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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메기없는 포항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과메기는 포항의 명물이다. 서울에서도 최고의 겨울 안주로 인정받기 시작하며 그 인기가 하늘을 찌를 정도. 과메기는 청정 해역인 포항 인근에서 갓 잡은 신선한 꽁치를 -10℃의 냉동 상태로 두었다가 12월부터 자연 상태에서 냉동과 해동을 거듭하면서 꾸덕꾸덕해질 때까지 말리는 것. 포항의 구룡포 항은 속초 항보다 어판장 규모가 컸다고 한다. 1970년대에는 꽁치가 유명했고, 1980년대에는 오징어와 대게 잡이의 근거지였다. 하지만 오징어는 울릉도가 더 유명해졌고, 대게는 이웃한 영덕이 유명해졌다. 그래서 구룡포의 과메기는 포항의 명물로 남게 되었다. 구룡포 과메기의 맛은 차갑고 건조한 바닷 바람에 달려 있다. 백두 대간을 넘어온 북서풍(육풍)은 영일만을 거치면서 습기를 머금고 다시 한 번 산을 넘으면서 건조하고 차가워진다. 이 건조한 북서풍이 과메기를 기름지게 말리고 바닷 바람은 간을 배게 한다. 다시 말해 구룡포 일대에 최적의 건조 조건과 거대한 포구가 있어 포항의 명물 과메기가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이다. 과메기는 적당히 마른 것으로 골라 뼈를 발라낸 뒤 김, 생미역, 실파 등을 곁들여 초고추장에 발라먹는 것이 최고의 맛을 볼 수 있는 방법이다. 여기에 소주 한 잔을 더하면 금상첨화. 과메기는 추위가 시작되는 12월부터 죽도 시장을 비롯해 포항, 구룡포의 시장과 음식점에서 날개 돋친 듯 팔리고 특산품으로도 인기가 좋다. 포항 미야 식당 | 죽도 시장에 있는 이 집은 과메기만 25년 간 요리해온 과메기 전문점. 처음 먹는 사람은 양념 구이를 원하기도 하지만, 과메기는 생미역에 말아 초장에 찍어 먹는 맛이 일품이다. 비린내가 나지 않고 쫀득쫀득 씹히는 맛이 좋아 겨울철 소주 안주로 안성맞춤.
명태는 가장 많은 이름을 가지고 있는 생선이다. 명태라는 이름은 함경도 명천군에 살았던 태 씨 성을 가진 어부가 관찰사에게 이 고기를 바친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황태는 명태를 가공 방법에 따라 분류한 것. 얼렸다 녹였다 하면서 바람에 건조시키는데 육질이 누른빛을 띠기 때문에 황태라는 이름이 붙었다. 황태 덕장은 진부령, 미시령 등 한파가 몰아치는 곳에 있다. 밤새 얼었다가 낮에 햇볕을 받아 녹는 과정을 되풀이하기 좋은 조건을 가진 곳이기 때문이다. 산골짜기의 매서운 바람은 명태의 부패를 막아주고 눈이 내리면 그대로 명태 위에 하얗게 쌓인다. 살 속까지 파고든 수분이 얼었다 녹았다 하면서 바람에 서서히 명태가 말라 간다. 대략 넉 달 정도 이 과정이 계속되는데 명태 살이 완전히 마를 무렵이면 황금빛으로 변한다. 12월부터 진부령 일대는 수백, 수천 마리의 명태가 도열한 채 햇볕과 바람의 사열을 받는 진풍경을 연출한다. 특히 설악산 일대에서 생산되는 황태는 오염되지 않은 공기와 깨끗한 햇빛, 설악산의 청정 바람까지 골고루 몸에 받아 보약이나 마찬가지 음식이 된다. 황태는 기름기가 없어 담백하고 구수한 맛을 내기 때문에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인제 부흥 식당 | 진부령의 부흥 식당은 전국의 단골들 발길이 끊이지 않는 유명 맛집. 진부령 황태 덕장 중심에 자리한 만큼 황태 구이, 황태찜, 황탯국 등 담백한 황태 요리를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다.
새조개는 천수만 겨울 별미의 대표 주자다. 천수만은 자연과 인간이 만든 최고의 어장. 모시 조개와 비슷하게 생긴 새조개는 찬바람이 부는 12월 이후에 맛볼 수 있는 겨울 별미다. 새조개는 보통 회로 먹거나 샤브샤브처럼 뜨거운 물에 데쳐 먹는다. 쫄깃한 조갯살은 씹으면 씹을수록 게 살처럼 육질이 갈라지며 단맛이 우러난다. 서산 횟집 | 간월도 중간 지점에 위치한 서산 횟집은 맛은 물론 식당 규모도 크고 가격도 저렴해 단골이 많다. 살이 통통하게 오른 새조개와 해산물이 푸짐하게 한 상 가득 차려지고 밑반찬도 맛있다.
굴은 날씨가 쌀쌀해지고 바닷물이 차가워질수록 살이 올라 맛이 좋아진다. 굴이 제 맛을 내는 시기는 12월부터 2월까지. 서해안 최대의 굴 산지인 충남 보령과 서산 일대에는 싱싱한 굴이 넘쳐난다. 굴은 생굴을 초장에 찍어 먹기도 하고 굴밥과 굴국수, 굴전 등 굴을 이용한 갖가지 음식으로 다시 태어난다. 한겨울에 먹는 최고의 별미 굴구이도 맛볼 수 있다. 보령 돼지네 굴구이 집 | 보령 천북면 굴구이 마을 음식촌에 가면 잔칫집에 온 것처럼 북적거린다. 이 집은 푸짐하고 넉넉한 서비스로 단골이 많고 다양한 해물 요리도 맛볼 수 있다.
비린내가 없고 살이 쫄깃쫄깃해 활어회보다 맛있다는 백합. 백합은 가장 많이 잡히는 10월 경이 제철이라고 알고 있지만 맛은 겨울이 훨씬 좋다. 겨울에 갯벌 속으로 깊이 들어가 살이 더욱 쫄깃쫄깃해지면서 맛이 담백해지기 때문이다. 백합은 회, 탕, 구이, 볶음, 찜 등 조리 방법이 다른 조개보다 훨씬 다양하다. 조선 시대 백합은 임금님 수랏상에 올릴만큼 특산품으로서 귀한 음식이었다고 한다. 부안 계화 식당 | 부안 개화도 인근의 백합 전문점. 주인이 직접 골라오기 때문에 신선한 백합을 맛볼 수 있다.
꿩요리는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늦가을부터 겨울까지가 맛이 좋다. 특히, 피부 미용에 효과가 있고 예로부터 건강 보양식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는데, 꿩 고기는 기름기가 적고 느끼하지 않은데다 필수 아미노산이 듬뿍 들어있다. 보통 꿩요리는 북부 산간 지방의 별식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오름이 발달한 제주도는 수렵 여건이 좋아 꿩요리가 발달했다. 꿩고기는 회, 샤브샤브, 튀김, 구이, 만두 등 다양한 조리가 가능하다. 꿩은 담백하고 고소한 맛을 그대로 살리면서도 누린내를 없애는 것이 요리의 비법이다. 제주 우보원 | 오름이 발달한 제주는 꿩이 많아 다양한 꿩 요리법이 발달했다. 그 중에서 사계절 꿩 수렵이 가능한 대유 랜드 내에 있는 우보원은 일본인 관광객에게도 소문난 맛집이다.
복어는 다른 어류보다 계절을 타는 생선이다. 바다에서 잡은 복어는 보통 초겨울에서 2월까지가 맛있다. 중국 송나라의 시인 소동파는 복어를 ‘한 번 죽는 것과 맞먹는 맛’이라고 극찬했는데, 그만큼 겨울 복어는 미식가에게 최고의 음식으로 꼽힌다. 저칼로리, 고단백질에 각종 무기질을 함유하기 때문에 해장에 좋고 건강식으로도 인기다. 복요리 중 최고는 바로 회. 복어를 얇게 썰어 특유의 감칠맛과 신선한 향이 일품이다. 다만 맹독 때문에 손질을 잘 하지 않으면 위험하므로 복요리 전문점을 찾는 것이 좋다. 부산 금수 복국 | 부산 해운대에서 2대 30여 년 간 복국 한 가지로 명성을 쌓은 맛집. 부산의 별미 복국을 제대로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복어 요리는 다양하지만 콩나물을 넣고 시원하게 끓여내는 복 매운탕이 일품이다.
못생긴 모습 때문에 물텀벙이 혹은 곰치라고 부른다. 곰치 요리로는 국, 탕, 찜 등이 유명하지만 곰치국이 인기가 좋다. 곰치국은 육질이 유난히 흐물흐물해서 씹을 것도 없이 후루룩 마실 정도로 부드럽고 매콤한 국물이 속을 시원하게 풀어주기 때문. 삼척에서는 시큼한 김치를 숭숭 썰어 넣어 얼큰한 맛을 즐기는데, 속초에서는 소금간만 한 탕을 끓여 시원한 맛을 즐긴다. 삼척 바다 횟집 | 삼척의 곰치국은 묵은 김치를 넣어 국물 맛이 시원해 해장국으로 인기가 좋다. 특히 비린 맛이 없고 육질이 담백하고 연해 숟가락으로 떠먹을 정도. 삼척항 정라진에 곰치국 전문점이 많지만 바다 횟집은 현지인도 즐겨 찾을 정도로 인기가 좋다.
남도에서 홍어는 ‘홍어가 있어야 잔칫상이 제대로 차려졌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귀한 음식이다. 홍어는 꼬들꼬들하면서도 씹히는 질감이 매력 있는 생선이다. 홍어의 주산지는 흑산도 앞바다. 원래 흑산도 사람들은 홍어를 날것으로 먹었다. 그러나 뭍으로 가져오는 도중 자연스레 삭으면서 톡 쏘는 맛의 홍어가 되었다고 한다. 홍어의 제 맛을 즐기려면 회로 먹는 게 최고. 두툼하게 썰어 초장에 찍어 먹으면 씹을수록 독특한 향이 우러난다. 홍어회를 맛있게 먹는 방법으로 묵은 김치와 삶은 돼지 고기 그리고 홍어회를 함께 먹는 ‘홍어 삼합’이 있다. 목포 금메달 식당 | 목포에서 17년 간 홍어 요리만 해온 금메달 식당의 홍어는 톡 쏘는 군내보다 씹을수록 얼큰하고 아린 맛이 난다. 탁주와 곁들이면 홍어 향이 가시고 탁주가 달달해지면서 더 맛있다.
하모, 즉 돌장어는 언뜻 생각하기엔 아나고(붕장어)를 떠올릴 수 있지만 돌장어와 아나고는 모양부터 다르다. 돌장어는 길이가 50cm가 넘어 아나고보다 크고 살이 도톰하다. 연안의 낮은 수심에 살며 몸체가 검고 약간 누른빛을 띤다. 주둥이와 꼬리가 다른 장어와 달리 뭉툭하고 살과 뼈가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다. 하모회는 맛이 고소하고 담백하다. 매콤한 하모회 무침도 인기가 좋다.
서산엔 새조개가 유명하다는데,,맞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