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통신 기술은 사용자들이 따라잡기 힘겨울 정도로 빠르게 변해가고 있다. 3G를 등에 업은 스마트폰 시대가 이제 정착하나 하는 순간
이미 LTE라는 4G 시대가 열렸으며, LTE가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기도 전에 LTE-A가 선보이기 시작하고 더 나아가서 광대역 LTE까지
빠르게 시장을 노리는 상황이 되었다. 이렇게 새로 빛을 받게 되는 곳이 있으면 그늘로 가려지는 곳이 생기기 마련, 2G는 이미 서비스를 점차
접는 수순에 돌입했으며 3G도 점점 관심 밖으로 밀려나고 있다. 이제 어떻게 보면 역차별과도 같은 무관심의 영역으로 변해가는 3G 서비스,
이쯤에서 LTE와 한번쯤 비교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한다.

3G를 넘어선 LTE 서비스
LTE 가입자수는 빠른 속도로 증가해서
이미 상반기에 3G 가입자 수를 넘어섰다. 7월말 미래창조과학부가 발표한 국내 무선 가입자 통계에 의하면 전체 5409만 9917명 가운데
LTE 가입자수는 2297만 2966명으로, 3G 가입자수 2210만 2088명을 넘어선 것이다. 점유율로 보면 LTE 가입자수가 전체의 약
42%를 차지했으며, 3G 가입자는 41%로 나타났다. 아직까지는 LTE 가입자수와 거의 대동소이한 수준이지만 대부분의 스마트폰 신모델이 LTE
지원 사양으로 출시되고 있으며 대리점에서 내거는 가입 조건 역시 LTE 요금제로 몰리고 있기 때문에 3G 가입자수는 빠른 속도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어찌 보면 통신사 입장에서는 LTE 서비스에 치중하고 싶은데 3G 가입자들이 발목을 잡고 있다고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가입자수가 어느 한계 이하로 내려가게 되면 그 서비스를 통해 벌어들이는 수익보다는 서비스를 유지하기 위해 들어가는 비용이 더 들거나 새로운
서비스에 집중하는 것이 더 큰 이익을 가져다 주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1G 서비스도 그러한 이유로 사라져갔고 2G 서비스 역시 이동통신
3사 가운데 KT는 이미 접은 바 있다. LTE 서비스가 기본이 되고 주파수 경매가 종료된 이후 LTE-A와 광대역 LTE를 통신3사 모두 발
빠르게 준비하는 지금은 더더욱 3G 서비스가 부담으로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3G 사용자들의 불만 고조
이렇게 통신사의 입장에서는 3G 가입자가
점차 계륵 같은 존재가 되어가고 있겠지만 3G 사용자들 역시 서비스에 점점 더 큰 불만을 느끼고 있다. 가장 먼저 느껴지는 불만은 3G 데이터
통신 품질의 저하에 대한 불만이다. 통신사의 입장에서는 이미 중심이 3G에서 LTE로 이동했기 때문에 3G 망 유지보수는 예전보다 소홀하게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통신사에서는 3G 가입자의 LTE 전환이 늘어나고 LTE 사용자수가 오히려 더 많아지면서 3G는 오히려 품질이
좋아지는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고 이야기하지만 실질적으로 하루 종일 스마트폰을 손에 들고 쓰고 있는 사용자들의 체감 품질은 예전만 못하다.

또 다른 불만은 기기에 대한 불만이다. 새로 출시되는 거의 대부분의 기기가 스마트폰이며, 새로 출시되는 거의 대부분의 스마트폰이 LTE나
LTE-A를 지원하는 기기다. 해외에서는 알뜰사용자나 개발도상국을 타깃으로 하는 중저가형 기기도 제법 선보이고 있지만 유독 국내 제조사들은
최고사양의 기기를 위주로 선보이고 있다. 더군다나 국내 휴대전화 시장은 해외업체에게는 무덤과도 같은 상태이기 때문에 국내에 진출했던 업체들도
속속 철수해서 LTE를 지원하지 않는 저사양의 외산폰을 국내에서 구입하기는 쉽지 않으며, 국내 제조사에서 만든 저사양 모델은 국외 판매만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역시 만나기 어렵다. 국내에서 사양이 다소 낮은 중저가형 기기를 구입하는 방법은 인기가 시들해져서 단종 수순을 밟으며서
가격을 떨어트린 구형 기기 또는 알뜰폰을 구입하거나 중고 시장을 이용하는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3G 서비스를 계속 사용하고 싶은 가입자는
기기를 바꾸기도 쉽지 않은 셈이다. 새 기기를 사자니 가입 조건이 대부분 LTE 요금제 기준이고, 요금제를 유지하자니 기기 구입비용으로 오히려
전체 비용이 더 나가게 생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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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 3사의 LTE 홍보
같은 듯 다른 비용, 요금 역전
3G 사용자들의 가장 큰 불만 중
하나는 차별 받는 서비스 내용이다. 통신사의 마케팅 비용이 LTE에 집중되다 보니 LTE 사용자들은 혜택이 커지게 되고, 반대로 3G 가입자들은
더 이상의 추가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현재 통신 3사의 스마트폰 요금제를 비교해보면 그 차이를 쉽게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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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 3사의 3G와 LTE 요금제 비교
아래의 요금제 비교표는 스마트폰 이용자 기준으로 가장 기본이 되는 3G 요금제와 LTE 요금제를 비교한 것이다. SK텔레콤의 올인원
요금제와 LTE 요금제를 비교해보면 올인원 34와 LTE 34 요금제는 기본료가 동일한 34000원이고 음성 제공량은 올인원 34 요금제가
25% 더 많은 150분이 제공되지만 문자는 33% 더 적은 150건이 제공되며, 데이터는 LTE 34 요금제의 550MB에 비해 약 82%나
적은 100MB밖에 제공되지 않는다. 그보다 바로 상위 요금제의 경우 올인원 44 요금제가 LTE 42 요금제보다 기본요금이 오히려 2000원
더 많음에도 불구하고 데이터 제공량은 LTE 42 요금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500MB를 제공받는다.
차별은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데이터망을 이용해서 음성통화를 사용하는 mVoIP의 경우 올인원 34 요금제와 올인원 44 요금제는
아예 사용할 수 없게 막혀있으며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올인원 54 이상의 요금제의 경우도 데이터 제공량에 따라 월 200MB에서
700MB 이내로 mVoIP의 사용량을 제한하고 있다. 기본 제공량 이상으로 초과 사용한 데이터에 대한 요금 역시 LTE 요금제의 경우 초과
데이터 880MB 미만 구간의 경우 0.5KB당 0.01원을 부과하고 있지만 3G 요금제인 올인원 34와 올인원 44의 경우 2.5배에 달하는
0.5KB당 0.025원을 내야 한다. 올인원 54 이상의 요금제는 데이터 사용량이 무제한이라고는 하지만 망 부하 발생시 사용을 제한할 수
있는, 한마디로 ‘제한적인 무제한’ 요금제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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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LTE 데이터 한도초과 요금 상한제
KT도 다르지 않다. 3G 요금제인 i-슬림 요금제와 LTE 요금제인 LTE-340 요금제는 기본요금이 동일하게 34000원이지만 음성
제공량도 LTE-340 요금제가 10분 더 많고, 데이터 제공량은 LTE-340 요금제가 i-슬림의 100MB에 비해 7.5배나 많은
750MB를 제공한다. mVoIP도 SK텔레콤과 마찬가지로 제한을 걸고 있으며 초과 사용 데이터 과금 역시 3G 요금제는 0.5KB당
0.025원을 부과하고 LTE 요금제는 0.5KB당 0.01원만을 부과하고 있다. 데이터 무제한인 i-밸류 이상의 3G 요금제 역시 하루 데이터
사용량이 75MB에서 300MB를 넘어서면 사용에 제한을 거는 말만 무제한 요금제로 제공되고 있다. 그나마 LG 유플러스가 LTE 요금제와 3G
요금제의 서비스 차이가 적은 편이고 기본요금 34000원의 요금제의 경우 오히려 3G 요금제에 더 많은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지만 추가 데이터
사용량에 대해서는 LTE 요금제는 1MB당 12.8원을 적용하고 있지만 3G 요금제의 경우 1MB당 50원을 과금하는 엄청난 차이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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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 KT LTE 데이터 안심 옵션

▲ LG 유플러스 LTE 초과 데이터 과금 기준
이러한 요금 역전 현상에 대해서 일부 통신사에서는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3G가 처음 선보이던 시기의 기지국 장비 가격보다 현재 LTE 망
구축에 사용되는 장비의 가격이 낮아져서 그 혜택을 LTE 사용자들이 누리는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그런 논리라면 오랜 세월 유지하면서 투자비용을
모두 회수했을 3G 서비스는 요금을 낮추는 것도 타당한 논리다. 하지만 실제로는 요금 인하는커녕 각종 혜택을 주는 이벤트에서 조차 3G는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통신사와 제조사를 위한 LTE 전환
통신사 입장에서 보면 수익성이
낮은 3G 가입자들을 가급적 빨리 LTE로 전환시키고 싶어한다. 스마트폰 제조사도 새 기기의 판매량을 늘릴 수 있기 때문에 3G 사용자의 LTE
전환을 환영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통신사와 제조사는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 실정이다. 통신사는 제조사에서 최신 모델의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신모델 위주로 공급하면서 소비자들이 기기의 선택권에 제한을 받고 있기 때문에 LTE로 이동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휴대전화 제조사는
소비자의 니즈가 있으면 2G나 3G 기기도 계속 공급해야 하겠지만 통신사의 마케팅이 최신 LTE 서비스로 집중되면서 3G 기기의 수요가 크게
줄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실제로 대중교통이나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곳에서 주변을 자세히 살펴보면 중년층 이상의 휴대전화 사용자 중에서는
3G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는 사용자도 상당수이며, 3G 피처폰이나 2G폰을 사용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이렇게 수요가 분명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통신사와 제조사가 각자의 이득을 위해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기만 한다면 소비자들 역시 더 이상의 믿음을 가지기는 어렵게 될
것이다.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고가형 플래그십 모델의 판매량이 급감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비단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제는 통신사와 제조사의 마케팅에 눈이 흐려져서 무턱대고 최신 제품만을 고르는 소비자는 줄고 있다는 뜻이다. 이제 LTE를 넘어서 광대역
LTE-A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이처럼 따라잡기 힘들 정도로 빨라지는 속도가 과연 사용자를 위한 것인지 아니면 공급자의 이득을 우선으로 하는
것인지 따져보아야 할 때가 되었다. 숨가쁘게 빨라지는 속도에 비해 고객 만족은 얼마나 빨라졌고 높아졌는지, 이동통신 시장에서 발생하는 엄청난
수익이 사용자에게 얼마나 돌아가고 있는지도 짚어봐야 할 때다.
출처 : 앱스토리(www.appstory.co.kr) |
원수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