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규원 프란츠 카프카
- MENU-
샤를르 보들레를 800원
칼 샌드버그 800원
프란츠 카프카 800원
이브 본느프와 1,000원
에리카 종 1,000원
가스통 바쉴라르 1,000원
이하브 핫산 1,200원
제레미 리프킨 1,200원
위르겐 하버마스 1,200원
시를 공부하겠다는
미친 제자와 앉아
커피를 마신다
제일 값싼
프란츠 카프카
이 시는 정신적인 가치를 물질로 환산하여 평가하는 세태에 대한 비판을 하면서 시인이 값싼 대접을 받는 세태를 비판한 시이다.
이 시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시인인 화자는 세상에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시인에 대하여 모르는 시에 미친 제자와 둘이 커피전문점에 앉아서 가장 기본적으로 공부해야할 프란츠 카프카를 공부하는 중이다. 샤를르 보들레와 칼 샌드버그는 이전에 공부를 했고 이브 본느프와 에리카 종, 가스통 바쉴라르, 이하브 핫산, 제레미 리프킨, 위르겐 하버마스는 앞을 공부해야할 부분이다. 제자와 함께 시에 대한 공부를 하면서 제일 값싼 커피밖에 마시지 못하는 자신의 처지와 시인을 제일 값싸게 취급하는 현실의 세태에 대한 아이러니를 느낀다.
위의 메뉴에 쓰인 것은 커피의 종류가 아니다. 시인에게 영향을 미친 문학가 내지는 인문학자들이다. 다른 이의 글을 참고하니 샤를르 보들레는 프랑스 시인이고, 칼 샌드버그는 미국 시인이면서 역사학자이고, 프란츠 카프카는 체코 출신의 문학가이고, 이브 본느프와는 프랑스 시인이고, 에리카 종은 미국 소설가이고, 가스통 바쉴라르는 프랑스 철학자이고, 이하브 핫산은 포스트모더니즘 주창자이고, 제레미 리프킨은 미국 경제학자이고, 위르겐 하버마스는 독일 철학자이라고 한다. 이들은 모두 시인 오규원의 정신 세계에 영향을 준 인물들로 보인다. 이들은 적어도 시를 공부 또는 창작하려는 사람이 기본적으로 공부해야할 사람들이라고 시인인 화자는 생각하고 있다.
‘- MENU-’에 적힌 순서는 화자가 세운 시 공부의 커리큘럼이다. 화자는 시인이 공부해야할 부분으로 시 뿐만 아니라 소설, 철학, 포스트모더니즘, 경제까지 공부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이 부분에 제시된 인물들의 더 세부적인 내용을 알면 오규원의 시세계를 더 잘 알 수 있을 것이나 이에 대해서는 오규원을 전공하는 전문가에게 맡긴다.)
‘시를 공부하겠다는 / 미친 제자와 앉아 / 커피를 마신다’는 커피를 마시면서 제자와 공부를 하고 있는 중임을 말하고 있다. 이 시구에서 ‘미친 제자’의 ‘미친’은 중의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첫 번째 의미는 ‘어리석다’는 뜻이다. 정신적인 것도 물질적인 가치로 환산해서 평가하는 세상 사람이 ‘제자’를 평가하는 표현이다. 경제적으로 힘든 직업인 시인의 길을 택한 ‘제자’를 폄하하는 표현인 것이다. 두 번째의 의미는 ‘어떤 일에 지나칠 정도로 푹 빠지다.’는 의미로 시 공부에 푹 빠진 제자를 말하는 것이다. 여기서는 두 번째의 의미가 주일 것이나 한 편으로는 첫 번째의 의미도 함께 담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한다.
‘제일 값싼/ 프란츠 카프카’는 지금 제자와 ‘프란츠 카프카’를 공부하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제일 값싼’은 진짜 ‘프란츠 카프카’가 ‘- MENU-’에 열거된 인물 중에 가장 가치가 떨어진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이는 ‘제자와 앉아 / 커피를 마신다’와 연결하여 읽으면 ‘제일 값싼’ ‘커피’를 마시고 있다는 것으로 화자와 제자의 경제적 사정이 여의치 않음을 말하는 것이다. 화자는 시에 ‘미친 제자와’ 마주 앉아 경제적으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시를 가르치고 있는 미친(어리석은) 선생인 것이다.
이 시는 커피의 메뉴판을 착상으로 하여 시인 오규원이 시를 공부하는 사람은 마땅이 알아야할 사람들을 나열하면서 세상에서 미친(시에 미친, 어리석은) 사람으로 취급을 받는 현실과 시인들이 처한 경제적인 어려움 등을 복합적으로 함축하면서 정신적인 것을 물질적 가치로 환산하여 평가하는 현실의 세태를 비판한 것이라 할 수 있다.20120418수오후0354부할절예배재현고5층전한성
샤를르 보들레르 : 시집 <<악의 꽃>>을 출간한 프랑스의 현대 시인
칸 샌드버그 : 도시 문명의 문제를 탐구한 미국의 현대시인
프란츠 카프카 :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유대계 소설가이다
이브 본느프와 : 프랑스 현대시의 전통을 이었다는 20세기 현대시인
에리카 종 : 페미니즘의 시각에서 소설 <<나는 것이 두렵다>>를 출간한 미국의 여성 소설가
가스통 바쉴라르 : 과학철학자에서 상상력 이론가로 변모하여 물질적 혹은 역동적 상상력의 소중함을 가르쳐준 르랑스의 현대 석학
이하브 핫산 ; 이집트 출생, 미국인으로 귀화, 20세기 후반으 포스트 모더니즘 이론을 선도
제레미 리프킨 : <<노동의 종말>>, <<엔트로피>>의 저자
위르겐 하버마스 ; 독일의 저명한 철학자이며 사회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