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종주기(중산리-천왕봉-세석산장-고기리)
1.일자: 2003년6월17-18일 (화. 수) 1박2일
2.날씨: 1일차 맑음. 2일차 구름 많음 (제주권역 태풍예보)
3.구간: 1일차: 중산리-로타리산장-천왕봉(1915m)-장터목-촛대봉(1783m)-세석산장(1박)
2일차: 세석산장-칠선봉(1576m)-선비샘-벽소령-연하천-삼도봉(1499m)-반야봉(1733m)-
임걸령-노고단(1507m)-종석대(1366m)-성삼재(1070m)-고리봉(1248m)-묘봉치-만복대
(1433m)-청령치-고리봉(1304m)-고기리 삼거리
4.거리: 대간거리:41km 접근거리:6km 총:47km
5.시간: 중산리매표소(16:05)-칼바위갈림길(16:33)-망바위(17:05)-개선문(18:00)-천왕봉(18:30-18:45)
-제석봉(19:00)-장터목(19:10)-연하봉(19:25)-촛대봉(20:00-20:10)-세석산장(20:20) 1박
총:4시간15분
세석출발(05:10)-칠선봉(05:45)-선비샘(06:12)-벽소령(06:46)-연하천(07:55-08:05)-토끼봉
(08:55-09:15)-화개재(09:35)-삼도봉(09:51)-반야봉갈림길(10:00)-반야봉(10:30-10:35)-
임걸령쉼터(11:10-11:15)-노고단(11:55)-노고단산장(12:05-13:40)-종석대(13:05)
-성삼재휴게소(13:30-13:40)-고리봉(14:10-14:15)-모봉치헬기장(14:40-14:45)-만복대(15:20-
15:30)-정령치(16:05-16:10)-작은고리봉(16:25-16:30)-고기리 삼거리(17:25)
총:12시간15분
6.행로: ☞구로:07:10-남부터미널08:30-산청11:30-원지12:00-12:25-중산리13:50
☞고기리17:50-남원역18:20-영등포역22:00-자택23:00》
연가를 2일 내고 2박3일 예정으로 지리산종주를 계획하고 남부터미널로 향한다.
아침 8시30분 차 이기에 소에서 아침과 커피까지 먹고 여유 있게 가는 것이
지리산도 예전 같지 않고 무척 가깝게 느껴진다.
터미널엔 학생들만 분주하지 산행복장을 한 친구들은 보이지 않는다.
서울 살던 친구가 십여 년전에 산청으로 갔는데 겸사겸사 해서 얼굴도 볼 겸 중산리로 계획을
잡았는데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사뭇 굼굼하다............
버스는 속도를 내어 대간시 아침 먹던 인삼랜드휴게소에서 20여분 쉬고는 이내 산청까지 3시간만에
도착한다.
산청에서 원지가는 버스로 갈아타고 한20여분 달리니 원지에 친구가 반갑게 맞아준다.
산행을 겸해서 온다고 알아서 친구는 12시20분 중산리로 가는 버스표를 구입하고시간의 여유가 있어
아이스크림 먹으며 한산한 시내에서 버스를 기다린다.
원지를 출발한 버스는 덕산을 경유하고 여기서 대원사 방향으로 갈라지는 지점이다.
굽이굽이 돌아 오후 2시가 다될 무렵 중산리휴게소에 도착한다.
가까운 식당에 들어가 산채비빔밥과 머루주를 시켜서 한잔씩 나누며 그간의 삶의 이야기도 나누고
애들 크는 이야기도 나누며 시간가는 줄 모르게 두어 시간을 보내고 친구는 버스로 돌아가고 이제부터
본격적인 산행을 해야 하는데..............
식당주인이 매표소까지 약2km정도를 차로 태워다 주었다. 매표소에서 1300원 주고 매표하고 물통에
물도 조금 채워서 본격적인 천왕봉 공격에 불을 붙인다.
▶매표소(16:05)-칼바위(16:30)-망바위(17:05)-로타리산장(17:27)-개선문(18:00)-천왕봉 (18:30)
2시간25분
매표소에서 출발하여 시멘트 바닥을 밟으며 잠시 계곡물 소리를 들으며 두류교를 건너자
마자 산으로 접어든다.
넓은 바위와 돌로 길이 형성되고 날씨는 구름에 물안개가 끼여 있어 서늘한 기운 마져든다.
등산로는 완만하게 오르며 길도 양호하다. 지금 이 시간 나 혼자만이 올라가고 거의 다
내려오는 사람들이다. 서로 스치며 반갑게 인사하며 걱정 반 부러움 반하는 사람들이 있다.
산장에서 하루 밤 묵는 것을.............
가쁜 숨을 몰아쉬며 거의 한 시간 정도를 걸어서 망바위도착 잠시 숨도 돌리고 땀도 닦아 본다.
오늘 세석 까지는 가야 하는데 걱정을 하면서 친구와 마신 머루주가 자꾸 올라온다.
망바위를 뒤로하고 부지런히 걷자니 모터 돌아가는 소리가 요란하다. 여기가 로터리 산장이다.
벌써 산장에는 취기가 있는 서너 사람들이 재미있게 떠드는 소리가 들린다. 로타리 산장 뒤에가
법계사 절이다.
법계사를 좌측으로 돌아 넓은 바위를 올라가면서 제법 고도를 높이자 발걸음도 잘 떨어지지 않는다.
개선문을 지나 한참 땀을 흘리고 나면 천왕봉 밑에 천왕 샘에 올라선다.
암벽으로 형성된 틈새에서 떨어지는 신비의 샘물처럼 시원하고 달콤하다. 목을 축이고
나뭇가지와 돌부리를 잡고 올라서면-한국인의 기상 발원 하는 곳- 천왕봉에 도착한 것이다.
사방으로 보이는 지리산의 장엄함과 어떤 세속 풍파에도 변함이 없는 자연의 순연함을 가슴깊이
느끼게 하는 곳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물안개는 보이는 듯 감추고 어느 순간에는 거대한 장막을 거두면서 자아를
뽐내기도 한다.
▶천왕봉(18:45)-제석봉(19:00)-장터목(19:10)-연하봉(19:23)-촛대봉(19:57-20:10)-세석산장
(20:20) 1박 1시간35분
정상 암봉에서 진행하여 약10분거리에 바위굴인 통천문을 지난 뒤 완만한 능선길에 오랜 세월
비, 바람을 이겨 온 하얀 고사목이 좌우로 보이는 곳이 제석봉이다. 이후 약간 급경사 내리막을
지나면 장터목산장에 도착한다.
산장을 뒤로하고 완만한 나무 계단길을 올라 봉우리를 오르는데 이 봉우리가 지리10경 하나인
연하봉이다.
연하봉을 지나면서 등산로는 숲길로 이어진다.
대체로 평탄길이지만 촛대봉에 올라서려면 가파른 길을 조금 밟아야한다.
촛대봉은 바위로 이루어진 넓은 봉우리로 알프스의 그림 같은 통나무집의세석대피소와 노고단과
반야봉의 낙조, 천황봉의 웅장한 능선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촛대봉에서 세석대피소까지는 내 걸음으로 10분 거리로 잔돌평원에 철쭉 군락이 봄철에는 등산객을
맞이하는 곳이다. 수로처럼 패인 등산로를 따라 내려가면 세석산장 이 있다.
▶세석(05:10)-칠선봉(05:55)-선비샘(06:12)-벽소령(06:46)-형재봉-삼각고지-연하천(07:55)
2시간45분
세석산장을 출발하여 영신봉까지의 밋밋한 오르막길도 그렇게 쉬운 길은 아닌성 싶다.
등산로는 정상을 거치지 않고 옆으로 비켜간다. 이후 마루금은 다시 숲속으로 들어가고
쇠다리 등이 있는 급경사 내리막으로 이어진다.
큰 바위들과 울창한 숲이 국립공원답게 이정표(거리표시)가 잘 되어 있고 아기자기한 코스이다
세석 출발하여 약 50여분 걸으면 칠선봉에 도착한다.
이후 등산로는 평탄해지며 덕평봉에 오르기 위해 조금 오르막을 만나지만
쉽게 통과하며 이후 선비샘 까지는 완만하게 진행하게 된다.
전문산악인이 선비샘의 유래를 설명해 주었는데 그 요지는 다음과 같다.
산아래 마을에 지체가 낮아 선비대접을 받은 것이 평생소원인 노인이 살고 있었다.
그 노인이 돌아가시자 아들들이 상의했다. 아버님이 돌아가셔서라도 소원을 이루시도록
하는 방법이 어떤 것인가를. 결국 우물 위에 무덤을 쓰면 물을 마시는 이들이, 설사 지체 높은
양반이라 하더라도 엎드려 먹을 테니 허리를 굽히는 모양이 되어 선비의 대접을 받는 것이 된다는
결론에 도달하고 우물 위에 무덤을 썼다.
사람들이 그 연유를 듣고 부터 선비샘이라 불렀다는 측은한 이야기다.
선비샘에서 잠깐 목을 축이고 길을 재촉하여 벽소령으로 향한다.
선비샘에서 출발하면서 잠시 평탄하지만 이후 삼정 갈림길까지는 줄곧 완만한 내리막이다.
덕평봉을 지나 처음 만나는 비포장도로를 약30분 가량 걷다 보니 말소리가 들려 오고 잠시 후
통나무집인 벽소령이 나타난다.
벽소령대피소는 지리산종주시 거의 중간지점에 해당하는 곳으로 이 곳 역시 위 사진 같은 통나무
대피소이다.
벽소령에서 연하천 가는 가장 어려운 형제봉 오름길이다. 걷기 불편한 너널지대며 오르막은
30분 이상 계속된다.
특히 형제봉 직전의 가파른 오르막은 숨이 턱까지 차오르며 두 개의 암봉으로 이루어진 봉우리다.
형제봉을 지나서도 가파른 오르막은 게속된다. 아무 표시도 없는 봉우리는 삼각고지이며 세 개의
도가 만나는 곳이며 음정으로 하산할 수 있는 갈림길이다.
연하천으로 가는 길은 내리막이 아니고 완만한 오르막이다.
사시사철 얼음같은 시원한 생명수를 뿜어내고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포근한 느낌을 주는
산장이다. 이곳에서 목을 축이고 명선봉으로 향한다.
▶연하천(08:05)-토끼봉(08:55-09:15)-화개재(09:33)-삼도봉(09:51) 1시간46분
연하천에서 명선봉으로 가는 길은 나무계단길이다. 계단을 다 올라가면 토사의 유출을 막기
위한 타이어 조각을 깔아놓은 길이 나오고 잠시후 명선봉 옆을 지나간다.
완만한 길을 지나 작은 고개를 넘으면 바로 철 난간등이 있는 가파른 내리막이다.
이후 내리막이 상당히 길게 이어지나 토끼봉에 오르기 위해서는 또다시 많은 땀을 흘려야 한다.
숲속을 지나가지만 문득 문득 숲풀사이로 보이는 장엄한 지리산의 능선을 보노라면 지리산의
거대함이 느껴진다.
토끼봉에서의 능선은 칠불사로 연결된다.
토끼봉에서 화개 재까지는 계속 내리막이다. 너무 내려가는 것이 아닌가 할 정도로 표고차 약
200여미터를 내려가는 길이다.
화개재는 지리산 주능선상에서 가장 고도가 낮은 지대로 뱀사골계곡 방향으로 약200미터 내려가면
뱀사골대피소가 있다.
화개재에서 삼도봉으로 가는 길은 대부분이 나무계단으로 되어 있다.
상당히 가파른 길로 예전에 토사유출이 심하던 곳이다. 약 550계단이지만 깔끔이 정리 되어있어
쉬어가기 적당하여 예전보다 한결 걷기가 편하다.
삼도봉은 전라남북도, 경상남도의 세 개 도가 만나는 지점으로 바로 우측으로는 반야봉이
우뚝하고 왼쪽으로는 불무장등(不無長嶝,1446m)에서 통꼭봉(904.7m)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상당히 장쾌하면서 길다.
삼도봉에 오면 노고단이 보이기 시작한다. 삼각형 형상의 산세가 대청봉을 보는듯하다.
▶삼도봉(09:51)-반야봉갈림길(09:57)-반야봉(10:30-10:35)-임걸령쉼터 (11:10) 1시간19분
삼도봉을 지나면 바로 반야봉 갈림길을 만난다. 반대편으로 용수암을 거쳐 피아골로 내려가는
길 흔적(리본)이 있으나 최근에는 등산객들이 거의 다니지 않은 듯하다.
갈림길에서 반야봉의 비탈면을 가로질러 가면 약10분 후 노고단 방향에서 반야봉으로 올라가는
갈림길인 노루목을 만난다.
노루목에서 한동안 평탄한 길이 이어지다가 임걸령을 300미터 남은 지점에서 급경사 내리막으로
바뀐다.
임걸령은 선비샘과 같은 너른 공터로 여기에도 시원한 샘터가 있다.
▶임걸령쉼터(11:15)-노고단(11:55)-노고단산장(12:05) 0:50분
임걸령을 지나면 노고단까지 완만한 오르막길이다. 중도에 멧돼지가 출몰한다는 돼지평전 지역을
지난다.
작은 봉우리에 올라서면 노고단고개의 캐룬이 아득하게 멀리 보인다.
이정표의 거리상으로는 2.1km.시각적 거리와 이정표상의 괴리감은 산에서만 느끼는 독특한 기분이다.
노고단은 현재 휴식년제로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거리 줄어드는 기분에 발걸음을 재촉하여 힘겹게 노고단고개에 올라섰다.
정면으로는 반야봉이 당당한 기세로 서있고 노고단에서 이어지는 장엄한 능선이 과연 내가
걸어온 길인가 싶어 감격스럽다.
▶노고단대피소(12:40)-종석대(13:05)-성삼재휴게소(13:30-13:40)-고리봉(14:10-14:15)-
묘봉치헬기장(14:40) 2:00시간
노고단에서 대피소까지는 대로로 쉽게 이동할 수 있다. 항상 등산객들이 많은 곳이다.
지도상 코재에서 종석대로 오를 수 있으나 입산 통제 중이며 적당히 올라가야 한다
길은 양호하나 리본은 많이 볼 수 없었다. 종석대까지 조금 땀을 흘리지만 이내 내리막으로
휴게소 간판 뒤로 하산하게 된다.
성삼재(性三峙)는 마한 왕조때 각기 다른 세 명의 성(性)을 가진 장군 세 명이 지키던 수비성터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고리봉을 향해 휴게소 도로 건너 능선으로 올라 붙는다.
능선 초입에는 입산금지 간판이 붙어있고 나무로 쪽문을 만들어 두었다.
능선에 올라 붙으면서 우측으로 달궁으로 내려서는 861지방도로와 나란히 하고,
왼쪽으로는 산동면 주변의 지리산 온천랜드 가 있다.
작은 헬기장 하나를 통과하며 좁게 이어지는 산죽군락지대를 통과하여 바짝치고 올라가면 고리봉이다.
이후 완만한 내리막이며 1108봉을 지나 헬기장이 있는 묘봉치에 도착할 수 있다.
▶묘봉치(14:45)-만복대(15:20-15:30)-정령치(16:05-16:10)-고리봉 (16:25-16:30)-고기리삼거리
(17:25) 2:40분
헬기장에서 숨을 돌리고 묘봉치에서 만복대로 올라서는 오름길은 억새밭이 넓직하게 전개되며
고원분지를 연상시킨다.
만복대는(1433.4m)이며 정상에는 돌탑이 쌓여져 있으며 사방이 확 트여 조망이 아주 좋다.
또한 이정표가 있고 성삼재까지는 10km로 표시되어 있다. 오른쪽 아래로 도계삼거리에서 정령치로
올라오는 도로가 빤히 내려다보이고 건너편으로는 고리봉(일명 큰고리봉,1304.5m)이 우뚝 자리
잡고 있다.
북서쪽으로 휘어지는 능선으로 출발. 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갈림길이 나타난다.
정령치로 이어지는 길은 북동쪽으로 방향을 바꾸면서 밋밋한 능선으로 이어지지만 서쪽으로 난
내리막 급사면 길은 요강바위를 지나 다름재로 이어지는 산동면과 주천면의 경계능선 이기도 하다.
몇 개의 작은 봉우리를 오르내린 후 급경사 내리막 잡목지대를 빠져 나오게 되면 바로 앞에
산불감시초소를 오르는 나무 계단길이 있고 우회하게 되면 정령치를 지나는 포장도로다.
정령치는 마한의 한 부족이 심원계곡으로 들어와 달궁마을에 궁전을 짓고 살았는데 진한과 변한의
침입을 막기 위해 정氏 성을 가진 장군으로 하여금 이 지역을 지키게 했던데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휴게소 뒤편 전망대로 올라선 후 고리봉으로 나무계단길이 이어진다.
경사급한 산길을 올라서면 십자형 팻말이 있는 큰고리봉(1304.5m)이다.
정상에는 삼각점이 있고 이정표도 있다. 정령치까지는 0.8km라고 표시되어 있다.
큰고리봉에 올라서면 북동쪽으로 세걸산, 바래봉으로 이어지는 주능선이 뚜렷하다.
저 멀리 고남산의 통신시설물이 까마득하게 보인다.
고리봉에서 대간길은 북서쪽 급한 내리막 소나무 숲을 내려가야 한다.
지능선 내리막길에 무덤 1기가 있는 곳이 나타난다. 무덤을 지나 지능선 하나가 희미하게 갈라지는
지점을 통과한 후 얼마 되지 않아 소나무 숲길 오른쪽으로 목장철조망이 있는 곳을 만나게 된다.
전체적으로 이 지점은 지능선이 여러 줄기로 갈라지고 지형도상과는 약간의 차이를 보이지만
대간길은 쉽게 찾아낼 수가 있다.
일단 목장 철조망을 따르다가 왼쪽 지릉으로 내려서게 된다.(지형도에 표기된 대간길은 이 지점에서
북서쪽으로 이어지는 지릉으로 표시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서쪽으로 이어지는 능선길로 연결된 후
고기리 삼거리가 있는 고기교 옆으로 떨어진다.)
고기리 고촌마을 730지방도로에 내려선다.
백두대간의 마루금이 지리산군을 벗어나 처음으로 마을을 만나는 곳이다.
포장도로에 이르게 되면 고기교가 있고 그 직전에 남원, 정령치로 갈라지는 삼거리 이정표가 있다.
♬ 산 행 후 기
백두대간을 출발하면서 여러 사람의 도움이 필요함을 새삼 느낀다.
약 4개월 그래도 빠지지 않고 매주 토요일 산행하는 것을 다시 한 번 모든 이에게 감사드린다.
체력도 문제고 집안의 애경사가족들의 걱정거리 사무소의 교번문제 등등..........
모두 어렵지 않게 잘 풀리고 있다.
특히나 지은 엄마에게 고마움을 많이 느낀다. 아무 불만 없이 묵묵히 봐주니 말이다.
지리산 종주는 두 번 해보았으나 백두대간의 시작이 아니라 정식으로 계획을 했다.
7.8월이 되면 하계휴가교번이 운용되고 연가도 낼 수 없고 장마도 시작하여 덕유산 종주 다음에
무리해서 계획을 잡았다.
남부터미널 시간도 알아보고 귀로의 시간도 상세하게 계획을 수립하여 중산리로 가벼운 마음으로
출발한다.
참으로 지리산이 가깝다는 것이 새삼 놀란다. 네 시간 만에 접근하니 말이다.
친구는 여전하며 몸이 조금 불은 것 같다.
산행걱정을 속으로 하면서 마시는 머루주는 머루주 맛이 나질 안는다.
친구는 가고, 이제 대간의 시작을 위해 출발한다. 지도상 천황봉 까지는 3시간10분이다. 계획은
장터목산장인데 욕심내서 세석까지 가기로 내심 맘먹고 쉬는 것을 참고 참으며 2시간20분만에
천왕봉을 찍는다.
천황봉에서 마음속으로 진부령까지의 안전산행을 위해 기도하고 사진도 두세컷 찍고 천왕봉의
기운을 한 몸에 듬뿍 담아 출발한다.
젊은 대학생 세명이 성삼재에서 3일만에 왔단다.
사진을 부탁해서 찍고 이내 하늘로 통한다는 통천문을 지나 좌우로 고사목이 즐비한 제석봉을
거처 장터목산장에 도착한다.
산장에는 저녁준비가 한창이며 운해가 산장에 걸처 있어 모습이 아름답다.
한가하게 보고 있을 시간이 없어 서둘러 연하봉으로 길을 재촉하고 헬기장이 있는 안부를 지나
숲길로 이어지는 답답한 길을 걷는다. 촛대봉에 올라 반야봉의 낙조을 감상한다.
내가 걸어온 주능선 천왕봉이 손에 잡힐 듯 들어온다. 오늘 하룻 밤 묵을 세석대피소가 한 눈에
들어온다.
대피소에 잠자리를 배정 받고 대피소에서 라면과 도시락을 먹는데 마산에서 왔다는 그룹이
삼겹살을 구어서 먹는다.
입에서 군침이 꿀꺽 넘어가지만 차마 소주한잔 얻어먹을 용기가 나지 않는다.
그 무거운 것을 지고 올라왔는데.......
열 시도 안돼서 참을 청했지만 떠드는 사람 코고는 사람 영 분위기는 말이아니였다.
특히나 마산팀들 한잔 먹고 와서 떠드는데 장난이 아니였다.
여러 사람들이 잠을 깨서 제지하지만 그 때뿐 이였다. 그냥 잠깐잠깐 눈을 부첬다.
한 시간 간격으로 시계를 보면서 네시를 넘겨서 일어나 육개장국에 햇반을 먹고 세수와 양치를
하고 물도 조금 챙겨서 세석을 새벽 5시10분 경에 출발한다.
덥기전에 속도를 내기 위해 부지런히 달린다.
선비샘을 지나니 앞서가는 사람과 인사하고 내 출발시간을 묻더니 빨리 왔다고 한다.
벽소령에 빨간 우체통이 그리 예쁘게 보이는지...............
진 한 장 찍고 서둘러 형제봉 오르막을 숨을 헐떡 거리며 오르고 연하천 산장에서 시원한 물과
함께 조금 휴식을 취하는데, 라디오방송에서 손석희씨가 제주지방에 태풍과 많은 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있다고 방송한다.
그럼 오늘 고기리까지 가야하나 고민이 되기 시작한다.
다시 서둘러 영신봉 토끼봉을 향해 앞만 보고 진행한다.
토끼봉 헬기장 부근에 반달곰 서식지라는 팻말과 칠불사 방향 통제...............
지리산 반달곰 TV에서 서식 확인하는 것 봤는데 아마도 이 부근인가보다.
토끼봉에서 내려서는데 올라 오시는 분이 연하천까지의 시간을 묻는다.
어디서 많이 본 사람 같은데 그냥 지나치며 묻기에 약1시간이면 갈 수 있다고 답하고 앞을 보니
안산승무원출신이 또 있다.
혹시 안산에서 안 왔냐고 묻고 보니 옛날 정년 하신 이춘섭 기관사님이다.
서로 반갑게 악수하고 사탕도 몇 개 받았다.
지난 지리산에서는 안산의 강동영과 직원을 만났는데.............
화개재는 공사가 한창이다 나무다리를 만드는 공사이다.
토사 유출이 많아서 그러나 보다. 삼도봉을 지나면서 숨도 돌리고 반야봉을 보너스로 가기로 했다.
언제 또 오겠는가 대간길은 아니지만 반야봉 올라가는 길도 쉽지는 아니하다.
임걸령 쉼터에서 얼굴도 씻고 이제 완만한 길을 걷게 되니 마음이 편안해진다.
출발한지 6시간이 지났지만 제대로 쉬어본 적은 없다.
임걸령에서도 잠시 목을 축이고 출발한다.
이제 등산객들도 제법 보이며 하늘에는 검은 구름들이 빠르게 움직인다.
돼지평전을 지나고 노고단이 얼마 남지 않았다.
노고단에는 학생들이 단체로 와서 시끌벅적하고 여기저기서 사진 찍고 장관이다.
서둘러 산장으로 향하니 산장에도 여전히 북적댄다. 매점 라면이 동이 났다.
대학생들에게 천원주고 신라면 한 개 사서 햇반과 함께 끓여 먹고 출발한다.
계획은 여기서 1박을 하려고 했는데 시간이 있어 오늘 마치기로 작심하고 서둘러 종석대로 향한다.
종석대는 통제구간이라 들머리 찾는데 혼동이 돼서 순용이 형에게 전화해서 확인하고 진행한다.
리본이 20m 지나서 붙어 있었으며 운해가 시시각각 시야를 가린다.
성삼재 휴게소에서 시원한 캔맥주로 목을 축이는데 약한 빗줄기가 내린다.
오른쪽 무릎에 약한 통증이 느끼기 시작하고 앞으로 가야 할 거리가 약 13km 정도다.
시간을 계산하여보니 여유가 없다. 남원역에서 18시50분 새마을호를 타야하는데...............
여기서 포기 하기는 너무 아쉽고 가기는 바쁘고 그래 한번 해 보자 다시 숨을 크게 한번 쉬고
고리봉을 향해 전진이다.
고리봉에서 내려오는 길에 다리의 통증이 더하지는 것을 더욱더 느낀다.
빗줄기는 없어 졌으나 운해가 시시각각 변하며 멀리 반야봉과 만복대가 보였다를 반복한다.
이제는 지친 몸에 힘이 들고 걸음도 잘 떨어지지 안는다.
지리 만복대라 했는가? 고지는 보이는데 거리는 줄어들지 아니하고 땀은 온몸에 비 오듯이 내리고.....
무리한 산행일까 그래도 천천히 가자 내 대신 누가 가주나?
정령치 휴게소에서 여러 사람들이 한가로이 쉬지만 거울에 비치는 내 모습은 내가 아니였다.
더욱더 무릎에 통증을 느끼며 이제는 여기서 중단해야 할 것 같다.
다음에 이 구간 해야지 하면서 화장실에서 세면하고 냉 캔맥주로 목을 축이니 새로운 기운이 돈다.
지도를 보니 1시간30분 거리 시간은 16:05분 그래 두시간 잡고 천천히 가보자 오르는 길은
그리 어렵지 않게 올라가는데 내리막길이 문제다.
무릎 통증이 장난이 아니다. 고리봉에서 고기리삼거리 까지 급경사 3km를 절룩거리며 내려오는데
왜이리 멀어 보이는지.........
드디어 17:25분, 1시간20분 걸려 고리봉을 넘었다.
다리는 움직이지 못 할 정도로 아프고 그 자리에 주저 않고 싶은 심정이다.
그래도 밀린 숙제를 마친 기분이며 하루 12시간에 거의 40km 육박하는 거리를 걸었다는 것이
대견하고 자부심을 같게 한다.
다리건너 식당에서 봉고차로 남원역까지 택시비 주고 이동하여 서울행 새마을호 열차를
예매하고 남원역에 사정을 이야기하고 사워도 하고 기분을 전환 하였다.
고맙다고 남원역에 음료수 1box를 사다주고 열차에 오르나 반은 비어있었다.
전라선이 장사가 안돼는 것인가?
다리를 길게 눕히고 잠을 청하지만 너무 피곤한지 잠도 오질 않고 무릎만 아파온다.
영등포에 도착 그래도 집까지 무사히 귀가 한 것을 위안으로 삼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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