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h8V3bm8ioGM
시인 정지용의 시 '향수'에 곡을 입혀 가수 이동원과 테너 박인수가 듀엣으로 부른 노래입니다.
이 시는 말이 참 아름답고 맛깔스럽다고 평가받는 작품입니다.
우리들 각자에겐 고향이 있지만,
우리 모두의 고향 에덴을 그리며...
그리고 다시 돌아갈 새 하늘과 새 땅, 새 예루살렘을 기다리며...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비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조름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베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란 하늘빛이 그리워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러
풀섶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전설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줍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하늘에는 성근 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앉아 도란도란 거리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