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치어스 6-8 연세 이글스
스코어 8대0의 일방적인 경기, 5회 마지막 공격에서 놀라운 뒷심을 발휘하며 6점을 따라붙은 하이트진로 치어스의 맹렬한 추격전을 아슬아슬하게 뿌리친 연세 이글스가 상대의 어설픈 주루플레이의 도움으로 깊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2014 하이트볼 챔피언쉽 2회전 진출에 성공했다.
정석호와 최진호의 선발 맞대결로 시작된 경기, 1회초 세 명의 타자가 득점없이 물러난 드링커스에 비해 유격수 실책으로 출루한 연세 이글스의 김정환이 먼저 선취점에 성공하면서 분위기를 주도하는 쪽은 젊은 패기와 힘을 바탕으로 하는 연세 이글스였다. 3회에는 1사 1-3루의 위기에서 치어스의 3번타자 장혁을 병살로 처리하면서 무실점을 행진을 이어가며 수비의 집중력과 마운드의 높이에서 이글스가 경기의 주도권을 확실히 잡아가는 모양새였다.
위기뒤에 찾아 온 기회, 위기를 병살로 모면하고 기분좋게 시작한 3회말, 이글스의 최중휘가 날린 우전선상의 짧은안타성 타구를 무리하게 노바운드로 잡으려던 치어스의 외야수가 포구에 실패한 타구는 펜스까지 굴러가며 3루타로 기록되었고 이 안타를 신호탄으로 연세 이글스의 맹공이 시작된다. 5번 김수현, 6번 정길주, 7번 허정혁까지 연속 4안타를 집중시킨 이글스가 차곡차곡 주자를 모았고 치어스는 유격수가 결정적인 실책까지 범하면서 무너졌고 사실상 승부는 이글스 쪽으로 쉽게 넘어 가는 듯 했다. 4회 볼넷으로 출루한 이글스의 강대건이 폭투로 홈을 밟으면서 여덟번째 득점을 올릴 때만 해도 경기는 그대로 싱겁게 끝이 나는 것으로 보였다.
넉넉한 점수차이로 앞서 나가면서 승리를 직감한 이글스는 호투하던 두번째 투수 강대건을 마운드에서 내리고 박휘진에게 아웃카운트 3개를 맡기기기 위해 마무리 투수로 투입했다. 제구력에 영점을 잡지 못한 박휘진이 마운드에서 대타로 타석에 들어선 치어스의 윤기량에게 볼넷을 허용하더니 연속사구와 좌전안타를 맞고 아웃카운트를 한개로 기록하지 못한 채 위기상황에서 조희구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만다.
역시 급하게 마운드를 넘겨받은 네번째 투수 조희구 역시 제구력에 문제점이 노출되면서 하이트진로 치어스가 마지막 힘을 내며 끈질긴 승부를 펼치기 시작한다. 황진우, 정석호, 황선관, 윤병식 연속으로 볼넷을 골라내며 마지막까지 희망의 끈을 놓치 않았고 이석용의 좌익선상의 2루타로 어느새 스코어는 8-6으로 추격의 가시권까지 접어들었다. 만약 장혁이 높은 공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며 상대투수를 도와주지 않았다면 승부는 정말 예측할 수 없는 미궁에 빠져들었을지도 모를 일이였다.
다급해진 이글스가 내야에 있던 강대건을 부랴부랴 다시 마운드에 올렸지만 2이닝동안 상대타선을 꽁꽁 틀어막고 내려갔던 경기초반의 구위와는 달리 한번 넘어간 분위기 싸움에서 밀리는 모습이였다. 윤기량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역전주자를 루상에 허용하는 위기를 자초하며 흔들리는 모습이 역력했고 2사 만루의 급박한 상황, 타석에는 볼넷 2개와 1안타로 100퍼센트 출루에 성공한 하이트진로의 톱타자 진우석이 역전의 기회를 노리며 경기는 절정을 향해 달려간다.
심리적으로 심한 압박을 받던 강대건이 던진 초구가 뒤로 빠지는 사이 3루주자가 주춤주춤 뒤늦은 타이밍에 홈으로 뛰어들다가 그만 태그아웃을 당하면서 드라마같은 역전을 눈 앞에 두고 있던 하이트진로의 벤치는 일순간 정적과 침묵이 흐르고 만다. 한 점차의 승부가 아닌 상황에서 무리한 주루플레이가 결국 맹렬했던 하이트진로 치어스의 마지막 추격전의 마침표를 찍는 너무나 아쉽고 허무한 여운이 진하게 남는 경기였다.
명문사학 연세대학교의 중앙동아리인 연세이글스는 쇠방망이와 함께 교내 탑을 다투는 대학야구 동아리중에도 손꼽히는 강호이다. 하지만 넉넉한 점수차이로 앞서나가던 경기막판 투수운영의 실수로 자칫 다 잡은 경기를 내줄뻔한 아찔한 장면을 연출했기에 젊고 패기넘치는 팀컬러를 보완하고 좋은 성적을 위해서는 좀 더 차분해져야 할 필요성이 느껴진 경기였다.
<2014. 8. 30, 고양 국가대표 야구장, 수연아빠 서준원>
첫댓글 하이트볼 대회가 오래오래 지속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사회인 야구의 가을야구!! 보기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