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히 인욕하여 여인을 교화시키셨나니 |
저 부처님께 머리를 조아리고 |
진실하게 보아 바꾸지 않았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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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를 행하는 이는 혹 마음속으로 스스로 생각하기를 '나고 죽고 하기를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었고 음욕·성냄·어리석음을 익혀온 지도 너무나 오래 되었다. 사람의 수명은 짧고 게다가 게으름까지 피웠으니, 어떻게 한 생(生) 만에 온갖 번뇌를 다 제거해 없앨 수 있겠는가?'라고 하기도 할 것이다. |
만일 이런 생각이 있을 적에는 마땅히 이런 관법(觀法)을 행해야 한다. |
'비유하면 오래된 낡은 집에 애당초 사는 사람이 없어 여러 해 동안 등불을 켜지 않아 어두울지라도 불을 잡고 들어가기만 하면 어둠은 곧 사라지듯이, 아무리 오랫동안 더러운 때와 온갖 독을 익혀 왔다 하더라도 지혜만 있으면 모든 번뇌는 소멸되고 말 것이다. 왜냐 하면 지혜의 힘은 강하고 어리석음은 하열(下劣)하기 때문이다.' |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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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의 뜻을 구하려면 게으르지 말지니 |
법의 이로움[法利]을 얻어 쇠모(衰耗)함을 여의고 |
부처님의 밝고 빛나는 지혜를 받들어 |
영원히 음욕·성냄·어리석음을 없앨지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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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능히 이것을 받들고 도를 따르기를 이와 같이 할 것인가? |
오직 믿음이 있는 자라야 정진하여 지혜로워질 수 있으며, 아첨하는 것이 없는 마음이 있어야 그가 곧 이러한 행을 따를 수 있다. |
어떤 것을 믿음[信]이라고 하는가? |
온갖 물건은 모두 덧없는[無常] 데로 돌아간다는 이치와, 받은 몸은 죄다 근심과 고통일 뿐이라는 사실과, 삼계(三界)는 모두가 공(空)한 것이라는 것과, 일체의 모든 법들을 따져 보면 모두 나 없음[無我]을 보아 아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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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아는 것 이것을 믿음이라고 말한다. |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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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도를 수행하는 이는 |
세간은 불안한 것임을 알아야 하나니 |
온갖 물질은 모두 덧없는 것이라는 것과 |
받은 몸은 다 괴롭다는 것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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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계는 모두 공(空)하다는 것과 |
일체 법에는 나[我]라는 것이 없음을 알아서 |
있는 곳에서 잘 받아 수행하는 이를 |
곧 믿음이 있는 이라고 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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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령 나[我]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면 |
곧 뒤바뀐 사람이라고 하고 |
능히 모두 다 공한 것임을 잘 알게 되면 |
곧 마땅히 알아야 하나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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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부처가 되어 감로(甘露)의 도를 얻은 이라네. |
이와 같은 것을 깨달아 아는 이는 |
능히 동요할 리가 없을 것이니 |
이를 곧 믿음이라고 말하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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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를 수행하는 이가 어떻게 하는 것을 정진(精進)이라고 하는가? |
가령 수행하는 이가 공한 것이어서 아무 것도 없는 것임을 오로지 정밀하게 하여 마음에서 버리지 않는다면 이것을 정진이라고 한다. 가령 들에서 난 불[野火]이 점점 번져 자리 가까이까지 이르고, 또 의복을 태우며 위로는 머리와 눈에까지 미친다면, 마음속으로 마땅히 생각하기를 '불이 내 머리를 태우고, 설령 뼈와 살과 피부까지 다 태워서 내 몸이 죽는다 할지라도 끝내 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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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을 버리지 않을 것이다'라고 해야 한다. |
왜냐 하면 아무리 내 몸을 태운다 할지라도 족히 내 몸이라고 말할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 몸 속에 있는 음욕·성냄·어리석음의 불은 나고 죽음이 있는 세 갈래 악한 세계[三惡道] 가운데를 계속하여 돌면서 나의 몸을 태우며, 수없는 세상을 지내는 동안 미처 구경(究竟)의 경지를 얻어 도덕에 이르지 못하게 하였다. |
아무리 온몸을 태운다 할지라도 족히 구제될 수가 없고, 다만 마땅히 힘으로 음욕·성냄·어리석음의 불을 꺼야 할 것이니, 이미 멸도를 얻고 나면 다시는 도로 물러남이 없을 것이고, 이미 몸이 없고 나면 안팎 모든 불의 환난(患難)도 없을 것이다. |
이 음욕·성냄·어리석음은 쉽게 소멸할 수 없을 것이니, 비유하면 왕겨[糠]를 태우는 불로 구리쇠를 녹이려고 하면 끝내 그렇게 되지 못하는 것처럼 마음을 굳게 먹고 일체 방편을 써야 곧 음욕·성냄·어리석음의 병을 없앨 수 있을 것이다. |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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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에 대하여 전일하고 순수함을 가지고 |
마땅히 그렇게 할 때에 몸을 아까워하지 말라. |
비유하면 코끼리가 그 몸을 씻을 적에 |
깨끗이 목욕하고는 다시 땅 위에 눕듯이 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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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령 위급한 액난(厄難)이 자신에게 미치고 |
우레와 번개가 몰려오더라도 놀라지 말라. |
비유하면 시든 꽃을 사람이 아까워하지 않듯 |
번뇌 버리는 것도 그와 같이 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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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를 수행하는 이가 어떻게 하는 것을 지혜라고 하는가? |
조용히 선정[寂定]을 행할 때를 분명하게 알고 마땅히 관(觀)할 때를 알며, 지혜로 살필 때를 알고 법을 받아들일 때를 알며, 마음을 안정하게 가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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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선정에 들 때를 알고 선정을 좇아 일어나는 더디고 빠른 때를 알아야 한다. 자기 마음에 소유하고 있는 선과 악을 분별하기를, 비유하면 마치 훌륭한 의원이 뱃속의 병을 알아내는 것처럼 해야 하고, 마땅히 그 마음을 제어하여 방자하게 굴지 않기를, 비유하면 마치 건장한 코끼리가 구덩이나 우물에 빠지려고 할 적에 그 코끼리를 기르는 이가 잘 다루어 빠지지 않게 하는 것처럼 해야 한다. 도를 수행하는 이도 바깥에 집착하는 것을 끊어 없애는 것 또한 그와 같이 해야 한다. |
마음이, 모든 생각[想]이 받드는 인연을 아는 것이, 비유하면 마치 지혜 있는 이가 음식물의 맛있는 것을 알 듯이 하고, 또한 요리사[宰人]가 임금이 마음에 들어하는 것과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것을 알 듯이 그렇게 해야 한다. 또 일체를 해탈하는 방편으로써 나아가야 할지 멈추어야 할지를 분명히 알되, 비유하면 마치 금을 다루는 연금술사가 금의 좋고 나쁜 것을 분별하듯이 해야 한다. |
가령 도를 수행하는 이가 밝은 지혜를 여의어 도의 갈래를 뚜렷하게 알지 못하고 마음에 두려움을 품거나, 옳은 것을 그르다고 하고 그른 것을 옳다고 한다면 지혜를 이루지 못한다. |
가령 도를 행하는 이가 첫 번째 선정[禪]을 얻고, 두 번째 선정에 이르면 스스로 두려워하여 선정을 잃었다고 하기도 하는데, 이는 더욱 적정해지는 이치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
혼자 마음속으로 생각하기를 '괴이한 일이구나. 미혹함이여'라고 한다면, 설령 본래 선(善)과 호응한 기억이 있었다 하더라도 도리어 마음에 편함을 잃어 곧 달아나고 만다. |
기쁨과 희열에 머물러 정의(定意)를 여읜다면, 스스로 마음에 한계가 생겨 앞으로 더 나아가지 못하고 의심을 품는 것이 이와 같아서 곧 선정을 잃게 되어, 이룬 것을 이루지 못했다고 말하고 이루지 못한 것을 이룩했다고 말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선정의 뜻을 분명하게 알겠는가? |
마음을 오로지 하고 뜻을 잡고서, 첫 번째 선정에 들어 마음은 멸진정(滅盡定)에 두는 것이니, 적절하게 이 행을 닦으면, 두 번째 선정에 들어가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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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迷)해지게 된 이유는 오랫동안 세속 일을 익혀왔기 때문에 바른 진리와 모든 번뇌의 소멸을 알지 못하고, 진리를 분명하게 알지 못하므로 마음에 번뇌가 있었기 때문이다. |
두 번째 선정을 구하면서도 마음을 제어할 수 없으면 선정을 원만하게 갖추지 못할 것이다. 그러므로 수행하는 이라면 마땅히 이와 같은 잘못을 알아야 할 것이다. |
가령 수행하는 이가 지혜로워서 이와 같은 미혹한 일을 짓지 않으면, 선정을 잃지 않으리니 이것을 지혜 있는 이라고 한다. |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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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령 몸의 모든 법을 분명히 깨달아 안다면 |
곧 그 마음이 돌아가야 할 길을 알게 될 것이니 |
방편을 내어 마음이 나아가는 바를 제지하되 |
마치 쇠갈고리로 하얀 코끼리를 길들이듯 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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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선정의 의미를 분명히 깨달아 알고 |
또한 이렇게 고요히 관하는 법을 분별하여 |
항상 지혜로써 망설이지 않고 |
도덕에 머물기를 법교(法敎)대로 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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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를 수행하는 이가 어떻게 하는 것이 삿되지 않은 것인가? |
아첨하지 않고 그 마음이 솔직하며, 정진에 전념하여 도를 행하고, 믿음을 돈독하게 하고 정성을 다해 지키는 것이다. |
설사 수행을 하는데 행해서는 안 될 것과 모든 번뇌로서 좋지 못한 것이 있을 적에는, 모두 법사(法師)를 향하여 그 번민하는 것을 말하되, 비유하면 병이 든 사람이 그 질병의 증세를 의원에게 성심껏 다 말해주는 것처럼 한다면, 법사가 수행하는 이의 의지를 살펴보고 마땅히 결함이 있는 부분에 대하여 거기에 알맞은 법을 말해 줄 것이다. |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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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하는 이는 정직한 마음을 품고 |
그 마음에 아첨하는 일이 없이 |
법사의 가르침을 이어 받아 |
모든 번뇌를 끊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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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하고 청정한 마음으로 |
오로지 정근하여 도를 닦으며 |
경 받들기를 부처님의 가르침처럼 하고 |
법 따르기를 전쟁에 임하는 것처럼 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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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령 수행하는 이가 정욕이 너무 왕성하면 그들을 위하여 사람의 몸은 깨끗하지 못하다는 법을 말해주어야 하는데, 그 법은 세 가지 품계의 가르침이 있다. |
그 첫째는 몸의 뼈가 쇠사슬처럼 서로 연결되어 지탱하고 있음을 관찰하게 하는 것이요, 둘째는 적절하게 법의 가르침을 받아 문득 머리뼈를 관찰하게 하는 것이며, 셋째는 이미 이렇게 관찰하는 법을 말해 마치고는 다시 이마 위를 관찰하게 하되 마음을 머리에 집중하게 하는 것이다. |
가령 진노(瞋怒)가 너무 왕성하게 많은 사람은 그에게는 자비한 마음을 말해주어야 하는데, 그 자비한 마음에는 네 가지 품계가 있다. 첫째는 부모와 종친을 말하고, 둘째는 몹시 친하거나 소원함이 없는 중간 계층의 사람을 말하며, 셋째는 여러 보통 사람들을 말하고, 넷째는 이러한 수행 방법을 얻어서 자비한 마음을 평등하게 베풀고 원수를 보호해서 어진 마음[仁心]을 원만하게 갖추면, 아홉 가지 번뇌[九惱]와 횡진(橫瞋)을 제거할 수 있다고 하나니, 이러한 이치를 분별한다면 아무리 두터운 친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를 멀리 여읠 것이다. |
무엇을 아홉 가지 번뇌이고, 또 횡진이라고 하는가? |
첫째는 혼자 마음속으로 '이 사람은 과거에 나를 침해하여 해를 끼친 사람이다'라고 생각하는 것이요, 둘째는 '이 사람이 뒷날 혹 나를 침해할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것이며, 셋째는 '금생(今生)에 나를 또 속인다'라고 생각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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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이요, 넷째는 '과거에 나의 친구를 억울하게 하였다'라고 생각하는 것이며, 다섯째는 '후세에 혹 내 친구를 침해할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것이요, 여섯째는 '현세에 또 내 친구를 속인다'라고 생각하는 것이며, 일곱째는 '그 사람은 전에 나의 원수를 존경한 사람이다'라고 생각하는 것이요, 여덟째는 '후세에 혹 또 그를 존경할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것이며, 아홉째는 '금생에 또 그를 존경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
비록 이런 마음이 있다 할지라도 마땅히 모조리 버려야 한다. |
어떻게 해야 능히 사람들로 하여금 자기의 몸을 침해하지 못하게 할 것인가? |
오직 마땅히 자신을 잘 지켜 남을 침해하지 않아야 한다. 나도 전생에 착하지 못한 죄가 있었던 까닭에 이런 나쁜 과보(果報)를 초래한 것이고, 나의 친구도 본래 죄가 있었기 때문에 이런 환난을 받는 것이며, 나의 원수도 본래 저 사람과는 숙세(宿世)에 친한 사이였고, 또 복덕(福德)이 있었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공경을 받는 것이니, 세 가지 품계[品]의 아홉 가지 고뇌에 아무런 원한도 품을 처지가 아닌 것이다. |
어떤 것을 횡진이라고 하는가? |
일찍이 서로 알지 못하는 사이인데도 보게 되면 곧 그에게 성이 나는 것이니, 그러면 곧 생각하기를 '이 사람은 일찍이 내 몸을 침해하여 억울하게 한 적이 없고, 현세에도 잘못이 없으며, 후생에도 실수가 없을 터인데, 무슨 까닭에 악한 마음을 품고 남을 대할 것인가'라고 해야 한다. |
그 악한 마음을 내어 남에게 해를 가한다면 도리어 제 자신이 죄를 받으리니, 비유하면 바람을 향하여 먼지를 뿌리면 도리어 제 자신이 먼지를 뒤집어쓰는 경우와 같다. |
도를 수행하는 이가 능히 성냄을 소멸하여 일어나지 않게 하지 못한다면, 이런 사람들은 도품(道品)에 들지 못할 것이니, 비유하면 술잔에 물을 담은 것과 같아서 먼 데까지 미치게 하지는 못하는 경우와 같다. 그러나 능히 성냄을 제어하는 이는 마치 물이 불을 끄는 것과 같아서 해를 끼치는 일이 없을 것이니, 이렇게 수행하는 이는 도율(道律)에 들 수 있을 것이다. |
그런 까닭에 비록 칼과 톱으로 몸이 끊기는 괴로움을 당한다 할지라도 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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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을 일으키지 말되, 마치 마른 나무가 불에 타는 것처럼 원한의 마음이 없어야 할 터인데, 어찌 성내는 마음을 가지고서 정신(精神)으로 향해 가겠는가? |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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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자신이나 보통 사람과 원수에 대해 |
평등하게 보고 조금도 다르게 하지 않으며 |
아홉 가지 번뇌 모두를 버리고 |
뜻을 세워 횡진이 없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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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제어하여 원한을 품지 않기를 |
마른 나무처럼 성냄이 없어야 하나니 |
도지(道地)를 수행하는 사람이라면 |
이와 같이 해야 번뇌가 없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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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령 도를 수행하는 이가 어리석음이 너무 많을 경우, 마땅히 12인연을 관하게 하라. 분별하여 12인연을 분명히 알게 되면 생겨나는 인연을 좇아 늙고 죽음이 있는 것이니, 가령 생겨나지 않는다면 곧 시작과 끝도 없을 것이다. |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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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지 않으면 생겨남도 없고 |
늙고 죽는 걱정도 없으리니 |
본래 시작이 없음을 본다면 |
무엇을 좇아 쇠망함을 이루겠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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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6정(情)으로 인하여 일어나 |
매우 어지럽히기 때문에 어리석음을 이루고 |
어리석음을 좇아 번뇌의 그물[結網]이 생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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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변해서 어리석은 번뇌를 이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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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령 도를 수행하는 이가 생각함[想念]이 너무 많을 경우, 곧 그 사람을 위하여 나고 드는 숨 세는 법[數息]을 설해주어야 한다. 숨이 안정되고 나면 뜻이 고요해져서 구하는 것이 없어진다. |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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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을 세어 멈추고[止] 서로 따르기를 구하여 |
올바른 진리를 보아 생각하고 마음을 멈출지니 |
본성(本性)이 청정한 이는 이와 같이 받들어 행할 것이요 |
혼자 앉아 생각이 많으면 행을 이루지 못하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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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령 도를 수행하는 이가 교만이 너무 많을 경우, 그를 위하여 이 이치를 말해주어야 한다. |
사람에게는 세 가지 교만이 있나니, 첫째는 '내가 아무개만 못하다'고 말하는 것이요, 둘째는 '아무개는 나와 동등하다'고 말하는 것이며, 셋째는 '내가 아무개보다 낫다'고 말하는 것이다. |
이런 생각을 하는 이는 스스로 대단하다는 마음을 품으리니, 마땅히 이런 생각을 해야 한다. |
'성 밖에 무덤 사이에는 버려진 뼈 가루와 몸과 머리가 따로따로 있는 것이 있는데, 혈맥은 없어지고 가죽과 살이 녹아 문드러져 있다.' |
마땅히 가서 이런 것을 본다면, 빈부·귀천·남녀·크고 작음·단정함·추함·더러운 것들도 모두 이 마른 뼈와 다를 게 없는데 무슨 차별이 있겠는가? |
나서 죽을 때까지 이 몸은 살[肉]이 옷이 되고 가죽으로 그것을 싸고 있으며, 피가 윤택하게 하고 힘줄로 묶어진 것이며, 의복·향(香)·꽃·영락을 두른 그 몸도 비유하면 환화(幻化)와 교풍(巧風)이 합쳐진 것과 같아서 다만 마음[心]·뜻[意]·의식[識]을 인하여 두루 돌면서 움직이는 것이다. |
성곽·나라·고을·마을이며, 나고·들고·나아가고·멈추는 데에 이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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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 295] 쪽 |
기까지도 이러한 법으로 관찰하고 나면, 교만이 없어질 것이므로 본래 무(無)한 것이라는 것을 관찰한 이는 무덤이나 일체 사람들을 보는 것이 평등하여 다름이 없을 것이다. |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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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호걸스러우며 부귀를 누리는 이나 |
가마를 타고 성 밖에 나가 노는 이나 |
묘지 사이에 흩어져 있는 이도 |
헤아려 보면 똑같을 뿐 다를 게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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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롭게 나무 밑에 앉아 |
이와 같은 법(法)을 관하고 |
마음 잡아 도를 행한다면 |
교만의 불[慢火]도 능히 태우지 못하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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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사가 경(經)을 설할 적에 사람의 마음[情]을 관찰하는 법이 모두 열아홉 가지가 있다. |
무엇을 통해서 알 수 있는가? 번뇌를 분별함으로써 그것을 곧 알 수 있다. |
어떤 것을 열 아홉 가지라고 하는가? |
첫째는 음행을 탐하는 것[貪婬]이요, 둘째는 성내는 것[瞋恚]이며, 셋째는 어리석은 것[愚癡]이요, 넷째는 음란하면서 성내는 것이며, 다섯째는 음란하면서 어리석은 것이요, 여섯째는 어리석으면서 성내는 것이며, 일곱째는 음란하고 성내고 어리석은 것이요, 여덟째는 입은 청정하나 생각이 음란한 것이며, 아홉째는 말은 부드러우나 마음이 억센 것이요, 열째는 입은 지혜로우나 마음이 어리석은 것이다. |
열한째는 말은 아름다우나 마음에 3독(毒)을 품고 있는 것이요, 열두째는 말은 거칠게 하지만 마음은 온화한 것이며, 열셋째는 입으로 악한 말을 하고 마음이 굳센 것이요, 열넷째는 말이 거칠고 마음이 어리석은 것이며, 열다섯째는 입이 거칠고 마음에 3독을 품고 있는 것이요, 열여섯째는 입이 어리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