보르는 윗 당산제부터 지낸다. 윗 당산인 할머니 당산은 매우 까다로워서 음식도 가리기 때문에 고기국이나 생선 등의비린 것은 쓰지 않고 무나물, 고사리 나물, 취나물, 국, 밥, 백설기 등으로 차리며 궂은 일이 있었던 사람들은 제사지낼 때 근처에 가지 않는다.

동네 사람들은 정월 아흐렛날 밤에 저녁을 먹고 동청 마당에 모여서 소규모의 풍물패를 편성하여 굿패가 앞에 서고, 동네 사람들이 뒤를 따라 질굿 가락을 치면서 윗 당산으로 간다. 우시 당산제의 굿패 편성과복색은 영기와 소고는 가지고 가지 않으며 허두잽이, 꽹과리 2~3명, 징 1명, 장고 2~3명, 마을 사람 순으로 편성되며, 굿패는 치복을 갖추지 않고 평복으로 깨끗하게 입는다.

굿패들이 동청 마당에서 모이면 상쇠는 질굿 가락을 치며 윗 당산으로 향하고, 도착하면 질굿 가락을 맺고 된삼채, 삼채, 반풍류 가락을 치는 가운데 제물을 진설한다. 제물이 다 차려지면 제주는 절을 세 번 하고 뒤따라 마을 사람들이 절을 하고 지신밥을 묻는다. 멧밥을 묻는 곳은 정해져 있는데 장소를 표시하는 누름돌을 떠들고 묻는다.

지신밥을 묻을 때 전년에 묻었던 지신밥이 나오는데 그 멧밥이 잘 삭았으면 올해는 풍년이라 하여 동네 사람들이 모두 기뻐하고, 멧밥이 잘 삭지 않았으면 걱정한다. 지신밥을 묻게 되면 굿패와 동네 사람들은 한바탕 푸지게 굿판을 친 다음, 다시 질굿가락을 치면서 밑집으로 향한다.

굿패와 동네 주미들이 밑집에 당도하면 굿가락을 내서 걸판지게 논 다음, 영기를 앞세우고 아랫 당산(할아버지 당산)으로 질굿 가락을 치면서 이동한다.

아랫 당산에 가까이 도착하면 질굿가락을 맺고 상쇠는 굿패를 거꾸로 세우고 ‘느린풍류 → 반풍류’가락을 치면서 원진의 반대방향(시계방향)으로 당산 나무 주위를 돌다가 상쇠의 신호에 의하여 원진 방향(반시계방향)으로 바꾼다.

굿패가 당산나무 주위를 도는 동안 제주는 당산 나무 아래 제물을 차리고 영기는 당산 나무 양편에 단단히 꽂는다. 혹시라도 꽂았던 영기가 넘어지면 마을에 불길한 일이 생긴다 하여 무척이나 조심한다. 제주가 제물을 다 차려 놓으면 굿패는 제물 앞 마당에 일렬횡대로 정돈하고‘갠지갱 → 맺이가락 → 휘모리’가락으로 굿가락을 맺는다.

아랫 당산의 제물은 윗 당산과는 다르게 어물류, 고기류, 채소, 물, 백설기, 멧밥 등으로 가리지 않고 차리며 제주는 술잔을 올리고 축관은 축문을 읽는다. 제례형식은 유교 형식과 흡사하다.

축문 낭독이 끝나면 굿패는 굿가락을 다시 내고 마을 사람들은 돌아가면서 당전에 술을 올리고 절을 한다. 절이 모두 끝나면 당산 나무 밑에 술과 음식을 붓고 지신밥을 묻는다. 지신밥을 묻으면 굿패는 굿가락을 맺고 제관, 동민, 굿패들은 차렸던 술을 음복하고 음식을 나눠 먹는다. 음복이 끝나면 굿패는 당산나무 마당에서 앞굿의 ‘채굿, 호허굿, 방울진굿, 풍류굿, 가진영산굿, 재능기 영산굿’등을 치면서 모두 함께 어우러져 대동굿을 벌인다.

판굿을 마치면 굿패와 동민들은 영기를 앞세우고 질굿 가락을 치면서 마을로 돌아온다. 동청 마당에 도착하면 한 바탕 굿판을 어른 다음에 굿가락을 맺고 잠시 쉬었다가 다시 질굿 가락을 치면서 악기를 보관하는 풍물고로 가서 가락을 맺고 풍물 악기를 풍물고에 잘 정돈한 다음 모든 절차를 마친다.

4) 찰밥걷이 풍물굿

매년 정월 대보름날 치는 굿으로서 마을의 젊은이들이 쇠1, 징1, 장고2, 소고 3~4명에 대포수, 화동, 창부, 조리중 등 허두잽이 3~4인 정도의 간단한 편성으로 평복을 입고 풍물굿을 치면서 마을의 각 가정을 방문하면 그 집 주인은 대보름날 준비했던 찰밥을 일행에게 준다. 이렇게 거둔 찰밥으로 술을 빚은 후에 걸궁굿이 끝나고 나면 마을의 잔치인 파접레를 할 때 마을 사람들과 같이 나눠먹는다.

 

① 굿내는 가락(어름굿 → 된삼채 → 갠지갱 → 휘모리)

② 질굿 가락(질굿 가락 → 갠지갱 → 맺이가락 → 휘모리)

③ 문굿 가락(문굿 가락 → 두마치 → 갠지갱 → 맺이가락 → 휘모리)

④ 풍류 가락(느린 풍류 → 반풍류 → 갠지갱 → 맺이가락 → 휘모리)

 

5) 노디 고사굿

노디 고사굿은 정월 보름날 마을 앞 노디(징검다리)에 금줄을 쳐 놓고 마을 사람들은 징검다리 보수에 쓰이는 곡괭이나 삽 등을 메고 굿패는 질굿 가락을 치면서 노디에 모인다.

노디에 도착하면 대포수가 금줄을 걷고, 상쇠는 질굿 가락을 정리하고 절굿을 친다. 절굿이 끝나면 동네 사람들과 굿패는 징검다리에 이상이 없는 지를 확인하고 이상이 있으면 동네 사람들과 굿패가 굿을 치면서 보수를 시작한다. 보수가 다 끝나면 굿 가락을 한바탕 친 다음 상쇠가 즉흥적으로 한 해 동안 노디에서 동네 사람이 빠지거나 물이 많이 불어 노디가 떠내려가는 일이 없게 해달라는 의미의 축원 덕담을 하고 동네 사람들과 굿패가 어우러져 대동굿을 한다.

 

① 굿내는 가락(어름굿 → 된삼채 → 갠지갱 → 휘모리)

② 질굿 가락(외마치 질굿 가락 → 갠지갱 → 맺이가락 → 휘모리)

③ 절굿 가락

④ 채굿 가락 중에서 상쇠가 선택

⑤ 풍류 가락(느린 풍류 → 반풍류 → 갠지갱 → 맺이가락 → 휘모리)

⑥ 가진 영산굿

⑦ 참굿 가락 등

 

6) 걸궁굿

걸궁이란 정월 보름이나 지나서 다른 마을에 가서 치는 굿을 말한다. 걸립의 목적에 따라 초걸립, 물걸립, 품앗이 걸립 등 다양한 형태가 있다. 필봉마을에서 주로 하는 초걸궁이란 다른 마을 주위에서 퇴비 준비용 풀을 베어 가는데 일년에 한 번씩 풀을 베어간 주위 마을에서 필봉굿패를 초빙하여 한턱 내는 의미의 걸궁을 말한다. 물걸궁이란 필봉 주위의 마을들이 필봉산에서 내려오는 물을 식수로 먹는 대가로 물값 대신 풍물패를 초빙하여 대접하는 굿이고, 품앗이 걸립은 이웃 마을과 일년 단위로 돌아가면서 치는 굿을 말한다.

걸궁은 보통 정월 열엿새에서 그믐 사이에 많이 하는데 다른 마을로 초빙 받아 하는 굿이기에 초빙하는 주위 마을의 법도나 풍물굿의 법도에 많은 관심과 준비를 하고 있어야만 큰 상쇠 즉, 도상쇠로 성공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초빙을 받아 출행했다 하더라도 걸궁을 초빙한 마을의 텃새를 제대로 견뎌내기가 힘들다고 한다.

걸궁을 나가는 날에는 아침 일찍 영기 하나와 잡색들을 겅궁 나갈 마을에 먼저 보낸다. 필봉 마을의 영기수와 허두잽이는 걸궁 마을에 도착하여 큰 마당에 영기를 꽂고 마을의 어르신이나 유지들의 허락을 얻은 후에 가지고 갔던 영기를 앞세우고 필봉마을에 돌아온다. 필봉굿패는 이를 허락의 표시로 받아들이고 걸궁 나갈 채비를 서두른다. 준비가 다 끝나면 굿내는 가락을 내어 한 바탕 굿을 어른 다음에 질굿 가락을 치면서 필봉마을 당산에 도착하여 ‘다른 마을에 걸궁굿을 떠나니 아무쪼록 별 일 없게 해 주십시오.’라는 축원의 뜻에서 당산 전에 문안을 드리고 [된삼채 → 갠지갱 → 갠지갱]가락을 친다.

당산굿이 끝나면 굿패는 영기를 앞세우고 질굿 가락을 치면서 얼마쯤 가다가 가락을 맺고 걸궁 갈 마을의 인근까지 걸어가기도 한다. 목적지에 거의 다다르면 굿패는 굿소리를 다시 내면서 마을의 동구 밖까지 도착하여 한 바탕 굿판을 푸지게 어우른 다음 굿가락을 맺는다. 굿가락이 맺어지면 나발수가 일초를 길게 분다. 그러면 마을에서는 걸궁패가 동구 밖에 도착한 것을 알고 역시 나발수를 보내어 화답하게 한다. 걸궁패가 일초하면 마을에서 일초하고, 이쪽에서 이초하면 역시 마을에서도 이초, 걸궁패가 삼초하면 마을에서 삼초하여 응답한다. 만일 걸궁패가 삼초하였는데 마을에서 응답 소리가 들려오지 않으면 이는 걸궁패가 마을에 들어오기를 원치 않는다는 뜻이다.

그런데 그 마을에서 나발 삼초로 화답하여 걸궁패의 집입을 허가해 놓고도 걸궁패가 들어오는데 그냥 불쑥 들어와서는 안 되고 문굿을 잡고 들어오라는 의미로 문(門)을 잡는 경우가 있다. 문을 잡는 경우에는 마을의 젊은이들이 영기를 가지고 나와서 동구 밖에다 영기를 ‘입 벌린 가위 모양’으로 엇갈리게 세워 놓고 막걸리 세 동이와 북어 세 퀘, 담배 세 발, 집신 세 줄을 갖다 놓는데 이를 ‘문 잡는다’라고 하고 이때 걸궁패가 쳐야 하는 굿을 문굿이라 한다.

문굿의 형식은 삼진 삼퇴의 방울진, 가새진, 호허굿 등의 화려한 진놀이와 채굿, 풍류굿, 호허굿, 영산굿 등의 푸지고 신명나는 굿가락 등 다양하고 멋있는 너름새로 구성되는 만큼 힘들고 까다로우므로 ‘북어를 안주 삼아 막걸리로 목도 축이고, 담배도 피어가면서 멋지게 쳐 보라는 뜻’이며 문굿을 다 치고 나면 신고 온 짚신이 다 닳을 터이니 짚신도 갈아 신으라는 뜻에서 마을에서는 막걸리, 북어, 답배, 짚신 등을 가져다 놓는 것이다.

문굿이 끝날 무렵에는 마을 사람들이 걸궁패에게 장난을 하고 싶으면 마을에서 문제를 내기도 하는데 이때에 걸궁패는 그 문제의 답을 풀어야만 걸궁을 들어갈 수 있다. 문제의 예를 보면 ‘까치 작(鵲)’자를 써서 걸궁패에게 주면 걸궁패는 까치 걸음으로 굿을 치며 들어와야 한다는 뜻이다. 또 마을에서 간혹 짚신에 곯은 달걀을 갖다놓기도 하는데 이는 ‘걸궁패의 문굿을 치는 것을 보니 문굿이 곯았다’는 뜻으로 굿패의 굿이 맘에 들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문굿을 통과하게 되면 굿가락을 치면서 마을에서 문을 잡았던 영기를 앞세우고 당산으로 가서 들당산굿을 치게 된다. 돌당산굿은 당산에 도착하여 ‘허두잽이 → 소고 → 북 → 장구 → 징 → 상쇠’순서로 치배들이 거꾸로 세워지고 마을 영기가 앞을 서고 걸궁패 영기 하나만 마을 영기 뒤에 서며, 나머지 영기 하나는 걸궁패의 뒤를 따른다. 질굿 가락을 치면서 당산 외편으로 몇 바퀴 돈 다음 상쇠가 굿패를 오른쪽 방향으로 돌린 다음에 질굿 가락을 빠르게 치면서 당전에 세 번 절을 한다.

절굿이 끝나면 가새진, 방울진, 미지기 등 화려한 진풀이를 곁들여 한 바탕 당산 판굿을 치고 나서 굿패는 다시 마을의 영기를 앞세우고 공동 우물로 가서 샘굿 가락을 치는데 샘굿 형식은 마당밟이 형식과 비슷하다. 마을에서 걸궁굿을 다 마치면 날당산굿을 치고 나오게 된다. 이때 걸궁패의 상쇠는 가진 영산, 재능기 등 여러 맛있는 가락을 한 바탕 친 뒤 가락을 싸잽이 가락으로 바짝 몰아 붙여 놓고, 잡색들을 거느리고 살짝 빠져 서른 발자욱 정도를 앞서 나온다. 이때 부쇠는 나머지 치배들을 챙겨 그대로 굿을 얼마간 이어가다 상쇠가 쇠가락을 치며 사사로 상모를 돌리다가 부포를 앞으로 퍼 넘기면 이것을 신호로 굿가락을 바꾼다. 부쇠가 가락을 바꾸어 판을 이어가는 동안 상쇠는 다시 잡색들과 서른 발 쯤 나서 쇠채를 높이 던지면 부쇠는 이것을 신호로 굿가락을 바꾼다. 부쇠가 가락을 바꾸어 판을 이어가는 동안 상쇠는 다시 잡색들과 서른 발 쯤 빠져 나간다. 이런 식으로 삼퇴한 다음 상쇠가 부포 놀음을 푸지게 조우로 하고 나서 쇠채를 높이 던지면 부쇠는 이것을 신호로 당산ㅇ르 중심으로 두줄배기나 외줄배기로 진을 쌓고 당산에 삼배한 후 마을에서 나온다. 여기서 상쇠가 잡색들을 데리고 먼저 은근슬쩍 마을을 도망 나오는 데는 이유가 있다. 그 마을 집집이 들어가 굿을 치면서 ‘좀 더 내놓지’하는 식으로 ‘감 놔라, 배 놔라’충동질하고 조르는 임무를 맡고 수행했던 이들이 바로 허두잽이요, 또 그 굿을 총괄하여 전두 지휘했던 이가 바로 상쇠이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면 은근한 감정시비도 생길 수 있으니 허두잽이와 상쇠를 마을 사람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일종의 은막인 셈이다.

걸궁굿이 끝나면 마을로 돌아와 파접례라는 것을 한다. 동네에서 닭을 잡아 죽을 쒀서 내놓으면 치배들과 마을 사람들은 보름달 걷었던 찰밥으로 빚은 술을 나눠 먹으면서 그 동안 걸궁한 것을 결산하고 판굿을 치고 논다.

7) 두레굿

필봉마을에는 예부터 협동과 함께 일하기 위하여 두레 조직체를 구성하는데 두레를 조직하는 것을 ‘두레짠다’고 한다. 두레는 일감에 따라 김매기 두레, 풀베기 두레, 길쌈 두레 등이 있다.

두레굿은 김매기두레 때 많이 하는 굿으로서 두레 풍장, 또는 풍장굿이라고도 한다. 두레굿의 치배편성은 꽹과리 1~2명, 징1명, 장고 1~2명 정도의 간단한 편성으로 농기를 앞세우고 질굿 가락을 치면서 김매기할 논으로 간다. 논에 도착하면 농기를 논둑에 꽂고 풍류굿(느린풍류, 반풍류, 갠지갱)위주로 푸지고 넉넉한 가락을 치기고 하고, 방개소리(논매는 소리)나 상사소리를 하기도 한다. 두레굿은 힘든 노동이 놀이와 어우려져 신바람의 노동이 되는 생산적이고 삶과 결부된 마을굿의 정형이라 할 수 있다.

김매기를 모두 마치면 백중 무렵이 되는데 마을에서는 음식을 장만하여 풍장을 치며 김맬 때 쓰던 호미를 모두 모아 ‘호미씻이’를 한다. 호미씻이 날은 머슴날이라고도 하여 농부들의 쉬는 날인만큼 음식도 장만하고 풍장도 치고 노래와 춤으로 여름에 힘들었던 피로를 풀어내는 날이다. 이 때 마을에서 농사가 가장 잘된 집의 머슴을 골라 1년의 수고를 치하하고 삿갓을 씌워 소등에 태워 풍장을 울리며 마을을 돌아다니며 그 집 주인은 마을사람들에게 술과 음식을 푸지게 대접한다.

 

 
다음검색
댓글
최신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