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개봉한 공포영화 중 원작을 리메이크한 공포영화 두 편 할로윈과 여곡성이 있습니다.
존 카펜터의 1978년 작품 할로윈 오리지널 은 13일의 금요일 시리즈의 제이슨, 나이트메어의 프레디 크루거와 더불어 미국 3대 슬래셔 공포영화 시리즈의 효시격에 해당하며 이후 공포 영화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작품 입니다.
감독인 존 카펜터는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더 씽"을 비롯해 수 많은 공포영화를 연출한 B급 영화의 거장으로 명성이 자자 합니다.
그만큼 할로윈은 공포영화계에 큰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를 또 다시 영화화 한다는건 자살행위나 다름없는 고난위도의 작업임에 틀림 없습니다.
그리고 한국 공포영화의 빠지지 않는 납량특집극인 여곡성은 '86년 개봉 당시 충격 적인 비주얼의 공포장면 (지렁이 먹기, 시어머니 귀신 장면)들로 당대 공포영화계에 한 획을 그은 작품입니다.
그러다 보니 이번에 개봉한 여곡성에서는 과연 어떻게 비주얼을 구현할지 궁금했던 중 한편 입니다.
지금봐도 섬뜩한 장면이라...원하시는 분들만 보시기 바랍니다.
결론부터 할로윈 리메이크가 원작의 명성을 빼고 이 작품 자체만 놓고 봐도 그리 잘 만든 영화는 아닙니다. 하지만 여곡성이 워낙 못 나온 터라 자연스럽게 두 편의 영화를 비교하게 되었습니다.
1. 리메이크에 대하는 영화의 자세
이번에 개봉한 할로윈은 정확히는 오리저널의 리메이크가 아니고 2편에 해당합니다. 즉, 1편의 이야기를 이어 받아 40년 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곡성은 원작을 충실히 리메이크한 영화로 차이가 있습니다.
앞서 말했듯 원작의 아우라가 워낙 강력하다보니 할로윈을 제작한 블롬하우스는 시리즈 2편을 제작하는 매우 영리한 선택을 합니다. 어치피 전작을 뛰어넘지 못할바에 시리즈의 명맥을 이어가기로 한것입니다. 반면 여곡성은 원작의 이야기에 더 나은 특수효과 만을 덧입히는 된다는 안일한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는 마치 고전 명화를 놓고 채색을 달리하다 색이 번져 엉망으로 망친 것과 같습니다.
여곡성은 가부장적 사회속에 던져진 여성의 한과 계급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공포라는 소재로 치환하였는데 이점을 현대적으로 각색해 나름대로의 재해석을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짙게 배어 있습니다.
무서운 장면만 따라하다 (심지어 이번 리메이크 여곡성은 무섭지도 않지만...) 주제를 놓친 과오를 범하게 되었습니다.
2. 원작의 향수는 어디에?
이 두 영화를 처음 보는 관객들도 있고 원작을 보고 기억하는 관객들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어떤 영화를 리메이크 한다고 했을 때는 원작을 본 관객들을 위한 장치들을 마련하곤 합니다.
할로윈은 마이클 마이어스의 닉 캐슬과 로리의 제이리 미 커티스를 소화하며 이들의 등장만으로 이미 원작을 기억하는 팬들의 향수를 자극하기 충분했습니다. 좀 더 슬래셔 해진 이야기 속에서도 기존 할로윈의 문법을 따라가는 충실한 설정 역시 뺴놓을 수 없는 향수 자극제 입니다. 반면, 여곡성은 아쉽게도 주인공들을 그대로 섭외하긴 힘들었겠지만 혹은 그것을 바라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참을 수 없는 주연 배우의 부자연스러운 연기와 안방마님의 온데간데 사라진 카리스마는 비판을 받아야 할 부분 입니다. 지렁이국수 먹는 장면을 먹는 몇 장면을 뺴고 원작을 추억 할 수없는 아쉬움은 영화를 사랑했던 혹은 기억했던 팬들에게 내내 아쉬운 대목입니다. 3. 이야기의 확장성
할로윈의 또 다른 영리함은 이야기를 시리즈로 이끌어갈 여지를 남겼다는 것입니다. 이번에는 단순히 로리 한명이 아닌 그녀의 딸과 손녀까지 등장하며 3대의 여성 연대라는 시리즈의 확정을 이끌어 냈습니다.
반면, 여곡성은 어차피 원작이 시리즈 물이 아니기 때문에 기대를 하진 않았지만 아이가 귀신에 빙의 된 죽은 할머니를 보며 끝아니는 단순히 결말을 내버려 안일한 엔딩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이상의 결말이 없었을지 하는 아쉬움 가득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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