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IKS 창립10주년 기념』 기고칼럼(3)
새마을운동의 가치와 효능
김 기 명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보지 않은 사람은 인생의 참 가치를 논하기 어렵다” 는 말이 있다. 이 말과 같이 한국처럼 혹독하고 악랄한 일제의 수탈을 당해보지 않고, 6.25 사변과 같은 동족상잔의 피를 흘리는 처절한 전쟁경험을 해보지 않고, 5천년 동안이나 이어온 가난을 숙명처럼 받아들이고 해마다 맞이하는 보릿고개에서 허기지고 배가고파 부황이 들어 죽어가는 연례행사를 치러보지 않은 사람들은 새마을운동의 참 가치를 이해하기 어렵다.
다시 한 번 되새겨보지만, 이 지구상에는 식민지 생활을 한 나라는 적지 않게 있어도 한국이 겪은 일제의 식민통치는 한마디로 악독했다. 열악한 농업 환경에서 소작으로 거두어들이는 빈약한 소출의 농산물을 일제의 전쟁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가혹한 공출을 강요 했고, 수탈한 재물들의 수송을 위한 도로와 철도 건설에 기아로 허덕이는 한국인들을 무자비하게 동원하고, 2차 대전의 총알받이와 산업체 노무자로 징용 징집을 노예처럼 끌고 갔고, 그들의 장병위안소 운영을 위해 꽃다운 우리 규수들을 온갖 술책으로 유인해 갔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조선인이란 인종차별로 모든 공직이나 사회 진출의 기회를 박탁 당하고 차별을 당하고, 나라를 되찾겠다는 생각이나 행동은 무자비한 처벌로 옥고를 치르고 옥사를 당하고. “엽전(조선인)은 안 돼” “조센징은 패야 돼”하는 비하와 무기력 의식의 최면 등...
이러한 고통 속에서 일본의 패망으로 간신히 해방을 맞은 조선은 이념대립으로 남북이 분단되고 공산주의자들의 침공으로 시작 된 3년간의 전쟁동안에 겪은 물적 인적손실은 남한 230만 명, 북한 329만 명, 유엔군 15만 명, 중공군 92만 명이라는 엄청난 희생 외에 물적, 정신적 고통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막심 했다. 소멸 직전에 도달했던 남한은 유엔군의 개입과 인천 상륙작전으로 전세를 회복했고 패망직전에 돌입했던 북한은 중공군의 개입으로 소생하여 북위 38°인근의 휴전선에 대치된 상태를 유지 하고 있다. 그러나 이 3년간의 전쟁기간 동안 혹독한 추위와 완전히 소실 되어버린 주거환경과 사회간접 자본, 산업시설은 전멸 해버린 상태로 가족은 파산되고 육신은 부상과 기근으로 고생하고 전쟁미망인과 고아들은 거리를 메우고 이처참한 지경은 지구상 어느 분쟁지역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소생불능의 비참한 처지였다.
그리고 유사 이래 5천년 동안 계속 이어 온 숙명적인 가난은 초근목피(草根木皮)로 연명하는 보릿고개라는 5~6월의 춘궁기는 낙후 된 영농기법(반당 쌀 150kg, 현재는 650kg)과 하늘만 쳐다보는 열악한 농사 화경, 소작과 고리채로 억눌린 농민들의 처지, 열악한 위생, 의료 환경으로 심각했던 모자보건과 유아 사망률로 저조했던 평균 수명( 1970년 남 58.6 여 65.5 2010 남 77.6 여 84.4) . “가난은 나라님도 구하지 못 해” “엽전은 안 돼”하는 자기 비하와 자포자기 의식이 팽배해 있었다. 이로 인해 민초들이 겪어 왔던 처참한 생활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과 세대들은 가늠하기 어렵겠지만, 현재의 중미체국의 살벌한 사회 분위기를 통하여 어느 정도 체감 할 수 있을 것이다. 중미 이외에도 비슷한 곳이 더러 있지만 중미에는 경비사업과 철조망이 최첨단으로 발달해 있다. 10평정도의 상점이나 사업장에도 1~4명 정도의 무장경비원이 상주하고 있고, 3m정도의 담장에는 면도날 철조망이 촘촘히 처져있다. 아이가 배가 고파 잠을 들이지 못하고 울고 있으면 부모는 먹을 것을 구하기 위해 나가 봐야 할 것이다. 우리말에도 “3일 이상 굶으면 담장 넘지 않을 사람 없다”는 말이 있다. 중미에서는 높은 담장, 촘촘히 서있는 무장경비원 때문에 훔칠 곳도, 훔칠 것도 없다. 그러면 뺏어야 될 것 아닌가? 이 부분의 치안은 국가가 담당할 일이지만 이 지역의 국가들은 책임지는 나라가 하나도 없다. 그 지역을 여행해 본 사람이라면 직접 확인했을 것이다. 가난이라는 것은 그렇게 무서운 것이다.
“시련을 겪으면 각성을 해야 하고, 고통을 당하면 분발 할 줄 알아야 한다.” 이 말을 이해하고 행동할 줄 아는 사람이나 집단은 재기의 여지가 있다. 우리 한국은 “숱한 고난을 겪어 왔지만, 1960년대 이후 위의 말과 같이 각성했고 분발했었다”고 감히 말 할 수 있다. 우리는 실제로 그렇게 해 왔기 때문에 이 이야기를 떳떳하게 할 수 있다. “새마을운동은 개인이나 집단의 독립운동이다.” 현실적으로 경제적인 자립능력이 없는 나라는 독립국가라 말하기 어렵다. 한국이 새마을운동으로 스스로의 자립기반을 이룩하기 전에 그 것을 겪어 보았기 때문에 자신 있게 이야기 할 수 있다.
새마을운동은 쉽고도 간단하다.
하늘이 내려준 무한의 선물을 순리에 따라 잘 쓰는 방법을 안내하는 운동이다.
망고나무와 감나무에는 해마다 풍성한 열매가 달린다. 어머니가 자식들을 위해 매일 아침 밥상을 차리듯이 하늘이 준비 해 준다.
자식들 중에는 어머님의 밥상을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먹는 가하면 더러는 밥투정을 하면서 수저도 들지 않고 배고프다고 엄살과 투정을 부린다. 먹지 않아 영양실조에 걸리는 놈도 있다. 이처럼 감나무나 망고나무의 풍성한 열매를 처다 보지도 않는가 하면 그대로 방치 되어 그냥 땅바닥에 떨어져 버리거나 겨우 일부만이 새들의 먹이가 되고 열린 보람도 없이 허실이 된다. 그러나 뜻이 있는 사람들은 따다가 가족들과 같이 먹거나 이웃들과 나누어 먹는 사람도 있고, 어떤 사람은 발판이나 사다리를 놓고 높은 곳에 달린 것까지 따다가 곶감이나 홍시를 만들어 돈벌이를 한다. 망고를 가공해서 수출품으로 수익을 올려 멋진 자가용 승용차를 굴리며 질 높은 삶을 사는 사람들도 있다.
필자는 회갑을 지난 후 16년간 세계 여러 곳을 여행을 했다. 120여 개국 웬만한 곳. 유럽의 북쪽 끝 노르웨이 north cape, 아프리카 남단 케이프타운, 알라스카 북쪽 페어뱅크, 남미 맨 아래 칠레 우수아이아, 히말라야 산맥을 넘어 타지키스탄의 파미르고원 등. 어디를 가나 새마을운동을 해 보았던 한국인의 눈으로 보기에는 공평무사한 하늘의 뜻에 감사와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느 곳이나 사람이 살지 않는 곳을 보기 어려웠지만, 어디에서나 스스로 노력만 한다면 얼마든지 잘 살 수 있는 바탕은 완벽하게 준비 되어 있었다. 사막 같은 물 부족, 시베리아 같은 혹한, 열대의 건기 우기, 고산지대의 희박한 공기 등 제약 요소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가는 곳마다 그곳대로의 해결 방안을 갖고 생을 유지 해 오고 있었다. 하늘은 환경을 개선하고 극복하는 지혜까지 같이 내려주고 있었다. 다만 지금보다, 오늘보다, 더 잘 살아 봐야겠다는 의지의 유무와 자기의 이상을 실현해보려는 노력을 얼마나 해보았느냐의 차이가 있었다.
그런데 필자가 보기에는 지역마다 남다른 요인을 갖고 있었는데 사회주의 생활을 오래 한 사람들은 책임지고 앞장서는 사람들이 적다는 것이고, 종교적인 계율과 율법에 억매여 현실생활을 소홀히 하는 사람들, 지나친 원조에 습관 되어 자립의지가 없는 지역, 국가적, 지역적으로 지도급 인사들의 의도적인 우민정책으로 민초들이 자각을 하지 못하고 기회를 갖지 못하는 경우, 전통적인 관습이(몽골의 경우 땅에서 자연적으로 나는 풀을 먹는 짐승의 고기나 젖을 먹어야지 땅(지표)를 훼손하여 초지 갱신을 하거나 개간을 하는 행위 금기) 의식이나 생활 개혁을 가로 막는 경우에 해당되어 보다 나은 삶을 추구해 보겠다는 노력을 하지 못하고 있다.
새마을운동은 이러한 관습과 관념에서 벗어나 사람마다 갖고 있는 이상실현을 위해 자기주변에서 절실히 필요하고, 스스로 할 수 있는 일부터 찾아 혼자 하기 힘들 때는 서로서로 힘을 합쳐 할 수 있는 데까지 해 보고 필요한 경우에는 정부나 외부의 도움을 청해서 기필코 뜻하는 바를 완성하는 끈기를 가져야만 한다.
언덕길을 오르는 수례도 스스로 올라가려는 노력을 하고 있을 때는 지나는 사람들도 거들어주지, 올라가려는 생각과 노력도 않고 길가에 주저앉아 있으면 몇 날 며칠이 되어도 한 치도 더 오를 수 없는 이치와 같다.
한국에서는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라는 말을 철저히 믿고 실천 했다.
한국은 1960년 까지만 해도 1인당 국민소득 US%$82이하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못살았던 아픈 역사를 갖고 있기에 우리들처럼 어렵게 사는 이웃들을 보면 우리의 경험을 나누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잘 산다.”는 것이 별다른 이론이나 기술을 요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대로 “하면 된다. Can do."는 단순하면서도 확실한 방법을 경험했기 때문에 이것을 전해 주고 싶은 것이다. 그리고 다같이 더불어 잘 살고 싶은 것이다. 우리는 돈이 많아 돈으로 남을 도울 처지는 아직 되지 못해서, 물질, 물량적인 원조보다는 스스로 노력만 하면 지속적으로 보다 잘 살 수 있는 실제 경험 했던 방법을 전해 주고 싶은 것이다.
그 방법은 쉽고 간단하다. “하면 된다.” 이익이 되고 재미가 있어야 한다.
O 자동차나 기계는 운전하는 사람이 있어야 가동이 된다. 마을이나 단체를 이끌어 갈 능력 있고, 신임 받고, 가정이 안정되고, 전체를 위해 봉사정신이 투철한 사람으로 지도자를 새로 선임하거나 기왕의 지도자를 등용
O 부녀회 청년회 영농회 등 직능별 대표자로 지도자의 활동을 도울 임원회 구성.
O 협동조합 원칙을 기반으로 하는 주민 조직 구성, 모든 필요한 사업 수용, 수행.
O 주민들의 이해와 참여를 촉진하고 제반 조직과 역할 인식을 위한 주민 교육
*새마을운동이란? “나” 잘살기 운동. *잘 산다는 것은 몸 건강하고 마음 편하고. * 나와 나라는 하나. * 새마을은 새로운 사람이 사는 마을, 새로운 사람은 새로운 마음을 가진 사람. * 새마을운동은 새 마음 운동 * 새 마음 본마음(농심)* 무엇을 할 것인가? 최약보완의 원리 * 가시적인 환경개선, 생산기반시설. 소득 증대사업(양적증대, 질적증대) 삶의 질을 높이는 생활 개선사업.* 계입 제출, 이소성대, 십시일반, 분도추양(分度推讓) * 문화의 창조 * 식탁위의 유언장 * 협동조합의 원리와 이해 *효율적인 의사결집을 위한 분임토의 요령****
O 협동조합 능력 향상을 위한 자기자급 조성
O 영농기술 보급과 과학영농을 위한 시범 농장 운영
O 주민 이익증진을 위한 실질 사업 추진 미곡수매, 소액금융 사업, 공동 이용사업
O 협동 생산 공동판매, 공동 활동을 위한 부녀회 활동, 영농회 작목반 활동 촉진
O 중장기 발전 계획 수립 시행, 미래 비젼 제시
O 선진지 견학 실시.
메콩강변 어느 나라에 가면 대형 양수기가 심하게 녹이 쓴 채로 방치 되어 있고 잘 만들어진 농용 수로가 군데, 군데 파괴 된 채로 못쓰고 있다. 동남아 어느 나라에서는 종자 갱신을 위해 원조된 우량 볍씨가 전달식이 끝나고 손님들이 고개를 넘자마자 모두 나누어 갖고 방앗간으로 직행한 사례도 있다. 우리는 알아야 한다. 간혹 수원국 사람들이 현지 사업에 참여 하는 것은 그 사업을 수행하는 원조기구종사자들을 위해 그들이 하는 척 해 준다는 사실을 관과 해서는 안 된다. 원조 사업이 자신들을 위한 사업이라는 생각 보다는 그 원조사업에 종사하는 사람들과 그 나라의 필요에 의해 하는 것으로 생각 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원조 사업의 사후관리와 지속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는 것이다.
새마을운동은 분명히 생명운동이다. 생명은 스스로 생성․발전하는 속성이 있다. 새마을운동의 생명은 새마을정신을 생활화 하고 솔선수범하는 지도자다. 새마을운동과 새마을교육은 말과 글로 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과 함께 몸으로 하는 운동이다.
3. 김기명-새마을운동의 가치와 효능.pdf
[편집자 주]
<글쓴이> 국제새마을운동연구소 이사장. 새마을지도자연수원 교수, 새마을중앙회 직장국장 역임. 몽골, 베트남, 인도네 시아 등 해외파견 근무 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