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7월 2일, 금요일, Hillerod, Homestay Molly (오늘의 경비 US $119: 숙박료 $88, 빵 30, 25, 커피 35, 29, 맥도날드 점심 65, 환율 US $1 = 6 DKK) 아침에 일어나니 흐린 날씨다. 그리고 하루 종일 흐리거나 부슬비가 내리는 날씨다. 자전거 여행을 시작하는 첫날인데 날씨가 좀 실망이다. 20여 년 묵은 우비 바지가 물이 새는 곳이 많아서 떠나기 전에 새로 하나 살까하다가 방수 테이프를 사서 바지 안 천이 낡은 곳에 붙이고 오늘 처음 입어봤는데 물이 안 샌다. 수선이 잘 된 것이다. 다행이다. 아침 7시경 호텔을 나와서 Copenhagen 시내 쪽으로 달렸는데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많았다. 세계 제일의 자전거 도시라는 네덜란드 수도 Amsterdam 못지않았다. 직장 출근하는 사람들 같았는데 서울 같으면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고 출근할 텐데 Copenhagen에는 지하철이 없는 것인가? 지하철이 있는데 자전거로 출근하는 것이 더 좋아서 하는 사람들인가? 서울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이다. 차도 옆 자전거 도로를 달리는데 보통 빨리 달리는 것이 아니다. 천천히 달리는 나를 내 왼쪽으로 추월하면서 어찌나 빨리 달리는지 여러 번 부닥칠 뻔했다. 그들이 내 옆을 지나가는 순간에 내 자전거가 그들이 달리는 왼쪽으로 조금이라도 들어가면 충돌사고가 날 수 있는 것이다. 잘못하면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고 그렇게 되면 나는 그 자리에서 병원행이 될 것이고 그것으로 내 자전거 여행은 끝나게 되는 것이다. 오늘도 그런 사고가 여러 번 날 뻔했다. 내가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너무 천천히 달리고 다른 자전거들이 나를 추월할 수 있다는 것을 깜박하고 무심히 왼쪽으로 들어갔기 때문이다. 추월할 때 사람들은 아무런 경고를 안 한다. 천천히 달리는 사람은 자전거 도로의 오른쪽을 달려야 한다는 규칙을 철저히 지키기 때문인 모양이다. 그리고 직진에서 벗어날 때는 항상 손 신호를 한다. 나는 조심하고 오른 쪽으로 달린다고 하면서도 때때로 깜박하고 왼쪽으로 들어갈 때가 있다. 자전거가 많은 서유럽의 대도시 시내를 달릴 때는 정말 조심해야 한다. 오늘 자전거를 타다가 넘어졌다. Copenhagen 시내에서였다. 자전거 여행 첫날에 넘어지다니 참 운도 없다. 2, 3cm 정도 되는 길턱을 넘다가 자전거 바퀴가 길턱에 걸려서 미끄러지고 중심을 잃은 나는 자전거와 함께 넘어졌다. 길턱이 있을 때는 자전거에서 내려서 걸어서 넘어가거나 그리 높지 않으면 직각 가까운 방향으로 좀 빠른 속도로 넘어야 하는데 나는 비스듬하게 넘다가 미끄러진 것이다. 다행히 한적한 길이어서 주위에 차나 다른 자전거는 없었다. 산책을 하고 있던 사람들이 내게 다가와서 괜찮으냐고 물었다. 괜찮다고 하고 일어나서 근처 버스 정류장으로 가서 벤치에 앉아서 바지 안으로 보니 오른쪽 다리에 상처가 서너 군데 났다. 배낭 안에 가지고 다니는 알코올을 꺼내서 상처를 청소하고 반창고를 발랐다. 나이 때문인지 피가 나는 상처가 생기면 아무는데 2, 3주가 걸린다. 그동안 매일 알코올로 상처 청소를 하고 새 반창고를 발라야 한다. 보통 번거로운 것이 아니다. 옛날에는 2, 3일이면 나았는데 이제는 2, 3,주가 걸린다. 오전 9시쯤이 되어서야 Copenhagen 시내를 벗어날 수 있었다. 거의 두 시간이 걸린 것인데 대도시 시내를 벗어날 때는 항상 그렇다. 그동안 길도 몇 번 잃어버렸었다. 삼성 휴대전화를 자전거에 부착시키고 구굴지도 내비게이션 화면을 띠워서 지도를 보면서 달리면 길을 잃어버릴 일이 없을 텐데 휴대전화를 허리에 차는 소형 가방에 넣고 다니다가 가끔 자전거를 세우고 휴대전화를 꺼내고 구글지도를 열어서 보곤 하니 길을 잃어버리는 일이 생기는 것이다. 다음 자전거 여행을 할 때는 휴대전화 거치대를 구해서 자전거 핸들에 부착시키고 구글지도 내비게이션 화면을 보면서 달릴 것이다. 그러면 휴대전화 배터리가 빨리 소진되는 문제가 생길지 모르겠다. 부슬비를 맞으면서 달리다가 10시 반경 Hellerup이라는 소도시에 도착해서 카페에 들어가서 커피와 빵을 사서 아침으로 먹으면서 휴식을 취하고 떠났다. 여자 직원이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을 맞았다는 서류를 보여 달라고 해서 보여주었다. 호텔과 음식점 같은 곳에서는 그러는 모양인데 어제 잔 호텔에서는 왜 그런 요구가 없었는지 모르겠다. 첫날이라 그런지 자전거 타는 것이 많이 힘이 들었다. 거의 1년을 안 타다가 갑자기 장거리 자전거 여행을 하니 당연한 것이다. 앞으로 한 2주는 타야 괜찮아질 것이다. 그런데 이곳 지형이 예상 외로 언덕이 많다. 전부 평지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다. 덴마크 다음으로 가려고 하는 스웨덴은 더 언덕이 많을 것 같다. 스웨덴에서는 강을 따라서 달리는 것이 아니고 한국의 동해안 같은 해변을 따라서 달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Hillerod와 Esbonderup 여행을 끝낸 다음에 Helsingor로 가서 페리선을 타고 스웨덴의 Helsingborg로 간다는 계획을 포기하고 모래 기차로 Copenhagen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그리고 다음날 기차로 체크 공화국 국경에 가까운 독일 도시 Dresden으로 가서 그곳에서부터 Elbe 강 자전거 코스 여행을 하기로 결정했다. Dresden으로부터 Hamburg까지의 Elbe 강 자전거 코스는 독일에서 제일 인기가 많은 코스고 아주 쉬운 코스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니 내가 안심하고 자전거 여행을 할 수 있는 코스다. 반면에 스웨덴과 덴마크는 자전거 코스에 관한 정보가 별로 없어서 좀 불안하게 느껴지는 곳들이다. 아마 괜찮을 것이다. 날씨는 나쁘고 자전거 타는 것도 힘들고 덴마크 외에는 코로나 바이러스 규칙도 잘 모르고 하니 지금 마음이 좀 불안하다. 지금 기분 같아서는 Dresden에서 Hamburg까지의 Elbe 강 코스 자전거 여행으로 올여름 자전거 여행을 끝낼지도 모르겠다. 우선 보증수표 같이 틀림없는 Dresden부터 Hamburg까지의 Elbe 강 코스 자전거 여행이나 마음껏 즐기고 보자. 여행지도 Copenhagen 시내에는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많이 보이는데 출근하는 사람들 같다 주차해 놓은 자전거도 많다, 자전거를 잠그질 않는 것 같다 부슬비가 계속 내리는 날이다, 여행 첫날인데 날씨가 안 좋아서 실망이었다 자전거 여행 첫날이라 좀 힘들게 오늘의 목적지 Hillerod에 도착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