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에는 참으로 많은 식당들이 있다. 식당의 종류와 수가 넘치도록 많은 편이다. 각종 배달 전문점부터 고급 레스토랑, 설렁탕집에서 백화점 푸드 코트까지. 그럼에도 우리 부부에게 분당은 마치 백령도같이 쉽게 찾아가기에는 먼 섬과 같은 느낌이었다. 맛있는 식당들이 워낙 서울에 몰려 있기도 했고, 분당에 있는 맛집 중에는 서울에 본점이 있는 경우가 많아 굳이 서울에서 분당까지 찾아갈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얼마 전부터는 서서히 분당만의 독자성을 가진 맛집과 오히려 서울 본점보다 나은 맛을 내는 분점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중에서 몇 집만 골라 소개하려고 한다.
개인적으로 분당에서 첫 번째로 꼽을 만한 집은 ‘평양면옥’이다. 흔히들 ‘분당 평양면옥’이라고 부르지만, 실제 간판은 ‘논현동 평양면옥’이라고 되어 있다. 서울 장충동에 본점이 있고 논현동과 분당에 분점이 있는 곳으로 평양면옥 변정숙 할머니의 자제분들이 운영한다고 한다. 분당 평양면옥의 냉면은 정말 세련되고 멋진 맛이다.
평양냉면 맛에 익숙지 은 분들에게는 마치 행주를 빨다 만 듯한 국물에 툭툭 끊어지는 메밀면발이 밍밍하고 심심해서 고역에 가까운 맛일 수도 있으나, 무덤덤한 맛 속에 숨어 있는 깊은 맛을 느끼는 순간 평양냉면에서 헤어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이에 뒤지지 는 맛집으로 ‘야마다야’가 있다. 사누키우동집이다. 시코쿠 가가와 현의 옛 이름이 사누키인데 이 지방에서 생산되는 좋은 밀가루로 만든 우동이 유명한 사누키우동이다. 일본 가가와 현에 있는 ‘야마다야’라는 유명 우동집에서 조리법을 전수 받은 사장님이 분당 구미동에 오픈한 집이다. 일본 야마다야와 같은 방식으로 직접 뽑은 면이 쫄깃쫄깃하고 우동 국물 맛 또한 일품이다. 위치가 좀 외진 곳에 있지만, 갈 때마다 줄 서서 먹어야 할 정도로 손님이 많은 집이다.
우동집으로는 드물게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브레이크타임이 있다. 메뉴를 보면 세트 메뉴와 단품 메뉴로 나누어져 있는데 단품 메뉴만 주문해도 롤이 따라 나온다. 세트 메뉴에는 튀김이 추가되어 있다고 보면 된다. 가케우동과 냉자루우동, 그리고 야키우동이 특히 인기가 높다.
또 다른 맛집으로는 멸치국숫집이다. ‘산고을 국수잔치’라는 집으로 오리역에서 구미동으로 가는 길에 위치한다. 멸치국수는 조금만 잘못해도 멸치 비린내가 강하게 나서 개인적으로 별로 좋아하지 는데, 진한 멸치 맛 육수가 인상적인 국숫집이었다. 멸치 국물로 맛을 낸 잔치국수 외에 매콤쫄깃한 비빔국수도 맛있다. 잔치국숫집으로서는 무나 당연한, 진한 멸치 국물 우려내는 것을 큰 자랑거리로 가진 식당이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집은 빵집이다. 행정구역상 분당이라기보다는 죽전이지만, 빠뜨릴 수 없는 맛집 ‘시오코나’다. ‘소금과 밀가루’라는 뜻의 일본어로, 전익범 파티셰가 모교인 도쿄제과학교 출신들을 이끌고 오픈한 멋진 베이커리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다시피 이곳은 제빵의 기본을 무엇보다 소중하게 여긴다. 수려하고 예쁜 인테리어도 자랑이지만, 무엇보다 이곳의 빵 맛은 참 가슴속에서 따뜻함이 올라오는 느낌이다. 진솔한 맛과 세련미가 동시에 느껴지는 기본기가 충실한 빵집. 베이커리의 기본 실력이 그대로 드러나는 식빵과 바게트, 크루아상 등 기본 빵들을 추천한다.기획 이나래 | 포토그래퍼 이광재, 박소연, 유건욱, 장진영 | 레몬트리
평양면옥
5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어도 갓 오픈한 것처럼 깨끗한 인테리어를 보면 이곳 주인의 꼼꼼함과 섬세함을 알 수 있다. 논현동 평양면옥의 분점으로 첫맛부터 뒷맛까지 깔끔한 평양식 냉면, 만두, 어복쟁반 등 다양한 북한식 요리들을 선보인다. 냉면 면발은 메밀을 75% 넣어 만들어 차별화되는 맛. 주문하면 바로 반죽하여 면을 뽑아내 더욱 진한 메밀 향과 부드러운 식감을 느낄 수 있다. 육수는 오로지 과일을 우려내어 맛을 냈고 메밀 사리(5천원)를 추가해 함께 끓여 먹으면 또 다른 별미가 된다.
위치 분당 서현역에서 시범단지 방향으로 가다 율동공원 쪽으로 좌회전 후 GS주유소에서 좌회전하여 100m
영업 시간 오전 11시 30분~오후 9시 30분, 추석 전날과 추석 당일만 휴무
문의 031·701-7752기획 이나래 | 포토그래퍼 이광재, 박소연, 유건욱, 장진영 | 레몬트리
산고을 국수잔치
테이블이 몇 개 되지 는 소박한 공간이지만 오랜 노하우가 손끝에 묻어나는 인심 좋은 국숫집이다. 주문하면 즉석에서 국수를 삶아 뚝딱 한 그릇 말아줄 뿐인데 이곳에는 뭔가 특별한 맛이 있다. 바로 국수 면발이 그것으로, 시간이 지나도 잘 퍼지지 고 다른 재료를 첨가하지 았는데도 쫄깃하기까지 하다. 국물에서 비린내가 전혀 나지 아 깔끔한 잔치국수는 기본이요, 비빔국수는 새콤달콤한 맛이 감도는 양념은 조금 지만 자꾸만 먹고 싶은 충동이 든다. 고명으로 올려진 아삭아삭한 열무와 오이는 매운 양념 맛을 정화시켜준다. 메뉴는 잔치국수(4천원), 비빔국수(4천5백원), 열무냉국수(4천5백원), 콩국수(6천원) 등.
위치 분당 오리역 3번 출구에서 직진하다 오리삼거리에서 좌회전, 오리교 지나기 전 성우스타우스 1층
영업 시간 오전 11시~새벽 1시
문의 031·712-9894기획 이나래 | 포토그래퍼 이광재, 박소연, 유건욱, 장진영 | 레몬트리
시오코나
도쿄제과학교 출신 셰프들이 모여 만든 죽전의 베이커리. 하늘색 문을 단 유럽풍의 인테리어와 바구니에 담긴 쿠키, 일러스트 케이크 상자 등 패키지 디자인까지 세심하게 신경 쓴 시오코나는 오픈 몇 달 만에 예쁘고 맛있는 베이커리로 소문이 나서 서울의 레스토랑에서 이곳의 빵을 공급 받아 쓸 정도다. 응고제를 넣지 고 만든 딸기잼은 엄마가 만들어주시던 그 맛 그대로이고, 식빵, 카스텔라, 크루아상 등 기본 빵들을 먹어봐도 이곳의 탄탄한 실력을 알 수 있다. 코 슈크림이 들어 있는 볼 빨간 호빵맨빵은 아이들에게 인기. 바구니에 담긴 쿠키 등 패키지가 예쁜 상품들도 많아 각종 기념일에는 사람이 더욱 붐빈다.
위치 죽전 꽃메마을 하나은행 건물 1층
영업 시간 오전 8시~오후 10시
문의 031·889-3326기획 이나래 | 포토그래퍼 이광재, 박소연, 유건욱, 장진영 | 레몬트리
야마다야
사누키우동의 명가 가가와 현의 야마다야에서 정식으로 도제 교육을 받은 사장님이 일본 현지의 맛을 그대로 한국에서 선보이는 곳으로, 가가와 현이 그 맛을 인정한 수타 우동집이다. 오픈 주방에서는 손님이 오면 바로 눈앞에서 면을 만들어내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시간은 좀 걸리지만 언제나 신선한 면발을 즐길 수 있다. 또한 면발은 천연 소금물 외에 다른 첨가물을 넣지 는다(일본 연간장을 사용한 국물은 마치 깨끗한 바닷물처럼 짭조름하면서 맑고 느끼하지 은 맛). 대표 메뉴는 사누키 전통 방식으로 우려낸 담백한 국물 맛이 일품인 가케우동(6천원)과 뎀뿌라우동(7천원)이다.
위치 오리역에서 구미동 주민자치센터 방향, 오른편 굿모닝프라자 1층
영업 시간 오전 11시~오후 9시(오후 3~5시 준비 시간), 매주 화요일 휴무
문의 031·713-5242기획 이나래 | 포토그래퍼 이광재, 박소연, 유건욱, 장진영 | 레몬트리
글쓴이 | 김태정&권수영 부부는...
작년 6월 압구정동에 ‘르삐에’라는 프랑스 식당을 오픈한 부부. 이미 유명한 성신여대 앞 프랑스 레스토랑 ‘마미인더키친’의 주인이기도 하다. 오너 셰프 권수영 씨와 레스토랑 컨설턴트 김태정 씨 부부는 맛집을 찾아다닌 지 10년째, 사적으로 이들 부부를 몇 차례 만난 기자가 판단컨대 상위 10%의 맛을 구별하는 미식가라는 확신이 든다.
기획 민영 | 레몬트리
첫댓글 "논현동평양면옥" 이번주에 꼭 고고씽~~!!! 해야 겠어용~~^^* 글구 후기 올릴께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