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대학 부동산학과 교수도 실수한다

[위험한경매]

유명대학 부동산학과 교수도 실수한다

 필자와 절친한 부동산학과 교수님이 계신다. 주 전공이 경매는 아니다. 물론 경매투자로 재테크하는 양반은 더욱 아니다. 고향인 경북 예천에는 노부모님이 농사짓고 계신다. 미국 유수대학에서 부동산금융을 전공하고 학위를 취득해서, 지금은 국내 유명대학에서 후학을 가르치고 있다. 필자 석사시절부터 친했으니 벌써 10여년 이상 막역한 사이다. 부동산학과 교수님이 낙찰 받은 경북 안동의 과수원 물건이다.

과수원 낙찰 받았는데 최소 15년은 기다리란다

⇒ 우 박사님 여전하시죠?

⇒ 그렇죠, 저녁 먹은지 오래되었네요, 교수님!

⇒ 한번 뵐까요~ 드릴 말씀도 좀 있고요?

⇒ 좋지요~다른 사람도 몇 명 부를까요~ 간만에 회포한번 풀게요!

⇒ 좋습니다. 그전에 조금만 먼저 만나면 하는데?

⇒ 먼저 말씀해주세요, 뭔가 있네~!

⇒ 아뇨 만나서 잠깐이면 됩니다?

⇒ 그러면 그러세요 ㅎㅎ!

건대입구 먹자골목 안에 있는 한정식 집에서 만나기로 하고 전화를 끊었다. 만나기로 약속한 날 저녁에 좀 일찍 가서 먼저 만났다.

⇒ 박사님 이것 좀 봐주세요.?

⇒ 경매물건이네요~! 교수님 이제 경매도 하세요!

⇒ 하고 싶어서 한 게 아니고 부탁하는 사람이 있어서 좀 도와준다고 했는데 일이 아주 엉성하게 되어버렸네요?

⇒ 되게 재밋네 보여줘 보세요!

 경북 안동시 녹전면이라 곳에 있는 과수원 용지였다. 전체 면적은 8,584.9평이고, 최초감정가격 38,177,500원일때 42,200,000원에 단독응찰해서 낙찰 받은 평범함 물건이다. 물건 개요는 다음과 같았다.

입찰 외 입목이 있었다

⇒ 사건번호 : 안동1계 2006-36**

⇒ 종 류 : 과수원용지

⇒ 면 적 : 28,379㎡(8,584.9평)

⇒ 감정평가액 : 38,177,500원

⇒ 유찰횟수 : 0

⇒ 최저입찰액 : 38,177,500원

⇒ 낙찰일시 : 06.11.06

⇒ 매가가격 : 42,200,000원(110.5%)

⇒ 응찰자수 : 1명

⇒ 도로현황 : 서측 왕복 2차선도로접합

⇒ 위 치 : 안흥마을 동측인근(현장까지 접근양호)

⇒ 이용현황 : 지상에 입찰 외 과수목 약 250주 있음

아무 문제없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 아무 문제없어 보이는데~ 물건도 잘 고르셨고~!

⇒ 그렇게 보이세요?

⇒ 근데 뭐하려고 받으셨어요~ 벌써 은퇴준비하세요!

⇒ 우박사님~~!~~! 장난치지 마시고 좀 진지해주세요~ 진~지~ ㅎㅎ?

⇒ 정말 잘 하셨다니까!

⇒ 여기 입찰외가 뭔지 설명 좀 해 주세요?

⇒ ‘입찰 외 과수목은 경매대상이 아니다’라는 말입니다!

⇒ 땅을 파는데 땅에 심어져 있는 나무를 팔지 않는다는 것이 말이 되나요?

⇒ 되지요 되다마다요~! 그런데 교수님 정말 몰라서 물으세요!

⇒ 모르니 묻지 알면서 묻나요?

⇒ 정말이세요!

⇒ 그렇다니까요?

⇒ 정말 모르시는 표정이네!

⇒ 장난 그만치시고 말씀해주세요?

⇒ 되~게~ 재밌다~!

⇒ 나는 재미없어요 ㅎㅎ ?

⇒ 과수목이라고 되어 있는데 무슨 나무인가요!

⇒ 사과나무?

⇒ 나무주인은 뭐라고 하나요!

⇒ 자기는 농사 계속 지어야겠다고?

당연히 이야기다. 그런데 기다려야 한다는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눈치였다.

법원에는 가지 않았단다

⇒ 그렇게 나오면 방법이 없어요~!

⇒ 그러면 15년을 기다려야 한다는 말씀이세요?

⇒ 그럼요~ 법정지상권 성립하는지 법원에 물어 보셨어요!

⇒ 아니요~ 그러지 않았어요?

⇒ 잘 하셨어요~ 할 필요도 없고 해도 실익도 없어요!

⇒ 농사짓는 아저씨가 일 년에 토지 사용료로 25만원 주겠다고 했대요?

⇒ 지금까지 그렇게 주고 사과농사 지었으니까 그러겠죠!

⇒ 어떻게 그렇게 잘 아세요?

⇒ 교수님한테 누가 부동산금융 물어보면 그 정도 답은 그냥 나오잖아요!

⇒ 너무 잘 알아서 탄복이 나오네?

⇒ 그리고 잔소리 한마디, 낙찰받기전에 물어보셔야지!

⇒ 쑥스럽잖아요?

⇒ 에고~ 교수 연구실에서 주식사이트 쳐다보는 것은 안 쑥스럽고!

법원경매에 대한 인식의 일단이 여지없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1년에 지료가 25만원

⇒ 그래도 지료가 년 25만원이면 너무 싸지 않나요!

⇒ 교수님도 잘 아시잖아요, 요즘 시골에서 거져 줘도 농사지을 사람 없다는거?

⇒ 하긴 그래요, 그러면 지료 올려달라는 말도 못하겠네!

⇒ 올려준다고 해봐야 얼마 올려주겠어요, 인심 고약한 경매쟁이 소리 듣지 말고, 주는 대로 받으세요?

⇒ 우박사님 시키는 대로 할게요!

⇒ 시키는 대로가 아니고 그게 대강 답이에요?

⇒ 그리고 사과나무 주인 분위기로 보아서는 정말 농사짓는 사람 맞네!

⇒ 어떻게 아세요?

⇒ 여기 경매지 한참 쳐다보고 있어 보세요. ‘정말로 농사짓고 있어요!’라고 쓰여 있는 게 보입니다!

⇒ 나는 안 보이는데, 어디 그렇게 써있다는 말씀이세요?

⇒ 농담입니다!

⇒ 우박사님 그만 놀리고 설명 좀 해주시라니까요?

⇒ 내가 무슨 팔자가 이리도 험하다고 부동산교수한테 부동산강의 라냐 헤~헤!

⇒ 그만 놀리고 말 해주세요?

 부동산학과 교수한테 명인방법에 의한 법정지상권 강의를 하게 판이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한참을 설명해도 무슨 말인지 이해를 잘 못하는 눈치였다.

 암튼 이해하는 못하든 나는 할 말 다했다.

해답이 없는 문제는 세상에 없다

⇒ 그랬다고 하더라고요~ 15년은 기다려 달라고?

⇒ 낙찰 받은 사람이 누구세요~ 교수님하고 어떤 사이세요?

⇒ 말하기 곤란한데~?

⇒ 말~ 안 해주면 나도 해답 안 드립니다~!

⇒ 그러면 답이 있다는 말씀이세요?

⇒ 교수님 답이 없는 문제가 세상에 어디 있나요, 정답은 아녀도 모범답은 있죠!

⇒ 낙찰자가 친 형수님, 돈은 형님하고 내가 절반씩?

⇒ 어~째 그런 것 같더라~!

⇒ 요즘 울 형님이 나를 아주 우습게보고 있어요?

⇒ 그러겠네~ 그래도 명색이 박사님에 부동산과 교수가 명인방법이 뭔지, 법정지상권이 뭔지, 입찰외가 뭔지도 모르면 나라도 놀리겠다~!

⇒ 그만 놀리고 빨리 솔루션을 말해보세요?

⇒ 알았어요, 지금 당장 급하지 않으니까~ 다른 날 조용히 다시 만나서 논의하시죠!

⇒ 그때는 꼭 답을 말씀해주세요?

⇒ 무슨 술을 사느냐에 따라 답의 순도가 달라집니다 ㅎㅎ~!

⇒ 알았어요?

며칠 후에 일단 필자의 사무실에서 다시 만났다.

법정지상권을 요리하는 방법

먼저 임야나 전답에 과수목등 경제적 가치가 있는 입목이 식재되어 있을 때, 그 입목이 소유자나 물상보증인의 소유가 아니어서 경매매각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에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라는 전제를 깔고 약간의 설명을 했다. 처음보다는 훨씬 이해도가 높았다. 스스로도 공부를 했던 눈치였다.

그리고는 몇 가지 상황에 맞는 모범답안을 이야기 해 드렸다.

⇒ 그런 방법들이 있네요?

⇒ 무슨 분야든 전문가가 따로 있잖아요!

⇒ 우리 같은 경우에는 박사님 처방전은 뭐 세요?

⇒ 처방전은 유료입니다~!

⇒ 알았어요?

⇒ 이런 저런 방법이 있어요!

⇒ 그렇겠네요?

⇒ 시골 형님은 뭐라고 그러세요!

⇒ 농사만 짓던 분이라 내가 다 알아서 한 건이고, 내가 하자는 대로 할 뿐이세요?

⇒ 남의 것 아니어서 그나마 다행인줄 아세요!

⇒ 그래도 소액이어서 안도하고 있죠?

⇒ 에이 교수님 그건 아닙니다요~! 투자액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용 숙지를 다 하지 않고 투자했다는 것이 보통문제가 아닙니다!

⇒ 그렇죠?

너무나 다양한 부동산의 전문분야

 만약 어떤 독자가 아래와 같은 분야를 필자에게 자문 받고 그것을 바탕으로 투자나 사업을 시작했다면 그 결과는 보지 않아도 결과는 비참하다.

⇒ 재개발사업

⇒ 재건축사업

⇒ 개발사업타당성

⇒ 입지분석

⇒ 도시형생활주택 개발

⇒ 임대사업

⇒ 공매투자

⇒ 상권분석

⇒ 매장분석

⇒ 중개업

⇒ 건물관리

⇒ 건물개발

⇒ 시행사업

⇒ 부동산금융

⇒ 개발자금조달

⇒ 실버용 부동산개발사업

⇒ 장묘용 부동산개발

⇒ 전원주택개발사업

⇒ 기획부동산

이래도 결과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만약 국제부동산 금융전공 교수에게 다음을 문의했다고 해도 달라질 것은 크게 없을 것이다.

⇒ 법원 부동산 경매

⇒ 재개발사업

⇒ 재건축사업

⇒ 개발사업타당성

⇒ 입지분석

⇒ 도시형생활주택 개발

⇒ 임대사업

⇒ 공매투자

⇒ 상권분석

⇒ 매장분석

⇒ 중개업

⇒ 건물관리

⇒ 건물개발

⇒ 시행사업

⇒ 개발자금조달

⇒ 실버용 부동산개발사업

⇒ 장묘용 부동산개발

⇒ 전원주택개발사업

⇒ 기획부동산

 경북 산골이 고향으로 시골 화목한 가정에서 별다른 고생 없이 자랐고, 국내에서 좋은 대학졸업하고, 졸업하자마자, 미국으로 유학 가서 10여년 각고의 노력 끝에 경제학 학위취득하고 돌아와, 대학에서 10여 년 동안 국제부동산 금융전공 교수생활만 하고 있는 사람에게 법원경매를 물어보면 답은 듣지 않아도 뻔 한 것 아닌가.

 명인방법에 의한 법정지상권 성립가능성과 지료관계를 모른다고 부동산 전문가가 아니라고 할 참이신가.

말할 것도 없이 경매분야는 필자가 훨씬 고수다.

유난히 얼치기 전문가가 판을 친다

재개발-재건축이 전문인 유명 인사가 있다고 해보자.

⇒ 어제 저쪽 신문에 재개발 사업에 대해서 심도 있는 기사를 쓰셨다.

⇒ 며칠 전에는 부동산 세금에 대해서 고견을 피력한 것을 읽은 기억이 생생하다.

⇒ 오늘은 부동산경매시장에 대해서 열변을 토 하신다.

⇒ 내일은 고령사회에 유망한 실버용 부동산개발사업을 언급하신다.

⇒ 그 다음날은 납골당-장묘용 부동산개발이 ‘왔다’란다.

⇒ 그리고 그 다음날은 인구감소시대를 맞이해서는 도시형생활주택만한 사업이 없단다.

⇒ 그리고 그 다음날은 소득수준 향상에 따른 전원주택개발사업이 확실한 투자처란다.

⇒ 그리고 그 다시 다음날은 강남재건축아파트가 뭐니 뭐니 해도 블루칩이란다.

⇒ 그리고 그 다시 다음날은 눈 하나 깜짝 안 하시고 부동산시장을 점친다.

혼자서 북치고 장구 치고 노래하고 춤추고 다한다. 요즘 경매 판에도 거의 비슷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부끄럽고 창피한 지경을 넘어서서, 소중한 사람들을 지옥으로 끌고 들어가는 중대한 범죄행위다. 낙찰 몇 건, 투자 몇 건으로 인생이 뒤바뀐다는 식의 시골 장터 싸구려 약장사 같은 짓은 당장 그만두셔야 한다. 자중자애하시기를 바란다.

필자가 접한 경매 세상에는 그럴 일 없었다.

쉽게 말해보자

⇒ 생물학 전공자가 건물설계를 이야기 하는 꼴이고,

⇒ 의학 전공자가 토목공사를 이야기 하는 꼴이고,

⇒ 경제 전공자가 바다생태를 이야기 하는 꼴이고,

⇒ 피아노 전공자가 암수술을 이야기 하는 꼴이고,

⇒ 농학 전공자가 언어학 이야기 하는 꼴이고,

⇒ 국제통상 전공자가 한의학을 이야기 하는 꼴이고,

⇒ 미대교수님이 국제무역을 이야기 하는 꼴이고,

⇒ 발레리나가 구조계산을 이야기 하는 꼴이다.

더 열거하고 싶지만 페이지 늘린다고 얼굴 찡그리는 독자들이 무서워 그만 한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전문가를 자처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에게 믿음이 가지 않는다.

 자신의 주 전공분야 한 곳에서 자리 잡기도 어려

운 세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경매삼매경]

제대로 된 실전전문가 가 드문것이 현실이네요;;

[평화짱]

잘읽었습니다

[내안의 거인]

재밌어요 ㅋㅋ

[family1st]

사실 이미 자기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는 경매는 단지 재테크정도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많긴 많습니다.
제가 전업을 하면서 주위분들한테 경매한다고 하면
"그거 하면서 다른건 뭐해?"라고 말하시는분들이 있었으니까요.
사실 저는 이거 하나만으로도 벅찬데 말이죠...잘하지도 못하면서 말입니다. ㅡㅡ;;
원고 잘 읽고 또 한수 배워 갑니다. ^^

[이카로스]

지극히 당연한 말씀입니다.
행복한 경매를 위하여 배우고 또 배우겠습니다.

[지나아린]

좋은 글 감사합니다.

[천국]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써니~]

잘 보았습니다.

[하늘바람]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