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7월 12일, 월요일, Georgetown, Florentin's (오늘의 경비 US $81: 숙박료 2,000, 점심 850, 저녁 800, 식료품 1,000, 택시 360, 240, 240, 740, 인터넷 700, 수리남 비자 수수료 $45, 여행자수표 환전 수수료 300, 환율 US $1 = 200 가이아나 dollar) 돈 때문에 좀 걱정이 되었다. 지금 가지고 있는 돈은 $100 짜리 여행자수표와 현금 $30이 전부인데 가이아나 3국에 ATM이 있는지, 있으면 잘 되는지 확실치 않았다. 그런데 오늘 나가서 일이 모두 잘 해결되었다. 우선 수리남 영사관에 가서 비자 신청을 했다. 신청서에 여행자에게 묻는 질문에 열 몇 개나 되었다. 별로 쓸데없어 보이는 질문을 왜 그렇게 많이 하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수수료가 $45이다. 남미 여행을 시작한 후로 브라질과 파라과이 다음 세 번째로 수수료를 내고 비자를 받았다. 다른 남미 나라들은 수수료가 없다. 오후 2시에 와서 비자를 찾아가란다. 수리남 영사관에 택시를 타고 갔는데 택시기사에게 당했다. 요금이 240 가이아나 dollar인데 1,000 가이아나 dollar 지폐를 냈더니 거스름돈이 없다며 왜 1,000 가이아나 dollar 짜리 밖에 없다고 미리 얘기를 하지 않았느냐면서 미리 얘기했더라면 상점에 들러서 잔돈으로 바꿀 수 있었을 것이 아니냐고 화를 낸다. 무슨 택시기사가 거스름돈도 없이 다닌담. 할 수 없이 택시 기사에게 기다리라고 하고 내가 근처 상점에 가서 코카콜라 한 병을 사면서 거스름돈을 만들었다. 240 가이아나 dollar를 주니 돈을 바꾸느라고 운전을 더 했다면서 480 가이아나 dollar를 달란다. 조금 더 요구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배를 달라니 어이가 없어진다. 간신히 360 가이아나 dollar를 내고 내렸다. 수리남 영사관에서 비자신청을 하면서 영사관 직원에게 물어보니 상습적으로 그렇게 하는 택시 기사들이 있다면서 내가 재수 없게 걸린 것이란다. 아마 외국 여행자들은 모두 걸릴 것 같다. 왜 Lonely Planet에는 이에 대한 경고가 없었나. Georgetown에서 택시를 탈 때는 요금을 미리 준비하거나 택시기사에게 거스름돈을 줄 수 있나 확인하고 타야한다. 비자신청을 끝내고 다시 택시를 타고 시내에 있는 Scotia Bank로 갔다. 이번 기사는 양심적이어서 240 가이아나 dollar만 받았다. 시내에서는 한 번 타면 무조건 240 가이아나 dollar인 모양이다. 이번엔 타기 전에 거스름돈을 줄 수 있는지 확인했다. 은행에 도착해서 보니 손님들로 장사진이었다. 줄에 서서 30분을 기다린 다음에 은행 직원에게 $600 현금과 20,000 가이아나 dollar가 필요한데 여행자수표 $100 짜리와 내 미국은행 카드로 결제 할 수 있느냐고 물으니 된다고 한다. 여행자수표는 2% 수수료를 받고 바꿔주고 나머지는 내 미국은행 카드로 돈을 인출해서 $600과 20,000 가이아나 dollar 현금을 만들어 준다. 말끔하게 생긴 젊은 흑인여자 은행원을 상대했는데 아주 친절했다. 이렇게 돈 문제가 깨끗이 해결되었다. $600 현금은 쓰다가 남으면 베네수엘라에 가서 암시장 환율로 바꿔서 쓸 수 있으니 오늘 여행자수표를 바꾸는데 들어간 수수료가 빠지고도 남을 것이다. 남미를 떠나는 비행기를 베네수엘라 수도 Caracas에서 타기 때문에 베네수엘라에 다시 가야하는데 미화 현금이 있으면 2,600대 1 환율로 암시장에서 바꿀 수 있지만 미화 현금이 없으면 은행에서 1,900대 1 공정 환율로 인출해야 하니 손해가 크다. 그래서 베네수엘라에 갈 때는 미화 현금을 충분히 가지고 가야한다. 베네수엘라에 여행하다가 미화 현금이 부족해지면 콜롬비아까지 가서 미화 현금을 찾아오는 여행자들도 있다고 들었다. 베네수엘라에는 은행 환율과 암시장 환율이 너무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다음 가는 나라 수리남 행 버스가 떠나는 버스정류장에 가서 내일 아침 버스를 예약했다. 수리남 국경도시 Corriverton까지 가는 미니버스인데 새벽 4시에 호텔로 데리러 오겠단다. 새벽 4시에 떠나야 수리남 국경 강을 건너는 배 시간에 맞출 수 있기 때문이란다. 왜 호텔까지 데리러 오는지 좀 이상해서 나중에 다른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손님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 그런단다. 손님에게 버스정류장으로 나오라고 하면 다른 버스 회사가 손님을 채갈 수도 있기 때문이란다. 오늘 할 일을 다 처리한 다음에 시내 구경을 나갔다. Stabroek Market, 세계에서 제일 높은 목조건물이라는 St. George 성당, Main Street와 Avenue of the Republic에 있는 옛날 건물들을 구경했다. 모두 흰색의 목조 건물이다. Main Street를 따라서 한참 걸어가니 대서양이 나왔다. 오랜만에 다시 보는 대서양이다. 해변에서 네덜란드 사람들이 쌌다는 방파제를 구경했다. 옛날에 네덜란드 사람들이 이곳을 지배할 때 Georgetown이 해면보다 낮아서 방파제를 쌌단다. 네덜란드 본국에서 하던 방법을 이곳에도 사용한 것이다. 오후 2시에 수리남 영사관에 다시 가서 비자를 찾아왔다. 호텔로 돌아오면서 Square of the Revolution 광장에 들려서 가이아나의 영웅으로 알려진 1763년 폭동의 지도자 Cuffy의 동상을 보고 힌두사원 한 곳에 들러서 밖에서 사진 한 장을 찍고 호텔에 당도하니 택시 기사가 요금 740 가이아나 dollar를 요구한다. 한 번 타는 택시요금 240 가이아나 dollar의 3배다. 또 바가지다. 수리남 영사관에서 호텔로 오는 길에 두 곳에 잠깐 들려서 사진 한 장씩 찍고 떠났는데 세 번 탄 요금을 요구한 것이다. 어이가 없었지만 속 편히 먹고 달라는 대로 다 주어버렸다. 그것도 거스름돈이 없어서 내가 바꿔다 주었다. 아침에 당했는데 오후에 또 당한 것이다. Georgetown은 시내나 시외나 쓰레기 천지다. 택시기사에게 쓰레기 수거를 안 하느냐고 물었더니 수거를 하긴 하는데 사람들이 수거해 가는 곳에 버리지 않고 아무 데나 막 버리기 때문에 수거해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100여 년 전 Georgetown은 낙원 같은 곳이었을 것 같다. 이곳을 지배했던 영국 사람들이 저녁 선선할 때 잘 차려입고 깨끗한 길을 걷거나 혹은 마차를 타고 산책을 즐기는 광경이 상상된다. 지금은 낡은 건물들이 그때는 아름다운 건물들이었을 것이다. 쓰레기도 없었을 것이고 술주정뱅이도 없었을 것이다. 산책로를 따라서 있는 수로의 물도 지금처럼 악취가 나는 썩어가는 물이 아니고 깨끗한 물이었을 것이다. "Papillon" 소설과 영화에 아름다운 도시로 나오는 Georgetown은 영국 사람들이 떠난 다음에 아프리카의 한 도시처럼 변한 것이다. 오후 2시 반쯤 호텔에 돌아오니 물이 안 나온다. 어제 처음 들었던 호텔도 물이 안 나와서 이곳으로 옮겼는데 오늘은 이곳도 안 나온다. 주인은 물이 안 나오는 것도 모르고 있다가 손님이 얘기를 해야만 아는 것 같다. 할 수 없이 대강 땀을 닦고 인터넷을 하러 나갔다. 시간당 요금이 400 가이아나 dollar로 남미에서 제일 비싸다. 두 시간 인터넷을 하고 수퍼마켓에 들려서 식료품을 좀 사고 호텔로 돌아와서 샤워를 하려하니 아직도 물이 안 나온다. 호텔 사무실에 가서 물어보니, "Water still not coming out, pressure too low."하는 대답뿐이다. 수압이 낮아서 물이 안 나온다는 얘기인데 조금도 미안해하는 기색이 없다. 싸구려 호텔에 들고서 무슨 불평이 그렇게 많으냐는 식이다. 세상에 이렇게 엉터리 같은 나라도 있단 말인가. 빨리 떠나는 것이 상책이다. 얼굴 붉혀 봐야 나만 손해다. 도대체 말이 안 통하는 나라다. 오늘 드디어 인도 사람 두 명을 봤다. 내가 묵고 있는 호텔 주인과 아침에 돈을 바꾼 상점의 주인이다. 이 나라 인구의 반을 차지한다는 인도 사람들은 도대체 어디에 가야 볼 수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여행지도 세계에서 제일 높은 목조 건물이라는 St. George 성당 Georgetown의 명소 중 하나라는 Stabroek Market 거리 이름은 아직도 옛날 영국 식민지이었을 때 그대로다 시내에 보이는 사람들은 대부분 흑인이다, 인구의 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인도 사람들은 교외에 사는지 시내에는 잘 안 보인다 대부분 건물들이 벽은 흰색이고 지붕은 붉은 색이다 옛날에 영국 사람들이 저녁 때 산보를 즐겼을 듯한 거리 인도계 수상의 기념 건물이다 1763년 노예 폭동을 주도한 가이아나 독립 영웅으로 추앙을 받는 Cuffy의 동상 이 건물같이 조그만 힌두교 사원들이 많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