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국수의 성지라고 불리는 고성 백촌막국수로 갑니다.
봉포머구리집에서 성게알밥을 먹었ㅇ기때문에
배는 좀 부르지만 입맛을 되찾아야하겠기에...
간판이 붙어있는 이집은 백촌막국수 사장님 거주지이고
뒷편으로 허름해보이는 막국수음식점이 있습니다.
깨끗한 화장실이 만들어졌군요. 반가운 소식입니다. ㅎㅎ
내공이 심하게 느껴지는 간판입니다. ㅎㅎㅎ
우선 친구의 반대를 무릅쓰고 편육 소자를 주문합니다.
배는 부른 상태지만 여기와서 편육을 패쓰할 수는 없지요. 그런데...
이게 소자 맞나요? 엄청나게 풍성한 양입니다. 서너 사람이 먹어도 되겠네요.
동시에 조금 걱정이 되기 시작합니다. 고기가 조금 퍽퍽해 보입니다.
밑반찬들이 환상적이었습니다.
우선 명태식해...맛있습니다.
새콤하고 매콤하고 명태가 질기지도 않습니다.
열무김치도...아주 훌륭합니다.
아삭하면서 새콤한 맛이 끝내줍니다.
하지만 저의 입맛에 밑반찬 중 최고는 백김치였습니다.
아주아주 약간은 꾸리한 향과 맛이 나면서도
새콤하고 부드럽고 치감도 뛰어난,
중독성있는 맛입니다. 아아, 오길 잘했다!!!!
편육은....역시 살코기 부분이 조금 퍽퍽합니다.
답십리 성천막국수에서 먹었던 편육의 훌륭한 맛과 비교하면 두 수쯤 아랩니다.
지난번에 방문했을 땐 맛이 괜찮았던 것 같은데....
그 사이 무슨 변화가 있었는지...아님 제 기억이 잘못된건지...
아님...
고기가 네덜란드산으로 바뀌어서 그런가요?
수입고기는 냉동일테고...굽는 경우에는 몰라도
삶는 경우에는 큰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요?
어쨌든 많이 아쉽고 조금 실망스럽습니다.
막국수 2인분 주문했습니다.
우선 그 유명한 동치미가 나옵니다.
어쩌면 이렇게 만들 수 있을까요?
설탕도 사이다도 넣지 않았는데 탄산 맛이 꽤 진하고
백김치처럼 아주 약간 꾸리한 향과 맛이 있으면서도 시원하고 깊습니다.
맛이 너무 황홀해서 국자로 퍼서 들이켰습니다. ㅎㅎㅎ
몇 독 사다가 청량음료 대신 마시면 좋겠다 생각해봅니다.
막국수 등장하시고....
계란이 반 쪽이 아니라 한 삼분지 일쯤 됩니다. ㅎㅎㅎ
계란을 좋아라하는 저에겐 조금 아쉽지만, 계란 먹으려는 것 아니니까 오케이!
김은 되도록 건져내고...
면발 좋습니다. 메밀 함량이 상당하네요.
주인장께 여쭤보려다가 까먹었는데...80%는 되지 않을까요?
아무것도 첨삭하지 않고 그냥 한 젓가락 먹었습니다.
투박하고 거친 맛이 늠흐늠흐 좋습니다. ㅋㅋㅋ.
툭툭 끊어지는 메밀면의 맛을 지대로 감상하기에는 제 내공이 부족하지만,
맛있습니다. 훌륭합니다. 최고입니다.
성천의 막국수는 미끌미끌하고 차진 감이있어서 조금 아쉬웠는데
백촌의 막국수는 메밀막국수의 정수인 것 같습니다.
다대기에 비볐습니다.
맛있습니다. 아주 아주 맛있습니다.
동치미국물을 부어서 물막국수처럼도 먹어봅니다.
다대기 잔재가 남아있어 순수 물막국수는 아니지만
동치미국물의 아싸한 맛과 메밀의 투박담백하고 거친 맛이
정말 잘 어울립니다. 이럴 때 궁합이라고들 표현하는데...
이건 궁합을 넘어서는 조화입니다.
촛점이 잘 안맞았네요. 죄송.
동치미무와 함께 먹는 것도 재밌고 좋습니다.
이곳을 왜 성지라고 하는지 알겠습니다. 저도 완존 동의합니다.
물론 백촌 말고도 막국수 잘 하는 집 강원도에 산재해 있지만
어느 누구에도 뒤질 수 없는 맛입니다.
동해안 쪽으로 갈 때마다 들르고 싶어질 것 같습니다.
총정리:
말로는 표현하기 힘든, 걸맞는 단어를 찾기 힘든, 환상의 동치미,
높은 함량의 메밀이 주는 투박하고 거칠고 정겨운 막국수,
그것만으로도 훌륭한 음식이 되는 백김치와 열무김치, 명태 식해..
비록 편육이 많이 아쉽지만,
최고의 막국수집이라는데 이의를 달 여지를 남겨놓지 않는,
봉포머구리집의 횡포를 잊게 만들어준,
위대한 밥상이었습니다.
별점: ★★★★☆ (4.5 out of 5, 편육땜에 어쩔 수 없이 0.5 감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