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승본생심지관경 제1권
1. 서품(序品)
[사자후 보살의 게송]
이때에 사자후 보살마하살이 이 뜻을 거듭 펴 알리려고 게송으로 말하였다.
부처님께 경례하옵나니
항사(恒沙) 같은 복과 지혜 원만하시고
금빛 광명 백가지 복으로 장엄한 상호로
중생을 아끼고 사랑하는 맘 일으키시네.
3계에 뛰어난 어른이시며
공덕이 높아 짝할 이 없고
신통의 자재한 힘을 널리 쓰시어
지은바 업에 따라 그 앞에 나타내시네.
내가 천안으로 세간을 관찰컨대
일체가 부처님 같은 이 없나니
희유한 금빛 얼굴 보름달 같아
우담발화 보다 희귀하시네.
가없는 복과 지혜 중생을 이롭게 하고
큰 빛이 널리 비치니 천 개의 해와 같아서
어리석은 중생의 긴 밤 괴로움
광명 비침을 입어 모두 여의네.
내가 여래께서 옛적에 행하신 바를 보니
수 없는 부처님 친근히 공양하시고
아승의 한량없는 겁을 지내시도록
중생을 위해 보리에 나아가시어
항상 생사의 고해 속에서
큰 배 사공 되어 중생을 건지시고
감로(甘露)의 진정법을 말씀하시어
함이 없는 해탈에 들게 하셨다.
3승기 겁에 중생을 제도하시고
8만 바라밀을 부지런히 닦아
인과가 원만하여 정각을 이루셨고
머무르는 수명이 응연(凝然)하여 가고 옴 없어
낱낱의 상호(相好) 법계에 두루하셨나니
시방 모든 부처님 상도 모두 그러하여
깊은 경계를 생각하기 어려워
일체의 사람과 하늘도 능히 헤아리지 못하네.
모든 부처님의 체와 용이 차별이 없나니
천 등이 비추면 서로 더 밝음 같으며
지혜가 허공 같이 끝이 없어서
물건에 따라 모양을 나타냄이 물의 달과 같네.
끝없는 법계는 항상 적연하며
여여하여 움직이지 아니함이 허공과 같고
여래의 청정하고 묘한 법신은
저절로 항사의 덕을 구족하시니
주위의 법계를 두루 둘러 다함이 없어서
나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으며 가고 옴도 없으니
법왕이 항상 묘한 법궁에 머무르시어
법신의 광명이 비치지 않는 곳이 없네.
여래의 법성은 막힘이 없어서
인연 따라 널리 응해 중생을 이롭게 하시니
중생이 각기 그 앞에 계심을 보며
우리 위해 감로법을 설하신다.
마음 따라 능히 모든 번뇌 멸하고
인천의 모든 괴로움 모두 여의게 하시며
유를 깨트린 법왕이 매우 특별하시어
광명의 비침이 금산(金山)과 같네.
중생을 제도키 위해 세간에 나가시어
능히 법의 홰[炬]를 켜 어둠을 피하시고
중생은 생사의 바다에 빠져서
5취(趣)에 돌고 돌아 나올 기약 없는데
부처님께서 항상 묘법의 배가 되시어
사랑에 흐름을 끊고 피안으로 뛰게 하며
헤아릴 수 없는 큰 지혜방편으로
항상 중생에게 다함없는 낙을 주신다.
세간의 자비한 아버지가 되시어
일체 모든 중생을 어여삐 여기시나니
여래가 세간에 나심은 만나기 어려워
수 없는 억겁 때에 한번 나타나신다.
비유컨대 우담발화 묘한 상서로운 꽃이
일체의 사람과 하늘에 드문 바이어서
한량없는 겁 때에 한번 나타나듯이
부처님이 세상에 나오심을 보는 것도 또한 그런데
이 모든 중생은 복과 지혜가 없어서
항상 생사의 바다에 빠져
억겁에도 모든 여래 뵙지 못하고
모든 악업 따라 항상 괴로움 받는다.
우리들은 수 없는 백천 겁 동안
4무량(無量)과 3해탈(解脫)을 닦았지만
이제야 대성 모니존을 뵈었나니
눈먼 거북이 뜬 나무 만남 같다네
원하건대 내세 항사의 겁에
생각마다 부처님을 놓지 말아서
그림자가 형체를 따르듯이 떠나지 않고
낮과 밤으로 부지런히 종지(種智)를 닦아라
원하옵나니 세존은 저희를 어여삐 여기시어
항상 부처님을 뵐 수 있게 하소서.
3업을 게으름 없이 항상 받들어
중생과 함께 정각 이루길 원하나이다.
이제 3계의 대도사(大導師)께서
자리 위에서 가부하시고 삼매에 드시어
홀로 응연히 텅 비어 적막한 집에 처하시니
몸과 마음 움직이지 않아 수미산과 같으시어
세간 일체 범천(梵天)이나 마군이
능히 여래의 정(定)을 깨닫지 못하고
이제와 타방의 범부와 성인의 무리가
모두 부처님께서 선(禪)에 머무르심을 알고
가없는 미묘한 공양을 널리 베풀어
부처님께 받들어 올리었으며
6욕의 모든 하늘이 와 공양하니
하늘꽃 어지러이 허공에 내리고
10선(善)의 과보로 응한 값진 향이
향기 구름 백 가지 보배의 빛으로 변화했으며
사람과 하늘의 한량없는 무리를 뒤덮고
여러 가지 묘한 보배를 비 내려 여래께 드리네.
향기는 3보(寶) 앞에 피어오르고
백천 기악은 허공계에 다다라
두드리지 않아도 저절로 묘한 곡조를 내어
사람 중에 복과 지혜를 구족하신 부처님께 공양하네.
18범천들은 하늘꽃을 비 내리며
여러 보배 천만 가지를 비 내리고
대범천왕 여의주의 묘한 영락과
뭇 보배들로 장식한 옷과
큰 보배꽃 깃발에 수승한 기[幡]를 달아
모니존께 공양하며
무색계천은 보배꽃을 비 내리니
그 꽃이 넓고 커 수레바퀴 같으며
미세한 향을 비 내려 세계에 가득하여
삼매의 생각하기 어려운 뜻에 공양하고
용왕과 수라와 사람과 사람 아닌 이들은
감응한 것에 따라 진귀하고 묘한 보배를 드리어
각기 부처님께 공양하고
가장 좋은 보리도를 즐겨 들으니
그때 박가범(薄迦梵) 훌륭한 의왕(醫王)께서
세간 번뇌의 괴로움을 잘 다스리시어
사자빈신삼매(師子頻伸三昧)의 힘으로
여섯 가지로 진동하여 삼천세계에 두루하니
이로써 모든 인연 있는 것들은 깨닫고
인연 없는 것들은 끝내 깨닫지 못하네.
저 사람과 하늘이 제도에 응함을 따라
부처님의 갖가지 신통을 나타내서
달 같은 얼굴의 모니존을 우러러보며
3업(業)을 청정히 하려고 모여 있었네.
여래께서 반연(攀緣) 없는 자비로
중생을 이롭게 하여 수승한 덕을 이루시어
가슴에서 이 큰 광명을 놓으셨나니
모든 보살들의 불퇴전이라고 이름한다네.
겁이 다할 때엔 일곱 해가 나타나
치열하게 빛나 천 빛을 놓지만
세간에 있는 모든 광명은
부처님의 한 털구멍 빛을 따르지 못하나니
한량없고 막힘없는 크게 신통한 광명이
두루 시방 부처님 국토에 비치었나니
여래의 복과 지혜가 다 원만하지만
놓으신 신통한 광명도 또한 비할 데가 없네.
그 빛의 빛남이 금빛과 같아
두루 시방 모든 국토에 비치었는데
대성의 금빛 광명이 나타나는 속에
세간의 모든 빛과 모양이 다 나타났나니
삼천대천 모든 세계에
있는 일체 모든 산왕(山王)과
네 가지 보배로 이루어진 기묘하고 높은 산과
설산 향산 칠금산(七金山)과
목진린타산 미루산과
대철위산 소철위산 등과
큰 바다와 강과 하(河)와 목욕하는 못과
무수한 백억의 4대주와
해와 달과 별과 여러 보궁과
천궁과 용궁과 모든 신궁과
국읍과 왕궁과 모든 취락(聚落)
이와 같은 것이 광명 속에 모두 나타났다네.
또한 여래의 옛적 인(因)에서
공을 쌓고 덕을 끼쳐 불도를 구하심을 나타냈나니
여래께서 옛날에 시비국에 계실 적에
높은 지위에 거하시어 사람의 왕이 되셨는데
나라 안에는 진귀한 보배가 가득하였고
항상 바른 법으로 세간을 교화하며
자비(慈悲)와 희사(喜捨)에 항상 게으름 피우지 않아서
버리기 어려운 것을 버리고 보리에 나아가셨네.
몸을 베어 비둘기를 구하고도 후회함이 없고
깊은 마음 자비로 중생을 구하시며
부처님이 옛적에 범부로 계실 때
설산에 들어가 불도를 구하시는데
마음을 거두어서 용맹스럽게 정진하시고
반 구절의 게송을 구하기 위해 온 몸을 버리셨나니
바른 법을 구한 인연으로
12겁 동안 생사의 괴로움을 초월하셨으며
옛적 마납선인(摩納仙人)이셨을 때
머리카락으로 베를 짜 연등불께 공양하셨나니
이 정진한 인연으로
8겁 동안 생사의 바다를 초월하셨으며
옛적에 살타(薩埵) 왕자이셨을 때는
사랑하는 몸을 버려 주린 범에게 던져주시니
자기도 이롭고 남도 이롭게 한 인연으로
11겁 동안 생사의 인(因)을 초월하셨으며
유수장자는 큰 의왕(醫王)으로
평등하게 중생을 구호한 까닭에
물고기를 제도해 각기 천상에 나서
하늘에서 영락을 비 내려 은혜를 갚았으며
7일 동안 까치발로 여래를 찬탄하셨으니
이렇게 정진한 까닭에 9겁을 초월하셨으며
옛적에 어금니 여섯인 흰코끼리 왕이 되시었는데
그 어금니가 빼어나게 기묘하여 비할 데가 없었네.
목숨을 버리려고 사냥꾼에게 몸을 던져
부처님의 위없는 큰 보리를 구하셨으며
혹은 원만한 복과 지혜의 왕이 되시어
눈을 보시해 정진하여 불도를 구하셨으며
또한 금빛 큰 사슴왕이 되시어
몸을 버리고 정진하여 불도를 구하고
가시국(迦尸國) 자력왕(慈力王)이 되시어
온 몸을 다섯 야차에게 보시하셨네.
또 큰 나라의 장엄왕(莊嚴王)이 되시어
처자를 보시하는데도 아낌이 없었으며
혹은 최상신(最上身) 보살이 되시어
머리와 눈과 뇌수로 중생에게 보시하셨으니
이와 같이 보살로서 자비를 행한 것은
모두 보리의 도 증명하길 원한 것이며
부처님이 옛적에 전륜왕이 되시어
4주의 보배가 충만하였으며
천 명의 아들과 모든 권속들이 구족하였고
10선(善)으로 백천 겁 동안 사람을 교화하였으며
국토가 안온하여 천궁과 같았고
5욕락(欲樂)을 받아 다함이 없었네.
그때 저 윤왕이 자기의 몸과
세간이 견고하지 못하며
무상천(無想天)도 8만 세(歲)면
복이 다하여 도로 악도(惡道)로 돌아가나니
꿈속에 눈홀림과 거품이나 그림자 같고
또한 아침 이슬과 번갯불 같음을 깨달았으며
3계(界)가 마치 불난 집[火宅] 같음을 분명하게 알아도
8고(苦)가 충만하여 벗어나기 어려워
해탈을 얻어 피안으로 뛰어넘지 못하나니
어느 지혜 있는 이가 윤회를 즐기랴
오직 출세하신 여래의 몸이
나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아 항상 안락하시네.
이런 행하기 어려운 보살의 행이
모두 금빛 광명 안에 나타났으며
또 이 광명 가운데 여덟 개의 탑이 나타났으니
모두 이 중생의 좋은 복전(福田)이다.
정반왕 왕궁의 태어나신 곳에 있던 탑과
보리수 아래 성불탑과
녹야원 가운데 법륜탑과
급고독원의 명칭탑과
곡녀성 가의 보개탑과
기사굴산의 반야탑과
암라위 숲의 유마탑과
사라 숲 속의 원적탑과
이와 같은 세존의 여덟 보탑을
모든 하늘과 용과 신이 항상 공양하고
금강밀적과 사천왕이
밤낮으로 호위해 떠나지 않나니
만일 여덟 탑에 나아가 공양한다면
현재의 몸에 복과 수명이 저절로 연장되며
지혜가 증장하여 대중이 우러르고
세간과 출세간의 원이 다 원만할 것이며
만일 사람들이 예배하고 마음으로 생각하면
이러한 여덟 탑은 불가사의하여
두 사람의 복 얻음에 차등이 없어서
속히 위없는 보리도를 증득하리라
이와 같이 3세의 이익된 일이
이 광명 가운데 보이지 않는 것이 없었으며
시방 불국토의 모든 보살들과
신통으로 유희하는 여러 신선들과
만억 국토 전륜왕이
이 광명을 찾아 구름 같이 모이어
각기 신력으로 부처님을 공양하되
여의보를 비 내리어 부처님께 받들었으며
모든 하늘 기악 백천 가지가
치지 않아도 저절로 묘한 소리를 내고
하늘 꽃이 어지럽게 허공에 가득하여
뭇 향기 널리 대회에 풍기며
보배 기와 무수한 영락으로
부처님께 공양하며
미묘한 가타(伽陀)로 여래를 찬탄하기를
훌륭하시도다! 능히 삼매에 드심이여
불가사의한 큰 신통을 나타내시어
교화하기 어려운 유정을 조복하시고
견고한 불퇴전의 마음에 머물게 하셨으므로
저는 부처님 처소에 깊이 따름을 기뻐하나니
원하옵건대 세존께서는 정에서 일어나시어
중생을 위하여 법바퀴를 굴려
영원히 모든 번뇌를 끊고
머무름 없는 큰 열반에 머물게 하소서.
저와 같은 무리들이 청정한 마음으로
만억 국토로부터 와서 법을 듣사오니
삼매의 힘으로 항상 자세히 보시어
저의 보잘 것 없는 공양을 어여삐 여겨 받으소서.
보시하는 것과 보시 받는 것과 보시한 물건을
3세 가운데 얻은 바 없으며
저희들은 가장 수승한 마음에 머물러
일체 시방 부처님께 공양하며
세세로 부처님을 친근히 하고
항상 부처님을 받들어 섬기겠사오니
얻은 바 없는 미묘한 선근으로
원융한 법계에서 참된 깨달음으로 나아가게 하소서.
과거 여래께서 적정에 드시어
큰 신통을 나타내 법바퀴를 굴리셨는데
지금의 부처님도 또한 그러하시어
정(定)에 들어 광명을 놓음이 저 부처님과 같으시네.
그러므로 생각건대 부처님께서
정을 맺고 심지문(心地門)을 말씀하려 하시니
만일 생사의 인(因)을 멀리 여의려 한다면
반드시 3세의 진상과(眞常果)를 얻어야하네.
모두가 합장하고 한 마음으로 기다리니
마땅히 여래께서는 안락궁(安樂宮)에 드시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