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정부 탄생과 한국 정치 전망 - 김용호
김용호(서울대 아시아연구소 아시아브리프 편집위원장)
I. 2022 대선 결과 분석
1. 대선 전반에 대한 평가
1) 이번 대선은 정권교체의 열망이 반영된 것으로 유권자가 문재인정부의 실정(부동산 가격 폭등, 소주성, 최저임금, 내로남불, 대외-대북 정책 등)을 응징한 성격이 강한 것으로 판단됨.
2) 이번 선거결과 1987년 민주화이후 우파와 좌파가 10년 집권후 정권교체가 발생한 10년 주기설이 깨짐으로써 앞으로 정권교체가 자주 일어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됨.
2. 유권자의 후보자 선택 분석: 지역, 세대, 남녀 차이
1) 지역주의 투표: 호남 85%가 이재명, 대구-경북 75%가 윤석열 지지
o 이번 대선에서 영남 유권자는 홍준표 대신 충청 출신 윤석열, 호남 유권자는 이낙연 대신 경북 출신 이재명을 양자로 삼아 각각 영남정당(국민의 힘)과 호남정당(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내세워 경쟁적으로 전략적 투표(경쟁지역 정당후보가 당선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자기 고향출신이 아닌 후보에게 투표, 또는 경쟁정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을 막기 위해 자신이 선호하는 후보에게 투표)를 한 결과 강한 지역주의 투표가 계속되고 있음.
o 지역별 판세를 보면 윤후보가 서울, 영남, 강원, 충청에서 우세, 이후보가 호남, 경기, 인천, 제주에서 우세하였는데, 결국 윤후보가 swing voter 역할을 하는 지역(충청, 서울, 경기, 인천, 강원, 제주) 중에서 서울, 충청, 강원에서 우세하여 승리할 수 있었음.
- 가설1: 대구-경북에서 72-75%이상 지지가 없었다면 윤석열은 낙선했을 것인바, 호남의 경우 이재명 지지가 82-86%로 249만표를 획득하여 윤석열의 영남 득표 269만표보다 20만표가 적었음.
- 가설2: 충청-강원에서 윤후보가 이후보보다 26만표를 더 얻었기 때문에 수도권(서울-인천-경기)에서 18만표 열세를 만회할 수 있었는바, 윤후보는 충청권에서 14만표, 강원에서 12만표 이겼으나, 수도권과 제주에서 각각 18만표, 4만표를 적게 얻어 결국 충청-강원-제주- 수도권에서 겨우 4만표를 더 획득함.
- 가설3: 윤후보가 서울에서 31만표 획득한 것이 승리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였는바, 윤후보는 인천과 경기에서 49만표를 졌기 때문에, 서울의 31만표 차이가 없었다면 수도권에서 표의 차이가 18만표이상으로 벌어져서 패배 가능성이 높았을 것임.
2) 세대와 남녀 투표: 20-40-50대는 이재명, 30-60대이상은 윤석열 지지, 2030세대의 남자는 윤석열, 여자는 이재명으로 지지
o 윤석열과 이재명은 각각 60대이상, 40-50대에서 우세하고, 윤석열과 이재명이 각각 30대와 20대에서 약간 우세.
o 과거 2030세대가 3대7정도로 강한 좌파 성향에서 최근 들어 보수화경향을 보여주는 것은 분명, 그러나 20대 남녀간의 지지 후보가 현저히 다른바, 20대 남자 58%가 윤석열을 지지한 반면 20대 여자 58%가 이재명지지하였음.
o 이처럼 세대투표 성향이 복잡해진 것은 첫째, 20대의 보수화, 둘째, 40-50대의 진보화 등인데 전자의 경우 20대가 공정에 대한 요구가 강하고 젠더 이슈에 민감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이고, 후자의 경우 80년대 민주화운동, IMF 외환위기 등으로 인해 우파에 대한 반감이 여전히 높은 것으로 보임.
3) 대선의 승패 요인: 문재인정권 심판과 윤석열-안철수 후보 단일화가 최대 승리 요인
o 대선의 승패를 좌우하는 요인(경쟁구도, 후보와 배우자 요인, 정책 공약, 선거캠페인 능력, 정치적 사건 등)은 많지만 이번 대선에서 문재인정권의 실정에 대한 심판 여론이 강하여 윤석열 후보가 쉽게 이길 수 있었지만, 양대 후보와 배우자의 약점과 비리가 서로 상쇄되는 가운데, 파급력을 가진 정책 공약이나 정치적 사건을 없었고, 다만 이재명과 여당의 선거 캠페인 능력이 윤석열과 야당이 비해 뛰어났지만 마지막에 윤석열-안철수 후보 단일화가 이루어져서 아슬아슬하게 승리하게 된 것으로 분석됨.
o 여론조사에 의하면 정권 재창출에 비해 정권교체 지지가 약60% 전후로 계속 우세를 유지한 점에 알 수 있듯이 윤석열후보가 이들 지지자를 결속시키면 쉽게 이길 수 있는 선거였음.
o 그러나 상대방이 윤석열 후보 배우자와 가족의 비리, 실수가 계속 터져 나오는 바람에 방어에 급급하면서 이재명의 대장동 비리, 배우자의 법인카드 남용 사건 등이 나오면서 서로 네거티브 캠페인이 강하여 양대 후보에 대한 비호감이 매우 높은 선거가 되어 버림.
o 비록 양대 후보가 새로운 정책이나 공약이 없었지만 법정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이재명후보는 “위기에 강한 경제 대통령”을 내세워 경제 분야 우파의 이슈소유권을 빼앗아가려는 전략을 구사한 반면 윤석열후보가 이를 제대로 방어하지 못하여 선거 후반전에 추격을 당하는 추세였음.
o 3월초에 윤석열-안철수 후보 단일화가 이루어지면서 윤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고, 이재명의 추격이 약간 주춤해지는 가운데 좌파 유권자 결집이 이루어져서 윤후보가 아슬아슬하게 승리하게 되었는바, 선거운동이 2-3일 더 있었다면 윤후보가 패배했을 가능성이 있음.
II. 윤석열 당선자의 정치적 과제
1. 인수위 구성과 운영
o 인수위원회를 비롯하여 취임 준비를 위한 기구(취임준비위원, 국민통합위원회, 지역균형발전위원회, 코로나비상대응 특위, 청와대 이전 T/F 등)를 관통하는 concept은 “국민통합공동정부”로서 국민통합을 위해 과거 좌파진영에 있던 박주선, 김한길, 김병준 등을 앞세우고, 또 공동정부 약속에 따라 안철수rk 인수위원장이 되고, 그가 추천한 인사 7명(이태규, 신성환, 김도식, 고산, 남기태, 박경란, 신용현 등)을 등용하였음.
o 인수위원회는 7개 분과에 24명의 위원으로 구성되어 비교적 단출하지만 특별고문 7명(윤진식, 임태희, 이석준, 박보균, 김영환, 이동관, 유종필), 특별보좌관 3명(강석훈, 김현숙, 장성민), 그리고 전문위원, 실무위원들을 포함하면 약18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음,
o 인수위에 비교적 MB정부와 박근혜정부 출신이 골고루 포진하고 있는 가운데 좌파 정권에서 변절한 인사, 안철수 사단, 전문가 그룹 외에 윤석열의 검찰 인맥이 작동하는 것으로 파악됨,
2. 국정의 기본 노선 설정
o 민주화이후 역대정부가 “보통사람의 위대한 시대, 문민정부, 국민정부,참여정부, 실용주의”등을 국정 기조로 삼고, 민주화, 세계화, 정보화, 햇볕정책, 정치와 언론개혁, 지역주의 타파, 글로벌 코리아, 경제민주화, 적폐청산, 평화프로세스 등을 주요 국정과제로 제시한 것처럼 윤석열정부도 인수위에서 국정 기본 노선을 제시하게 될 것임,
o 최근 여론조사에 의하면 윤석열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부패 척결과 공정 확립(20.2%), 사회 양극화 해소 및 균형 발전(16.4%), 국민통합 및 정치개혁(15.2%), 경제성장 및 일자리 확대(14.2%), 부동산 가격 안정(11.3%), 저출산 고령화 대책(9.1%), 코로나19 피해 극복(6.8%), 연금 개혁(4.9%) 순으로 나타남(중앙선데이 2022.3.19.).
o 앞으로 윤석열정부가 미래지향적이고, 국민 대다수가 동의할 수 있는 공동의 목표, 국민 누구든지 수혜자가 될 수 있는 방향, 국민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비전을 국정기조로 제시해야 할 것임.
3. 시급한 국정과제
1) 청와대를 용산 국방부 자리로 이전하는 문제
o 윤석열 당선자의 개인적인 결단으로 청와대를 용산 국방부 자리로 이전하기로 결정하였는바, 이전을 위한 정치적 명분(제왕적 대통령 벗어나기, 국민과 소통 강화 등)에도 불구하고 야당은 물론 우파내에서도 다양한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바, 특히 광화문 시대 약속 불발, 제왕적 졸속 결정, 비용 낭비, 안보 불안 등을 지적하고 있음.
o 청와대 이전이 윤석열 당선자의 국정 관련 첫 결정이므로, 앞으로 반대를 극복하고 소기의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면 국정 운영의 동력이 약화될 우려가 있음.
2) 코로나19 방역 대책
o 최근 오미크론 확산 속에서 문재인정부가 방역보다 집단 면역 정책을 추진함으로써 확진자가 아직 줄어들지 않고 있는바, 윤석열정부의 최우선 국정과제로 코로나19 관련 효과적인 단기, 장기 정책이라고 할 수 있음.
o 안철수 인수위 위원장이 코로나 대응 특위 위원장을 겸임하고 있는바, 그가 의사로서 새로운 방역정책을 수립하여 효과를 보는 경우 자신의 정치적 위상이 올라가고 윤석열정부가 순항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임.
3) 물가 안정과 경제 활성화
o 최근 코로나사태로 세계 각국이 경제 침제를 겪으면서 통화를 남발하는 바람에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심해지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사태로 일부 주요 물자의 품귀현상으로 물가 상승 요인이 증가하고 있으며, 대외 무역이 위축되는 등 우리나라 경제에도 적신호가 들어오고 있는바, 윤석열정부는 취임직후 대내외 경제 불안 요소에 신속하게 대응할 준비를 갖추어야 할 것임.
4) 북핵 미사일 문제
o 최근 김정은 정권이 핵무기 실험과 ICBM 시험 발사를 준비하는 정황이 포착되고 있는바,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북한이 군사적 도발을 통해 신정부를 압박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미국, 일본을 비롯한 주요 국가와 긴밀한 사전 협의를 통해 북한의 도발에 대비해야 할 것임.
4. 여소야대 해결 방안
o 국회 의석이 국민의 힘이 110석, 더불어민주당이 172석으로 후자가 국회에서 협조하지 않으면 윤석열정부는 총리인준을 비롯하여 장관 청문회, 법안 통과 등이 어렵기 때문에, 어떻게 야당의 협조를 얻어내느냐가 국정운영에 최대 과제로 등장하였는바, 야당의 협조를 얻어 낼 수 있는 방안이 대략 3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음.
1) 여야 정책 연대
o 여야가 대선과정에서 제시한 공약과 정책 중에서 공통점을 찾아 이런 정책을 우선적으로 입법함으로써 국정 운영에 원활을 기할 수 있고, 향후 정치적 타협을 원만하게 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해 나갈 수 있을 것임.
o 그러나 이 방안은 실현 가능성이 적은바, 야당이 여당과 이런 정책 연대를 하는 경우 야당의 존재감, 선명성이 훼손될 것을 우려하여 타협보다 대결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음.
2) 여야 공동정부(대연정) 구성
o 이것은 과거 DJP 공동정부 또는 노무현대통령의 대연정 제안에서 보듯이 윤석열정부가 여당에게 총리직과 장관직 일부를 제공하는 대신 국회에서 야당의 지지를 얻는 방안인데, 국민의 힘 내부의 반발이 클 것이고, 또 안철수 세력이 상대적으로 약화되기 때문에 반대할 가능성이 높은바, 윤석열이 이들의 반발을 제어하고 야야 공동정부를 추진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임.
3) 정계 개편
o 과거 좌파 정당에 있다가 윤석열 지지로 돌아 선 인사(김한길, 박주선, 김병준 등)들을 중심으로 여당 의원들을 빼내와서 새로운 정당을 창당하여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하는 제2의 정당을 만드는 방안인데, 여당 의원들의 부정부패 수사로 압력을 가하고, 강한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성공할 수 있을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