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고기 사랑 -구연동화-
옛 날 옛날 어느 바다에 이제 막 결혼한 ‘가시고기’가 살고 있었어요.
“엄마 그런데 가시고기는 어떻게 생겼어요?”
“으응~가시고기는 5센티 정도로 아주 작은 바닷물고기인데 등지느러미 앞에 톱날 같은 가시가
달렸다고 해서 가시고기라고 한단다.”
“아하 그렇구나.”
어느 날 남편 가시고기가 둥그런 집을 지어놓고 싱글벙글 웃으며,
“여보, 내가 말이야 사나운 물고기들이 침입을 하지 못하도록 안전하게 집을 지어 놓았는데 한번 볼래요?”
그래서 아내 가시고기는 크고 작은 바위가 둘러 있어서 파도도 막아주는 훌륭한 신혼집인데
대문은 산호 장식으로 무척 아름답고 방바닥에는 예쁜 모래 카페트가 좌~악 깔려있었단다.
“어머~자기야 딱 내 수준이야.”
아내 가시고기는 기쁨의 엄지가시를 치켜세우고 방안을 빙빙 돌아다녔고
얼마 후에 남편 가시고기가 만들어 놓은 방에 수많은 아이들을 낳았단다.
열 명, 스무 명, 서른 명, 그리고 아주 더 많~이 낳았는데 아기를 너무 많이 낳아서
무척 힘이 들어 기운이 쏙 빠져 죽을 것만 같았지. 엄마도 너를 낳을 때 아파봐서 잘 아는데
하나도 아니고 수~백 명의 아기를 낳았다면 엄마는 어떻게 되었을까?
“엄마 그러면 아마.....돌아가셨, 아냐 우리 엄마는 그래도 살았을 거야 그치?”
“그럴까?”
가시고기 엄마가 말했단다.
“여보 내가 너무너무 힘이 들어 죽겠는데 당신이 아기들을 잘 좀 돌봐주세요”
그러자 그날부터 아빠 가시고기는 아기들이 집 밖으로 떠내려가지 못하도록 지느러미를 문 안으로
흔들어 주고 입으로 불어넣고 열심히 아이들을 돌보기 시작했지.
“어이 차 어 엿차 푸우~ 푸우~ 우리 아기들 어서어서 자라라.”
그런데 그날 엄마 가시고기는 아이들을 너무 많이 나아서 산통으로 몸이 점점 아파오고 나중에는
지느러미도 움직일 수 없을 만큼 힘이 들어 조 금씩 조금씩 바닥으로 가라앉더니 배를 드러내고
바닥에 누어 힘없이 말했단다.
“여보, 아무래도....내가.... 죽을 것만 같아요.....”
그러자 아빠 가시고기는 너무 슬퍼 울면서도 입으로 미역 줄기를 따서 아내 입에 넣어주며 말했단다.
“여보, 내가 뒷집에 사시는 장수거북이 할머니한테 들었는데 산후 조리는 미역으로 한다고 했어요,
피를 맑게 해 준다니까 힘이 들어도 조금만 먹어봐요.”
하지만 엄마 가시고기는 점점 눈이 감기고 작은 파도에도 몸을 이기지못하고 방안에서 둥둥 떠 다녔단다.
그런데 그때 아빠 가시고기가 따뜻한 방바닥을 보니 ‘톡 토 독 보그르륵’ 하면서 아기들이 알에서
태어나기 시작했단다. 그래서 아빠 가시고기는 무척 기뻤지만 한편으로는 아내가 아파 무척 슬퍼서
아내를 기쁘게 해주려고 말을 했지.
“여보, 우리 아이들이 태어나기 시작 했어요 하나, 둘, 셋, 벌써 50명이나 됐어요,
당신도 기쁘지? 여기 우리 아기들을 봐요, 이 아기는 덩치가 무척 큰데 큰형인가 봐요.
그리고 이아기는 하품을 해요 무척 예쁘지요 당신도?”
“그래요... 여보... 참 행복해요.....”
그때 아빠 가시고기가 막 태어난 아기들을 보며 말했단다.
“애들아, 어서 엄마한테 인사드려야지? 엄마 빨리 나아서 우리와 함께 살아요. 하고.”
그러자 아기들이 우루루 엄마에게 몰려들어서,
“엄마~ 사랑해요~ 엄마건강하세요 엄마아빠 사랑해요~쪽 쪽쪽”
아기들은 모두 한마디씩 하며 엄마의 몸 여기저기에 뽀뽀를 하자 엄마 가시고기는 행복해서 웃었지만
사실은 힘이 없어 이렇게 입이 벌어졌던 것이란다.
“헤~”
그때 파도가 조금씩 높아지고 물살이 세지면서 집안으로 물이 밀려들어오자 엄마 가시고기는
자꾸만 문밖으로 떠 밀려나가고 있었지, 아빠가시고기는 엄마고기를 잃어 버릴까봐 지느러미로
열심히 부채질을 하고 입으로 떠밀어 방안으로 넣었단다.
“여보~정신 차려 후우~죽지마~후우”
그렇게 입으로 고기집이 있는 미역 숲으로 자꾸 밀쳐놓았지만 파도가 자꾸만 밀려와 그만 떠내려가고,
아빠 가시고기는 아기들을 지켜야하니까 떠내려가는 엄마를 붙잡을 수도 따라갈 수가 없어 바라만 보는데
그때 무서운 고기들이 달려들어 엄마의 살을 마 구 마구 물어뜯어 먹고 있었단다.
“와우, 무척 맛있는데 방금 잡아서 아주 싱싱해 냠냠”
“여보~엉엉 여보~여보~”
아빠 가시고기는 엄마 가시고기를 울면서 불렀지만 멀리 멀리 떠내려가고 말았단다.
자, 이젠 아빠 혼자 아이들을 키워야하는데 혼자 키우기가 너무너무 힘이 들었단다.
많은 아기들을 사나운 고기들로부터 보호하고, 아기들이 빨리 자라라고 지느러미로 부채질을 해주어야하고,
아빠 가시고기도 밥을 먹어야하는데 나가지도 못해서 먹잇감을 구하지도 못해서 쫄쫄 굶자
아빠가시고기도 점점 힘이 없어졌지.
그리고 아빠가시고기도 엄마처럼 힘이 없어 죽을 때가 되어 아기들에게 마지막으로 유언을 남겼단다.
“아이들아 내가 죽으면 얼른 내 피와 살을 먹고 빨리빨리 자라야한다. 아빠의 소원이다.”
그러자 아기들이 울면서 말했지.
“아빠, 잉 잉잉 어떻게 우리를 낳아주고 길러주신 부모님 피와 살을 파먹어요, 흑흑 저는 안 먹을래요, 저도요 으앙.....”
그렇게 아이들은 싫다고 했지만 아빠가 말했지.
“너희들이 만약에 내말을 듣지 않으면 너희들은 다른 사나운 고기들이 나를 잡아먹고 다음에는
너희들도 다 잡아먹는데 너희들은 아름다운 바다구경도 못하고 그렇게 죽고 싶니?”
“아니에요. 그래도 나는 안 먹을래요 ~엉엉.......”
그러자 아빠 가시고기는 마지막 힘을 다해 말했단다.
“애들아~ 어서 먹고 빨리 커서... 수영을 배워가지고... 사나운 고기들이 달려들면... 얼른 달아나야한다... 어서.”
그러자 제일먼저 태어난 큰 형이 말을 했지.
“애들아, 우리 아빠 말을 듣자 그리고 우리가 얼른자라서 엄마 아빠가 되고 아빠 말씀대로 우리도
아기를 낳으면 엄마아빠 같이 아이들을 기르자.”
아빠 가시고기가 이 말을 듣고 늠름한 큰 아들 말에 칭찬과 뽀뽀를 해 주었단다.
“그래...그렇게 하면...돌아가신 엄마도...나도..무척 기쁘겠다....역시 큰 아들이구나...쪽~”
그러자 동생들은 형과 아빠의 말씀을 듣고 마음을 바꾸었단다.
“예 아빠~ 형, 오빠 그렇게 할게요, 잉잉잉.....”
그때부터 가시고기들은 부모님이 가르쳐준 방법대로 살아서 다른 사나운 고기들에게 잡혀먹지 않고
지금까지 살아남은 것이란다.
마치 캥거루가 아기들을 주머니에 넣어 안전하게 자라게 한 다음에 내 놓는 것처럼 말이야.
“아하, 그렇구나. 그래서 엄마도 나를 업어 주셨어요?”
“그래 하하하”
“엄마 아빠 고맙습니다. 사랑해요 쪼옥~”
아들은 엄마의 품에서 쌔근쌔근 잠이 들고 엄마는 아빠가 만들어 주신 예쁜 레이스 커튼이 달려있는
침대 방에 가셔서 아빠 팔베개를 하고 잠이 들었단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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