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블로그에 썼던 글이라 평어체인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최근 몇달 동안 계속 똑같은 꿈을 꾸었다. 내 아랫니에 출혈이 있고 이가 흔들흔들거려서 당장이라도 빠질 것 같은데도 빠지지 않아 갑갑해하다가 깨어나는 꿈이다. 그 꿈을 꾸고 나면 상당히 기분이 찝찝했다. 그렇게 몇달이 지나고 바로 오늘 새벽, 똑같은 꿈을 또 꾸었는데 이번에는 드디어 아랫니 예닐곱개가 와장창 빠졌다. 피까지 철철 흘리면서 말이다. 내 입안에 피의 짜고 비릿한 맛이 느껴질 정도였다. 헐 내 이! 하며 당황하고 있는데 뜬금없이 고등학교 동창 중 한 명이 나타나서는 자신이 치과에서 일을 하고 있다며 병원에 가자고 했다. 꿈 속에서 굉장히 밤늦은 시간이었는데 친구가 고쳐주겠다 해서 나는 얼씨구나 하고 그 친구를 따라갔다. 친구가 나의 잇몸에 다시 이를 박아주기 시작했는데, 내가 "이거 많이 아파?" 했더니 친구가 좀 많이 아프단다. 그래서 안 할 수는 없으니까 꾹 참으마 하고 친구가 하는대로 내버려뒀다. 친구는 정말 꾹꾹, 소리가 날 정도로 내 이를 다시 박아 넣어줬고 그 과정은 꿈 속에서조차 꽤 고통스러웠으나 견딜만은 했다. 이를 하나하나 박아넣는 시술이 끝나고 나자, 나의 아랫니는 예전보다도 훨씬 가지런하고 단단하며 예뻐져 있었다.
상쾌한 기분으로 꿈에서 깨어나 남편에게 이상한 꿈을 꿨다며 꿈 얘기를 했더니 남편 왈, 원래 아랫니가 빠지는 꿈은 나의 손아랫사람이 화를 입는 걸 의미하는 꿈인데 내 꿈의 경우엔 피를 흘리고 다시 이를 박아 넣어서 좋은 꿈인 것 같다고 했다. "타로 한 번 봐봐~" 라고 얘기하길래 한 번 뽑아 보았다.
타로점은 신성한 장미 Sacred Tarot로 본다.
질문 1. 전체적으로 이 꿈이 내게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
이 꿈은 무언가 나의 감정과 영감, 그리고 창조성에 관한 것이다. 신성한 장미 타로에서의 cup은 특히 다른 타로보다 더 예술이나 창조성에의 의미가 강한 편이다. 뭔가를 새로 시작할 타이밍이고, 그것은 꽤나 긍정적인 결과를 나을 것이라는 암시. 영적, 감각적으로 예민한 상태이며 문화나 예술에 관련된 새로운 소식 혹은 지식을 얻게 될수도 있다. 만발한 장미더미 위에 서 있는 소년이 들고 있는 컵에서는 반짝반짝 빛이 난다. 거대한 손이 들고 있는 컵은 커다랗고 번쩍거린다. 뭔가를 기대하게 만드는 카드들이다.
질문 2. 지금까지 아랫니가 흔들리는 꿈을 꾼 이유는 무엇인가.
보통 six of swords의 경우, 상황이 점점 나아질 때 나오곤 한다. 하지만 내가 이 카드를 처음 봤을 때 들었던 생각은 '여행''표류' 그 자체였다. 직관을 통해 사람의 감정을 읽고, 예술과 과학에 관심이 많은 king of cups는 나를 의미하는 것 같다. 나는 현재 변화하고 있으며 나의 무의식은 그 변화를 상당히 불안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던 듯하다. 내가 가고 있는 방향이 괜찮은 방향인가? 옳은 방향인가? 긍정적인 방향인가를 고민하며 불안정함을 느끼는 상황. 이대로 괜찮은걸까 하는 끝없는 자문.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다가 요즘엔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 시간적 여유가 예전보다는 많아진만큼, 아이 엄마 뿐만 아니라 나라는 한 인간의 삶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질문 3. 아랫니가 흔들리는 꿈을 꾸었던 연장선상에서 볼 때 이가 빠진 것의 의미
새로운 것을 시작할 때가 되었다. 한 스프레드에 Ace가 두 가지나 나왔다. 날카로운 통찰력과 정신적인 힘을 필요로하는 일을 하게 될 것이다. 이 모든 일들은 지성과 감성, 정신력의 조화를 필요로한다. page of swords는 꽃밭위에 서서 칼 끝을 땅에 꽂아두고 있다. 상당히 자신만만해보인다. 그리고 그의 얼굴은 똘망똘망하다. 이제 방황과 고민을 끝내고 새로 시작할 시간. 새로 시작할 일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일 자체의 성격과는 달리 아마도 난 그 일을 하면서 cups이 남발하는 즐거움을 느끼게 될지도 모른다. 아마도 공부나 글쓰는 것이거나 그렇겠지.
질문 4. 이를 다시 박아 전보다 단단해진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일이든 사업이든 공부든, 좋은 결과가 예상된다. 성공, 수확의 카드. page of swords는 여러번 스프레드에 나온다. 그것으로 볼 때 내가 앞으로 할 일은 확실히 공부, 지식을 쌓는 일, 글을 쓰는 일인 것 같다. 예민한 감각과 날카로운 통찰력을 필요로하는 일. 지팡이를 세 개나 들고 있는 남자가 그것을 버거워하는 것처럼 보이진 않는다. 그의 얼굴은 굳은 의지로 가득하고, 머리 뒤엔 후광이 비친다. 해설서에는 그 후광이 '영감'을 상징한다고 한다.
결과
나를 어지럽히는 정신은 죽었다. 내 이가 빠질 때 피를 흘렸던 것처럼 칼에 찔린 나무도 피를 흘리고 있다. 분석 따위는 그만두고 한 사이클이 끝났다는 걸 겸허히 받아들이자. 행동을 취해야할 시기이다. 그것도 아주 강한 행동. 자신감 있고 자립적인 마인드와 행동력이 가장 필요한 시기이다. 몽둥이를 휘두르고 있는 사나이를 보라. 자신을 가로막고 있는 6개의 몽둥이 앞에서 버티고 있으려면 강한 용기와 의지, 행동력이 필요할 것이다.
충고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자신의 모든 능력을 그곳에 쏟아 부어야 한다. 단, 그것이 고통스러우면 안된다. 운이 따를 것이고, 적절한 보상이 있을 것이며, 심지어 아픈 마음과 정신을 치유할수도 있을 것이니 즐기도록 하자.
덧 : 이번 사례에서의 page of swords처럼, 어떤 사안에 대해 한 장의 카드가 2번 이상 계속 나올 때가 있습니다. 어떤 시기에 타로점을 치면 사안에 상관없이 한 장의 카드가 계속 나올 때도 있고요. 그 카드가 왜 계속 나오는지 곱씹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 한 장의 카드가 나머지 점괘들을 푸는 중요한 열쇠가 되기도 한답니다.
첫댓글 참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