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물
한 주 내내 지루하게 내렸던 비는 여름의 무더위를 잠시 잊게 해 주었다. 그러나 낚시를 즐기기에는 여간 성가시지가 않아서 출조객들이 많은 불편을 겪었다. 남강변에 산재해 있는 둠벙낚시터를 찾았던 꾼들은 잔 씨알 붕어부터 월척에 가까운 씨알까지 고른 손맛을 봤다. 합천 정양수로를 찾았던 꾼들은 수위가 많이 높아져서 이렇다 할 재미를 보지는 못했고 잔 씨알 붕어 낱마리 수준의 조과에 머물렀다. 사천 두량지는 잡어들의 등쌀이 너무 심해 이렇다 할 재미를 보지는 못했지만, 드물게나마 준척 정도의 붕어를 올리는 꾼들은 있었다. 악양수로 역시 잡어들의 등쌀 속에서 잔 씨알 붕어 입질에 만족해야 했다. 창원 북면 신촌소류지에서는 준척 정도 되는 붕어가 드문드문 잡혀서 그런데로 손맛은 볼 수 있었다. 이따금씩 월척붕어도 모습을 드러냈다. 학성지를 찾았던 꾼들도 잦은 비로 대물붕어의 손맛은 보지 못했지만, 잔 씨알 붕어로 아쉬운 마음을 달랬다.
■바다
잦은 비로 각 출조지는 비교적 한산했다. 한 주 내내 계속됐던 샛바람의 영향으로 조과 역시 어디를 가나 만족할 만한 수준은 되지 못했다. 포항 구룡포 인근 갯바위에서는 부쩍 굵어진 씨알의 벵에돔이 간간이 입질을 해 주었다. 감포항 방파제와 부근 갯바위에서도 벵에돔 몇 마리씩은 잡을 수 있었다. 태종대 앞 생도에서는 상사리급 참돔과 중치급 농어가 잘 걸려들었다. 동삼어촌계 좌대낚시터에서는 가족 단위 낚시객들이 상사리급 참돔과 감성돔 입질을 드문드문 받을 수 있었다. 다대포앞바다 선상낚시에서는 부시리와 방어입질이 잦았다. 상사리급 참돔도 드문드문 입질을 해 줘서 재미있는 낚시를 할 수 있었다. 가덕도의 갯바위 곳곳에서도 감성돔 입질이 확인됐다. 다소 잔 씨알의 감성돔을 마릿수로 잡았던 꾼들이 많았다.
마산 구산면 앞바다에서도 잔 씨알 칼치는 마릿수로 잡을 수 있었다. 거제 먼 바다 안경섬에서는 부시리가 소나기 입질을 했다. 덕분에 마릿수 조과를 올렸던 꾼들이 많았다. 통영 국도와 좌사리제도에서는 참돔과 부시리 입질이 많았으며, 욕지도 좌대낚시터들에서는 제법 굵은 씨알의 전갱이 입질이 활발했다. 척포 앞바다 연대도와 오곡도에서는 낱마리지만 제법 굵은 씨알의 감성돔이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여수 오동도 방파제에서는 이따금씩 쓸만한 씨알의 감성돔이 잘 걸려들었다. 근거리 섬인 개도를 찾았던 꾼들도 감성돔 입질은 어렵지 않게 받을 수 있었다. 삼부도와 거문도에서는 상사리급 참돔 입질 속에서 이따금씩 중치급 참돔이 걸려들었다. 먼 바다 칼치낚시는 씨알은 굵었지만 마릿수가 다소 부족했다. 완도 생일도 갯바위에서도 감성돔 입질이 많아 마릿수조과를 올렸던 꾼들이 많았다. 완도 먼 바다 칼치낚시는 굵은 씨알의 칼치가 잡혔으나 마릿수 조과를 올리기에는 다소 역부족이었다. 진도권의 갯바위낚시터들도 감성돔 입질이 부쩍 많아졌다.
박춘식·낚시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