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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사
한국문학의 융성을 위해 문학숲을 일구는 『강서문학』
김호운(소설가·한국문인협회 이사장)
『강서문학』 제36호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강서문학』이 제36호까지 이룩한 성과는 문학을 사랑하고 문학의 숲을 일구는 일에 헌신한 역대 회장님들과 회원들의 열정이 빚어낸 결과라고 봅니다. 한국문학을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시는 백상봉 강서지부 회장님을 비롯하여 임원들과 회원 여러분의 노고에 큰 박수를 보냅니다. 앞으로도 『강서문학』이 크게 빛나기를 기원합니다.
2024년은 한국문학이 영광의 날개를 단 해가 되었습니다. 소설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이 전해지던 날 우리나라 문인들은 물론이고 대한민국 국민은 누구나 환호성으로 축하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개인의 영광을 넘어 국가적 자랑이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이 독자가 줄어들고 사회가 삭막해져 간다고 말합니다. 그런 중에 노벨문학상 소식은 우리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안겨줍니다.
한국에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이후 무엇이 달라질까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을 많이 받았습니다. 한강 작가의 수상이 국가나 개인에겐 영광이지만 문학·출판계에 큰 변동을 줄 것이라는 기대엔 고개가 가로 저어지기도 하지만, 분명히 달라질 것이란 희망을 봅니다.
어떻게 어떤 방향으로 달라지며, 이를 문학 융성이라는 순기능으로 작용하자면 무슨 일부터 바꾸어야 할까. 더 나은 길로 가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함께 생각해 보는 게 중요합니다.
문학을 멀리하면 삶의 가치와 인성을 높이는 일에도 소홀히 하게 됩니다. 문학과 역사와 철학을 소홀히 하는 사회는 마치 수목이 자랄 수 없는 사막이 되는 것과 같습니다. 문학 작품을 읽는 일은 마음이 삭막해지는 것을 막는 나무 한 그루를 기르는 일과 같습니다. 한 권의 문예지는 삭막해진 마음을 정화 치유하는 문자로 이루어진 숲이라고 봅니다.
문학의 위기라는 말은 사람과 자연의 위기라는 말과 통하기에 문학은 위기를 맞을 수는 없습니다. 사람이 세상에 사는 한 문학은 존재합니다.
저는 기회 있을 때마다 ‘문학을 존중하고 문인을 존경하는 사회를 만들자’라는 인식 변화 운동을 합니다. 바로 그러한 역할을 하고자 하는 『강서문학』에 기대가 큽니다. 우리 문인들끼리 먼저 문학을 존중하고 문인을 존경한다면 우리 사회의 인식도 바뀌게 될 겁니다. 그 구심점에 『강서문학』과 같은 문예지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많은 독자가 문학을 사랑하고 문학의 숲을 이루도록 『강서문학』 이 크게, 넓게 발전하기를 기원하며 『강서문학』 제36호 출간을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