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가톨릭의 상징이며 총본산의 상징성을 지니는 명동대성당
종교시설은 사람들 마음의 안식을 주는 신성한 곳이며, 단지 방문하는 것만으로도 평온함을 느낄 수 있다. 이러한 종교시설은 종교마다 건축사와 문화도 각기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사랑을 주제로 하여 따뜻한 느낌과 분위기를 연출하고자 한다. 야간에는 과하지 않게 각 종교마다 지닌 메시지를 담은 상징적인 분위기를 연출하여, 소박하면서도 디테일한 아름다움을 살리는 것이 종교시설 조명디자인의 핵심이다. 우리는 모든 종교시설에는 종교적 사랑과 조명디자인의 철학이 함께 담겨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 편집자 주
글·사진 | 김강운
천주교의 본산, 빛으로 생명을 불어넣다
1977년 11월 22일 사적 제258호로 지정된 명동대성당은 종현성당(鐘峴聖堂)·명동천주교당이라고도 한다. 라틴 십자형(十字形) 삼랑식(三廊式)의 장중한 고딕형으로 설계되었다. 종교적, 역사적 근간을 이루어 왔던 명동성당이 야간에도 건축적 아름다움을 한껏 뽐낼 수 있도록, 예술적 품격을 조명디자인을 통해 높이고자 한다. 우선, 고딕양식의 건축적 특징과 성당(종교시설)이라는 상징적인 시민정서를 반영하여 문화재 시설로서의 가치를 높이고, 다양한 공간별 조명디자인 방법을 반영하여 야간에는 실제 보다 웅장함을 지니게 한다. 그다음으로 부드러운 색온도를 고려하여 국내·외 다양한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을 수 있는 명동대성당의 야경경관을 갖추고자 한다.
명동대성당 과거 야간환경
국내·외 관광객들의 명동관광 필수 코스 중 하나인 명동대성당은 해외의 성당과 견주어도 손색없는 참으로 아름답고, 성스러운 고딕성당 중 하나이다. 그러나 주간의 웅장한 명동대성당의 모습을 야간에는 볼 수가 없다. 야간의 명동대성당 주변에는 초라한 가로등 몇 개가 전부이기 때문. 그나마 눈부심 확산을 일으킬 수 있는 배광의 조명기구만이 명동대성당의 야경 실루엣을 보여주고 있어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다. 인터뷰를 했던 당시, 일본인 관광객 네코(26, 여)씨는 “기대와 달리 음산하고, 무섭다. 그나마 사람들이 있어 방문할 수 있는 정도이다”라고 전했다.
하늘과 인간이 조화를 이룬 건축디자인 속에 빛의 음영으로 부각하여, 역사적 가치를 되살리고자 한다. 성당 건축양식의 전범이자 20세기 한국 현대사의 중심이자 소통의 공간. 또한 슬픔과 위로의 정신이 스며들어 있는 이곳을 종교적인 의미 이상으로 사회적 가치를 담고 의미를 되살리고자 한다. 성당의 따뜻함을 전해주는 외벽의 붉은 벽돌과 형태의 뚜렷함을 전해주는 흑회색 벽돌. 이러한 조화는 야간 시 빛을 담아 도드라져 보이는 효과를 얻게 하며 평온하며 온화한 명동대성당의 전체 이미지를 연출한다.
조명디자인 스케치와 콘셉트
공간 별 조명디자인 시뮬레이션(NANAM ALD 재직 시)
1 원거리 식별이 가장 용이한 곳으로 휘도량을 안배하여 밝고, 입체적인 종탑연출이 중요하다.
2 입구의 상징성과 Stained Glass 내부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조명을 통해 드라마틱한 빛의 조화를 연출하고자 한다.
3 입면의 볼륨감과 아치의 곡선미 속으로 빛이 스며들다.
4 제대 뒷면의 Stained Glass의 불빛과 유기적 빛에 의한 조화를 고려한다.
경관조명디자인 조명기구 종합배치도 중에서
도심 속의 사찰, 자비로운 메시지
제기동 법화정사는 도심 속에 있는 불교시설이다. 일반적인 사찰의 경우 차분하고 절제된 느낌이지만, 제기동 법화정사는 도심 속에 있는 종교(불교)시설로서, 현대적인 느낌으로 재해석하여 사찰 본연의 흐름을 살리는 것과 동시에 도심 속에서 사람들과 함께 공존할 수 있도록 빛을 연출하고자 한다. 아울러 지리적 환경 분석을 통해, 종교 자체가 지니고 있는 고요한 분위기의 조명디자인으로 유기적인 빛의 조화를 제공하고자 한다. 특히, 이번은 적정 에너지 효율과 연출을 위하여 LED광원을 적극 반영할 필요가 있는 경우이다.
절제미와 자비로움을 필요로 하는 도심 속 종교사원, 제기동 법화정사
우선 주변지형과 유기적인 조화와 눈부심 방지를 고려한 친환경 조명디자인을 계획하고, 불교적 자비의 성스러운 이미지를 연출할 수 있도록 전체적으로 Warm white & Yellow 색상으로 연출하고자 한다. 물론 안전한 조도확보와 편안함이 묻어나는 고급스러운 조경조명디자인도 함께 연출했다.
또한, 주택가와 맞붙어 있는 건축물인 만큼 디자인하고자 했던 연출은 유지하되 최대한으로 눈부심을 억제하기 위한 부단한 노력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그 진행과정에 있어서 가장 긴 시간 동안 공을 들인 부분은 목업(Mock up)을 제작하여 균제도와 디밍(Dimming) 테스트를 진행하는 부분이다.
더불어, 최대한 눈부심을 줄이기 위해 조명을 설치할 공간의 길이와 폭, 조명의 각도 등을 세심하게 수차례에 걸쳐 검토한 후 현장에서 시공을 해야 한다. 주변과의 원활한 조화를 위해 현장에서 적정 휘도량도 빠짐없이 체크해야 한다.
조명디자인 개념 및 조명디자인 시뮬레이션
기독교, 서로 사랑하라
타종교에 비해 기독교 건축물들은 건축적인 모티브가 불확실한 단점이 있다. 매번 지어지는 교회건축에서 교회의 요구에 따라 콘셉트가 좌우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목적은 하나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바로 ‘사랑’이라는 공통된 주제가 있기 때문이다. 어느 각도에서든 평온과 사랑의 메시지가 성도들에게 전해져야 한다.
압구정동에 위치한 광림교회는 지리적 환경은 앞서 서술한 불교시설과 매우 유사했고, 취약한 조망점을 가지고 있었다. 사이트 주변으로 주택가가 늘어선 제기정사와 다르게 광림교회의 주변에는 야간 시 화려한 간판조명이 즐비한 상가시설이 늘어서 있는 것. 이 때문에 주변의 상업시설과 차별화된 야간디자인을 모색할 필요가 있었다.
본당과 희망의 탑을 주 디자인 연출 위치로 보고, 지중등과 함께 본당은 부드럽고, 고급스러운 색상을 강조하여 디자인했다. 또한 희망의 탑은 상층부의 타워를 Vertical Axis로 강조하여 원거리 조명을 확보했다. 끝으로 르네상스풍의 고풍스러운 건축디자인을 강조하기 위해 부드럽고 고급스러운 재질로 표현했으며, 입체적 빛의 균등과 조명기구 노출을 최소화하는 디자인 과정을 필요로 했다.
좌_압구정동에 위치한 광림교회
우_조명디자인 스케치와 사례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