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언은 쓰고 간언은 달콤하다
임성욱
(시인/사회복지학박사)
요즘 정치 꼬락서니가 말이 아닌 것 같다. 마치 시궁창 속 같기에 하는 푸념이다. 다른 분야는 상당히 전향적인 방향으로 발전해 가는 것 같은데 유독 정치 분야만 후진에 후진을 거듭하고 있는 듯하다. 참으로 보기 민망하고 흉측스럽기까지 하다. 얼마 전,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번 전당대회를 대통령을 공격하고, 우리 당을 흠집 내는 기회로 사용하지 말라"면서 "이런 분들에 대해서는 당과 선관위원회가 즉각 제재에 나서겠다."고 했다. 이게 무슨 작태인가. 이럴거면 차라리 전당대회를 하지 말고 대통령이 직접 당 대표를 임명해버려라. 뭐 하려고 구차스럽게 경비까지 들여가면서 전당대회를 하느냔 말이다. 진중권 작가도 "남조선 최고 존엄. 이참에 인민의힘으로 바꾸라"라면서 "육갑들을 떨어라. 수준이 너무 낮아서 못 봐주겠다."고 했다. 그렇게도 문재인 정부를 난타질하던 진 작가도 볼 수가 없었던 모양이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도 "권력에 취해 제정신이 아닌가 보다. 지금이 일제시대냐, 군사독재 시절이냐, 아니면 여기가 대한민국 아니고 북한이냐"고 질타했다. 사실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시절부터 주장해왔던 공정과 자유의 개념은 무엇인가. 누구를 위한 공정이고 자유인가. 몇몇 아류들만의 것인가. 아니면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것인가. 지금 국민들은 혼란 속에 빠져들어 가는 것 같다. 개념 정의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아류만을 위해서 활용한다면 아웃사이더들은 모두 암흑 속에서 살아야 할 것이다. 몇 년 후의 그날만을 기다리면서. 검붉은 오늘날의 세상을 바라보면서 문득 떠오르는 것이 스코틀랜드 ‘마녀법’이다. 이 법은 1563년에 제정되어 무려 173년 동안이나 시행되었다. 이 법에 의해 기소된 대부분은 당시 사회적 지위가 낮았던 여성들이었다. 그중 3분의2 정도가 처형당했다고 한다. 죄명도 참으로 희한하다. 정상적인 생각으로는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올빼미 변신 혐의, 악마 만난 혐의 등등으로 말이다. 지독한 고문 때문에 결국 마녀라고 자백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죽었다. 왜 이런 일들이 발생했을까. 그 당시 이교도의 침입과 종교개혁으로 분열과 종교 전쟁, 기근과 페스트 전염병 등의 원인으로 정치, 경제, 사회 등 모든 면에서 극도로 혼란한 시기였다. 그래서 집권 세력은 불안했다. 때문에 이를 누군가의 책임으로 돌려야 할 필요성이 있었던 것이다. 그 결과 힘이 약한 여성, 저소득층 등 그 당시 피지배층을 재물로 삼았던 것이다. 또한 이 당시 연속된 불행 속에서 분출구를 찾아야 했던 군중들도 쉽게 부화뇌동했다. 집권세력의 농간에. 대한민국 역시 정권의 고비마다 군사독재정권은 ‘빨갱이’라는 허구체를 활용했다. 그렇다면 현재의 정권은 무엇을 활용할까. 참으로 궁금하지 않는가. 그런데 우리가 원하는 것은 모든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정부가 되어주길 바라는 것이다. 모두가 잘사는 세상으로 꽃피워주란 말이다. 그 누구도 마녀로 희생시키지 말고. 때문에 단 한 명이라도 마녀로 변하게 하는 요술을 부린다면 엄청난 저항에 부딪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작금은 문맹의 세상이 아니다. 온 지구가 동 시간대에 교류하는 시대다. 때문에 윤석열 대통령이 주장한대로 공정과 자유가 제대로 꽃피우는 세상이 되도록 정치를 잘해주길 바란다. 그래서 역사에 길이 남는 진정한 대통령으로 남아주길 바란다. 예로부터 충신의 충언은 쓰고 간신배들의 간언은 달콤하다고 했다. 이를 잘 구별해서 참된 정치를 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