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산행 / 완도군 생일도 백운산
생일도는 2개의 유인도와 7개의 무인도로 이루어진 완도군 생일면의 주도이지만 1,502ha 넓이에 해안선 길이가 37.22km에 불과한 작은 섬이다. 주민수 또한 1980년대 초만 해도 3,000명에 가까웠으나 현재 1,000명도 채 안 된다. 그나마 매년 5% 가까이 인구가 줄어들어 65세 이상 고령층이 33%를 차지한다.(면사무소 통계자료)
산행 길잡이
생일초교에서 시작 금곡해수욕장으로 하산
해발 482.6m 높이의 생일도 백운산은 작고 야트막한 산이지만 조망에 관한 한 내륙의 1,000m대 고봉을 뺨칠 만큼 뛰어나다. 게다가 남북으로 산릉 역시 짤막하지만 장쾌하기 그지없는 산줄기다.
산행은 대개 면사무소 부근 생일초등학교에서 능선 길로 올라붙은 다음 학서암을 거쳐 정상에 올라선 다음 임도로 내려선 뒤 금곡해수욕장으로 내려서거나 혹은 다시 생일초교로 돌아오는 식으로 한다. 산행다운 산행을 하려면 백운산 남쪽 용출봉을 거쳐 금머리 송곳바위나 용출리로 잇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수풀이 너무 우거져 현재 산행이 거의 어려운 상황이다.
생일초교 뒤편의 콘크리트 임도를 따라 오르노라면 언덕배기 직전 왼쪽으로 산길이 보인다. 들머리부터 가파른 구간 대부분 하얀 동아줄을 설치해놓아 길이 헷갈릴 염려는 없다. 산길을 5분쯤 따르면 임도로 올라선다. 여기서 왼쪽 방향으로 오르면 학서암(1.7km)이나 학서암 위쪽 백운대 등로(2.6km)로 접어들 수 있다.
능선 산행을 하려면 임도를 가로질러 숲길로 들어서도록 한다.(학서암 0.9km, 백운봉 1.8km) 조망을 즐기며 20~30분 오르면 학서암 갈림목(학서암 0.3km, 백운봉 1.2km)이다. 완경사 허리 길 끄트머리에 위치한 학서암에서 곧장 능선으로 올라붙는 길이 있으나, 조망을 즐기려면 갈림목으로 되돌아와 산행하도록 한다.
장대 하나 덩그러니 서 있는 백운봉 정상에서 계속 남릉을 따르면 돌탑이 여러 기 쌓여 있는 능선마루에 선다. 여기서 왼쪽 된비알을 따라 5분쯤 내려서면 서성과 금곡해수욕장을 잇는 임도를 만난다. 생일초교로 돌아가려면 왼쪽 방향으로 틀고, 금곡해수욕장으로 가려면 오른쪽 방향으로 하산로를 잡도록 한다.
생일초교에서 출발해 정상을 거쳐 임도로 내려선 다음 생일초교로 되돌아서거나 금곡해수욕장으로 하산하거나 산행거리는 6~7km로 3시간 정도면 가능하다. 식수는 학서암 외에는 구할 만한 곳이 없으므로 산행 전 충분히 준비하도록 한다.
금곡해수욕장이나 용출로 하산해 서성으로 돌아갈 경우 마을버스(011-614-3716 최석두)를 이용하도록 한다. 요금 1인당 금곡 2,500원, 용출 3,000원.
>> 교통
생일도행 여객선은 강진군 마량면에서 연육교로 이어지는 약산면 당목항이나 완도항에서 다니고 있다.
광주→약산 당목 광천동 종합터미널(062-360-8114)에서 04:50, 12:10, 15:47, 17:40 출발. 당목에서 광주행은 07:30, 09:00, 15:30, 19:30 출발. 2시간 50분. 1만4,100원.
강진→당목 시외버스터미널(061-434-2053)에서 05:40 06:10, 07:00. 10:05, 12:20, 13:45, 16:05, 17:30, 19:20 출발. 1시간10분, 4,900원.
당목→생일도 당목부두대합실(061-553-9085)에서 06:30, 07:40, 09:40, 11:40, 13:40, 15:40, 17:30 출항(3월 1일부터 17:30 이후 마지막 배 1회 증선). 20~25분 소요. 요금 3,000원, 도선료 승용차 1만2,000원(운전자 1인 요금 포함).
완도→생일도 여객선터미널(061-535-5786 해광운수)에서 09:38, 15:39 출항하는 섬사랑5호 이용. 약 1시간 소요, 편도 5,050원, 도선료 승용차 1만6,000원.
드라이브 코스 강진에서는 23번 국도를 타고 칠량을 거쳐 마량까지 접근하고, 장흥에서도 역시 23번 국도를 타고 관산과 대덕을 거쳐 마량까지 접근한 다음 고금대교와 약산대교를 거쳐 약산도에 들어선다. 이후 섬 동단으로 이어지는 830번 지방도로를 따르면 당목항까지 갈 수 있다. 간간이 도로가 좁아지고 여러 갈래로 나뉘는 갈림목이 나타나므로 안내판을 잘 살펴보도록 해야 한다.
>> 숙박
금곡리 금곡해수욕장 부근에 민박이나 여관, 펜션 등의 민박업소가 여럿 있다. 금곡펜션(011-620-3792), 백운민박(554-7936), 삼거리민박(553-3717), 서성리 월드민박(553-3988), 활주로(553-3988).
금곡해수욕장 위쪽의 파라다이스 민박집은 시설은 평범하지만 파도 소리를 들으며 잠이 들고 깨어날 만큼 풍취가 좋은 집이다. 다섯 명이 넉넉히 누울 수 있는 여관식 방 한 칸에 3만원씩 받는다. 사전 예약시 자연산 바다생선이나 음식을 제공받을 수 있다.
생일도 여행
금곡 모래사장~용출 몽돌해안 11.2km 도로 주변 답사
자그마한 생일도의 해안도로는 현재 용출 몽돌해안에서 금곡해수욕장까지 11.2km뿐이어서 섬을 탐승하는 데는 두세 시간 정도면 가능하다. 따라서 서둘러 섬에 들어선다면 산행과 여행을 당일에 마칠 수 있다.
▲ 모래가 곱고 깨끗한 금곡해수욕장. 풍광이 아름답고 파도 소리가 정겨운 곳이다. / 금곡리해수욕장~송곳바위 산길을 걷다 내려다본 남해바다.
당목~생일도 여객선이 닿는 서성항에서 시계 반대 방향으로 향하다 금곡리 마을을 지나 도로가 끝날 쯤이면 오른쪽으로 금빛 모래밭이 남해 바다를 감싸안을 듯 포물선을 그리고 있는 금곡해수욕장이 내려다보인다. 금곡해수욕장은 약 500m 길이의 자그마한 규모지만 깨끗하고 조용한 데다 모래가 곱고 철분이 많이 섞여 있어 모래찜질 효과가 높은 해수욕장이라고 주민들은 말한다. 주민들 자랑 때문이 아니더라도 시심을 끌어낼 만큼 풍광과 파도 소리가 아름다워 하루쯤 묵고 가기를 권하고픈 곳이다.
금곡해수욕장에서 금머리 송곳바위(칼바위)로 이어지는 해안선은 산책로로 권할 만한 도보 탐승 구간이다. 해수욕장 위 민박집인 파라다이스를 지나면 동백나무 우거진 숲길이 송곳바위 위쪽 사면까지 이어진다. 3월 말까지 동백꽃이 만발하는 숲길 중간중간 너덜지대나 숲이 터진 지역이 나타나 남해 조망도 즐길 수 있다. 송곳바위 위쪽 사면에 닿으면 갯바위로 내려서도록 한다. 소덕우도, 형제도, 덕우도 등이 돛단배처럼 바라뵈는 송곳바위는 바다낚시의 명소이기도 하다. 가시덤불이 간간이 성가시게 하는 숲길과 갯바위길을 엮는 이 코스는 한 시간쯤 잡으면 넉넉하다.
용출리 쪽으로는 너도밤나무숲과 용출 몽돌해안이 볼거리다. 너도밤나무 군락은 서성항~용출리 도로 중간 사면에서 자생하므로 놓치지 않도록 눈여겨봐야 한다. 몽돌해안은 검은 돌과 조약돌이 조화롭게 섞여 있는 곳이다. 몽돌을 뭍으로 밀어 올리고 바다로 끌어내리느라 흘러나오는 파도 소리와 몽돌 부딪히는 소리가 시심을 돋우고, 미역과 다시마 혹은 전복 양식을 위해 오가는 작은 고깃배와 어부들을 통해 갯마을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완도에서 하루 2회씩 정기여객선이 운항하는 용출항 뒤편의 낭도는 용이 살다 빠져나갔다는 얘기가 전하는 전설의 섬이다. 정상에서 해변까지 70m 길이의 굴이 나 있고, 직경 50m 둘레 80m의 구덩이와 용 형상의 바위가 있는 낭도에서 매년 풍어를 기원하는 용황제를 지내고 있다.
아쉽게도 생일도 내에는 등산인이나 여행객이 입맛을 다시게 할 만한 메뉴를 취급하는 식당이 없고, 하나로마트 외에는 부식을 챙길 만한 곳도 마땅치 않다. 따라서 섬에 들어서기 전 장흥·강진이나 고금면 혹은 약산면소재지에서 충분히 구입하도록 한다.
탐방 안내를 원할 경우 약산면사무소(061-550-5607)나 문화관광 해설사 이병석(011-601-3610)씨에게 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