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조선후기 문장가였던 유한준(1732~1811) 선생이 남긴 글이다.
최근 전 문화재청장 유홍준 교수가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라는 책에 인용하면서 세인들의 마음에 명언으로 새겨졌다.
사랑하면 알게 된다. 아는 만큼 보인다.
가령, 꽃을 사랑하면 꽃에 대해 알게 되고, 사람을 사랑하면 그 사람에 대해 알게 되듯이...
잔잔하고 평온한 시간을 갖고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를 느리게 느리게 읽기를 권장.
저는 개인적으로 그 중에서 결정판은 6번째 저서인 '인생도처유상수'
아이들과 여기 저기로 돌아다니며 문화유적을 관람하곤 했으나, 그 동안 혜안이 없어 미쳐 보이지 않았던 디테일한 면까지 보이는 것에 저절로 풍요로움을 느끼게 해줍니다.
유홍준의 한 마디(6번째 답사기 집필 이후)
"막상 새로운 씨즌을 시작하면서 나는 적지 않은 부담을 느꼈다. 돌이켜보건대 내가 처음 답사기에서 추구한 것은 무관심 속에 방치된 문화유산의 객관적 가치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이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 “사랑하면 알게 된다”는 말을 써가며 독자들에게 문화유산에 대한 사랑을 호소하였다. 답사에 연륜이 생기면서 나도 모르게 문득 떠오른 경구는 ‘인생도처유상수(人生到處有上手)’였다. 하나의 명작이 탄생하는 과정에는 미처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무수한 상수(上手)들의 노력이 있었고, 그것의 가치를 밝혀낸 이들도 내가 따라가기 힘든 상수였으며, 세상이 알아주든 말든 묵묵히 그것을 지키며 살아가는 필부 또한 인생의 상수들이었다. 내가 인생도처유상수라고 느낀 문화유산의 과거와 현재를 액면 그대로 전하면서 답사기를 엮어가면, 굳이 조미료를 치며 요리하거나 멋지게 디자인하지 않아도 현명한 독자들은 알아서 헤아리게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