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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구한 역사와 문화의 나라 중국
중국 전도 / 오성홍기
◆ 중국 국기 : 오성홍기/五星紅旗
♠큰 별: 중국 공산당 ♠작은 별: 노동자 · 농민 · 학생 · 지식인
♠붉은색: 공산주의와 혁명 ♠노란색: 중국공산당의 밝은 미래 · 황인종
◆ 중국 개관(中國 槪觀)
♠면적: 957만 ㎢(남한 면적의 약 100배) ♠인구: 약 14억 명
♠인종: 한족 92%, 기타 55개 소수민족 ♠수도: 베이징(北京)
♠언어: 중국어 ♠1인당 국민소득: 약 10,000 USD
♠환율: 1.000원=약 6위안(元) / 1위안(원)=약 170원
♠종교: 불교 15%, 도교 7%, 그리스도교 3%, 이슬람교 0.45% 기타 토속 신앙 및 무신론자 74%
◆ 중국의 자연환경
중국 남서부는 티베트고원을 비롯한 평균 4,000m 이상의 고원지대이고 북서부는 톈산(天山)산맥, 쿤룬(崑崙)산맥으로 둘러싸인 분지이며 그 사이는 세계에서 가장 황폐한 타클라마칸 사막이 펼쳐져있다. 중국의 양대 강인 황허(黃河)와 양쯔(揚子)는 서쪽 고원지대에서 발원하여 황해로 흘러 들어가는데 그 하류지역은 광활한 평야지대로 고대문명의 발상지이며 삶의 터전이다.
◆ 중국의 역대 왕조
선사시대(先史時代)로부터 시작되는 중국의 유구한 역사는 신화시대인 요순(堯舜)시대 즉,
삼황오제(三皇五帝)⇒하(夏)⇒은(殷/商)⇒주(周)⇒<춘추전국시대(春秋戰國時代)>⇒진(秦)⇒한(漢)⇒<위진남북조시대(魏晉南北朝時代/魏蜀吳)⇒수(隋)⇒당(唐)⇒송(宋)⇒원(元)⇒명(明)⇒청(淸)⇒중화민국(中華民國)⇒<공산주의 혁명>현재의 중화인민공화국(中華人民共和國: People's Republic Of China)
1. 후난성(湖南省) 세계 자연유산 장가계(張家界)
<1> 장가계(張家界)
장강삼협(長江三峽) 크루즈 여행을 끝내고 중국인 여행객들과 함께 장가계 여행을 하게 되었는데 외국인은 딸랑 나 하나로 출발지는 후베이성(湖北省) 의창(宜昌)이다.
의창(宜昌)발 장가계행 완행열차는 1시간이나 늦게 출발하였는데 중국 완행열차 3등 칸의 경험은 정말 잊지 못할 고통이었다. 좁고 딱딱한 의자에 어깨를 부딪치며 마주보고 앉는데 무릎이 맞닿는다. 지저분하고 냄새나고 더우니 남자들은 모두 웃통을 벗어 버리고 주위의 사람들은 아랑곳없이 연신 뭘 먹어대며 시끄럽기가 짝이 없다. 지도상 거리는 그다지 멀지 않는데 5시간이나 걸려 고역을 치렀다.
두어 시간 지나고부터 졸리기 시작하니 수세미 같은 냄새나는 머리가 연신 어깨를 부딪치고 꼼짝을 할 수가 없다. 입석표를 샀는지 서서가는 사람도 많다. 중국에서 절대로 열차 3등 칸은 탈 일이 아니다.
60년대 말 내가 대학 다닐 때 고향(江陵)을 가려면 주로 청량리에서 열차를 탔는데 좌석이 없어 먼저 들어가서 자리를 잡으려고 이리저리 뛰던 생각, 또 열차바닥이나 두 객차의 이어지는 곳에 신문지 조각을 깔고 앉아 가던 시절이 생각난다.
◆ 천하절경 장가계(張家界)
장가계 입구 / 소수민족 아가씨들
새벽 6시 경 장가계(張家界)에 도착하니 꼭 사기꾼 같이 생긴 가이드가 마중 나왔는데 전형적인 한족(漢族)으로, 거드름을 피우며 말하는 꼬락서니와 행동거지가 꼭 중국 무협영화에 나오는 사람 같다. 그렇지만 관광하는 내내 ‘한궈런(韓國人)’을 외치며 나를 챙겨서 고맙기는 했다. 나와 같이 장가계를 2박 3일 관광을 할 일행은 중년의 중국인 9명과 나를 포함하여 열 명이다.
곧바로 장가계 입구로 이동하여 아침식사를 하는데 국수 한 그릇에 6元이다. 입장료, 케이블카 사용료 등 380元을 패키지 비용에 얹어 더 걷어서 조금 기분이 언짢았는데 중국 관광객들은 아무 말도 않고 선선히 돈을 낸다.
장가계 제법 높은 정상부근의 마을까지 올라 갈 때는 케이블카를 탔고, 내려올 때는 걸어서 내려왔다. 날씨가 좋지 않아 구름과 안개 사이로 언뜻언뜻 보이지만 풍경은 그야말로 천하절경이다. 가이드가 열심히 설명을 해 대는데 나는 한마디도 못 알아들으니 답답하다.
특별히 경관이 좋은 곳에는 소수민족 아가씨들이 아름다운 민속복장을 차려있고 함께 사진을 찍고 팁을 받는다. 둥근 은장식이 달린 모자를 쓴 것으로 보아 묘족(苗族)이 아닌가 생각된다.
내려올 때는 각자 내려와 아래에서 만나자고하여 케이블카를 타지 않고 혼자 걸어 내려왔다. 거의 내려왔는데 이스라엘인이라는 노부부가 걸어서 올라오며 아직도 머냐고 묻기에 걸어 올라가기 어려우니 도로 내려가 케이블카를 타라고 권하여 함께 도로 걸어 내려왔다.
이 이스라엘 부부는 내가 한국 사람이라고 했더니 반가운 얼굴을 하며 자기들이 20년 전에 한국에 와서 설악산, 속리산, 제주도 등 골고루 여행했다며 노부부는 한국도 정말 아름다웠다고 엄지를 세운다. 재미있는 것은 비닐 봉투에 과일이나 음료수를 넣어서 들고 가는 사람들은 야생원숭이들로부터 무차별 공격을 받는다. 번개처럼 달려들어 낚아채서는 나무위로 올라가 먹는다.
◆ 뱀 독 관절(關節) 약
저녁에는 특산물을 파는 가게를 세 곳이나 데리고 가서 짜증나게 한다. 그 중 독사 연구소라는 가게는 들어가자마자 향기로운 허브를 넣은 물을 가져와 발을 씻기고 마사지를 해 주는데 피로도 풀리고 무척 기분이 상쾌해 진다. 그러더니 여러 가지 뱀독으로 만든 약품들을 가지고 와서 사라고 성화다.
발 마사지가 너무도 시원해서 하나 사주려고 살피는데 관절에 좋다는, 스프레이로 뿌리는 물약인데 무릎에 뿌려주는데 정말 뼛속까지 시원하다. 1개 100元(1만 8천 원)이라 하여 하나 산다고 100元을 줬더니 물건을 가지고 와서는 갑자기 160元이라고 60元을 더 내라고 한다. 짜증이 나서 약병을 집어던지고 100元을 도로 내 놓으라고 소리를 질렀더니 그냥 100元에 가져가라며 중국인 특유의 비굴한 웃음을 흘려서 기분이 나빴다.
마사지하는 아줌마가 한국말도 제법 몇 마디하고 친절하게 굴기에 마사지가 끝난 다음 안줘도 되는 팁을 2달러 줬더니 슬그머니 가서 물약 한 병을 더 가져다주며 가지고 가란다. 결국 한 병에 160元 한다는 물약을 두 병에 100元을 준 셈이다. 도깨비에게 홀린 기분이다.
저녁에는 극장으로 이곳 소수민족의 민속공연을 보러 갔는데 한 시간 계속된 공연은 아름답고 화려한 소수민족들의 의상과 독특한 무용도 인상적이고 여러 가지 다른 공연이 볼만 했다. 공연이 끝나고 나왔더니 바깥에서는 모닥불을 피워놓고 마당극 형식으로 차력(借力) 공연을 보여주었는데 놀라웠다. 널빤지 위에 차력사가 눕고 배위에 다시 널빤지를 놓은 다음 그 위에다가 네 사람이 메고 온 상당히 큰 시멘트 판을 세 개나 겹쳐 올려놓는다. 그러더니 관객들을 불러내어 시멘트 판 위에 8명이나 올라서게 하는데 깔려있는 차력사는 태연하다.
시멘트 판 무게는 물론 8명의 몸무게만도 엄청날 텐데 깔려있는 차력사가 배를 한번 부풀러 출렁이자 위의 사람들이 비틀거리며 아우성이다.
<2> 영화 아바타(Avatar)의 배경 원가계(袁家界)
다음날은 원가계(袁家界)를 관광했다. 원가계는 장가계의 근처 계곡인 듯 보였는데 가는 곳 마다 미국영화 ‘아바타(Avatar)’에서 나비족이 사는 환상적인 배경의 모습을 이곳의 풍경을 찍어간 것이라는 문구가 보인다. 또 아바타의 감독과 미술감독이 이곳에서 찍은 사진도 아바타의 몇몇 장면 사진과 함께 커다랗게 붙어있다.
계곡 절벽을 오르는 백룡천제(白龍天梯)라 불리는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올라가면서 보니 286층이라고 씌어있고 유리창으로 보이는 절벽과 산봉우리가 아찔했다. 건물로 치면 286층 높이(335m)라는.... 아래쪽 수직 156m는 바위굴 속으로, 나머지 170m는 철제 빔으로 허공에 제작된 엘리베이터이다. 그 위에서 방문한 소수민족의 마을에서는 여러 가지 관광과 체험을 할 수 있었다. 방문객을 환영한다는 춤과 노래, 그리고 술을 한잔씩 권하는 모습이 재미있다.
소수민족 아가씨들 / 백룡천제 / 천하절경 원가계(袁家界)
외부세계와 너무나 외떨어진 곳에 사는 이들은 모든 것을 자급자족했던 모양이다.
부근에 은(銀) 광산이 있는 모양으로, 원석을 채취하여 은(銀)세공품을 만드는 모든 공정을 볼 수 있고, 철을 가공하여 각종 무기류를 만드는 공정, 실을 생산하고 그것으로 옷감을 짜는 모든 공정들을 보여준다. 또, 담배 잎을 말려 직접 손으로 권련을 만들어 팔고 있었는데 맛도 괜찮고 싸서 한주먹 샀다. 이곳에서는 결혼식 체험도 있는데 신방에 앉은 신부와 신랑 옷차림으로 사진도 찍는다.
<3> 우한(武漢)과 웨이양(岳陽)
동정호반(洞庭湖畔)의 악양루(岳陽樓) / 미인의 고향 항주(杭州)
장가계 관광이 끝나고 나 홀로 여행을 다시 시작했는데 우선 우한(武漢)과 웨이양(岳陽)을 보기로 했다. 우한(武漢)은 후베이성(湖北省)의 성도(省都)인데 장강(陽子江)과 한수(漢水)의 합류지점으로, 한수 북쪽은 한커우(漢口), 남쪽은 한양(漢陽), 장강의 동쪽은 우창(武昌)으로 크게 세 지역으로 나뉜다. 그러나 주변에 수많은 호수로 널려있고 세 도시가 거의 맞닿아 있어 합치면 어마어마하게 큰 대도시이다.
세계 제2차 대전 때에는 일본이 난징을 함락하자 국민정부가 한커우(漢口)로 철수하여 우한(武漢)은 중국 저항운동의 근거지가 되었다. 그러나 1938년 한커우마저 일본군에게 넘어갔고 1945년 일본군이 철수한 뒤에는 한커우는 국민당이 차지했으나 우한은 중국공산당이 접수하는 등 정치의 소용돌이가 심했던 지역이기도 하다.
우한으로 이동할 때는 2층 침대버스를 이용했다. 버스 안은 2층 침대를 세 줄로 배치했는데 나는 가운데 줄 아래층이다. 발을 뻗으니 닿고 옆도 좁아 꼭 관(棺) 속에 누워있는 기분이다. 그래도 몸을 누일 수 있다는 것이 고맙다. 오후 7시 10분에 출발하여 우한에 도착하니 새벽 3시 30분으로 8시간 20분이나 달려온 셈이다. 너무 이른 새벽으로 갈 곳도 마땅찮아 버스 터미널 앞에서 5元짜리 국수로 속을 데우고 벽에 기대앉아 날이 새기만 기다렸다. 다행히 나와 같이 벽에 기대어 날이 새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몇 명 있다.
아침 7시, 버스터미널 문이 열리자마자 우선 웨이양(岳陽)을 다녀오기로 하였다. 고등학교 시절 너무나 귀에 익숙한 악양루와 동정호를 꼭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우한에서 악양까지 버스로 5시간 걸리고 차비는 80元이다. 오후 1시에 악양에 도착하여 간단히 점심을 때우고 곧바로 악양루로 향하였다. 악양루 입장료는 80元.
동정호(洞庭湖)를 바라보며 우뚝 자리 잡은 악양루는 고대로부터 수많은 시인, 묵객들이 아름다움을 칭송한 곳이다. 악양루는 여러 번 고쳐지었는데 현재의 악양루는 1880년 청나라 광서제 때 다시 중건한 것으로 누각의 높이는 20미터이고 삼층 목조건물인데 현재 수리 중이었다.
동오(東吳)의 명장 노숙(魯肅)이 수군(水軍)이 훈련하는 모습을 지켜볼 목적으로 세운 열군루(閱軍樓)를 716년 당나라 때 악주(顎州) 태수 장열(張說)이 수리하여 다시 세우면서 악양루(岳陽樓)라고 이름을 고쳤다고 한다.
악양루는 다섯 번 고쳐지었다는데 당시의 모습들을 작은 미니어처로 만들어 정원의 작은 연못 둘레에 세워놓았는데 송나라 때 있었던 악양루가 가장 멋져 보인다. 또 정원 한 쪽에는 수많은 시인, 묵객들이 악양루와 동정호의 아름다움을 찬미한 글들을 비석에 새겨 세워놓았는데 그 중 두보(杜甫)의 오언절구(五言絶句) 한편을 소개한다.
登岳陽樓<등악양루: 악양루에 올라-두보(杜甫)〉
昔聞洞庭水 오랜 전에 동정호에 대하여 들었건만 今上岳陽樓 이제야 악양루에 오르게 되었네.
吳楚東南瞬 오와 초는 동쪽 남쪽 갈라 서 있고 乾坤日夜浮 하늘과 땅이 밤낮 물 위에 떠 있네.
親朋無一字 친한 친구에게조차 편지 한 장 없고 老去有孤舟 늙어가며 가진 것은 외로운 배 한 척
戎馬關山北 싸움터의 말이 아직 북쪽에 있어 憑軒涕泗流 난간에 기대어 눈물만 흘리네.
천하절색 소교(小喬)의 묘 / 악양루(岳陽樓)의 변천모습
악양루 공원의 가장 안쪽에 소교(小喬)의 사당과 묘(墓)가 있다. 중국 삼국시대, 천하절색으로 강남이교(江南二喬)로 불렸던 두 여인은 교국로(喬國老)의 딸들인데 언니인 대교(大喬)는 오의 장사환왕(長沙桓王) 손책(孫策)의 부인이 되고, 동생 소교(小喬)는 오의 장수 주유(周瑜)와 결혼을 한다.
적벽대전(赤壁大戰)이 발발하기 전, 제갈량(諸葛亮)은 손권(孫權:손책의 동생)을 찾아가서 참전을 유도하고자 조조(曹操)의 아들 조식(曹植)이 지은 동작대부(銅雀臺賦)에 조조가 대교와 소교를 탐하고 싶다는 내용을 슬쩍 집어넣어서 들려주었다고 한다. 격노한 손권은 전쟁을 결심하여 적벽대전이 일어나고 조조는 적벽대전에서 대패한다. 삼국지 적벽대전을 생각하며 잡초만 무성한 소교의 묘를 둘러보니 인생의 무상함을 새삼 느끼게 한다.
웨이양(岳陽) 관광을 마치고 우한으로 되돌아오는데 그곳에서 만난 한 젊은 중국여성이 영어를 썩 잘한다. 버스로 가기보다 동악양역(東岳陽驛)에서 열차를 타는 것이 훨씬 편할 것이라고 한다. 택시비 15元을 내고 동악양역에 내려 열차표를 구입했는데 1등석이 108元으로 조금 비싸다. 그런데 타고 봤더니 쾌속(快速)열차로 자기부상열차다. 80元짜리 버스로 5시간 걸렸던 거리를 시속이 364km로 단 45분 만에 주파한다. 조금 비싸지만 얼마나 편한지 모르겠다. 중국도 많이 발전했다.
우창역(武昌驛)에 내려서 호텔을 찾으니 대도시인 탓으로 조금 비싼 편이다. 싼 곳을 찾아다니다 목란 비지니스 호텔(沐蘭商務賓館)에서 잤는데 1박에 188元(3만 4천 원)에 아침도 없다.
2. 저장성(浙江省) 항저우(杭州)와 서호(西湖)
아침에 일어나니 지갑을 확인하니 중국 돈이 부족하다. 서둘러 은행을 찾아 500달러를 위엔화로 환전했는데 환율은 1달러에 6.7元(위엔)이다. 곧바로 역으로 달려가 항저우(杭州)행 열차표를 예매했는데 오후 4시 7분 발 열차로 경와(硬臥) 이등좌(二等座)만 있는데 217元. 아직도 중국의 열차 제도를 잘 모르겠다. 쾌속(快速-자기부상 열차인 듯)이 있고 연와(軟臥), 경와(硬臥), 경좌(硬座)... 암튼 걱정이다.
점심때가 가까워 서성이다보니 ‘영화대왕(永和大王)’ 이라는 음식가게가 보이는데 실내도 깨끗하고 음식들도 깨끗하게 진열한 서양식 스타일로 흡사 미국식 맥도널드 가게와 비슷하다. 우유 한 잔과 치킨라이스를 24元(4천 8백 원)에 주문하고 의자에 앉아 있으니 깨끗한 앞치마를 입고 모자를 쓴 종업원이 쟁반에 음식을 담아 가져다 주는데 먹을 만 했다. 점심을 느긋하게 먹고 나서도 시간이 많이 남아 시장 통도 어슬렁거리고, 이곳저곳을 골목길도 돌아다녔지만 피곤하니 보는 것도 귀찮고 별로 흥미를 끄는 것도 없는 도시풍경이다. 어저께 우한(武漢) 시외버스터미널도(汽車岾), 이곳 무창 기차역(武昌 火車岾)도 사람이 바글거리기는 마찬가지이다.
수퍼마켓(超市)에서 생수 1병과 바나나, 귤, 복숭아를 3개씩 샀는데 과일은 모두 무게를 달아서 판다. 모두 11元(2천 원)으로 무척 싼 편이다. 무창역(武昌)에서 출발이 10여분 늦어 4시 20분에 열차가 출발한다. 먼저 번에 탔던 열차처럼 2층으로 침대가 두 개 마주보고 있는데 비좁으나마 누울 수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항저우(杭州)에 아침 7시 40분에 도착하였으니 꼬박 15시간 20분이 걸렸다. 항저우역 앞에 있는 여행사에서 항저우(杭州) 일일투어를 175元(3만 2천 원)에 예약할 수 있었다.
항저우는 절강성(折江省)의 성도로 진나라 때(秦代:BC 200년 경)에 도시 형태를 갖추기 시작하여 609년 강남(江南) 운하가 완성되며 이 지역의 중심지가 되었다고 하는데 서호(西湖)를 끼고 있어 아름다운 건축물과 정원(庭園) 등으로 아름답기로 이름이 높다. 또 이탈리아의 베네치아상인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에 등장하는 도시이기도 하다.
항저우(杭州)는 서호(西湖)를 끼고 있어 풍광이 수려하고, 특히 소주(蘇州)와 더불어 미인들이 많은 곳으로 유명하여 옛 사람들은 항주를 일컬어 ‘하늘에는 천당이 있고 땅에는 소주(蘇州), 항주(杭州)가 있다’고 칭송하였다. 투어버스가 9시 출발이라 간단히 세수와 아침식사를 마치고는 곧바로 버스에 올랐다. 처음으로 간 곳은 서호(西湖)공원 관람인데 1시간 정도 호반에 내려놓고 자유 관람을 하라고 한다. 잘 가꾸어 놓은 호반공원(湖畔公園)은 중국인 단체관광객들로 바글거린다.
이곳에서 나와 같은 일일투어를 하는 아가씨 다섯 명과 친해졌는데 직장동료들로 우한에서 무박 2일짜리 관광을 왔다고 한다. 2명은 결혼, 3명은 미혼이라는 이 아가씨들은 무척 활달하고 재미있었는데 영어도 제법 몇 마디 해서 함께 사진도 찍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가이드 녀석은 영어를 못하니 이 아가씨들한테 나를 꼭 챙기라고 부탁을 하는 모양이다. 아가씨들은 날 보고 한국말로 ‘곰 세 마리’ 노래를 가르쳐달라고 조른다.
‘곰 세 마리가 한 집에 있어 엄마 곰, 아빠 곰 아기 곰~~’ 잘도 따라 부른다.
우한(武漢)에서 관광 온 아가씨들(항주에서)
호반공원 관광이 끝나고 관광유람선을 탔다. 생각보다 서호는 무척 넓은데 가운데는 제법 큰 섬이 두 개나 떠 있다. 주변으로는 꽤 높은 산봉우리들도 보이고 산 밑으로는 절들도 보이는데 아득히 고층건물이 들어선 항저우 시내도 눈에 들어온다.
다음으로는 동진(東晉)시기(328년) 인도의 승려 혜리(慧理)가 지었다는 중국에 있는 가장 크고 가장 부유한 절 중의 하나였다는 영은사(靈隱寺)를 관람했는데 현재 무림산(武林山)에 있는 몇몇 사원들 중 가장 크며, 진입로 좌측의 비래봉(飞来峰) 자락에는 많은 동굴과 종교적인 색채를 띈 불상조각들이 수없이 많이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수많은 신도들이 엄청나게 굵고 기다란 향을 사서 불을 붙여 흔들며 기도를 드리는 모습이다. 우한에서 온 아가씨들은 자기네들도 불교신자라며 가는 곳마다 엉덩이를 쳐들고 엎드려 수없이 절을 해댄다.
다음은 입구에 엄청나게 큰 호랑이 조각이 있는 샘물 호포천(虎跑泉), 정당강(錢唐江)의 역류를 막기 위해 세웠다는 육화탑(六和塔), 소주(蘇州)와 더불어 이곳의 특산물인 실크의 모든 생산과정을 보여주는 실크박물관(天蠶絲網) 등을 구경시켜 준다.
항주 호포천(虎跑泉) / 육화탑(六和塔) / 영은사(靈隱寺) 석탑
일일투어를 끝내고 곧바로 항저우역에서 상하이(上海)행 열차표를 샀는데 저녁 8시 50분 발 쾌속(快速:자기부상)열차 이등좌(二等座)로 63元이다. 도착은 밤 10시 30분. 1시간 40분 만에 정시에 상해에 도착했다. 이곳 상해(上海)에서 한국으로 가는 여객선이 있다는 말을 국내에서 들었기에 늦었지만 여객선 터미널 부근에서 자려고 역무원에게 여객선 터미널을 영어로, 필담으로 물었더니 서너 명을 불러 같이 얘기를 나누어 보더니 상해에서 한국으로 가는 여객선이 없다고 한다.
시간이 너무 늦어 결국 역 부근에서 1박을 하기로 하고 호텔을 찾느라 어정거리는데 중년의 아주머니가 다가와 영어로 호텔을 찾느냐고 묻는다. 그러노라고 했더니 따라 오란다. 나는 비싼 곳은 안가니 싼 곳으로 안내해라. 알았다. 길거리에 한 참을 세워놓고 호텔 승합차를 기다리는 모양인데 탔다가 또 무슨 영문인지 내리라고 실랑이를 하고.... 결국 내려서 동료인 듯 또 한 아주머니와 함께 택시를 타고 꼬불꼬불 너저분한 골목길을 돌아 호텔에 도착한다. 호텔은 그럴듯한데 골목길이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카운터 아가씨에게 1박 싱글 룸이 얼마냐? 320元이다. 이런 제기럴...
지금까지 180元 정도에 자지 않았던가? 뒤도 안돌아보고 나왔더니 나를 데리고 간 아주머니가 쫓아와 260元이면 자겠느냐? 안잔다. 아마 손님을 데려다주고 얼마씩 받는 모양인데 가격도 가격이려니와 모든 게 마음에 들지 않아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나와 버렸다. 근데... 12시가 가까워 오는데 어쩐다??
한참을 어두운 골목을 되짚어 나와 넓은 거리로 나오다보니 대로변에 영어간판 ‘Holyday Inn’이 보인다. 미국에서는 가장 저렴한 숙소가 Inn이 아니던가? 그런데 건물이 20여 층의 고층인데다 다가가면서 보니 너무 고급스러워 보이긴 한다. 하기야 일본에서도 역 부근마다 있는 토요코인(東橫Inn)이 싸고 깨끗했었다.
카운터 아가씨한테 영어로 물었다. 1박에 얼마냐? 능숙하고 매끄러운 영어로 대답한다.
세금포함 788元(14만 원)이다. 꽥!!!! 왜 이리 비싸냐? 저 요금표를 봐라. 이 부근에 더 싼 데는 없냐? 저~~쪽으로 가 보세요. 제기럴 어깨를 누르는 배낭이 왜 이리 무겁냐? 덥기는 또 왜 이리 덥고.... 올 여름은 이상하게도 덥구나... 제기럴... 이미 12시도 넘었다.
흐느적거리며 골목길을 돌다 보니 저만치 허름한 호텔 같은 것이 보인다. 자그마한 강이 있고 다리건너 보이는 간판이 금강지성여관(錦江之星旅館)이다. 이 강이 금강(錦江)인 모양이다. 예쁘장한 카운터 아가씨는 영어도 잘한다. 1박에 얼마냐? 288元인데 12시가 넘었으니 200元(3만 6천 원)만 내세요.
아이고, 감사합니다. 하느님 아버지.... 방에 짐을 내려놓고 시원하게 에어컨을 켠 뒤 샤워를 하고나니 살 것 같다. 이제야 배가 고프다. 배낭을 열고 뒤져보니 먹다 남은 웨하스 두어줄, 우한의 아가씨가 선물로 준 계원연자(桂園蓮子) 팔보죽(八寶粥) 한 캔, 과일 몇 개가 고작이다. 몽땅 먹고 뜨거운 물에 커피를 타서 마시고 나니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다. 내일은 내일이다. 우선 자고 보자.
◆ 계원연자 팔보죽(桂園蓮子 八寶粥)
상해(上海) / 연자(蓮子) / 계원(桂園:용안龍眼)
우한 아가씨가 준 계원연자 팔보죽(八寶粥)은 중국에서 예로부터 건강식으로 널리 알려진 음식으로 잠깐 소개해 본다. 팔보죽(八寶粥)은 글자 그대로 8가지 건강에 좋은 곡식들을 넣어 끓인 죽인데 거기에 계원(桂園:龍眼)과 연자(蓮子:연꽃 씨)가 들어있다는 뜻이다.
그 8가지가 ①찹쌀 ②율무 ③콩 ④땅콩 ⑤연자(연꽃 씨) ⑥팥 ⑦녹두 ⑧계원인데, 계원(桂園)은 우리나라에서 자라지 않는 과일로 둥근 열매 모양이 용의 눈 같다고 하여 일명 용안(龍眼)이라고도 한다. 중국은 전통 혼례에서 신랑신부 앞에 네 가지 열매를 놓는 풍습이 있다고 하는데 그 과일이
①대추(紅棗) ②땅콩(花生) ③계원(桂園/龍眼) ④연자(蓮子)가 그것인데 조생귀자(早生貴子) 즉, 일찍 귀한 아들을 낳으라는 뜻이라고 한다. 대추는 조(早), 땅콩은 생(生), 계원은 귀(貴), 연자는 자(子)... 이 팔보죽에는 귀한 蓮子(연꽃 씨)와 桂園(용안)이 들어 있으니 귀한 음식인 셈이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카운터 아가씨에게 상해에서 한국 가는 여객선이 있는지 알아봐 달라고 했더니 전화를 건다. 그러더니 한국말로 서비스가 된다고 전화기를 건네준다. 수화기를 들고 한국어 서비스 번호를 눌렀더니 9시부터 한국어 서비스가 시작된다고...
느긋하게 길거리에 나와 식사를 하고 9시를 기다려 전화를 다시 했더니 무뚝뚝한 남자목소리로 자기는 SK텔레콤 직원인데 여객선이 있는지 없는지 모른다고 짜증 섞인 목소리로 중얼거리더니 끊어버린다. 나쁜 놈. 모처럼 한국말을 듣게 되어 얼마나 반가웠는데....
결국 여객선은 포기하고 상해시내 일일 투어를 할 요량으로 카운터 아가씨에게 예약을 부탁했더니 일일 투어는 9시부터 시작이라 이미 늦었단다. 그러면 박람회를?? 다녀온 사람들 이야기로 그것도 못할 짓이란다. 줄을 서서 기다리다가 세월 보냈다고 하지 않던가?
모든 것을 다 포기하고 푸동(浦東) 공항으로 향했다. 너무 지쳤다. 어서 집으로 돌아가 좀 쉬고 싶다.
비행장으로 가는 전철 안에서 무역업을 한다는 27세의 중국청년 우펑(伍風)을 만났는데 영어가 유창하다. 미국에서 유학을 했다고 한다. 명함을 주며 꼭 연락하자고 한다.
푸동 공항에서 한국말이 그리워 아시아나 데스크로 갔더니 한국인은 아니고 중국 한족 아가씨인데 한국말을 제법 잘한다. 영종공항까지 얼마냐고 하니 3.755元(68만 원)이란다!!! 여행하느라 돈을 모두 써버려서 그런 돈이 없으니 좀 더 싸게 가는 방법이 없냐? 친절한 이 아가씨는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는 안 된다고 하며 자기를 따라오라고 하더니 중국 남방항공(南方航空)으로 데리고 간다. 남방항공 매표원과 한참 중국어로 이야기를 나눈다. 한참 후 마침 표가 하나 있는데 70% DC가격으로 1510元(27만 원)이고 2시 55분 비행기란다.
이런 횡재가 있나?? 인사를 하고 보낸 후 아무래도 너무 고마워서 초콜릿 2개를 사서 창구에 찾아가 건네주었더니 환한 미소를 보낸다.
3. 장쑤성(江蘇省) 운대산(雲臺山) 세계 최초의 유네스코 지정 지질공원(地質公園)
중국 정부에서 자연보호구(自然保護區)로 지정한 운대산은 구름이 띠처럼 항상 둘러있다 하여 운대산(雲臺山)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하는데 별칭으로 ‘구름 속의 별장(別莊)’ 이라 불리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중국 국가지질공원(國家地質公園), 국가수력풍경구(國家水力風景區)로도 지정되어 있고 천연 약재(藥材)가 풍부하여 국가삼림공원(國家森林公園)으로도 지정 되었고 유네스코지정 세계지질공원(世界地質公園)으로 지정 되어 있는 등 내 걸린 이름만 들어도 화려하다.
운대산(雲臺山)
중국은 무엇이든지 묶어서 표현하기를 잘하는데... 이를테면 중국의 10대 명산, 10대 사찰 등으로... 이 운대산은 풍광이 아름다운 면에서 중국 8대 명산(名山)에 꼽힌다고 한다.
8대 명산을 소개하면 지린성(吉林省)의 장백산(長白山:白頭山), 산시성(山西省)의 태항산(太行山)과 면산(绵山), 쓰촨성(四川省)의 구채구(九寨沟), 후난성(湖南省)의 장가계(張家界), 안후이성(安徽省)의 황산(黃山), 저장성(浙江省)의 신선거(神仙居) 그리고 이곳 허난성(河南省)의 운대산(雲臺山)을 꼽는다고 한다. 운대산은 크고 높은 산은 아니지만 아기자기하고 볼거리가 많은 산이다.
<1> 수유봉(茱萸峰) 트레킹
운대산은 멀리서 바라보면 깎아지른 바위산이 병풍처럼 둘러서 있는 모습이 장관이다.
정상 수유봉(茱萸峰)은 해발 1308m로 그다지 높지 않은 산이고 운대산에 산수유(山茱萸)가 많아서 정상이름을 수유봉이라고 했다고 한다.
수유봉 / 운제잔도
이 수유봉까지 오르는 등산로는 잘 정비되어 있어 계단이 1,000여 개로 운제잔도(云梯棧道:구름사다리)라고 불리는데 1시간 30분 남짓 걸으면 정상까지 오를 수 있다고 한다.
운대산은 중국 명산에 이름을 올릴 만큼 아기자기하고 예쁜 산으로 삼보일천(三步一泉: 3보에 샘 하나), 오보일폭(五步一瀑: 5보에 폭포 하나), 십보일담(十步一潭: 열 발자국에 연못 하나)이라는 말도 있다.
<2> 아기자기한 홍석협(紅石峽)
절경 홍석협
운대산은 중국의 작은 그랜드캐니언이라 부를 만큼 계곡이 아기자기하고 볼거리가 많은데 운대산 입구에서 계곡을 따라 올라가면 제일먼저 나타나는 계곡이 홍석협(紅石峽)이다. 약 2km에 달하는 홍석협 계곡은 명칭 그대로 붉은 바위계곡인데 꼬불꼬불 너무도 기묘하게 절벽 중허리 부분에 탐방로를 뚫어 휘돌아가며 볼 수 있게 놓았다. 계곡 속에는 수많은 크고 작은 폭포들이 쏟아지고, 발아래 계곡 밑으로는 짙푸른 물이 흐르다, 고였다...
깎아지른 절벽 중턱에 길을 낸 것도 용하거니와 맞은편 절벽으로 다리를 설치하여 양편 절벽을 오가며 관광할 수 있게 설치되어 있는데 계곡의 수직 깊이가 60m나 된다고 한다.
<3> 자방호(子房湖)와 도화(桃花) 해파리
홍석협 계곡에서 나오면 곧 이어 자방호(子房湖)가 나타나는데 홍석협 위쪽을 막아 만든 댐이다.
중국 전한(前漢)의 지략가였던 장량(張良)이 노후에 이곳으로 와서 여생을 보냈다고 하는데 장량의 자(字)에서 이름을 따 자방호(子房湖)라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자방호(子房湖)
BC 2세기, 유방(劉邦)을 도와 진(秦)을 멸망시키고 전한(前漢)을 건국한 개국공신으로 한신(韓信), 소하(簫何)와 더불어 개국삼걸(開國三傑), 혹은 한초삼걸(漢初三傑)로 꼽히던 유방의 최측근 참모였다. 그리하여 장자방(張子房)이라는 명칭은 지혜로운 참모라는 의미의 대명사가 되었다.
자방호의 길이는 1.5km 정도로 여름이면 유람선을 타고 절경을 구경하는 관광객들로 북적인다고 한다.
이 호수에는 3만 년 전의 화석 생물인 ‘도화(桃花) 해파리’가 서식하고 있다고 하는데 모양은 복숭아 꽃 같고 크기는 엄지손톱만 하다고 한다.
<4> 미후곡(猕猴谷)과 천폭협(泉瀑峽)
자방호(子房湖)를 지나 계곡을 오르면 세 갈래 계곡이 나오는데 오른쪽으로 가면 미후곡(猕猴谷), 왼쪽 계곡은 천폭협(泉瀑峽), 가운데로 곧장 들어가면 담폭협(潭瀑峽)이 나타난다.
천폭협 계곡 / 미후곡 원숭이
미후곡(猕猴谷) 계곡 길이 약 1km 정도로 원숭이들이 사는 계곡인데 이곳 원숭이들은 사람과 친근한 꼬리 짧은 원숭이다. <猕-원숭이 미, 猴-원숭이 후>
바위 절벽에 돌이 떨어져나가 만들어진 형상이 꼭 거대한 원숭이 얼굴을 닮은 곳도 있어 재미있다. 이곳은 홍석협처럼 좁지는 않지만 가는 곳마다 깎아지를 절벽과 자그마한 폭포들과 수정 같은 물이 넘쳐흐른다. 그러나 이름처럼 원숭이들은 잘 보이지 않는다. 천폭협(泉爆峽)은 전장 3km 정도의 계곡인데 이름 그대로 가는 곳마다 샘(泉)과 폭포(瀑)이다.
천폭협은 골짜기가 깊고 멀어서인지 전동차가 있다. 이곳은 그다지 특별한 볼거리가 없는, 흡사 우리나라 설악산 계곡과 같은 느낌이다. 그러나 안쪽에는 높이 314m로 중국에서 제일 높다는 대폭포(大瀑布)가 볼만하다. 천폭협의 하이라이트는 이 대폭포로, 대폭포까지 가면 되돌아 나온다.
<5> 담폭협(潭瀑峽)과 하늘폭포(天瀑)
담폭협(潭瀑峽)은 계곡의 길이가 1.3km 정도인데 계곡 가장 안쪽에 ‘하늘폭포’가 있다.
높이가 100m나 되는 거대한 폭포로 천문폭(天門瀑), 또는 천폭(天瀑)이라고 부른다고 하는데 여름 장마철에나 볼 수 있다고 한다. 깎아지른 절벽 밑 물도 없는 폭포에서 절벽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돌아섰다.
담폭협 계곡 / 담폭협 하늘폭포
담폭협은 담(潭:연못)과 폭포(瀑)가 함께 어우러져 있다고 하여 담폭협으로 부른다는 말과 골짜기 끝 부분의 산 모양이 한자의 담(潭)자를 닮았다고 하여 부른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글쎄....
<6> 운대산 죽림칠현(竹林七賢)
죽림칠현 / 죽림칠현 거주지
이곳 운대산은 AD 300년, 진(晉)나라 초기 죽림칠현(竹林七賢)이 은거하였다는 백가암(百家岩)이 있다. 죽림칠현은 중국 위(魏)나라 말기 실세였던 사마씨(司馬氏) 일족들이 국정을 장악하고 전횡을 일삼자 이에 등을 돌리고 노장(老莊)의 무위자연사상(無爲自然思想)에 심취했던 지식인들을 일컫는다.
노장사상(老莊思想)에 빠져 있던 혜강(嵆康) 완적(阮籍) 산도(山濤) 향수(向秀) 유영(劉伶) 완함(阮咸) 왕융(王戎) 등 7인의 현자들은 세속(世俗)를 피하여 이곳에 은거하였다.
노장사상(老莊思想)은 위진남북조시대(魏晉南北朝時代) 노자(老子)와 장자(莊子) 등, 도가(道家)의 학자들이 인위적인 도덕이나 제도를 배격하고 자연의 순리에 따를 것을 주장하던 학문의 일파이다. 중국 학문의 뿌리는 공자(孔子: BC 6세기)와 맹자(孟子: BC 4세기)에 의해 인(仁)을 기초로 한 유학(儒學)의 기틀을 세워졌는데 연이어 불교가 들어오면서 유학(儒道)과 껄끄러운 관계를 형성하기도 한다. 그러나 수많은 지식인들은 제각기 새로운 덕목들을 내세워 제자백가(諸子百家)로 불릴 만큼 각양각색의 학파(學派)들이 난립한다.
그 중 하나가 신선사상(神仙思想)을 근본으로 하는 도가(道家), 일명 도교(道教)인데 음양(陰陽), 오행(五行), 복서(卜筮), 무축(巫祝), 도참(圖讖/참위<讖緯>) 등을 더하고 불교의 영향을 받아 성립되었다.
▶도참(圖讖)-미래의 예언 ※참위(讖緯)도 도참과 같은 의미이다. ▶복서(卜筮)-점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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