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북정맥 3구간(각원사입구/유왕골고개-고동고개)
-.일시 : 2007년 9월 8일 (맑음)
-.루트 : 각원사(9:50)-유왕골고개(10:20)-도라지고개(10:43)-태조산(10:55)-365봉(11:12)
-전망좋은곳(11:20)-아홉싸리고개(11:34)-유량리고개(11:43)-취암산(13:03)-21번국도13:38)
-점심(~14:40)-한치고개(13:03)돌고개(???)-한치고개(13:03)-고려산(17:10)-고동고개(17:30)
-.산행시간 : 7시간 20분
-.참여자 : 백두산악회 16 명
폭염주의 속에서 견뎌야 했던 일상도 힘에 겨웠지만 지루하게 이어진 빗줄기만큼이나 정맥에 대한
기다림이 길어 한달을 훌쩍 넘기다 보니 열정도 더위와 함께 식어 그 의식마저 희미해질 때 떠나게
된 정맥길이다.
백두대간의 남쪽 최종구간인 향로봉산행을 군부대 허락을 기다리며 2차례나 금북정맥을 연기한
터라 오랜 공백을 두고 만난 님들과의 만남이 조금은 서먹하지 않을까 우려도 했지만 면면이
반가움이 넘쳐나 우려를 종식시키고 초장부터 약이 건네지며 화기애애함의 도가 넘쳐난다.
더구나 오늘은 구간은 삼신님의 고향을 지나가게 되어 고향턱으로 점심까지 제공한다고 하여
도시락도 없이 물통 하나 달랑 짊어진 산행이고 보니 산행이라고 보기엔 뭔가 부족함이 느껴지고
꼭 나들이 나간듯한 느낌이 더욱 강하니....
천안-논산간의 시원스럽게 뚫린 고속도로를 달리는 도중에 금남정맥시 굴다리를 지나면서 보았던
이인휴게소가 추억의 끝터머리를 잡게 하고 천안을 빠져 나오자 번잡한 도시의 소음이 심장의
박동소리를 높이더니 정적이 감도는 각원사주차장에 살며시 당도한다.
이동거리가 길었던 탓에 생리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이리저리 흩어졌던 대원들이 각원사의 웅장한
건물들을 지나 자연스럽게 좌불청동상 앞으로 집결되어 유왕골까지의 어프로치구간인 골짜기를
올라선다.
소원성취의 염원이 담겨진 돌탑들이 즐비한 오름길 끝에 만난 정맥길은 반질함 만큼이나 오가는
산행인들이 많고 서로간 배낭없는 것이 같은지라 우리팀과 섞이어 구분이 없다 보니 계곡에서
올라서는 후미를 기다린 것으로 인원점검을 끝내고 마루금의 구간 잇기를 시작한다.
▲각원사 청동 좌불상
▲각원사 뒷편의 유왕골 접근로
▲유왕골고개
천안시민의 운동코스 이용된 이곳을 육중한 배낭을 메고 왔다면 어색함이 들 정도로 전형적인 육산에
울창한 송림과 굴곡이 없는 산행길은 우리의 차림새와 딱 맞게 산책로 활짝 열리어 있고…
▲산책로 같은 등산로..
성불사와 태조봉등을 가리키는 이정표들이 수시로 나타나며 길을 안내하고 있고 바람은 열기를 떨쳐낸
후 에어컨 바람보다 더 시원스럽게 흐르는 땀을 식혀주니 장거리이동에 걸린 시간과 각원사에서
주능선까지 접속했던 시간들을 만회하기 위해서는 안성맞춤이라 발걸음들이 자연스레 빨라진다.
요즘 온 나라에 열풍이 불고 있는 조깅에 길들여진 여성분들은 그룹을 이뤄 팀장님을 따라 한참이나
내달리다 팔각정이 있는 삼거리에서 많은 사람들에 섞여 후미를 기다리는 쉼을 잠시하고 있지만
늦게 도착한 이마님은 그 마음을 알고나 있는지 막걸리를 팔고 있으니 당연시 처럼 찾아 든다.
▲정자 쉼터(막걸리도 판다)
어쨌든 후미가 도착한 것을 확인한 후 내림길을 내려서면 이곳이 도라지고개 쯤으로 태조산정상
0.8km와 태조산야영장 이정표가 있어 태조산까지가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수 있다.
▲도라지고개
태조산 0.6km의 이정표를 다시금 대하고 사유지인지 앞을 가로막고 있는 시멘트로 만들어진 울타리의
문을 넘어서 능선을 따라 이어진 울타리를 따라 완만히 올라서니 이 울타리의 구조물이 태조 왕건의
권위마저 민망스럽게 만들어버린 태조산 정상으로 삐딱한 정상석이 세워져 있다.
▲왠 시멘트 울타리...
▲철문 사이로 바라본 천안
▲울타리를 따른 태조산 오름길
▲태조산
기원님으로부터 정상주로 복분자가 한 순배씩 분배된 후 다시금 울타리를 따라 내려선 길..
한층 트인 시야에 갈 길이 조망되고 오동통한 으악새가 갈색빛으로 날개를 내밀며 하얀 날개를
펼치고 날아갈 채비를 하고 있어 어느새 가을속으로 들어왔음을 실감한다.
▲태조산 내림길
▲교보생명 연수원 갈림길
천안시민의 원성이 대단할 터인데도 용도 모를 울타리는 여전히 건제하게 이어지고 교육보험길로
출입을 금한다는 안내판만을 한번 더 대한 후 울타리를 벗어나니 삼거리로 365봉이다.
▲울타리를 넘어서 있는 삼각점(365m)
▲2POST 란 이정표옆의 개념도
좌측으로 안테나가 우뚝한 흑성산이 모습을 나타내고 의자가 설치된 전망좋은곳에 이르러 잠시 쉼을
한다.
천안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오면서 우리가 지나왔던 고속도로 가장자리로 삼신님의 아버님이 다니신다
는 교회도 선명하다.
쉼도 잠시…
모처럼 참석했지만 옛 산행스타일을 고스란히 유지해온 자이툰이 모습을 보이자 말자 자리를 털고
일어나니 그 동안의 근황조차 물어볼 시간이 없이 진행된 듯 하여 아쉬움이 남으나 쉼이 갈수록
길어지니 이 또한 어쩔 수 없어 이런 악순환은 계속된다.
▲전망좋은 봉우리(천안시내가 시원스럽게 내려다 보인다.)
정맥산행길을 잊어먹을 만큼 탄탄대로의 등산로가 계속되다 제법 긴 내리막을 내려서니 아홉싸리고개
로 이정표에 취암산4.1km, 유량동 1.1km, 흑성산 2.1km로 적혀있는 것으로 보아 이곳에서 흑성산까지
산길이 연결된 모양이다.
▲좌측편으로 흑성산이 보이기 시작하고..
▲송림으로 이루어진 완만한 등산로..
▲아홉싸리고개
철탑 때문인지 더욱 넓어진 임도가 펼쳐지고 악조건에서 자란 꽃에서 채취한 향기가 진하다고 간벌하면
서 잘려나간 풀에서 풍겨온 냄새가 무척이나 향기롭다.
앞이 훤해지며 아래로 천안시 유량동과 목천읍 지산리를 연결하는 도로위를 지나는데 동물이동통로
이 기도한 이곳은 우연찮게 몇번 지난곳이라 감회가 새로운데 옛 기억을 되돌려 놓기에는 환경이 변해
목만 길게 빼놓다 고개를 넘어가는 바람에 밀려 앞사람의 꼬리를 잡는다.
산이 높지 않음에도 빗물에 깊게 패인 오르막을 올라서면 이곳이 지도상 321.3봉인데 우리는 봉우리
직전에서 좌측으로 방향을 꺾어 진행한다.
▲유량리고개
▲유량리고개에서 바라본 흑성산
소나무에서 수종이 바뀌어 갈참나무 숲이 진행되니 이마님을 필두로 영지버섯 수확들이 제법이지만
내 눈에는 도통 보이질 않으니 정고문님이 말씀하신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는 말도 실감이 나는 듯
하고..
그토록 확인하려 했던 가스교육원의 건물은 실체는 숨긴체 가스교육원으로 향하는 이정표 하나만을
달랑 보여주고는 멀어져 버리고 나무를 걸쳐 의자를 만들어 놓은 곳에서 잠시 쉼을 한다.
좌측편 뒤로는 흑성산아래 평화대학원의 건물이 주위와 평화롭지 못하게 우뚝하게 솟아있어 건물을
두고 얘기를 나누고 있는사이 이마님이 영지버섯을 들고 나타나는데 그 모습이 넘 해맑아 보인다.
▲한국가스안전교육원 갈림길
전망이 트이는 독립바위에 올라서니 우측으로 꺾어 내려가는 마루금이 한눈에 펼쳐지고 마루금상으로
점심 예정지인 21번 국도상의 고속도로 사이로 동우아파트가 하얗게 부표 역할을 하고 있는데 삼신님
은 주위에 대하여 열심히 부연설명을 하여준다..
이곳에서 우측으로 꺽어 내려서면 동호아파트를 1.3km 남겨둔 안부로 배넘어고개 인듯한데 곳곳에
거리를 가리키는 이정표는 있지만 현 지명은 표기해 놓은 곳이 드물어 지도를 짚어가는 것도 만만치
않다.
▲283봉의 전망바위(진행해야 할 능선이 한눈에 펼쳐지고 21번국도상의 끝자락에 동우아파트가 보인다.)
▲아따, 저기가 저기랑께....
▲흑성산 과 평화대학교
▲경암산이 지척이다.
잠시 후 돌무더기가 있는 무명봉에 올라서니 조망이 일망무제로 앞으로는 고속도로로 단절된 마루금의
잔등이 그대로 그려지고 발 아래는 우리나라 삼남대로의 요충지임을 말해주듯 천안-논산간 고속도로
며 경부고속도로등이 얽혀 차량들이 질주하고 있고 삼각지의 천안삼거리의 능수버들이 손에 잡힐 듯이
가깝게 느껴진다.
뒤편으로는 지나왔던 마루금이 군부대의 통신탑이 우뚝한 성거산까지 흐르고...
▲돌탑이 있는 무명봉(조망이 좋다.)
▲경부고속도로로 단절된 마루금이 보인다.
▲지나왔던 마루금(끝지점에 성거산의 군부대 통신시설마저 보인다.)
▲교통의 요지인 천안 삼거리
제법 급오르막을 올라서면 비로서 삼거리를 이루는 취암산으로 지척에 있는 경부고속도를 넘지 못하니
동우아파트에서 내려서는 21번 국도상을 다시금 거슬러 와야 하는 굴다리까지의 1km 가까운 어프로치
구간 때문에 팀장님이 잠시 갈등을 겪는다.
결국은 마루금의 실체를 확인하는 정맥꾼들이 품어서는 안되는 정도를 벗어나는 요령 때문에 이것이
시발점이 되어 고난으로 되돌아오고...
▲취암산
이젠 점심시간도 훌쩍 넘겨 모처럼 보는 이정표의 정상표시에서 증명을 남기고 내려서니 삼각점이
있는 봉우리로 운동시설이 설치되어있고 앞의 삼각형 형태의 뾰족한 바위봉을 두고 밧줄구간의
내림길이 이어진다.
▲정상을 벗어난 삼각점
▲전망바위(진향방향쪽은 암릉이고 뒷편은 완만하다)
▲독립기념관이 보이고...
바위봉은 우회로가 뚜렷하나 밧줄을 부여잡고 올라보니 의외로 평평한 공간에 운동시설까지 설치되어
있고 좌측편으로는 독립기념관의 푸른 지붕이 내려다 보인다.
반대로 내려선 길은 의외로 완만하여 서둘러 선두를 따르다 보니 정상적인 동우아파트방향이 아닌
고속도로 굴다리 방향으로 곧바로 내려서고 있는데 모두의 뜻이려니 하고 뒤를 따라 공원이 널따랗게
조성되어있고 모텔과 가구단지 등의 시설물이 있는 21번국도상의 굴다리가 있는 곳으로 내려선다.
▲암릉위의 운동시설과 간이의자..
▲뒤돌아본 가스 안전공사
▲마루금을 파고든 동우아파트
▲21번국도
익살스런 인사말을 적어놓은 장승들을 뒤로하고 고속도로밑의 제법 긴 굴다리를 넘어 정맥 이어가길
잠시 접고 점심을 먹기 위해 버스에 탑승하여 삼신님의 부모님이 계시는 부영아파트로 이동을 하는데
방향감각의 흐트러짐과 함께 즐거운 시간 만큼이나 마음을 빼앗기고 말았으니...
정성스럽게 마련하여 놓은 밥상은 모두의 배를 불려 놓았고 반주까지 거하게 하다 보니 축축 늘어짐은
당연사다.
갈 길이 멈에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일어서서 시간단축을 위해 정상적인 길을 싹뚝 잘라먹고 부영아파
트 뒤로 하여 마루금에 붙는다는 것이 일반등산로 접어들어 결국은 모두의 의욕을 상실케 하고 말았으
니 이 또한 정맥산행의 진수성찬과 함께 이변거리로 길이 남을만한 사건이다.
마루금상의 돌고개는 멀찌기 멀어져 버렸고...
▲국도상의 익살스런 장승들
▲푸짐한 점심...
▲삼신님의 부친..
▲마루금을 재접속하기 위해...
▲이때 까지가 좋았다..
▲이것 아닌데...
▲이것도 아니고...
팀장님을 비롯 모두가 돌고개로 향하지만 정도의 길을 벗어난 충분한 댓가를 지불했음에도 정신을
못 차리고 곧바로 사면을 치고 올라서는 길을 택하다 보니 산 꺼풀이 하나가 아니라 두어 개는 더 된
듯이 지겹게 이어진다.
철탑으로 인해 생긴듯한 널따란 임도와 접하면서 비로서 안도를 하고 헤어졌던 대원들을 찾아보니
아직은 이곳까지 못 미친듯하다.
능선상까지 파고든 고구마밭을 지나 시멘트임도가 가로지르는 한치재에 이르러 기다림 끝에 합류한다.
▲마루금상에 있는 고구마밭
▲한치고개
오늘 목표가 IMG골프장 넘어 덕고개까지인데 골프장에 다가선듯 잔디가 잘 가꾸어진 묘지에 골프공이
떨어져 있어 산행의 끝자락을 잡은 것 마냥 모처럼만의 웃음꽃도 피나나 시간이 훨쩍지나 해가 중천에
떠 있것만 힘을 잃어가 고동고개 까지로 구간을 단축한다.
▲넓은 묘지
임도가 끝나고 언제가 부터 그동안 거침이 없었던 나뭇가지들이 제법 앙탈을 부리면서 그 저항이 사
뭇 정맥길 다워지고….
빤이 보였던 태조산을 향한 길은 작은 봉우리들을 두어 개 넘고 길가에 노란 불을 밝힌듯한 영지버섯을
찾아 심봤다를 외처 가며 제법 급오르막을 올랐다 내려서면 좌우를 가르는 비포장재를 하나 만나고
얼마 후 시멘트포장로의 아야목고개에 이른다.
오래전에 보았던 305m의 고려산은 한참이나 지나서야 올라서는데 쉼터의 정자와 고려산성의 안내판만
이 있을 뿐 기대했던 토성은 허물어져 흔적을 찾을 수 없다.
분지 같은 형태로 유래와 너무 동떨어져 실망감이 있지만 비뚤어져 가기만 했던 목표지점을 찍었으니
증명을 남기고 계단까지 만들어놓은 제법 급비탈을 내려선다.
고려산을 올라서기 전에 아야목고개를 지났는데 아야목을 가리키는 이정표를 대하고 생뚱 맞은 곳에
있는 산불감시초소를 지나면서 고등고개를 향한 본격적인 하산길로 접어드는데 언제 왔는지 삼신님이
살며시 붙어 앞을 끌어주니 탄력이 붙고 고동고개 절개지의 급비탈을 내려서면서 사연 많은 한 구간을
마무리한다.
▲고동고개
▲뒷풀이
정맥을 너무 오래 쉬었나..
알바를 했으면 되돌아 오는 것이 상식중에 상식인데 이젠 게으름에 감각도 떨어지고…
어쨌든..
낙동정맥시 산상에서 푸짐한 회를 안주삼아 막걸리를 들이킨 후 다시금 만찬을 즐긴 날로 삼신님게 감사 드린다. <<깜상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