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를 바꾼 새만금 신시도 "월영봉,대각산" 낭만 산행길
오늘 (2011.4.27)은 수요일 내가 늘 산행을 하는 "우리산내음 카페" 6주년 기념 산행 일이다. 그동안 매년 경기 북부와 수도권 일원에 있는 산행을 하고 카페 기념식을 해왔는데 올해는 거리는 다소 멀어도 군산 새만금 신시도에 있는 "월영봉-대각산-199봉" 산행을 하기로 결정하고 공지하니 이번 카페 6주년 기념 산행에는 평소 보다 많은 회원님의 참여가 쇄도해 45인승 버스 만석이 되었다.
그러나 산행 출발일 새벽부터 서울 지방과 수도권 일원에 비가 내려 원정 산행을 떠나며 걱정이 되었지만 44명의 회원님을 싫은 버스는 서해안 고속도로 행담 휴게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인천에서 회나무님 차편으로 달려온 일행들을 만나 "새마금 방조제"를 향하여 달려가는데 이상한 것은 북쪽 지방은 이미 벚꽃이 폈다 진지 며칠이 지났는데 북쪽보다 따뜻한 산야에는 벚꽃이 한창 흐드러지게 핀 아름다운 낭만길을 달려가고 있다.
아마도 바닷바람이 세서 벚꽃 개화 시기가 늦어진 것 같다. 그렇게 남쪽의 춘색에 빠져들어 잠시 졸고있는 사이 우리 일행을 싫은 버스는 "새만금 방조제 준공 기념탑" 주차장에 도착한다. 그런데 먼 길을 달려오느라 산행 출발 예정 시각이 약 30분 정도 늦어져 곧바로 산행 준비를 마치고 아직도 등산로 조성 공사가 진행 중인 "월영재"에서 우측 월영봉으로 진행한다.
월영재에서 우측으로 진행
산분꽃나무
우리들은 5학년 18반 (1944년 단기 4277년생) 갑장 친구들(온사랑님, 산까치님, 청파)
그런데 이상하게 월영봉 코스 암질이 대부분 얄팍한 조각돌을 모아 마치 인공으로 붙여 놓은 것처럼 특이하고 끝이 뾰족뾰족해 자칫 방심하다 넘어지기라도 하면 큰 부상 당하기 쉽다. 하지만, 전반적인 산행 코스는 그다지 험하지 않아 초보 산꾼들도 누구나 쉽게 월영봉 정상에 오를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산행시작 반시간도 채 안되어 "월영봉 198m" 정상에 오른다.
하지만 일행들과 아무리 월영봉 정상을 휘 돌아 보아도 정상석은 보이지 않고 누군가 달아 놓은 작은 푯말에 "월영봉 198m"란 표식이 나무에 걸려 있을 뿐이다. 산행 떠나기 전 신시도 자료를 살펴보니 이곳 월영봉에서 "고운 최치원" 선생이 단을 쌓고 글을 읽고 악기를 연주하던 곳으로 알려진 명소이데도 정상석이 없다니...
"새만금 방조제" 준공 후 많은 관광객과 산악인이 월영봉-대각산-199봉을 찾고 있는데 "월영봉"을 담당하는 지자체에서 선 아직 산행 코스에 이정표나 정 상석 하나 세우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월령봉을 찾은 많은 사람들이 해당 지자체의 무성의함을 비판하며 이구동성으로 한마디씩 한다. 아마 배부른 모양이라고 말이다.
요즘 우리나라 많은 지자체가 담당 지역에 산이 있으면 소중한 자원으로 생각하고 등산객들에게 작은 불편도 없도록 각종 편의 시설을 마련하며 산행 인파를 불러 모으기 위하여 물심양면 애를 쓰는데 이곳 월영봉을 담당하는 지자체에서는 새만금 방조제 준공에 따라 하도 많은 관광 인파에 치여 귀찮은 것인지 성의를 보이지 않아 안타깝기 짝이 없다.
그런데 이때 회나무 대장께서 청파님 이쪽으로 오세요 하는 소리를 듣고 월영봉 정상에서 우측으로 약 300여 미터 하산하듯 내려가다 다시 오뚝 선 무명 암봉에 오르니 그야말로 사방팔방 "일망무제"로 확트인 전망 명소에서 일행들과 둥글게 모여 앉아 점심을 먹으며 시원한 막걸리 한 잔을 곁들이니 그야말로 내가 바로 신선이라도 된듯 어깨가 으쓱해 진다.
산행 떠나기전 "새만금 신시도 (월영봉198m)" 낮은 산으로 산행을 한다기에 보나 마나 뻔히 별 볼일 없는 산으로 미리 짐작하고 애시당초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뜻밖의 아름다운 선경에 나는 물론 일행들 누구랄것도 없이 왕 대박 산행을 하게 되었다나 뭘 했다나 하면서 싱글벙글 산행이 이어진다.
그런데다 대각산 가는 암릉 구간은 중간 중간에 불끈불끈 우뚝솟은 기암 절경 암봉을 오르내리는 재미가 쏠쏠하고 사방팔방 쪽빛 바다와 어우러진 고군산군도 섬 풍경이 얼마나 아름답고 푸근하던지 그 벅찬 감동을 어떻게 무어라 표현해야 할지 몰라 가슴이 답답할 정도이다. 이럴때 내가 시인였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멀리 대각산 정상 전망대가 보인다.
몽돌해수욕장
보춘화
그런데다 산행길 곳곳에는 심심치 않게 다양한 품종의 야생화 (보 춘화, 산분꽃나무, 바위손, 청미래덩굴, 제비꽃, 통 둥글레, 애기풀, 땅 싸리비, 산자고, 현호색, 기타) 등이 제각기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며 갈 길 바쁜 산객들의 발길을 잡아 때로는 외면하면서 방파제인듯한 제방에 올라서니 발 아래는 마치 몽돌해수욕장이라 해도 손색없을 납작납작한 자갈밭 해수욕장이 주변 기암 절경을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다.
그러다 보니 44면 산행 회원중 25명 정도 디카를 들고 있으니 아름다운 풍경을 사진에 담느라 대각산 산행길이 자꾸 나 혼자 발길을 재촉 하느라 대각산 입구에 들어서니 촌로 할머니 한 분이 얼마 되지 않는 고사리를 팔고 계시는데 모습을 보니 불현듯 돌아가신 어머님 모습이 떠올라 마음 같아선 할머니 고사리 모두 팔아 드리고 싶은 생각이 굴뚝 같지만 실천하지 못하고 내 갈길을 간다.
그러면서 혼자 흥얼흥얼 어린시절 부르던 1. 넓고 넓은 바닷가에 오막사리 집 한 채 / 고기 잡는 아버지와 철모르는 딸 하나 / 내 사랑아, 내 사랑아, 나의 사랑 클레멘타인 / 늙은 아비 혼자 두고 영영 어디 갔느냐. "클라맨타인" 노래를 부르며 대각산을 오른다.
그런데 이곳 대각산 암릉 구간은 월영봉과 달리 어찌보면 마치 용이 크게 용트림을 하는 형상을 닮았다 할 정도로 약간은 험준한 준령으로 이어지며 다양한 산행길 재미를 제공한다.
새만금 간척지를 오가는 유람선
대각산 오름길
고군산분도 풍경
대각산 정상비
대각산 전망탑
신시도는 2006년 4월 물막이공사가 완료되면서 섬으로서의 역사를 마감했다. 새만금방조제와 선유8경의 조망은 33km의 새만금방조제 중 18km에 있는 신시도 배수관문을 통해 월영봉(198m또는 199m봉)에 오르거나 남쪽의 대각산(187.2m) 정상 3층 새만금전망대에 올라 최고의 조망을 즐길 수 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조망은 날씨가 좋은 날은 고군산군도 많고 많은 섬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하필이면 '가는날이 장날이라고' 우리들 산행날은 해무인지 박무인지 희뿌연 스모그 현상으로 산행길 내내 안타까움을 금치 못한다. 그렇치만 대각산에서 안골(첫 동네) 방향 하산 코스에는 마치 설악산의 작은 "용아 장성"이라 불러도 손색없을 정도로 꼭 닮은 작은 암릉구간도 조심조심 지나는 재미가 아주 특별하다.
이렇게 대각산행을 모두 마치고 내려선 안골 저수지 방향으로 이어지는 코스에는 어촌 풍경이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고 푸른 들녘에는 곱게 핀 노란 유채꽃이 더욱 선명하게 시선을 끈다. 그런가 하면 평화로운 논둑에는 우리나라 축산농가에 큰 재난을 안겨주며 스쳐간 구제역에도 용케 살아남은 한우 몇 마리가 한가로히 풀을 뜯는 정겨운 모습이 오래 기억에 남는다.
안골 저수지 방향
하산길에 올려다본 대각산 전망대
유채꽃
일행들이 유채꽃밭에서 사진 촬영을
지난번 구제역 역풍을 이겨낸 한우가 한가로히 풀을 뜯고 있는 모습
구불길 오름코스를 오르는 일행들
119봉에서 내려다본 고군산군도 조망
새만금 전망탑
119봉 하산길에 일행들과 함께
제방뚝길을 지나 "구불길" 코스에서 마지막 비지 땀을 흘리며 월영재에 오른니 아직 후미 일행들이 저 뒤에 오고있어 나를 비롯한 선두 몇 사람은 내친김에 우측 199봉을 오른다. 정상에 오르니 이곳에도 정상석이 없기는 마찬가지이다. 일행들은 빨리 올라갔다 오른 길을 하산을 하라지만 우리들은 내친김에 직진하여 "신시도 배수갑문" 방향으로 하산하는데 세상에 ~~~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조망이 얼마나 아름답던지 말로 다 표현을 할 수 없을 정도이다.
약 60미터 정도는 되는듯한 급 수직 고가사다리 구간 스텐난간을 손으로 잡고 고소공포증으로 조심조심 한발한발 내려서는 그 기분이란 때로는 현기증이 날 정도로 아찔아찔함을 느끼면서도 7개인가 몇 개인가 하는 여러개의 고가사다리 구간을 다리 떨리는 긴장감을 체험하며 힐끔힐끔 바라보는 조망은 어쩌면 그리도 아름다운지….
새만금 신시도 월영봉 대각산 산행 코스중 가장 아름다운 "천하제일경"이라 당당하게 자랑하여도 조금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다. 그런줄도 모르고 자칫 119봉을 시간 관계상 생략하기라도 하였다면 아마 훗날 두고두고 후회를 했을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우리가 199봉 선경에 반해 있는 동안 후미 일행들은 벌써 주차장에 도착하여 빨리 하산하라 재촉을 한다.
그 바람에 조금 더 멋진 선경속에 머물고 싶었지만 산악 마라톤 하듯 서둘러 내려와 관광버스를 타고 군산시네에 있는 "신선횟집"에 들어 "우리산내음 카페 6주년 기념식"과 가벼운 뒤풀이를 마치고 오후 6시 귀경길에 올라 도중 행담도 휴게소에서 회나무 님 차편으로 갈아타고 부평에 도착하니 9시가 지나고 있다.
보기만 하여도 아슬아슬한 수직 고가 사다리 구간이 여닐곱게나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