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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다박기사3부
-이선생의 집,오전11시,이선생이 늦은아침을 먹고 있다.어머니가 끓여주신
해장국이다.
성미모:잘하는짓이다.다큰처녀가 새벽까지 술쳐먹고.. 어서 시집이나 가라.
여영부영하다가 40된다.
이선생:엄마 제발 큰소리좀 내지마! 머리울린단 말야!
그리고 어젠 회식이라서 할수없다고 했잖아!
성미모:아무리 회식이라도 그렇지. 새벽4시까지 하는 회식이 어디있니?
이선생: 그건 내가 얘기좀하느라 늦은거야.
성미모:누구랑?
이선생:남자랑.
성미모는 얼굴가득 웃음을띄며 반갑게 묻는다.
성미모:너 누구랑 사귀고 있냐?
이선생:(국물을 떠넣으며)아직 아니야.
성미모:뭐하는 사람인데? 몇 살이야? 잘생겼어?
속사포처럼 묻는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예쁜딸이 명문대에 들어가서 1학년부터 결혼이니 뭐니하는
황당한소리를 하다가 사랑에 실패한것같아 다행으로 생각했는데
이게 웬일? 그이후론 지금까지 남자를 거들떠보지도 않으니말이다.
선자리에 나가면 무례한 행동으로 파토내기 일수고 조금 진지하다 싶으면
오히려 남자쪽이 까다롭다고 못견디고
이래서 처녀귀신만들것같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데
마침 남자랑 밤늦게 얘기를 했다니 가뭄에 단비가 아닐 수 없다.
이선생:아직 몰라요. 자꾸 묻지마요. 그냥 좋은 사람이야.
성미모:같은 학원에서 일해?
이선생: 예.
성미모:(마음속으로):그렇다면 학원강사렸다! 우리딸이 명문대출신이라
많이 아깝긴 하지만 학벌괜찮고 성격괜찮으면 되지 뭐!
근데 일단 내가 먼저 한번 봤으면 좋겠는데..
-학원근처 한식당
박기사도 해장을 한후 메시지를 확인하니 현지가 아침에 학교를 가면서
보냈다.“아빠 식사 꼭 챙겨서 해요 꼬박꼬박!-사랑하는 딸
흐뭇한웃음을 지으면서 미영이 엄마에게 전화를 한다.
박기사:어머님 안녕하십니까? 저 학원의 미영이기사입니다.
미영모:안녕하세요.호호
안그래도 전화주실거란 얘기 들었어요.
박기사:예 어머님 제가 미영이수학 조금만 도와주면 안될까요?
미영모:(못 미더운 듯)미영이에게 들었지만.. 정말 ◊◊대학 수학과출신 맞으세요?
박기사:예 그건 맞습니다. 실력은 별로 없지만 미영이를 도와줄정도는 됩니다.
박기사가 겸손하게 얘기하자 미영모는 안심했지만 그래도 뭔가 할말이 있는 듯..
미영모:그런데 기사님? 회비는 얼마나 드려야 돼죠?
박기사:(단호하게)아니요! 착한학생돕기로 한일인데 보수를 바라다니요?
그것보다 수업시간을 정하는게 우선입니다.어머님!
미영모는 속으로 대단히 기쁘지만 내색하지 않고 말한다.
미영모:저희는 언제든 기사님편한시간에 잡으시면 됩니다.
박기사:그러면 미영이와 의논하고 결정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어머님!
전화를 끊고나니 곧바로 전화가 온다. 아름이누나다.
박기사:어누나 웬일이예요?
아름:너 언제쯤 가게에 올 수 있어?
박기사:왜요? 안좋은 일있어요?
아름: 아니 그게 아니고.. 보고싶어서 그래.
박기사:글세..오늘은 힘들고.. 내일도.. 모레 들릴께요!
아름:그럼 모레 분명히 오는거다!약속했다.
박기사:알았어요.(전화를 끊고) 어디 안좋은가?..
식당아줌마가 아까의 전화통화를 엿들었는지 구수한 충청도말로
말을건다.
아줌마:(배시시 웃으며)아니 학원기사님인줄 알았는데
선생님이셨네유!몰라뵈서 죄송해유!
박기사:아닙니다 기사 맞습니다. 잘먹었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난다.
아줌마:우리애도 수학을 잘못해서 걱정인데 어떡하쥬?
박기사는 외면하고 나오려다가 아줌마의 얼굴을 보니 진심으로
걱정하는 얼굴이다.
박기사:댁이 어디신지요? 학생학교는요?
아줌마:이근처에유.애는 요앞 고등학교1학년이구유.꼴찌예유.
박기사:제가 함부로 약속을 못드립니다. 또 결과가 좋을지 알수도 없고요.
이제 막시작하는 학생. 아까 전화로 말한학생 결과가 좋아지면
아주머니 애를 도와드리도록 하겠습니다.학원에서 받든지 제가돕든지..
아줌마:그게 언젠되유?
박기사:아마도 이번 겨울이 오기전일겁니다.
아줌마:정말 고마워유 참 인자하시구먼유
박기사:아닙니다.어머님의 안타까운 얼굴을 보니 그냥 갈수가 없어서요.
박기사가 음식값을 내려하자 아줌마가 한사코 마다한다.
아줌마:그냥 가세요. 선생님
박기사:왜이러십니까? 전 아직 약속도 제대로 못드렸고..
아줌마: 마음써준것만으로 밥값됐습니다.
박기사(단호하게):안됩니다. 얼마남으신다고..
만원권한장을 카운터에 두고 나가버린다.
아줌마:잔돈 받아가셔야지..
박기사는 빠른걸음으로 식당앞에 주차되어 있는 자신의 승합차로 간다.
“어휴 살았다.”한시름덜었다고 생각할 무렵 미영이에게서 전화가온다.
박기사: 미영아 웬일이냐? 학교에 있을시간아니냐?
미영:오늘시험끝났어요. 엄마하고 통화하셨다면서요?
박기사:그래! 너랑 의논하기로 했는데..
미영: 그럼 우리 지금 만날까요? 학교앞으로 좀 와주실수 있어요?
박기사:그래 5분뒤에 정문앞에서 보자.
-5분후 학교정문
학교정문앞에서 미영이를 태우고 미영이의 집으로 향한다.
미영:아저씨 아니 선생님! 이제 선생님이라 불러야 되죠? 과외하기로 했으니.
박기사:편한대로 불러라.상관없으니까.
미영: 지영이가 많이 부러워 하면서 자기도 배우고 싶다던데...
박기사:우선 너부터 해결하고 보자.
미영:예 선생님 근데 이번에 시험친범위는 다시할거애요?
박기사:당장은 필요없지만 어차피 수능범위에는 모두포함되잖아?
특히 수학적귀납법있지? 그것 관련증명문제는 매년수능에 한문제씩
의무출제야!
미영:의무출제? 무슨말이죠?
박기사:학생들이 고교과정동안 필수로 익혀야 하는 개념에 대하여
이해하고있는지 확인하는 작업이지. 그걸모르면 대학수업도 못받는 수준이란거지.
미영은 박기사의 해박한 지식에 놀란다.
미영:난 귀납법 잘 못해요!
박기사:걱정마! 내가 다시 가르쳐줄께!
수능에 어떻게 나오는지도..
미영은 너무 기쁘고 감사하다.
미영:근데 선생님.. 과외비를 안받는다고 하셨다면서요?
박기사:내가 원해서 하는일이니까 보수를 바랄순 없잖아?
미영: 그럼 저는 어떻게 보답해요?
박기사:네가 나한테 잘 배워서 너처럼 착한 학생을 도와주면 그게보답이야!
미영은 이순간부터 재형이는 잊고 박기사선생님을 좋아하기로 결심했다.
예전의 성미가 그랬던것처럼...
박기사:이제 다음 기말고사범위는 어느단원부터지?
미영:수열의 극한 부터요.
박기사:잘됐구나!그단원은 쉬워서 너에게 어렵지 않을거야.
미영이는 힘이난다. 대화를 더하고싶어 계속 묻는다.
미영:정말요? 조심해야하는건 없구요?
박기사:급수쪽을 잘 이해해야돼
특히 무한등비급수 도형응용문제도 수능에 매년출제되지.
미영:급수가 뭐죠?
박기사:급수는 수열의 합을 말하는 거야.
무한등비급수란 등비수열있지? 그것의합을 식으로 나타낸후
이것이 무한한 항까지의 합이면 어떻게 될까 생각해보는거지.
미영(똑똑한 학생답게): 당연히 어마어마하게 커지지 않나요?
차는 이미 도착해 있다.
박기사:꼭그런건 아니고 답이 나오는 경우도 있어.
그래서 너희들은 답이나오는 경우를 주로 배우지.
그걸 수렴이라고 해,네가 말한 것은 발산이라하고.
미영:선생님이랑 이렇게 하니깐 재밌다.
언제 첫수업 해주실거애요?
박기사: 난 언제라도 좋은데..
미영: 전 원래 늦게 자거든요. 그러니까
금요일 학원수업마치고 하고 일요일어때요?
박기사:평일은 안돼!지영이 의정부까지 태워줘야 하니깐!
너 이번주 놀토지?
미영:예
박기사:그럼 이번주 토요일오전열시어때?
미영:좋아요
박기사:들어가봐라. 나중에 학원마치고 보자.
미영: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
박기사는 흐뭇한 마음을 가지고 돌아간다.
-오후2시 학원 강사들은 모두 출근하였고
초등부 저학년들의 수업이 한창이다.
-원장실
부원장이 원장을 설득하고 있다.
부원장:글세 원장님!지금 고2를 해체시켜야 한다니까요?
그래야 강사도 과목별로 한명씩 줄일수 있고 고1도 1개반씩 늘일수 있어요!
원장: 우리가 분명 학생들에게 고3까지 걱정말라고 했는데
어떻게 지금 갑자기 고2를 없애버립니까?
부원장(답답한 듯)타산이 안맞잖아요! 누가 수업합니까? 그 회비에!
요즘 우리처럼 일주일에 수학매일해주면 단과같은 경우에는 월 100도 받아요!
(자신이 그러고 싶어하는 눈치다)
원장: 그래도 우리가 처음에 이 동네에서 이미지를 굳히기를 저렴하다는
이미지도 있는데..
부원장: 원장님이 계속 그러시면 다른 고등부강사들이 못참습니다.
저도 그렇구요!
원장:(당황하며):부원장님은 저랑 계약을 한 관계잖아요?
부원장:물론 그렇지요! 하지만 학원이 이렇게 기울어져 가는데
보고있을수 없지 않습니까?
원장:(체념한 듯) 부원장님뜻대로 하세요.
부원장(터져나오는 기쁨을 숨기고):예 오늘 발표하겠습니다.
원장:그렇게 급하게요?
부원장:근처학교들의 중간고사가 모레 다끝나거든요?
다음주부터는 고2빼고 운영을 해야지요!
원장은 탐탁치않지만 이미 허락한 마당이라 어쩔 수 없다.
마음속으로는 학생들에게 너무 미안해진다.
-학원교무실
부원장이 강사들을 모이게한후 회의를 한다고 하지만 회의가아니라
일방적지시다.
부원장:오늘 중요한 결정을 하였습니다.
현재 우리학원의 고2 6개반을 이번주로 없애기로 하였습니다.
회비는 학원규정에따라 환불될것이고 학생들에게는 오늘부터
통보하도록 하세요.
강사들이 시끄러워진다.“갑자기 뭐야?”“애들에게는 어떻게 얘기하라구?”
사회주임:부원장님 갑자기 이러시는게 어디있습니까? 우리만 믿고있는
학생들에게 어떻게 변명하라구요?
부원장:잘생각해서 내린 결정이니 따르세요. 그리고 현재 우리학원 고2종합반
회비80으론 타산이 안맞습니다.과외를해도 과목당 50수준인데
사회주임이 화가나서 항변한다.
사실 고2회비가 너무비싸서 학생수가 늘지않는 겁니다.
도데체 80이란 금액은 누가 책정한겁니까? 일대일수업도 아니지 않습니까?
그리고 고2 1개반의 매출은 500이 넘는데 타산이 왜 안맞습니까?
과학주임도 거든다.
과학주임:부원장님 고등부는 학원의 얼굴입니다.
고학년 고등학생이 많을수록 학원의 위상이 올라가고 나중에 그애들이
학원의 홍보대사가 된다는걸 왜모르십니까?
부원장이 들으니 모두맞는말이다. 하지만 애초애 고2를 없앨려고 한 이유는
바로 저 두사람을 내보내기위해서였으니 물러설 수 없다.
내말에 항상 대드는것들
부원장:(날선 목소리로)결정난일입니다.지금 원장님과 저의 지시에
불복하겠다는겁니까?
부원장:(일단은 기선을 제압한후)저도 아쉽습니다 애들이 안되어 보이구요
그래서 몇 명은 제 개인시간을 쪼개어서라도 학습을 도울 계획입니다.
강사들은 뻔한 거짓말에 코웃음친다.
최선생은 어제 부원장이 지시한대로 비웃는사람들을 유심히 봐둔다.
사회주임:저도 그렇게 하여도 되겠습니까?
부원장:(비웃으며)안됩니다.
사회주임:왜 안됩니까? 저도 애들을 돕고 싶습니다.
부원장은 생각한다.“내 밥상에 니가 숟가락을 올려?” 절대 안되지..
부원장:(득의의 웃음을 지으며)선생님은 우리학원직원이시니 우리학원외에서는
어떠한 영리활동도 하셔서는 안된다는 계약서를 잊으셨나요?
사회주임:(할말이 없다)...
부원장:일단 전달사항은 끝났구요.시험결과 들어오는대로 수집하세요!이상입니다.
부원장이 나가고나니
과학주임이 사회주임에게 말을건낸다.
과학주임: 어이 정선생 이거 우리보고 나가란 소리잖아!
사회주임:전 애들에게 말 못합니다. 제가 분명히 내년사탐책임진다고
약속했어요!
과학주임:나도 약속했어! 이거 그만두면 뭐해서 먹고 살아야 하나?
교무실분위기가 어둡다.
모두들 고2폐강문제의 여파를 잘알기 때문이다.
성미도 아까부터 지켜보고 있었다. 수학과 출신이라 그런지 구성,배치등에 대해서는
이해가 빨라 부원장이 말한 타산이 안맞는 이유를 잠시 생각해보고 있었다.
성미는 생각했다.
강사1명의 월급-3년차미만:200∼250,5년차까지:250∼350,주임:400∼450
그렇다면 초등강사를제외하고 월급으로만 7000만원정도,학원 매출은 학생수로
봤을 때, 고2를빼도 1억원이 넘고 고2를 포함하면 1억4천가량되는데..
어째서 타산이 안맞는다는 핑계로 고생많이 하시고 학생들에게 애정이 많으신
주임선생님들을 내치려 하는걸까?
사실 성미의 계산은 맞았다.
하지만 부원장이 원장하고 약속한 계약을 보면 학생수에 비례해서
부원장도 월급이 많아지는 윈-윈형태의 계약은 맞으나 직원월급조항에서
원장이 상한선을 정해놓은것인데 이것은 부원장이 의견을 내놓은 것이다.
쉽게 말해서 “제게 다 주시면 알아서 다 나눠줄께요”방식이다.
처음 원장은 말도 안되는 얘기라며 반대했지만 부원장의 끊임없는
설득으로 계약을 맺게 되었고 이제는 부원장이 기사들의 월급까지
관리하는상황에까지 이르렀다.
하지만 계약조항중에 원장이 부원장의즉결퇴사여부를 결정지을수 있는
조항이 있어 부원장도 제맘대로 권력을 휘두를순 없었고
강사수가 줄수록 자신의 몫도 커지기에 이리 광분하는 것이다.
성미는 생각한다“영웅오빠같으면 이럴 때 어땠을까?”
아마도 광분했겠지?(웃음이 나온다)
그때 옆에서 누가 말을건다.어제 과학선생이다.
과학:이거 왜이리 웃고계시나? 님생각 하고계세요?
이선생:아, 아니애요.
과학:우리 커피한잔하러가요!
-학원앞 두사람이 커피를 마시며 서있다.
과학: 어제 왕자님이 잘모셔다 주던가요?
이선생:예
과학(떠보듯이):에이 뭐 바로 안갔다던데?
이선생: 조개구이 같이 먹었어요.
과학:첫데이트에 조개구이까지? 좋았겠다.
박기사님 멋져서 내가 한번 대시해볼려고 하는데..
이선생(웃으며):그러세요.
과학:정말?후회안하죠?
이선생(계속 웃는다)아직 사귀는 것도 아닌데 뭘.
과학:어 저기온다.
박기사가 차를 정차하고 내려서 이쪽으로 걸어온다.
박기사(이선생을 향해):선생님 괜찮으세요?
이선생:예 기사님은요?
박기사:전 괜찮습니다.
이선생:어제 제가 인사도 제대로 못드린 것 같네요.
바래다주셔서 감사합니다.
박기사:도데체 몇 번을 인사하십니까?어제도 몇 번을 하셔놓고..
과학은 질투심에 장난끼가 동한다.
과학:박기사님 어제 조개구이집에서 사귀자고 고백하셨다면서요?
박기사는 당황하였지만 성미의 눈빛을 보니 도와달라는 신호같다.
박기사:예 어제 이선생님이 너무 예쁘셔서 그만..
제가 사귀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과학:꿈도크셔라.이선생님은 명문대학인 ◊◊대학출신이예요!
기사님이 넘볼사람이 아니얘요!
이선생(당황하여)무슨말이얘요? 실례되는말씀을 하시면 어떡해요?
과학:(당당하게)맞잖아요? 차량기사랑 명문대출신재원이 어울리기나 해요?
박기사:(비굴하게)저도 잘압니다. 제가 실수했군요. 용서해주십시오.
이선생:(몸둘바를 몰라 당황하며)아니예요. 기사님. 용서를 빌어야할쪽은 전데..
과학이 또 말을 하려하자 이선생이 제지하고 데리고 들어간다.
박기사는 들어가는 모습을 보며 중얼거린다“그래 맞아 나같은게 어떻게
너랑 사귈수 있겠니?그렇게 상처를 주고 떠나놓고선.....
-1996년 겨울, 영웅의 자취방
영웅과 성미가 크게 다투고 있다.
성미:죽은사람은 죽은사람이잖아요? 왜 죽은사람 때문에 오빠생활을 못하는거냐구요?
영웅:아니야 성미야 나이제 괜찮아 다만 마음에 걸리는일이 하나있어서 그래!
성미: 그게 뭔데? 결국 현지라는 사람과 관련된거잖아요?
영웅은 할말이 없다.
이렇게 자신에게 지극정성인 성미에게 이젠정말 못할짓이다.
하지만 그냥잊고살기엔 현지누나가 너무 불쌍하다.
그 애기도! 가만두면 해외로 입양이라는데 어쩌지?
첨엔 호기로 꺼낸말이었지만 갈수록 애기가 눈에 밟힌다.
보고싶다.
사랑스런 그녀석을 한번만 더 보고오자.그리고 이젠 모든걸 잊자.
영웅은 모든걸 결심한 듯 성미에게 말한다.
영웅:성미야 나오늘 전부 정리하고 올께! 내일보자!
성미:진짜지? 확실히 마음을 정리해야 돼요!
다짐을 받는다.
-영유아 임시보호소
앞에서 낯익은 얼굴들이 보인다.
현지누나의 부모님들이다.
그런데 근처에 창수형도 보인다.
영웅은 얼른 다가가서 인사한다.어머님,아버님 안녕하세요?
현지모:자네왔구먼! 사위처럼 대해주신다.
현지부: 근데 저놈이 애기를 데려가겠다고 자꾸 그러는데
무슨 꿍꿍이가 있는것같아
영웅은 순간 불길한 예감이 들었지만 내색않고
“아빠가 자식에게 나쁜짓이야 하겠습니까?”하며 옹호한다.
얼마후 아기가 포대기에 쌓여 나온다. 너무 귀엽다.
영웅은 해맑은 아기의 눈빛을 보고 또다시 눈물이 글썽인다.
현지모:자네정말고마워 현지가 하늘에서 기뻐할걸세!
현지부:이런사람을 못알아보고 저런 못난놈을! 다 제 복이지
영웅:그만하세요.현지누나가 섭섭하겠습니다.
창수가 다가온다.
창수:영웅아 왔냐?
영웅은 고개만 끄덕인다.
창수:너 임마! 선배에게 인사가 그게뭐야? 혼날래?
영웅은 우습지만 다른질문한다.
영웅:근데형은 가만있다가 애기를 데려가려는 이유가뭐요?
창수:내딸이니깐 당연하잖냐?
영웅은 다른질문을 한다.
영웅: 형은 이제 뭐할겁니까?
창수: 대학원에 진학할건데 학비가 부족하다.
그래서 이러는거 아니겠냐?
순간 영웅은 뉴스에서본 영아해외매매가 생각났다.
하지만 또질문한다
영웅:형 마지막으로 내가 애기한번만 안아보면 안됩니까?
창수:(인심쓰듯이)빨리줘 시간이 빠듯해
영웅은 아이를 받자마자 현지모에게 넘기고 창수에게 다가가
“형 나도 애기하나 있는데 주선좀 해줄래요?
하니
창수:두당 500
그말을 듣자마자 영웅이 폭팔한다.
한 대를 칠때마다 한마디씩인것같다.
영웅:넌 도데체 어떻게 된 놈이냐?
그렇게 나쁜짓을 하고서도 모자라 니자식을 팔려고해?
오늘내가 널 살려두면 인간이 아니다!
영웅은 창수를 패고 또 패서 반병신으로 만들어버렸다.
- 학교근처 커피점
아름이가 들어와서 두리번거리다가 영웅을보고 그쪽으로 간다.
영웅:누나 고마워요 와줘서
아름:갑자기 무슨일이야?
영웅:제 간곡한 부탁하나만 들어주시면 안될까요?
좋은일하시는거라 생각하고
아름:뭔데? 내가 할수있는거면 해줄게
영웅:좀있으면 누나가 지난번에 보신 성미가 올거애요.
그러면 누나가 나랑 결혼하게 되었다고 하시고 성미가
절 포기하게 해주시면 안될까요?
아름:왜 그래야 돼는데?
영웅: 누나 저 지금 폭행혐의로 수배중이애요. 내일 자수하러 갑니다.
합의고뭐고 볼생각없으니 4-5년은 들어갔다 나오겠죠?
근데 저 바보성미(감정이 북받힌다)는 너무 착해요.그래서 걱정이 돼요.
결국 울고마는 영웅,아름은 그를 달랜다.
아름:성미가 어쩔것같애?
영웅:지금은 미팅하고 그럴땐데 매일 면회올 것 같아요.제느낌에..
아름:나도 그리보여, 전에 말했지? 성미가 너에게 딱 맞다고!
영웅: 그렇지만 저 때문에 성미의 인생을 망칠순 없어요.
아름:그건맞아
그때 성미가 와서 자리에 앉는다.
성미:언니? 제가 지난번에 경고드렸을텐데요? 오빠근처에 있지말라고
아름:미안하지만 자리부터 바로앉자.넌 여기로와 난 영웅씨옆에 앉을테니
그러면서 아름은 영웅의 옆자리에 앉는다.
성미:뭐야? 이거 어떻게 된거야?
영웅:성미야 일단 앉아봐 할말이 있다.
성미가 앉고나서
아름:성미야 미안하지만 난 영웅씨와 결혼하기로 했어.
집에서도 4학년이라 난리고 나도 좋은남자 안놓쳐야지. 안그래?
아름은 즉석연기를 하면서도 마음속으론 현실이길 바란다.
영웅:미리말못해서 미안하다.현지누나가 죽었을때도 아름누나덕분에
이겨낼수있었어.(떨리는 목소리로)
그래서 결심한거야
성미:(벌벌떨며)지어내지마 결혼할사이라는게 갑자기 만들어져?
아름:성미가 못믿으니 우리가 얼마나 가까운지 보여줄게
하고서는 영웅과 깊은 키스를 한다.
영웅은 당황스럽지만 견딘다.
아름은 행복하다.
키스가 끝나고
성미를보니 제정신이 아니다.
성미:(부르르떨며)거짓말이야.거짓말이야
밖으로 뛰쳐 나간다.
아름:(영웅을 보며)꼭 이렇게까지 해야했어?
성미가 너무 불쌍하다.
영웅:(눈물이 고인채로)전 이제 평생 성미앞에 나타날 자격도 없어요.
누나 오늘 고맙습니다.건강하세요.하고는 자리를 박차고 나간다.
-다시학원앞 생각에 잠긴 박기사의 등을 누가찌른다.
미영:선생님 뭐하세요?
박기사:어 미영이왔네? 오늘 걸어왔니?
미영:예 근데 무슨생각 했어요?
박기사(한숨을 쉬며) 내가 예전에 잘못한 일.
미영:사랑하는 여자에게 잘못한일요?
박기사:그래.
미영:만나서 진심으로 사과하세요.그러면 용서해줄거애요.
박기사:그럴리없지. 도저히 용서가 안되는 일이라서..
미영:뭔데요?얘기해주세요.
박기사:몰라도 돼
미영은 너무나 궁금해서 꼭알고 싶었다.
박기사:것보다 너 강의실로 가자. 시간날 때,잠시해야지.
미영:(기쁘게)예 선생님!
-상담창구
박기사가 상담직원에게 묻는다. 1층 소강의실 40분만 써도 될까요?
상담아가씨:(옆의 미영이를 보고 알겠다는듯이)미영이 지도하실려구요?
박기사:그래요.되겠어요?
상담아가씨:거긴 항상 밤열시부터 수업하기 때문에 비어있어요.쓰세요.
박기사:고마워요.미영아 가자!
-1층 소강의실
박기사:오늘 시험이 끝났다고 완전히 긴장을 풀면안돼!
어차피 학습이란건 기억력과의 싸움이거든! 그러니 이번시험범위는
아까말한것처럼 내년이되면 3월모의고사에서부터 계속 출제된다.
알겠니?
미영:예!
그럼 오늘은 예습부터 할까? 복습부터 할까?
미영:복습하면 안될까요?
어제 등비수열에서 연금관련문제가 나왔는데 그것 정리하고 싶어요.
박기사:알았어 연금의 현가말이지? 그것부터 해보자.
누군가 노크를 한다.
“누구세요?들어오세요.하니 학원온지 몇일안되는 지영이다.
지영:아저씨,미영아! 저도 같이 들으면 안되요? 제발 부탁드릴께요!
미영:선생님, 저렇게 사정하는데..지영이도 함께해요.
박기사:대단하지도 않은걸 가지고.. 그래! 들어와서 앉아라!
지영:감사합니다.
박기사:어디까지 했더라. 그래! 연금의 현가!
둘다 연금이 뭔진알지?
“예”
이 연금을 받는 권리를 일시불로 팔고자 할 때 그가격을 구하는 것이
바로 연금의 현재가치-현가야.
계산은 비교적 간단해
수학에서는 항상 딱 맞아떨어지는 것을 요구하기 때문에 양쪽다 손해가
있어선 안돼!
그래서 쌍방이 거래한그대로 저축해두었을때 결과가 같아야 해!
누가 더 많거나 하면 안되겠지? 이해가 되는것같니?
미영:(환하게 웃으며) 예 단번에 알겠어요.
지영:아직..
박기사:괜찮아. 잘봐! 미영이가 10년동안 매달 100만원씩받는 연금이 있다고 쳐.
근데 미영이가 큰돈이 필요해져서 이권리를 지영이에게 판다면 얼마에팔아야
공평한 거래가 될까하는거야.
미영:1억정도?
박기사:대충은 안돼! 아까 말했지? 수학은 딱맞아떨어지는 것을 요구한다고!
현실세계에선 손해보는사람이 생기곤 해 하지만 수학의 세계에서는
용납이 안되!
계속할게 미영이가 지영이로부터 받은돈을 A원이라 하고 생각해보자.
아까얘기했지만 서로 손해보는일이 없어야 하기에 지영이도 미영이도
둘다 10년동안 한푼도 안쓰고 모았을 때 결과가 같아야돼.
지영:집에 보관해요?
박기사:아니 은행이지!
지영:왜요?
박기사:돈의 가치는 매년 변하지. 너희들의 문제에서는 연이율이란것 때문에
그 문제의 세계에서는 매년이자가 복리로 붙게돼
그래서 모은다는 말을 저축한다고 생각해!
지영:전 그럼 연금받을때마다 은행에 넣고..음.. 적금공식 쓰면 되겠네요?
박기사:그렇지! 이제 조금 되는구나!
미영:확실히 알겠습니다.고맙습니다.선생님!
지영:저도 감사합니다. 근데 이제 앞으로 어떻게?
미영:걱정마! 내가 우리엄마께 잘 말씀드릴테니깐
우리집으로 와서 같이하자. 그래도 되죠?
박기사:할 수 없지.알았다.이번주 토요일부터 시작하자.
미영,지영:와 잘됐다!
-바깥복도
부원장이 강의실문앞에서 귀를 기울인다.
부원장:제법인데.. 근데 새로운학생까지
수업을? 쟤는 내몫인데! 어떡하지? 가만두면 안되겠군!
부원장은 자신의 집무실로 들어가서 인터폰으로 최선생을 부른다.
최선생:부원장님 부르셨습니까?
부원장:응 최 거기 앉아봐
최가 앉자 부원장이 속내를 드러낸다.
부원장:교무실분위기는 어때?
최:고2폐강문제 때문에 난리났습니다. 사회주임,과학주임은 드러내놓고
부원장님험담을 하고요.
부원장:(비웃으며)하라고 해.바보같은 놈들! 제놈들 생명이 몇일남았다고!
최:안그래도 그만둔다는 말까지 하던데요.
부원장:그만둬주면 고맙지! 근데 말이야 최 문제가 좀 생겼어!
최:무슨문제 말씀입니까?
부원장:고2들 폐강하면 원래 최랑나랑 원룸하나빌려서 치고받고
하기로 했잖아?
최(비굴하게 웃으며):그리해주신다면야 황송할 따름입니다.
부원장:근데 벌써 2명이 빠졌어!
최:누군데요?
부원장:미영이.지영이
걔들은 출성도가 높은애들 아닙니까?착해서.. 특히 지영이란 학생은 새로온
학생아닌가요?
부원장:맞아
최:바로 그만둔다는 겁니까?
부원장:.그만둘수야 없겠지. 회비는 이미 받았고..
폐강하면서 자연스럽게 유도하러 했는데..
최:근데 뭐가 문젠가요?
부원장:박기사야 박기사
그놈이 착한척하면서 학생들을 돕겠다면서
벌써 둘이나 빼갔단말이야!
최:박기사님이 뭘?
부원장:오늘살짝 엿들어보니 실력도 있는 것 같애! 수학도 공부좀한것같고!
그래서말인데 최!
최:예 부원장님
부원장:박기사에 대한 모든걸 조사해와 원장이 그러는데 예전에 우리학원에서
강사도 했었다고 그랬어,, 그러니까 흥신소를 이용하든간에 조사해와! 알았어?
최:예 알았습니다.
밖으로 나온 최는 대답은 했지만 자신이 뭔가 잘못하고 있는것같아 불안하다.
최:(마음속으로)괜찮은 분 같았는데..
바람을 쐬려고 로비앞을 지나는데 누가 인사를 한다.
박기사:최선생님!어제 잘 들어가셨습니까?
최(당황하며)예 안녕하세요?
지영이도 따라나오며 인사한다.
지영:영어선생님 안녕하세요?
최:어 어 그래 오늘 일찍왔네?
미영:지영아 우리저녁사먹고 오자.
지영:그래! 갔다올께요!
둘이서 손을잡고 나간다.
박기사(흐뭇해하며)녀석들.. 저도 운행갑니다.
하고선 밖으로 나간다.
-저녁 여덞시
학원원장실
부원장은 수업중인 것 같고 원장과 사회주임,과학주임과 마주앉아 얘기중이다.
과학주임:원장님:한번만 더 재고해 주십시오. 우리만 보고있는 애들에게
너무나 미안합니다.
사회주임: 곧 10시입니다. 거기다가 시험끝난 학생들도 많아 오늘은 출석률도
좋습니다.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하려는 학생들을 매정하게 내치실겁니까?
원장(난감한 듯):저도 폐강을 안하고 싶어요.하지만 타산이 안맞다고 자꾸그래서
과학주임(격앙된 목소리로):타산이 뭐가 안맞습니까?
쟤네들회비가 80만원입니다.
토,일수업 때문에 높다고 하지만 솔직히 토요일,일요일에 여기계신 사회선생이랑
저랑 그리고 영,수초짜강사들말고 누가 출근합니까?
평일에도 하루2교시밖에 안해주고 애들 일찍올수있는날만 사회,과학
보충수업합니다.
도데체 얼마를 받으셔야지 만족하시겠습니까?
원장:(당황하여)제가 한 말이 아니예요!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전 부원장님께
권한을 많이 위임한 상태고 계약까지 했습니다. 그래서 부원장의 의견을
일단 존중해야해요!
사회주임:원장님은 부원장님이 왜고2를 폐강하려는지 그 진의를 정말
모르시겠다는겁니까?
원장:고1,중3반을 늘리려고 그런다는것밖엔...
과학주임:저희들 내보낼려고 그런다는걸 정녕 모르신다는 겁니까?
원장:(웃으며)에이 설마 그럴 리가 있겠어요? 두분이 저희학원에
끼친공로가 얼마나 큰데..
사회주임:(가슴을 치며)어휴 원장님 답답합니다!
과학주임:근데 원장님 계약을 하실 때 강사의해임권한도 위임하셨나요?
원장:아니오!그건 제허락없이 마음대로 못하니깐 두분은 걱정마세요!
사회주임: 그것보다 고2가 걱정입니다. 2학기까지만이라도 끝내는게
어떨까요?
원장:제가 다시한번 생각하고 의논해봅시다. 오늘은 결정짓지말고..
상담직원에게 인터폰으로“부원장수업마치면 원장실로 바로 오라고 전달해줘”
라 말한다.
-30분후 원장실
부원장: 아까 허락하셨잖아요?
원장:글세 다시 생각해보니깐 고2를 폐강하면 안될 것 같아요.
걔들 거의다 5년넘게 우리학원을 다녔는데 우리가 매정하게
그래서 되겠어요?
부원장(정색을 하고):원장님 전 분명 원장님과 계약을 했습니다.
그때 원장님께서는 계약당시 기준으로 중등부 95%,고등부 90%만
매출을 책임져드리면 나머진 저의몫이라고 하셨구요.그렇죠?
원장은 고개를 끄덕인다.
근데 저도 벌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번달부터 마이너스로 접어들었어요!
중3, 고1은 1개반 평균인원이 벌써 강의실책상수를 넘었습니다!
분반해야지 않나요? 고2는 평균인원이 10명이 안되는데 넓은 강의실을
다씁니다. 거기다가 강사월급은 지난번에 제안드린 상한제가 만일 시행되면
지금 우리학원엔 강사수가 과잉이라 전 가져갈게 없습니다.
원장:잠깐만요! 상한제는 안할겁니다.그리아세요.
부원장:어머 원장님! 그게 원장님께 더 이익인데..
원장:조금의 이익을 더취하기위해 사람을 잃는 행동은 안하렵니다.
부원장(마음속으로):망했다.어쩌지? 한참을 생각하다가
고2는 폐강해야 합니다. 허락해주세요!
원장:사회,과학주임선생님들을 우선 설득시키세요!명령이다.이런식말고!
부원장:예 알았습니다.
부원장은 자신의 집무실로 돌아와 대책을 생각중이다.
이거어쩌지.. 계획이 많이 틀어졌는데..
사회,과학 그것들이 원장에게 가서 떠들었나보군,괘씸한것들!용서못해!
한참을 생각하다가 “그래 약간 수정하면 되지 뭐!”
그리고서는 사회주임,과학주임을 부른다.
두사람이 들어와서 앉자 설득을 한다.
두분 선생님들 고2문제 때문에 걱정을 많이 하신다고 들었어요.
사회주임:그러니 이런문제를 만들지 않으셔야지요!
부원장:그래서 제가 생각해봤는데요.
현재 우리학원사정상 강의실이 부족해서 고2는 꼭 폐강해야 합니다.
하지만 두분이 계속 그러시니 제가 제안을 하나하죠.
고2 과학,사회를 토,일요일에 모아서 하시면 안될까요? 제가
큰강의실 각자 하나씩 드릴께요.
과학주임:(화를내며)우린그럼 1년내내 하루도 쉬지않고 일하라는 겁니까?
주말에 고1이랑 중등부 부진아수업도있는데..
부원장:그냥 하시란것도 아니예요. 수당도 챙겨 드릴께요.
사회주임과학주임은 비참한 기분이 들지만 학생에 대한 마음,생계등이 맞물려
그냥 받아들이는 쪽으로 기운다. “알겠습니다.이번주말부터하면 됩니까?”
부워장:예 그럼 폐강하는겁니다?
확인을 받은 부원장은 원장에게도 과장을 섞어 보고하고
고2들에게 곧바로 방송을 한다.
방송을 들은 고2반분위기는 엉망이다.학원에도 벌써 항의전화가 온다.
우는 여학생도 있다. 선생님들은 학생들을 달래느라 정신이없다.
-밤열시:수업이 끝났다.
승합차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박기사앞으로 울상이 된 미영,지영이,그리고
잔뜩 골이난 정훈이,재형이까지 나타났다.
박기사:얘들아 수고많았다. 어서타!
미영:선생님 어떡해요? 고2폐강한데요!
박기사도 깜짝 놀랐다.
박기사:감작스럽게 웬 폐강?
지영:고1들 강의실이 부족해서 우리가 밀려나는 거래요.
우린 이제 어떡해야하지요?
박기사:일단타거라. 타서 얘기하자.
-봉고안:학생들이 단단히 화가났다.
재형:강의실이 부족하면 건물을 더 빌려서라도 만들면 되잖아?
왜 우리가 고1들 때문에 학원을 그만둬야 하는데?
정훈:이럴꺼면서 회비는 왜받았어? 5일도 안됐는데.
난 정신적위로금까지 배상받을꺼다.
박기사:맞아 어른들의 잘못이다.
욕심을 버리면 이런일까지 없을텐데..
너희들에게 부끄럽고 미안하구나.
미영:그래도 사회선생님은 토,일요일마다 사회수업해주신다고해서
그나마 안심이에요.
정훈:돈내라고 할거다.분명!
지영:그런분 아니거든!
재형:수학은 부원장선생님이 책임진다고 했는데 어쩐다는 말이지?
정훈:보나마나 과외하자고 할거야 월200
지영:부원장님 잘 가르쳐?
미영: 옛날에는 그랫던 것 같은데 요즘은 자습만 시켜.짜증만내고
정훈:노처녀의 히스테리!
재형:하하하
재형이 집에 도착해서 재형이가 내리고 미영이집에 도착하니
미영이가 내리면서 쪽지를 하나건낸다.“안녕히가세요”
박기사가펴보니 미영이의 편지다.
선생님 오늘 갑자기 폐강소식을 들었을 때,제일먼저 쩌오른 사람은
선생님이었어요. 그만큼 고마우시고 제가 의지하고 있다는 뜻이겠죠.
잠시 수학에 관한 말씀만을 들었을 뿐인데도 완전히 포로가 되어버렸답니다.
이은혜를 어떻게 갚을까요?
열심히 하는것만으론 제가너무 부족할것같아 벌써부터 죄송해집니다.
-미영
박기사는 편지를 읽고 흐뭇했다.현지누나의 음성이 들리는 것 같았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수있다는 것은 인생의 큰 즐거움이야.
영웅이 넌 똑똑하니깐 그럴기회가 매우 많을걸!
박기사:(마음속으로)다행이예요 누나
-밤11시30분 영웅의 아파트
영웅이 문을열고 들어오자 식탁에서 공부를하던 현지가쪼르르 달려와 영웅에게
안긴다.
현지:아빠 왔어요? 피곤하지? 내가뽀뽀해주면 피로가 사라져요.쪽
박기사:현지야 안피곤해? 시험공부 하니? 내일은 뭐보는데?
현지:드디어 수학 짠!범위는 확률첨부터 다음단원 삼각형의성질까지
박기사:준비는 잘되요?
현지:거의 다 했는데 확률부분을 다시하고 있어요.
아빠가 챙겨준 예상문제도 다풀었는데 그 경로수 문제있잖아요?
그거 초6때 배운방법으로는 너무 복잡하고 또 안맞아!
박기사가 급하게 씻고 옷갈아입고와서
박기사:아빠가 고등학생들이 쓰는 방법을 가르쳐줄까?
그것만알면 경로수문제는 올 클리어!
현지:뭐해 빨리!
현지는 엄마를 닮아 집중력이 좋고 기억력도 좋았다.
30분정도 순열(permutation)에 관한 설먕을 끝낸후 영웅이 묻는다
박기사:이제 알겠어?
현지:이렇게 쉬운걸 왜 고2가 돼서야 배워야 해?
아빠처럼 설명해주면 바보천치라도 알아듣겠다!
박기사:고맙다 현지야 하지만 너희들 진도는 아빠보다도
수십배는 뛰어난 사람들이 계획하는 거라서 아빠도 뭐라고
말못해!
하지만 네엄마는 정말 똑똑했어! 아빠가 가르쳐주는건 모두엄마에게
배운거야!
현지:정말요? 엄마가 그렇게 천재였어요?
박기사:그래! 엄마는 최고였지..
현지:아- 엄마 보고싶다.
영웅은 현지가 많이 불쌍하고 오늘따라 현지누나가 겹쳐보인다.
박기사:현지야 이리와
영웅은 현지를 끌어안고 말한다.
박기사:현지야 미안해 모두 다 아빠 때문이야!
현지:뭐가?
박기사:아빠가 조금만 더 빨리 움직였으면 엄마가
괜찮을수도 있었는데 말이야!
현지는 순간 놀랐지만생각한다.아빠가 엄마를 얼마나 사랑했다는걸
알기에.. 또 아빠가 엄마를 보내면서 진실로 괴로워하고 그힘으로 자신을
키워왔다는것도..
현지:아빠 이제 들어가서 주무세요.저도 곧 들어갈게요.
박기사:알았다,너도빨리자,
박기사는 들어간다.
방에들어온 박기사는 불도 TV도 안켜고 자리에 눕는다.
전날의과음탓이다.
박기사:어휴 피곤해 근데 오늘따라 왜이리 현지누나가 보고싶지?
박기사는 꿈속으로 빠져든다.
-1992년 이른봄 아침 서울역
영웅은 짧은머리에 모자를쓰고 기차출발시간을 확인한다.
무궁화:서울-부산9시20분출발
통일:서울-부산9시50분출발
무궁화:
.
.
비둘기:서울-부산9시10분출발
영웅이 매표소로 향하는데 누군가의 말소리가 들린다.
“두장 끊어!”
돌아보니 현지누나다.
영웅:앗! 누나 여긴 어떤일로 왔어요?
현지:입대한다면서 설마 내얼굴도 안보고 가려했던거야?
영웅:근데 이시간에 여기에 왜 왔어요?
현지:너 따라갈거야!(하하하 웃더니)걱정마 나도 대전에 친구만나러
갈일이 생겨서 네 얼굴도 볼겸 겸사겸사 왔지!
표는 내가살게(하고는 가서 사온다)
영웅은 당황하여 현지가 표를 사오는 동안 뭐라말도 못한다.
멍하니 서있는데 현지가 가까이와서
현지:너 아침은 먹었니? “예 예!
현지: 9시50분차야,대합실에서 커피나 한잔하자.
영웅은 자신이 상대방에게 베푸는것에는 익숙하지만
상대방이 자신을 위해 베풀어 주는것에는 거의 경험이 없었다.
그래서 지금 현지누나의 배웅이야말로 멍한일이었다.둘은 벤치에 앉는다.
현지:영웅아 내일 입대하는데 오늘벌써 머릴 자르면 어떡해?
잘생긴 니얼굴 한번더 보고싶었는데..
영웅:어차피 자를 것 미뤄봐야 뭐가 나아지겠어요?
현지:그리고 오늘 아침일찍가는 이유가 뭐야?
내일아침에 출발해도 되잖아?
영웅:다른지방에서 오는 사람들처럼 저도 똑같이 해야죠!
대전에서전날자고 다음날 논산으로!
현지:다른사람들이 네가 그런다고 의리있다고 할것같애? 멍청하다고 하지!
영웅:아버지는 칭찬하시던데요!
현지: 이제 슬슬 들어가자.시간되었어.
-얼마후 대전역
현지:방을 우선 잡아야지?
영웅:그건 제가 나중에 알아서 할테니깐 누난 이제 친구분만나러 가세요.
배웅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현지:너 밤새도록 술마시다가 입소하려는 것 아냐? 방부터 잡자.
방만 잡으면 바로갈께!
영웅:(하는수 없는 듯) 정말 그러실거죠? 알았어요!
대전역근처의 수많은 모텔과 여관중 한곳으로 들어간다.
현지는 밖에 서있지만 아직 결혼전 처녀라 주위시선이 신경쓰인다.
영웅:(잠시후 나와):내일아침 일찍 나가기로하고 구했어요.하며 열쇠를 보인다.
205호다.
현지: “가격은 얼마래”
영웅:지금은 낮시간이고 또 입영땐 원래 비싸다네요.그래서 8만원!
현지:(화들짝 놀라며)뭐라고? 그런 바가지요금을 주고왔단 말이야?
영웅:주인아줌마가 오히려 사정하더라니까요. 우린 입영철,휴가철이 아니면
장사가 안된다고!
현지:그렇다고 8만원을 내?
영웅: 어쨌든 방잡았으니 누나는 가세요. 정말 감사합니다.
군대 잘갔다오겠습니다.
현지는 일단 돌아서고 영웅은 모텔로 다시 들어간다.
-저녁7시 모텔방안:방안 전화벨이 시끄럽게 울린다.
영웅:여보세요?
주인:여 총각 혹시 아가씨 불렀어?
영웅:무슨말씀이세요?
주인:아가씨 불렀냐고?
전화상으로 주인이 누군가에게 묻는소리가 들린다.
주인:누나라는데? 올려보낼게.
하고는끊는다.
잠시후 “똑똑똑”
영웅:예 들어오세요!
문을열고 들어온 사람은 현지누나다.
영웅:누나? 어찌된거얘요? 친구는?
현지:(술이 조금 취했다) 친구는 없었어.
영웅:무슨말예요?누나 일단 앉아봐요.
현지:네가 부담스러워할까 내가 지어낸거라구!바보야!
영웅:누나 왜 그래요 도데체?
현지:딴남자들은 군에 가기직전엔 스트레스가 극도로 높아져서
그걸 분출하지 않으면 위험하다던데 넌어떠니?
영웅:전 그렇게 스트레스가 쌓이진 않았어요.
현지: 이 바보 멍청아! 언제까지 그렇게 착하게만 살거야?
영웅:누나 술마시고 왔어요?
현지: 그래! 여기 들어올려니까 용기가 나지않아서 그랬다.
영웅: 조금 쉬셨다가 역으로 가요. 제가 서울행 표알아볼께요.
현지:아니 필요없어. 널 앞으로 2년넘게 못볼텐데 오늘은 이별주를
나눠야지!
영웅: 안돼요 누나! 어제 너무많이 마셔서 오늘도 마시면 내일 늦어요!
현지:섭섭하구나 영웅아.
영웅:누나 저녁식사는 하셨어요? 안하시고 술만 드셨죠? 나갑시다.
해장국이라도 드셔야죠.
해장국집에서 현지는 과음을 하게되어 다시 모텔방으로 부축되어
돌아온다.
-모텔방
영웅(현지를 침대에 눕히고 이불을 덮어준후)누나 오늘은 도저히
안되겠고 내일 올라가세요.아시겠죠?
그래도 정말 고마워요. 예쁜누나!
그리고선 자신은 바닥에 누워서 잔다.
-3부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