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또순이네 집!
글 / 김동석
그림 /
010-7334-4876
인물 /
사건 /
배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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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살 또순이는 아주 멋진 집에서 살았어요.
들판에서 제일 아름다운 집이였어요.
또순이는 부지런하고 착했어요.
친구들도 많아서 행복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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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순이는 아침에 나가면 점심때쯤 집에 들어왔어요.
두 손에는 항상 무엇인가가 들려있었어요.
특히 사람들이 신고 다니는 구두나 운동화를 가장 많이 가지고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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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마을을 한 바퀴 돌고 장화 한 짝을 들고 돌아왔어요.
빨간 장화였어요.
“호호! 여기에는 무엇을 심을까?”
또순이는 가위와 칼을 가지고 나오더니 장화에 구멍을 하나하나 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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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화 앞부분에 창문을 내고 바닥에는 펀치로 구명을 세 개나 냈어요.
기다란 장화의 윗부분을 중간쯤에서 싹둑 잘랐어요.
“됐어!”
또순이는 장화로 만든 화분이 맘에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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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얼 심을까!”
새로 만든 화분에 심을 식물을 찾으러 들판으로 나갔어요.
“야생화를 심기에는 화분이 너무 커!”
한참을 생각한 또순이는 마을을 향해 달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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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를 심어야지!”
수지니네 집 울타리에 있는 빨간 장미를 꺾어 심었어요.
“봄이니까 가지를 꺾어 심으면 새싹이 날거야!”
또순이는 벌써 여름에 필 장미꽃이 눈에 보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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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장화 화분에 빨간 장미꽃을 심었으니 여름이 되면 멋진 장미꽃이 필거예요.
“오늘은 또 뭘 심는 거야?”
옆집에 사는 무당벌레가 물었어요.
“장미 한 송이 심었지!”
또순이가 말하자
“벌써 여름이 기다려지는군.”
무당벌레도 여름 장미꽃이 빨리 보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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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순이는 물을 듬뿍 주었어요.
“잘 자라 거라!”
그리고 빛이 잘 드는 대문 입구에 장화 화분을 놓아두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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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순이는 철수네 감나무 밑에서 작은 하얀 운동화를 하나 주었어요.
“너무 더럽다!”
하지만 들고 집으로 돌아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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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수가 신은 것일까!”
또순이는 가끔 학교 가는 철수를 볼 때가 있었어요.
“들쥐잖아!”
하고 소리치며 철수는 들쥐들을 보면 돌을 던져 죽이려고 했어요.
그래서 들쥐들은 철수를 싫어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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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휴! 썩은 냄새.”
운동화 바닥에 구멍을 내려다 또순이는 냄새에 질식할 뻔 했어요.
“발도 안 씻는 거야!”
철수에게 말하듯 크게 말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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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를 몇 송이 심어야겠다!”
들판으로 나가서 하얀 꽃망울을 터트릴 것 같은 야생화를 다섯 뿌리나 캤어요.
“더러운 운동화에서도 잘 자라겠지!”
또순이는 야생화를 들고 집으로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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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화에 야생화를 심고 물을 흠뻑 주었어요.
“잘 자라 거라!”
하얀 운동화는 새까맣게 더러워졌지만 조금 있으면 멋진 야생화 꽃이 활짝 필 것 같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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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순아!”
멀리 사는 들쥐 겁순이가 놀러왔어요.
“안녕!”
“안녕. 잘 지냈지!”
“응!”
“와! 꽃이 너무 아름답게 피었다. 화분도 너무 많고!”
겁순이는 또순이 집에 오면 너무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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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순이는 들고 온 봉지를 열더니
“이거 선물!”
하고 또순이에게 주었어요.
“와! 크다.”
새까만 군화였어요.
군인들이 신는 군화 화분을 만들 수 있어서 또순이는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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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순이는 군화가 생기면 심고 싶은 나무가 있었어요.
“벚꽃 나무를 심을 수 있겠다!”
또순이는 장화에 심을 나무를 생각하니 기분이 좋았어요.
“고마워! 겁순아.”
하고 또순이가 인사했어요.
“뭘!”
하고 말했지만 겁순이도 기분이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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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에 군화가 반짝 거렸어요.
“멋진데! 아직 화분으로 쓰기에는 좀 아깝다.”
하지만 한 짝이라서 누가 신을 수도 없어서 또순이는 창문을 만들고 바닥에 구멍을 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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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악! 너무 힘들어.”
망치를 가지고 펀치를 때렸지만 구멍은 나지 않았어요.
가죽이 너무 두꺼웠어요.
“어떡하지!”
또순이는 군화 가죽이 이렇게 두꺼운지 몰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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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쉬어야겠다!”
이마에서 땀방울이 뚝뚝 떨어졌어요.
“아! 힘들다.”
또순이는 다시 힘을 내서 구멍을 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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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빨로 물어 뜯어볼까!”
망치와 펀치를 내려놓고 날카로운 이빨로 가죽을 물어뜯기 시작했어요.
“으아악!”
하지만 가죽은 뜯어지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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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참을 쉰 다음에
“안 되겠어! 또리에게 도움을 청해야지.”
들쥐 또리는 전동 드릴을 가지고 있었어요.
“전동 드릴이면 금방 구멍을 낼 거야.”
하고 말하더니 군화를 들고 또리에게 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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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리야! 도와 줘?”
집에서 책을 보고 있던 또리는 또순이가 부르는 소리에 밖으로 나왔어요.
“뭘 도와달라고!”
하고 또리가 말하자
“있잖아! 군화에 구멍을 내야 해.”
하고 웃으면서 또리가 말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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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무거운 군화는 어디서 난 거야?”
“겁순이가 주었어.”
“무거운데 어떻게 들고 왔을까?”
“낑낑대며 들고 왔어.”
“그랬구나!”
또리는 군화가 맘에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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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치와 펀치로는 안 돼!”
하고 또순이가 말하자
“전동 드릴로 하려고?”
또리가 묻자
“당연하지! 그러니까 너를 부른 거지.”
하고 또순이가 말했어요.
“알았어.”
또리는 집으로 들어가 전동 드릴을 가지고 나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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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 구멍을 뚫을 거야?”
하고 또리가 물었어요.
“바닥에 세 군데!”
“알았어!”
‘드르륵! 드르륵!’
또리는 전동 드릴로 군화 바닥에 세 군데 구멍을 뚫어주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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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됐어?”
하고 또리가 묻자
“아니.”
하고 또순이가 대답하자
“어디에 또?”
하고 물었어요.
“군화 앞에 크게 하나! 그리고 발목 부분 앞뒤로 크게 두 개!”
“알았어.”
하고 대답한 또리는 구멍을 뚫기 시작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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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르륵! 드르륵!’
또리는 땀을 뻘뻘 흘리면서 두꺼운 군화 가죽에 구멍을 뚫어 주었어요.
“고마워!”
“또 없어?”
하고 또리가 물었어요.
“없어.”
하고 대답하더니 또순이는 군화를 들고 집으로 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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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순이는 군화에 벚꽃 나무를 심었어요.
내년부터는 들판 또순이네 집에도 벚꽃이 피겠어요.
“멋지다!”
벚꽃 나무를 심고 또순이는 군화를 보며 말했어요.
“정말! 내년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또순이 집에는 큰 군화가 햇살에 반짝반짝 빛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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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순이 집 울타리에는 들판에서 주은 신발에 많은 꽃을 심어 두었어요.
신발 화분마다 새로운 꽃들이 피어나서 너무 아름다웠어요.
들판의 많은 동물과 곤충들이 구경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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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을 흠뻑 주어야지!”
또순이는 돌아가면서 화분에 물을 주었어요.
“와! 야생화가 피었다.”
집 울타리에 올려놓은 노란 하이힐에서 야생화 꽃 두 송이가 피었어요.
“또순이네 집을 방문하는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또순이는 아침부터 들판으로 나갔어요.
오늘은
또 어떤 신발을 가지고 돌아올지 기다려볼까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