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1월 24일, 월요일, Tucuman, Hostel Argentina Norte (오늘의 경비 US $39: 숙박료 26, 점심 8, 저녁 7, 택시 3, 인터넷 1, 식료품 3, Cordoba 버스표 58, 환율 US $1 = 2.85 peso) Cafayate로부터 Tucuman까지 가는 버스길 경치는 매우 다양했다. Cafayate 근처에서는 아름다운 포도밭 벌판을 한참 달리다가 사막으로 바뀌었고 고도가 3,000m 정도로 높아지더니 Tucuman 사람들이 피서로 많이 온다는 Tafi del Valle에는 아름다운 호수가 나오면서는 개나리꽃이 만발한 알프스 산 같은 경치였다. Tafi del Valle에서부터 Tucuman까지는 내리막길이었는데 한참을 열대성 나무가 울창한 정글지대를 지나더니 Tucuman 근처에 와서는 캘리포니아 Sacramento 주위를 방불케 하는 넓은 농장지대로 바뀌었다. 완행버스라 길가에 손을 흔드는 사람이 있으면 태우고 아무 데서나 내려달라는 사람이 있으면 내려준다. 아침 9시쯤에는 등교하는 학생들을 태웠는데 모두들 겉에는 흰 가운 같은 것을 입고 안에는 보통 집에서 입는 옷을 입고 있었다. 정식 교복을 입는 것 보다 더 싸고 실용적인 것 같아서 좋은 아이디어 같았다. 버스가 학생들로 만원이 되었다가 조금 가더니 조그만 학교가 나오고 학생들은 모두 내린다. 내리면서 모두 버스 기사에게 고맙다고 한 마디씩 한다. 무임승차인 것 같았는데 그 이유가 버스회사의 호의인지 의무인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광경이었다. 차도에 Difunta Correa Shrine이라 불리는 조그만 사당이 자주 보인다. Difunta Correa는 "죽은 여인 코레아"라는 뜻인데 이 여자에 관한 전설이 있다. 1840년대에 Correa라는 여자가 아르헨티나에 살았는데 그 당시 내전으로 전쟁터에 끌려간 남편을 찾아서 어린 아기를 안고 이 근처 사막지대를 걸어서 가다가 굶주림, 갈증, 피곤에 지쳐서 죽어가고 있었다. 마침 그 근처를 지나가던 마부들이 이 여자를 발견했을 때는 여자는 벌써 죽어있었고 다행히 어린 아기는 엄마 품에 안겨서 살아있었다. 마부들은 이 어린애를 구하고 이 여자를 기리는 사당을 세우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아르헨티나 전역에 이 사당이 있고 사람들이 항상 촛불이 켜놓고 돈과 물을 놓고 간다. 특히 트럭 기사들이 제일 열심히 하고 있다는데 그 이유는 옛날에 마부들이 이 여자의 어린 아기를 구해준 것에 보답하기 위해서 이 여자가 옛날 마부의 현재 직업인 트럭 기사들을 차 사고의 위험으로부터 보호해주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란다. Difunta Correa 숭배는 현재 아르헨티나의 최대 민간 신앙이라고 한다. 그리고 옆 나라 칠레까지도 퍼지고 있다고 한다. Tucuman은 인구 40만의 큰 도시다. 여름에는 몹시 덥다는 이 도시가 다행히 오늘은 구름이 끼어서 별로 덥지 않았다. 아마 금방 비가 왔던 것 같고 오늘밤도 또 비가 온단다. 그러다가도 해만 나왔다하면 금방 섭씨 50도 날씨가 된다고 한다. Tucuman은 별로 볼 것이 없는 도시 같다. 그래서 버스 터미널에 도착하면서 내일 아침버스로 Cordoba로 가기로 정하고 내일 떠나는 Cordoba 버스표를 미리 사놓았다. 오늘 아침 떠나 온 소도시 Cafayate에는 백인들이 많이 보였는데 이곳에는 인디언 피가 섞인 mestizo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Mexico, 중남미는 혼혈 인종의 세계다. 튀기, 잡종, half-and-half 등의 좋지 않은 표현으로 불리는 사람들의 세계다. 그러고 보면 전 세계에 한국만큼 순종인 나라도 드물다. 세계지도를 보면 주요 순종의 나라들은 유라시아 대륙의 변두리, 그것도 북쪽 변두리에만 있는 것 같다. 유라시아 대륙의 서북쪽에는 영국, 아일랜드, 스칸디나비아 3국과 핀란드, 독일 등이 있고 동북쪽에는 한, 중, 일 3국이 있다. 중남미는 이민으로 피가 다 섞여 버렸고 중앙아시아, 인도, 동남아, 아프리카는 아주 옛날에 혼혈의 세계가 되었다. 유라시아 대륙의 북쪽 변두리에 사는 민족들 외에는 수 만년 동안 민족들이 옮겨 다니며 살면서 스쳐가는 다른 민족들과 피가 섞이게 된 것이다. 유대인들이 2천여 년 동안 세계를 옮겨 다니면서 살면서 주위 민족 사람들과 피가 섞여서 이제는 금발, 흑발, 홍발, 황발이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한, 중, 일 3국 사람들의 두뇌가 우수한 이유는 비교적 순종이기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 본다. 여행지도 Tucuman 가는 길에 비가 내리고 있다 버스로 등교하는 학생들의 교복은 흰 가운이다, 모두 무임승차를 하는 것 같다 Tucuman 주정부 청사는 아름다운 건물이다, 밤에는 불을 켜 놓아서 더 멋있다는데 사진을 찍지 못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