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곡은 1875년 작곡되고 초연은 1894년 4월 9일, 그라츠에서 프란츠 샬크의 지휘로 이루어졌다. 하지만 숭고한 대위법을 구사한 이 곡은 1936년이 될 때까지 제대로 연주되지 못했다. 1894년에 이루어진 초연에서 지휘를 맡은 프란츠 샬크는 브루크너의 원곡을 상당 부분 삭제 수정하였다. 병으로 이 연주에 참석하지 못했던 브루크너는 자신의 제자가 작품을 수정한 것을 알지 못했다. 이 곡의 진가는 브루크너 사후 40년이 지난 1936년 브루크너의 오리지널 총보가 출판되면서 원곡의 실체가 비로소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결국 브루크너는 생전에 그의 환상적인 대위법을 오케스트라로 구현해낸 [교향곡 5번]을 제대로 들어보지 못했던 것이다.
브루크너 | 교향곡 제5번 Bb장조 WAB.105 지 휘 | 제임스 저드 James Judd 연ㅤ주 | 대전시립교향악단
브루크너의 《교향곡 제5번》은 정교하고 엄격 숭고한 대위법의 금자탑이라 할 만한 곡이다. 힘겨운 시기에 브루크너는 음악 본연의 요소들에 심취하면서 대위법 연구에 더욱 몰두하였다. 1875년 5월, 마침내 빈 대학에서 강의를 시작하게 되면서 대위법에 대한 관심을 더욱 깊어졌다. 그는 교향곡의 정수를 대위법이라고 보고, 이를 구현한 작품을 쓰기로 했다. 이렇게 완성된 교향곡 5번은 금욕적일 정도로 순수하고 정제된 음악세계를 보여준다. 장식을 최대한 배제한 간결한 선율은 장엄한 느낌을 연출한다. 이 작품에서 브루크너가 선보이는 이 정제된 선율은, 그가 슈베르트와 바그너의 영향에서 벗어났음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증거이다.
▲오스트리아 빈 대학 전경
브루크너는 1875년 드디어 이곳에서 화성법과 푸가의 기본 원리를 강의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오랜 세월 겸허한 자세로 화성법과 대위법 등 작곡기법의 훈련에 몰두했던 브루크너는 빈 음악원 강단에 선 첫 날에도 “음악은 과학적으로 훈련되어야 한다”며 화성법과 푸가의 기본 원리를 논하는 것으로 강의를 시작했다. 그리고 그가 교실에서 다룬 작곡기법의 원리들을 [교향곡 제5번]에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브루크너가 [교향곡 제5번] 피날레에 사용한 ‘푸가’(Fuga)는 주로 바흐가 애용했던 음악형식으로 단일주제를 여러 성부에서 계속 모방하고 발전시키는 음악이다. 푸가를 작곡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대위법’(counterpoint), 즉 ‘2성부 이상의 독립된 성부들을 결합하는 방식’을 숙달해야 하는데 이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어찌 보면 대위법을 포함한 여러 작곡기법들은 ‘예술’이 라니라 ‘과학’이라 해도 좋을 만큼 정확하며 일정한 원리와 법칙을 따른다.
브루크너[교향곡 제5번]은 장엄하고 평화로운 기운으로 가득 차 있는 작품이다
한편 브루크너가 이 작품에 착수했던 1875년은 그에게 있어 매우 의미 깊은 해였다. 당시 그는 빈 대학의 강사직에 여러 차례 도전했지만, 번번이 거절당하면서 힘겨운 생활을 지탱하고 있었다. 당시 빈 대학의 교수로 있었던 에두아르트 한슬리크의 반대 때문이었다. 당대 최고의 평론가이자 반(反)바그너주의의 기수였던 한슬리크는 바그너 옹호자의 기수로 손꼽히는 브루크너가 빈 대학에 임용되는 것을 줄기차게 반대했다. 그러던 중 드디어 1875년, 브루크너는 빈 대학으로부터 화성법과 대위법을 강의해달라는 의뢰를 받게 되었다. 그 와중에 이 곡은 완성되었다.
이 곡은 전체적으로 종교적인 감성이 충만해서 '신앙 교향곡' 혹은 '환상 교향곡'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며, 이 교향곡은 분명 19세기 후반에 작곡된 교향곡임에도 전 악장에 걸쳐 파이프오르간 풍의 거대한 음향이 강조되어 엄숙한 교회에서 울려 퍼지던 옛 오르간 음악을 연상시킨다.
1악장은 고딕 양식으로 지어진 교회 내부처럼 어둡게 시작하며, 이어 현악기와 오르간, 관악기가 힘찬 코랄을 연주한다. 1악장은 브루크너 교향곡들 가운데는 유일하게 느린 서주로 시작한다. 2악장 역시 소나타 형식으로 우울한 정서가 종교적으로 승화된 1주제와 론도 형식의 2주제로 이루어져 있다. 3악장은 세도막 형식의 경쾌한 스케르초이다. 4악장에서는 베토벤 교향곡 제9번의 주제를 발전시키는 기법, 바그너를 연상시키는 관현악법의 융합을 보여 주면서 장대한 푸가가 펼쳐져, 피날레에 무게중심을 두는 ‘피날레 교향곡’의 전형을 보여준다.
첫댓글브루크느는 매우 매력있는 작곡가라 여기고 소중히 여기고 있습니다...바그너,브람스 멀리 차이코프스키 등과 같은 시대를 하면서도 고전과 낭만 특히 낭만 쪽 품격을 더욱 높인 것 같아 다소 아웃사이더로 느껴지기도 했습니다.이러한 특이점은 삶의 환경 그중에서도 자연적인 요소가 크게 작용하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트레디셔널한 사고로는 쉽게 접근할 수 없는 브루크느 입니다.접근은 해도 친숙해지기가 힘든 것 같습니다....개인적으로 브루크느를 좀더 알고 싶어 다른 작품 특히 교향곡 1번을 들어보려 했는데 좀처럼 찾기가 힘듭니다...브루크느에 대한 강호제현의 많은 지도를 바랍니다.
첫댓글 브루크느는 매우 매력있는 작곡가라 여기고 소중히 여기고 있습니다...바그너,브람스 멀리 차이코프스키 등과 같은 시대를 하면서도 고전과 낭만 특히 낭만 쪽 품격을 더욱 높인 것 같아 다소 아웃사이더로 느껴지기도 했습니다.이러한 특이점은 삶의 환경 그중에서도 자연적인 요소가 크게 작용하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트레디셔널한 사고로는 쉽게 접근할 수 없는 브루크느 입니다.접근은 해도 친숙해지기가 힘든 것 같습니다....개인적으로 브루크느를 좀더 알고 싶어 다른 작품 특히 교향곡 1번을 들어보려 했는데 좀처럼 찾기가 힘듭니다...브루크느에 대한 강호제현의 많은 지도를 바랍니다.
브루크느 심포니 전집을 구했습니다.베를린 국립방송 바렌보임 지휘로 독일 Grammophon 사 2016 발행 CD 9장으로 9번까지 전곡 수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