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회 하루 전날 아침이에요...
어제 퇴근하여 보니 두선 아우가 탁자와 의자, 솟대작품을 부려놓고 갔어요.
탁자를 한 벌 더 옮겨와야 헐 것 같은디 미안시러와서리...
갤러리 간판을 달고 정문을 드시는 손님들을 생각하니 설레는 한편
오늘 아침은 뭘 또 빠트렸을까 공연히 허둥대는 마음이 들어요.
그러고 보니 가장 중요한 문제의 하나인 음향도 확인해야겠어서
어제 오후에 연락하였더니 역시 구멍이 나 있었고...
이런 사업?은 그래요. 10년에 한 번은 치러야 세상 돌아가는 인심의 굴렁쇠도 보이고
세상 돌아가는 패달에 구사리도 보이는 바
이 언덕의 높이를 알겠고 또 저 들판의 논두렁과 굽이굽이 도심의 골목길도 조금씩 보이는 것 같아요.
찍다 찍다 새벽하늘을 몇 번 바라보니 어언 기념판화가 준비 되었어요.
혹 모자라지나 않을까 싶을 때 준비해두었던 한지 재료도 바닥이 났죠.
이 판화는 1990년 작이니 25년의 골동품입니다.
신작 준비를 못한 것에, 저 알맞게 작고 귀여운 편인 것이 선택하게 된 이유죠.
보통 그림을 찾는 이의 요구는 그 세월과 역사의 무게에 더 비중을 두는 것으로 치니, 조촐하나마 받아주세요...
제가 저 갓난둥이 떼보적일 때 할머니 등에 업혀 보채던 그림이죠.^^
할머니를 어미의 모습으로 조금 끌어당겼고, 종종 분꽃이며 나팔꽃이며를 따다 어깨너머
손주 손에 건네주었던, 저로서는 참 아리고 아련하고 애틋하고 그립기 그지 없는 옛이야기그림입죠.
리플릿이 나왔어요. 행사 순서와 작은 음악회 순서,
그리고 참여작가와 출연자의 프로필, 협찬하신 분들이 담겨 있어요.
큰 팜은 못 만들었지만 무대프랑은 널직하답니다.
면장님, 이장님, 광역의원 분들도 참여하신다니 옳게 들꽃연구회 집들이를 하게 된 셈이죠.
도암중학교에서 오르는 입구의 블루베리농장도 이 일을 알게 해 달라 이장님께 부탁을 넣었어요.
순천 쪽에서 보성을 넘어오시면 '운주사' 표지를 보고 들어오시면 되고요,
동광주 쪽으로 오시면 화순 방향으로 진입하여 너릿재 터널을 지나 곧장 보성쪽으로 옵니다.
거의 다 와서 능주로 빠지지 말고, 고 다음 출구인, 춘양으로 빠져야 합니다.
작품들이 하나 둘 들어오고 있습니다. 다 와야 공간을 보고 배치를 할 수 있으니 이 일은 당일 아침이 좋겠죠.
단체전시회는 보통 작품을 하루 전날 모아 오픈 준비를 끝내놓지만 음악회가 있는 특성상 하루에 다 하게 되니
점심은 가까운 청국장집 잘하는 데서 드시고 오후 3시를 맞추면 될 것 같습니다.
미술관 축에도 못 끼고 그렇다고 음악회장 켠에도 못 드는 가정집 공간이니 그저 새로 지은 집구경이나 한다
여기시고 여러 불편들을 눈감아주세요. 사회를 맡으신 은우근교수와 밤에 요리조리 고민도 해보았지만
높은 무대를 낮출수도 없고 그렇다고 연못을 대폭 수정하여 무대 삼을 수도 없으니 조금 고개는 아프실 겁니다.^^
백두선님의 솟대작품을 미리봅니다. 어제 의자 120개와 탁자들을 부려놓고 작품도 갖다놓았어요.
역시 여느 솟대와 달리 목부작처럼 잘 뒤틀리고 말라 식물로 말하면 분재감들을 이용하였군요.
손이 크고 눈이 큰 것이 솟대 앞에서 유감없습니다. 제 정원의 그림이 한결 멋져졌습니다.
오른 쪽 둘은 '연인' 같고, 맨 앞의 '칼새'는 빙글빙글 바람의 방향에 따라 움직이도록 고안되였어요.
이르자면 '솟대모빌'인거죠.^^ 제가 어젯밤 오신 손님들과 만지며 웃었어요.
'생각하는' 샌가요? 다른 하나가 또 이와 비슷한 것이 있는데 이 둘은 따로 나란히 세워야할 것 같아요.
오다가 세움막대를 둘을 잃어버렸는지 하나는 없고 하나는 도암 언덕에서 제가 우연히 찾았습니다.
고마운지고!! 공이 이리도 크니 나도 작품을 하나 챙겨주어 화답을 하겠습니다.
이번에 또 '공'이 백두산처럼 크신 분.
김순옥 도예가님. 은우근교수님 사모님이죠. 뉴욕 핑크푸드를 일일이 다 꿰고 얹고 다듬어서
예쁘게 내시는 한편, 큰 접시 그릇을 10작품도 넘게 '뷔페식'의 밑그릇으로 제공하셨어요.
나 참! 가마에서 나온지 얼마 안 되어 따끈따끈한 작품을 받아들어 제 갤러리에 내리는 기분은
뭐랄까, 하래비가 손주 안은 것처럼 기특코 포근한 것이었답니다. 먼 친척보다 가까운 이웃이라더니
딱 맞았어요!!
김수현샘의 퀼트가 드디어 도착하였어요.
작품하느라 신열이 나 부군이 약 좀 지어달라 전화를 하였는데,
어째서 막걸리 한 통을 다 비울 때까지 안 오는 거에요.
이번엔 내가 전화를 하였더니 "마지막 손질을 마치느라 늦어졌는데 지금 가고 있어요~"
화가들이 막판에 몰려 전시장에 늦게 도착하는 경우와 똑 같더라구요.
작품의 수도 저리 많습니다. 이중가방에 지갑, 그릇받침, 옷, 그리하여 앞에 벌써
소개한 바 있는 화려한 아메리카풍 '배낭'까지...
그리고 귀여운 한나 더!
손주들이 탐낼까 고고시 걱정이군...
정혜숙시인께서 부쳐주신 시집 선물입니다. 출연진과 내빈께 챙겨드려야겠군요.
시집을 출간하여 누군가의 손에 건네는 순간이 얼마나 떨리는 순간인지 글 쓰는 이라면 잘 알 것입니다.
직접 와서 싸인까지 곁들이시면 더 좋겠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으시니 어떡합니까.
책이 사람인냥 반가이 바라보고 손에 손으로 건네겠습니다.
도암중학교를 통과하면 우측에 이 프랑이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걸어오시거나 차로 오시는 길 안내인데, 산책길 400m밖에 안 됩니다.^^
반가운 마음으로 안개처럼 뽀사시하게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낼 오후 3시에 봐요~~~~
첫댓글 ㅎㅎ.
달뜬 진수샘의 얼굴이 떠오르는군요^^
가도 되는 자리인지 늘. 쭈볏하지만.
제가 다른 박수는 잘 치니
많이 많이 쳐드릴 마음으로!
가서 뵐께요^^
폰메시지를 날렸는데 안 가데? 간난이 업고 서방님과 달려오는 모습이 너무 반갑고 고마워서 몇 자 적었어요. 최작가님 가는 길도 못 봐주었으니 내 마음이 지금 '사막'이요.^^ 감사해요. 박피디님은 오전에 와서 전시장 일 좀 도와주고 사정이 있어 먼저 갔어요. 그나마 친구가 없었겠네...
^^시,서,화,꽃이 있는 정원 ((갤러리 진!!))에서 행복한 음악회까지..들꽃 연구회 10주년 자리를.. 날씨까지도 축하하는 것만 같습니다. 잇몸 튼튼 이가 탄탄 CM송이 절로 나옵니다..보고 듣고 맛보고 즐기고 좋아 좋아..딱 좋아!! 우후^^
도암중 찍고 운동장에 차 세우고 홍어보따리, 카메라가방 메고 언덕길 오르느라 죽을뚱 살뚱 했지 뭡니까?
다행히 홍어보따리가 가벼워서 망정이지, 어디 지나가는 동네 홀아비님이라도 계시면 생짜 조를뻔 했다니까요.
다행히 삐딱구두는 신지 말고 오라 하셔서 튼튼한 등산화 신고 척척 올라가다
벌레 먹은 오동잎 한 잎 따서 햇볕은 가리고 갔지요ㅎㅎ
밉군 미워... 준비위원이 먹거리를 들고 산길을 걸어오르다니! 바부 두선이가 자리를 내줘야겠군. 운동은 되었겠네뭐... 어쩐지 얼굴이 벌겋게 상기되었더라니! 위에 주차공간은 실은 60 대도 가능해요. 꼬이고 번잡해지는 것을 피하여 분산하고자 한 전략이었는디... 난 처음부터 위의 세 곳을 벌초하여 공간을 확보하려 했는데 둘레의 의견이 강해서 그리한 것을... 요담에 혼자 올 때도 중학교에 차를 매달아놓고 걸어올라오세욧. 동네 잘 생긴 홀아비 지게 받쳐놓고 입구에서 지다리고 있을테니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