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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승대집경 상권
15. 수미장분(須彌藏分) ①
3) 멸비시풍우품(滅非時風雨品)
[보살의 서원]
그때 지장(地藏) 보살마하살이 공덕천에게 말하였다.
“청정한 지혜여, 그대는 이제 이 사천하에 가장 단정하고 남달리 미묘한 모든 보살님을 공양하고 기억하고 수호하면서 오랜 세월 응당 공경해야 한다고 관찰할지니,
이제 석가모니부처님께서 모든 보살마하살을 불러 모으심은 온갖 보리도행(菩提道行)의 물러나지 않는 바퀴를 나타내 보이고,
궁극적인 선교방편(善巧方便)인 부처님의 정수리에 물 붓는[灌頂] 경지에 도달하게 하며,
나아가 그대들로 하여금 단(檀)바라밀을 행하여 최상의 물러나지 않는 행을 만족하게 하려 하기 때문이니라.
만약 그대가 이러한 최상의 복밭[福田]에다 모든 음식으로 공양하는 행을 닦는다면,
이 정근으로 빨리 6바라밀을 만족케 할 것이며,
6바라밀을 만족케 하고 나서는 능히 일체종지(一切種智)에 궁극적으로 안주하게 되리라.”
그때 공덕천이 대답하였다.
“어진 이의 말씀과 같이 과연 그러합니다. 제가 본래의 인연을 말씀드리겠으니, 원컨대 들어 주소서.
제가 기억하건대, 옛날 지나간 한량없는 겁 동안 저는 석가모니부처님과 함께 보살행을 닦으면서 똑같이 서원을 세우기를,
‘그대가 위없는 도를 능히 이루게 되었을 때 나는 저 사천하의 공덕 자리에 이르기를 원하며,
공덕 자리에 이르고 나서는 모든 중생 속에서 그 필요에 따라 의복ㆍ음식 거리를 죄다 공급하기를 원하노라’라고 하였습니다.
어진 이는 잘 들어 주소서.
과거 세상의 지나간 한량없는 겁에서 당시 부처님이 계셨는데, 그 명호를 인다라당상왕(因陀羅幢相王) 여래ㆍ응공ㆍ정변지ㆍ명행족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조어장부ㆍ천인사ㆍ불세존이었습니다.
이처럼 세간에 출현하셨을 때 당시 사람들의 수명은 1천 세였으며, 또 그 당시에 광무구덕(光無垢德)이라는 우바새가 총명하고 지혜롭고 부드러우며 들음이 많고 두려움이 없어서 사부대중에게 법을 설하자, 대중들이 귀의하게 되어서 권속을 많이 두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맏아들 무구덕(無垢德)이 즉시 게송으로 그 아버지에게 물었습니다.
아버님 이제 무엇 때문에
애쓰는 마음 내려놓지 않으시어
그 모든 사업 다 버리고
또 자신의 신명까지 버리시며
오직 중생을 보호하기 위해
용맹스럽게 더욱 정진하시나
어찌하여 이 몸은
멸도를 취하지 못하시나이까?
그때 광무구덕도 게송으로 아들에게 대답하였습니다.
나 세간의 괴로움을 보건대
극도로 헤매는 저 중생들
나고 늙고 병들고 죽음의
그 온갖 핍박에 시달리고
번뇌의 불이 왕성하므로
나쁜 갈래에 떨어지나니
그러기에 나 용맹스럽게
저 번뇌 불을 끄려고 하네.
또 지혜가 점차 감소되어
미래를 보지 못하므로
저 생사의 강물에나
아주 나쁜 곳에 떨어지고
항상 나쁜 길에 헤매어
바른 길을 잃어버리나니
그들을 구제하기 위하여
나 항상 부지런히 수행하네.
또 보시와 조섭(調攝)을
능히 이루지 못하고
사람ㆍ하늘의 모든 안락을
항상 멀리 여의게 되고
신지식(善知識)과도
항상 서로 등지게 되니
원하노니 저 중생들에게
세간을 벗어나는 요로를 보이며
번뇌의 옥(獄) 속에
항상 매어 있는 중생들
눈 없어 보지 못하여도
이를 구제하는 자 없고
다만 나쁜 소견에 집착하여
남의 피와 살을 빨아 먹기에
그 모든 것을 제거하려고
나 이제 애써 수행하노라.
나 저 모든 중생들에게
이러한 자비의 생각으로
하나하나의 사람을 위하여
아비지옥에 머물면서
갖가지 극심한 괴로움을
갖추어 받는데,
마치 한 사람을 위하듯이
모든 중생에게 다 그렇게 하며
나 또한 저 성문의 지혜
구하기를 즐겨하지 않고
나아가선 연각의 지혜도
구하기도 원하지 않으니
오직 위없이 가장 뛰어난
지혜를 즐거이 구할 뿐이니,
아들아, 이제 마땅히 알라
나는 훌륭한 도를 행하며
나아가 한량없는
항하의 모래 수만큼이나
고뇌에 허덕이는 중생과
고통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온갖 중생들을
죄다 구제하려 하기 때문에
나 보리의 바른 깨달음을
끝내 취하지 못하였느니라.
너는 이제 반드시 알지니
응당 이와 같이
모든 중생에게
항상 자비심 일으켜야 하고
응당 항상 용맹하게
착한 법을 수행할지며
또 위없는 거룩한 도에
이것으로 회향함으로써
저 사나운 번뇌의 불 속에서
모든 중생을 구제해야 하며
너는 다시 극도의 고뇌에서도
용맹스럽게 수행해야 하고
보시의 부드러운 마음으로
응당 수행하게 되면
불도를 성취하는데
결코 의심이 없으리라.
만약 내가 위없는 보리를
성취하게 되면,
네가 중생들에게
음식을 보시할 때
나 그때 훌륭한 보리를
너에게 수기하리니,
너는 견고한 서원(誓願)에
응당 안주해야 하리라.
그때 공덕천은 또 지장 보살마하살에게 말하였다.
“선남자여, 제가 그때 인다라당상왕 부처님 처소에서 이렇게 서원을 세워 말하였습니다.
‘제가 세간에 머무는 동안엔 그 기간이 길든 짧든 간에 어려운 일과 괴로운 일을 갖가지로 정근(精勤)하면서 보시로 조복하고 방일(防逸)을 금하고,
온갖 선정을 돕고 뭇 일을 경영하며,
많이 들음과 버림[捨]의 행을 죄다 닦아 익혀서 갖가지 버리기 어려운 일을 능히 버리겠습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저의 아버지는 미래 세상의 인간 수명이 백 세에 지나지 않고 번뇌와 원수와 싸움과 더러움과 미혹의 온갖 나쁜 세계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할 것이며,
저는 그 나라 속에 나타나 공덕주(功德主)가 되어서 석가모니부처님 경계의 중생과 그 권속들에게 훌륭한 의복ㆍ음식 따위 생활의 물자를 보시함으로써 곧 석가모니부처님 앞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수기를 받을 것입니다.
그리고 만약 그 국토의 중생이 포악하고 거칠어서 자비심이 없거나,
또 악행과 악심(惡心)의 반복이 없이도 이러한 갖가지 나쁜 일만 성취하거나,
때 아닌 바람ㆍ비와 가뭄ㆍ장마를 일으키고 순조롭지 못한 추위 더위로 온갖 재앙과 변괴를 일으키거나,
중생들의 모든 꽃ㆍ열매와 오곡(五穀)ㆍ약초의 온갖 좋은 맛을 죄다 없애어 그 정기를 빼앗거나, 중생들의 재산을 소모시켜 죄다 어둡게 한다면,
원컨대 저는 그때 복덕으로 저 중생을 가호하고 지혜의 위력으로 나쁜 행동을 막아서 그 신심을 내게 합니다.
또 중생들의 생활에 필요한 물자를 모자라지 않게 하며,
나쁜 일을 금하게 해서 착한 법을 기르게 하며,
부처님의 제도하심에 따라 교화를 받은 중생이 삼보의 종성을 계승해서 끊어지지 않게 하며,
세력이 더욱 왕성해서 저로 하여금 의보(依報)를 얻어 자유롭게 하며,
중생을 교화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수 있도록 이제 부처님 앞에 서원을 발하는 바이니,
미래 세상에서는 이를 만족한 자가 되도록 인가(印可)하여 주시기를 원합니다.’
[다아니, 세계를 수택으로 만드는 마음]
그러자 그때 인다라당상왕 부처님께서 즉시 인가하시면서 칭찬하였습니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선남자여. 너의 소원대로 반드시 만족을 얻을 것이니라.
또 선남자여, 나 이제 너에게 세계를 수택으로 만드는 마음[作世水宅心]이란 다라니를 주겠으니,
너는 이 다라니 마음으로 능히 많은 중생을 성취시키고,
또 한량없는 중생으로 하여금 생활이 풍족하여 과보가 모자람이 없게 하며,
또 능히 번뇌의 폭류(暴流)를 건널 수 있게 하리라.’”
그리고는 곧 주문을 외우셨습니다.
多地耶他 闍藍婆 摩訶闍藍婆阿奴阿闍藍婆娑囉闍藍婆 郁伽闍藍婆 夜叉毘梨闍藍婆 那伽毘梨闍藍婆優羅伽毘梨闍藍婆 河薩帝鼻梨闍藍婆 阿輸婆比梨闍藍婆 摩嗟比 梨闍藍婆 曼廚迦比梨闍婆 佉目羅比梨闍藍婆 崩起比梨闍藍婆 阿摩比梨闍藍婆蘇脂目佉闍藍婆婆摩囉婆摩囉闍藍婆摩囉比闍迦茶鉢多囉布疏波頗藍婆素叉梨牛婆索達摩耶若如邪反比利使致搔醯藍婆 伽苫步上羅婆窮去窮去婆羅窮頻頭窮 婆羅闍比娑婆呵
이 다라니 글귀를 다른 사람과 자기 자신을 위해 그 명호(名號)를 일컬으면서 이 다라니를 외운다면, 온갖 두려움과 앙화(殃禍)를 죄다 소멸시키나니,
이것이 바로 세계를 수택으로 만드는 마음 다라니입니다.
만약 이 다라니를 지닌다면 문득 많은 중생을 성취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그대 선남자여, 제가 옛날 저 인다라왕상왕 부처님 처소에서 이 세계를 수택으로 만드는 마음 다라니를 받아 지니고서 그 부처님께 갖가지로 공양하면서 계율을 지니고 많이 듣고 보시하고 정근하였습니다.
그때부터 다시 십천의 부처님께 이러한 원행(願行)을 더욱 정진하고, 이 선근으로 이제 현겁(賢劫) 동안에 큰 공덕 자리를 얻기는 하였지만, 아직 큰 업을 이룩하지는 못하였습니다.
왜냐하면 옛날부터 한량없는 사나운 용과 야차ㆍ나찰ㆍ아수라ㆍ구반다ㆍ아귀ㆍ비사차 따위가 세간에 출생하여 모든 중생에게 독악(毒惡)하고 흉포해서 믿음도 없고 가엾이 여김도 없고 자비의 마음조차 없이 함부로 나쁜 법을 행하며,
때 아닌 비바람ㆍ가뭄ㆍ장마ㆍ우박과 순조롭지 못한 추위ㆍ더위를 일으켜 갖가지로 거스르며,
자기 군사와 다른 군사들의 원한과 싸움을 조종하고 뜨거운 바람을 갑자기 일으켜서 오는 세상을 돌아보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모든 중생들도 과거의 저 여러 부처님으로부터 세계를 수택으로 만드는 마음 다라니의 가지(加持)를 받기는 하였으나 믿어 즐기지 않고,
저 나쁜 중생들이 믿어 즐기지 않기 때문에 식물의 모든 종자ㆍ싹ㆍ줄기ㆍ가지ㆍ잎ㆍ꽃ㆍ열매와. 맛 좋은 오곡(五穀)ㆍ약초와. 그 밖의 생활에 필요한 물자를 죄다 파괴하여 그 정기를 빼앗고,
모든 지미(地味)에 독한 기운을 불어 넣어서 그 지미로 하여금 악독하고 거칠어 잡병이 생기게 하고, 더럽고 썩어서 기름기와 맛이 없게 함으로써 온 땅을 죄다 그렇게 만들었습니다.
이 인연으로 중생들이 즐겨하지 않을 뿐 아니라,
만약 그 지미(地味)에 의지하여 중생들이 종자ㆍ싹ㆍ줄기ㆍ가지ㆍ잎ㆍ꽃ㆍ열매의 온갖 맛과, 오곡ㆍ약초 따위의 식물을 먹는다면,
문득 거칠고 악독한 나쁜 마음을 내게 되어서 중생들에 대한 가엾이 여기는 마음이 없어 후세를 돌아보지 않으며,
온갖 병에 핍박을 받아서 신색(身色)이 추악하고 갖가지 번뇌와 모든 괴로움에 시달려서 나쁜 소견을 갖추고 삿된 귀의에 머물며,
삼보를 믿어 즐기거나 존중하고 공경하는 희유의 마음을 내지 않으며,
나아가 새ㆍ짐승도 갖가지 나쁜 소견에 집착하여 본래의 길을 잃어버리고 거짓 아양을 부리면서 진실함이 없이 입으로만 말할 뿐이었습니다.
또 저 중생들은 삼보 속에서 몸ㆍ입ㆍ뜻으로 착한 법을 어기며,
파계한 비구는 자신도 다스리지 못하면서 저 계율 지니는 비구에게 함부로 상응하며,
변재(辯才)와 덕이 많은 비구를 항상 멀리 여의고서 가까이하지 않으며,
도리어 욕설하고 헐뜯고 깔보고 괴롭히고 어지럽게 함으로써 그 허물을 드날리며,
부끄러움을 멀리 여의고 열 가지 착한 길을 여의어서 마음이 모든 착한 행을 애락(愛樂)하지 않고 멀리 여의는 마음만을 일으켰습니다.
그때의 중생들은 복덕과 지혜를 멀리 여의고 수명이 짧아져서 나쁜 갈래에 나아갔으니,
이 때문에 저는 이제 저 중생들에게 필요한 물자를 풍족하게 하지 못하고 또한 그들을 성숙시키지 못합니다.
그대는 이제 대장부로서 바른 법속에서 자재로운 지혜와 선교(善巧)를 얻었으며,
또 그대는 이미 모든 삼매와 다라니의 인(忍)을 얻어 지혜의 저 언덕(彼岸)을 능히 잘 관찰하고,
자비로 신통과 지혜의 저 언덕을 장엄하여 이미 다 건넜습니다.
또 그대는 저 모든 보살 중에 가장 훌륭한 깃발[幢]이 되어서 이미 모든 중생을 성취시켰으며,
그대는 이제 날 위해 응당 이 사천하 속에서 자비와 연민의 마음을 일으켜서 스스로의 지혜로 관찰해야 합니다.
어떻게 해야 이 사천하의 모든 악독한 용과 야차ㆍ나찰ㆍ아수라ㆍ구반다ㆍ아귀ㆍ비사차ㆍ가타부단나 따위의 온갖 악귀들을 죄다 항복시키며,
비바람이 때를 따라 순조롭고 장마와 가뭄이 조절되며 농사의 풍년을 이룩하고 추위ㆍ더위를 화평하게 할 수 있으리까?
또 어떻게 하면 이 인연으로 모든 지미(地味)로 하여금 세력과 기미(氣味)와 향기와 아름다움을 증장시켜 먹이의 걱정이 없고 염력(念力)을 더 자라게 해서 얼굴 모양이 애락(愛樂)할 정도로 윤택하고 계획하는 일이 다 세간에 뛰어나니,
온 땅에 의지하는 이 중생들은 앞서 말한 것처럼 먹이의 걱정이 없고 염력을 증장시켰습니다.”
그때 지장보살은 공덕천에게 말하였다.
“청정한 지혜여, 내가 이제 이 불국토[佛刹]의 모든 땅ㆍ물ㆍ불ㆍ바람의 4대(大)를 남김없이 두루 다 변화시켜 하늘의 음식으로 만들어서 여러 중생으로 하여금 백천 겁 동안 먹게 할 수 있지만, 그렇게 다할 수 없느니라.
왜냐하면 다만 이 중생들의 복덕이 얇아서 먹을 수 없고,
이 훌륭한 과보를 받을만한 그릇[器]이 아니기 때문이니라.
청정한 지혜여, 나 또한 이 사바세계 불국토를 변화시켜 하늘들의 궁전과 침구를 만들어서 의복ㆍ향ㆍ꽃ㆍ열매를 장엄하고 갖가지의 음성과 미묘한 뭇 풍악과 여러 가지 보물을 장엄하여 만들 수 있지만,
이 중생들은 복덕을 멀리 여의는 동시에 그 그릇이 아니라서 수용(受用)할 수 없나니,
여래ㆍ응공ㆍ정변지를 제외하고는 적어도 십주(十住) 보살과 수릉엄삼매(首楞嚴三昧)에 머물러 자재로움을 얻은 자라야 능히 수용할 수 있으리라.
청정한 지혜여, 나 또한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남김없이 넷째 선정에 머물게 할 수도 있거늘, 어찌 용이나 부단나 따위를 항복시키지 못하겠느냐.
그러나 나 부처님의 허락을 받지 않고는 신변(神變)을 나타내지 않아야 하나니,
마치 전륜성왕(轉輪聖王)의 군사 맡은 신하가 왕의 명령을 받들지 않고 네 가지 군사를 낸다는 것은 옳지 않는 것과 같으니라.
이러한 보살은 죄다 부처님의 자식으로서,
부처님의 심장으로부터 생겨나고,
부처님의 입으로부터 생겨나고,
법의 화현(化現)으로부터 생겨남이니,
이 때문에 모든 보살은 여래께 청하지 않고서는 신변을 나타내지 않는 것이니라.
[다라니, 수풍마니 궁에서 모든 주술의 장구를 모음]
청정한 지혜여, 다시 다라니의 바퀴가 있으니,
이른바 수풍마니 궁에서 모든 주술의 장구를 모음[水風摩尼宮集一切呪術章句]이니라.
이 다라니 바퀴는 3세의 모든 부처님과 삼보의 종성을 건립(建立)하나니,
청정한 지혜여, 그대가 이제 이 수풍마니 궁의 다라니 바퀴로 모든 주술의 장구 모으는 걸 부처님께 물어서 부처님이 만약 말씀하여 주신다면 나도 같이 따라 기뻐할 것이며,
그대는 이 다라니를 받아 지닐 수 있는 자라면 모든 소원을 다 만족하리라.”
그때 큰 공덕 천녀(功德天女)와 대변(大辯) 천녀ㆍ큰 견고(堅固) 천녀ㆍ작광(作光) 천녀ㆍ가희(可熹) 천녀ㆍ안온(安穩) 천녀ㆍ다마라견고(多摩羅堅固) 천녀ㆍ명성주(明星主) 천녀ㆍ사마(奢摩) 천녀ㆍ파리(頗梨) 천녀와 같은 상수(上首)의 천녀 8만 4천 나유타 백천의 무리들이 앞뒤로 둘러싼 채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을 향하여 합장하였는데,
그 중에 공덕 천녀가 즉시 부처님 앞에서 게송을 읊어 아뢰었다.
극악하고 혼탁한 번뇌를 능히 없애고
더러움 여읜 무구청정행(無垢淸淨行)으로
저희들 정성껏 다라니를 원하오니
원컨대 다라니 바퀴[摠持輪]를 연설하소서.
모니께서 설한 적멸은 더러움 없어서
삼보가 왕성한 가장 수승한 장구(章句)이므로
아수라들로 하여금 깨끗한 마음 얻게 하고
지미(地味)를 증장하여 독기를 없애버리며
추위ㆍ더위와ㆍ모진 비바람 제거하고
원력으로 설해서 빼앗긴 정기를 수호하여
오곡ㆍ약초ㆍ과일 따위를 먹게 하곤
애써 걱정 없애고 착한 행 닦게 하시네.
독하고 해로운 나쁜 소견 없애고는
가장 뛰어난 무상법(無上法)에 귀의시키지만
그래도 정기를 빼앗고 번뇌가 많으니
어떻게 이 중생을 교화하려는가.
이 모든 천녀들이 모니께 바라건대
가장 훌륭하고 깊고 미묘함으로
보리에 나아가는 길을 보여 주시어
중생들을 대승에 들어가게 하소서.
모여든 대중들 과(果)의 서원이 가득하고
시방의 보살들 불덕(佛德)을 찬탄하오니
어떻게 하여도 나쁜 용들 항복시켜
순조로운 비ㆍ바람에 풍년 들게 하소서.
그때 부처님께서 공덕천에게 말씀하셨다.
“청정한 지혜여, 이 큰 다라니는 여러 부처님께서 때에 따라 말씀하신 것이니, 여래도 이제 대중의 모임 앞에서 스스로 증언하노라.
이 수풍마니궁 다라니 바퀴는 모든 시방의 3세 부처님들에게 가지(加持)된 것이니 이제 마땅히 보여 주겠노라.
시방에서 모여온 보살들이 이것을 듣는다면, 그 보살들은 능히 시방의 부처님 없는 국토인 다섯 가지 더러운 세간에 능히 머물면서 이 수풍마니궁 다라니를 나타내 보일 수 있으며,
이 다라니의 힘을 지녔기 때문에 그 국토의 모든 때 아닌 바람과 더위ㆍ추위ㆍ가뭄ㆍ장마를 죄다 제거하리라.
그리고 이 다라니 힘을 말미암기 때문에,
저 악독하고 자비심 없어서 오는 세상을 돌아보지 않는 중생, 이른바 하늘ㆍ용ㆍ야차ㆍ나찰ㆍ아수라ㆍ가루라ㆍ마후라가ㆍ구반다ㆍ아귀ㆍ비사차ㆍ부단나ㆍ가타부단나ㆍ사람인 듯하면서 사람 아닌 것들과 나아가 새ㆍ짐승까지도,
신락(信樂)하는 마음을 내어서 부드럽고 착하게 되고,
염(念力)의 능숙함으로 바른 법을 즐거이 구하게 하고,
바른 법을 수호해 지켜서 삼보의 종자를 잇게 하노라.
또 이 다라니의 힘 때문에 저 불국토[佛刹土]의 모든 중생들은 수명을 증장하고,
신색(身色)을 증장하고, 오곡(五穀)을 증장하고,
생활 물자를 증장하고, 안락을 증장하고,
우환 없음을 증장하고, 명예를 증장하고,
계율 지님을 증장하고, 다문(多聞)을 증장하고,
보시를 증장하고, 자비를 증장하고,
지혜를 증장하고, 방편을 증장하고,
삼매를 증장하고, 다라니를 증장하고,
지관(地觀)을 증장하고, 출세(出世)를 즐김을 증장하고,
중생 교화를 증장하고, 대승에 들어감을 증장하고,
훌륭한 서원을 증장하고, 경지마다 전입(轉入)함을 증장하고,
음(陰)ㆍ계(界)ㆍ입(入)에 대한 관찰을 증장하고, 부끄러움을 증장하고,
섭수한 공덕으로 불국토를 장엄함을 증장하고,
6바라밀 수행을 증장하고,
일체의 시방 부처님들이 항상 호념(護念)하는 바를 증장하고,
부처님과 모든 보살과 착한 벗을 만남을 증장하고,
유희의 신족(神足)을 증장하고,
온갖 번뇌를 무너뜨려서 더 자라나지 못하게 함을 증장하고,
신통으로 저 언덕으로 건너가서 모든 착한 법을 줄게 하지 않고 나아가 위없는 열반에 이르게 함을 증장하는 것이니라.”
이렇게 말씀하시고는, 곧 주문을 외우셨다.
多地他 蘇婆羅 婆羅疷 那耶婆羅疷 掣平聲沙咤婆羅疷 阿那婆羅疷 奢婆多喝囉婆羅疷 奢囉拏婆羅疷 鳩牟尼婆羅疷 珊支囉婆羅 疷掣平聲陁娑羅婆羅疷娑羅婆羅底 娑羅鉢利訶利娑羅婆羅多上聲鉢利訶利 那耶鉢利訶利 婢毘迦鉢利訶利耶若鉢利訶利蘇婆羅鉢利訶利 頻頭鉢利訶利 闍羅鉢利訶利 憩多羅鉢利訶利 特叉鉢利訶利 珊尼摩鉢利訶利 蘇婆婆鉢提犂 劬摩耶婆 末陁索谿 阿那耶波盧誓迷羅跋迷 阿羅那求師 佉羅毘闍鞞 那羅延拏婢諶林鞞 憂羅伽阿尼彌蓰宮闍囉婆胡迷 訶闍賃鞞 羯摩毘羅犂舍羅摩拏娑離犂佉曷羅伽奢迷阿斯那迷 阿耆尼鉢底利 能求耽鼻犂 婆耶遮婆留尼揵咃債鞞犂 釋迦囉是若移阿那鴟提帝利那耶娜尼利 帝利耶頭婆佛阿訶地子瑟癡帝 莎婆訶。
‘이 나라의 천자와 그 권속이 모두 길상하소서. 사바하.’
나라연나 니라니사바하 자가라폐다가라미 사바하
那羅延拏 尼羅移莎呵 斫迦囉吠多迦羅迷 莎婆訶
이 수풍마니궁 다라니 바퀴의 모든 주술 장구를 설하실 때에 모든 불국토에 있는 대지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다. 모여든 여러 대중들은 마음이 불안하여 떨리고 놀라고 두려워서 같은 소리로 ‘나무나무불타야(南無南無佛陀耶)’라고 외치었다.
그때 부처님께서 공덕천에게 말씀하셨다.
“청정한 지혜여, 네가 이 수풍마니궁 다라니의 바퀴를 지닌다면,
그 힘으로 능히 모든 싸움을 제거하고,
온갖 독하고 해로운 야차ㆍ나찰ㆍ아수라ㆍ사나운 용, 나아가 사람인 듯하면서 사람 아닌 것들과 그 밖의 새ㆍ짐승과 때 아닌 바람ㆍ더위ㆍ추위ㆍ우박ㆍ가뭄ㆍ장마 따위의 재앙을 죄다 소멸하리라.
또 청정한 지혜여, 이 다라니는 능히 오곡(五穀)을 잘 여물게 하고,
온갖 중생들의 수명을 더 늘리게 하고, 과보를 증장시키고,
나아가 모든 착한 법을 증장시켜서 아직 위없는 열반에 들지 않는 동안에도 상실하거나 무너뜨리지 않게 하느니라.
뿐만 아니라 이 다라니를 듣고서 받아 지니고 읽어 외우거나 말대로 실행하는 자라면,
그 사람은 반드시 열반에 나아가 삼계(三界)에 편히 머무느니라.”
[다라니, 마도]
그때 지장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또한 마도(磨力)라는 큰 다라니를 말씀드리고자 하옵니다.
이 다라니의 힘으로도 일체 온갖 과보의 필요한 물자와 지미(地味)를 죄다 줄지 않게 하고,
땅의 정기를 헐거나 빼앗지 못하게 하고,
또 독한 기운을 퍼뜨리거나 아름다운 맛을 무너뜨리지 못하게 하고,
난삽하고 나쁘게 변화시키지 못하게 하고,
또 아주 숨기거나 없애버리지 못하게 하고,
또 이 대지로 하여금 오곡(五穀)의 싹ㆍ줄기ㆍ가지ㆍ잎ㆍ꽃ㆍ열매와 약초를 자라나지 못하도록 할 수 없게 하고,
땅의 정기를 빼앗지도 못하게 합니다.
독한 기운을 남겨 두어서 그 식물을 마르고 시들지 못하게 하고,
난삽하고 나쁘지 않게 하고,
익지 않게 하거나 추위ㆍ더위로 손상시키지 못하게 합니다.
또 식용(食用)에 아무런 장애가 없으므로 먹은 뒤에도 독이 없겠지만,
만약 먹어서 독이 있으면 그 독 있는 것을 먹인 자로 하여금 배가 아픈 동시에 토하고 설사하게 하는 한편 몸과 마음이 괴롭고 팔ㆍ다리와 온몸이 위축되게 하며,
그 밖의 열병(熱病)ㆍ광증[狂]으로 마음이 어지러워 기억을 잃게 하고,
서로 겁탈하고 싸우고 죽이고 훔치고 나아가 삿된 소견에 이르게 합니다.
이 모든 중생이 앞서 말한 것처럼 항상 나쁜 법과 상응하니,
이른바 하늘ㆍ용ㆍ야차ㆍ나찰ㆍ아수라ㆍ가루라ㆍ긴나라ㆍ구반다ㆍ건달바ㆍ아귀ㆍ비사차ㆍ부단나ㆍ가타부단나와 사람인 듯하면서 사람 아닌 것들이 모든 중생들을 괴롭히거나 해치지 못하게 합니다.
多地他 那鼻 摩訶那鼻 初何羅那鞞 阿鼻具那鞞去聲僧輸沙拏那鞞 鼻何囉闍佉鞞阿婆囉牟尼 多嚧那胡嚧醯呼計反那他上聲鉢帝利闍婆徒迷 摩囉娑帝 帝弭羅鉢帝利 蹇茶涅利何隸 斫初婆嘶 佉拏上聲毘迷踦上聲帝都裔莎波呵 鴦求囉踦莎波呵 布疏簸耶迷 莎波呵 頗羅賃鞞莎波呵 薩智耶都裔 莎波呵 賖梨囉那婆迦羅 摩毘沙 莎波呵。
이 다라니 구절은 국왕을 보호하기도 합니다, 사바하.
그대, 청정한 지혜여, 이 마도의 큰 다라니를 지닌다면,
너는 이 마도 다라니의 힘으로 모든 중생에게 위와 같은 큰 사업을 지을 수 있고 큰 약(藥)이 될 수 있으니,
이 인연 때문에 너는 이제 모든 중생들로 하여금 너의 교화를 능히 받을 수 있게 하리라.”
이에 모여든 여러 대중이 다 지장보살을 찬탄하면서 ‘훌륭하고 훌륭합니다’라고 말하였다.
그때 세존께서도 지장보살을 칭찬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선남자여. 너는 이제 모든 중생에게 크나큰 묘약(妙藥)처럼 되었구나.
왜냐하면 너 자신이 바로 아주 미묘한 큰 약이니,
너는 이 사천하의 모든 중생 가운데에 중생의 약이 되어서 능히 중생들의 고뇌를 없애고 즐거움을 베풀어 큰 슬픔을 성취하기 때문이니라.
네가 이러한 깊고 깊은 마도 다라니의 힘을 나타내 보이기 때문에,
이 중생들로 하여금 지미(地味)의 정기와 종자ㆍ싹ㆍ줄기ㆍ가지ㆍ잎ㆍ꽃ㆍ열매의 모든 맛과 오곡(五穀) 약초가 쇠퇴하지 않고 독기를 증장함도 없이 중생들의 먹이를 만족히 갖추게 하며,
또 저 중생들로 하여금 더럽고 혼탁함과 싸움을 죄다 소멸해서 착한 행을 닦게 하며,
이 사천하에 때 아닌 바람과 더위ㆍ추위ㆍ가뭄ㆍ장마를 다 제거하며,
해ㆍ달ㆍ별과 낮ㆍ밤과 한 달ㆍ반달과 1년 4시 동안의 일어나는 변괴를 다 없애는 것이니,
이 때문에 이 마도의 큰 다라니를 설하는 것이니라.
또 이 다라니의 힘을 지니기 때문에 나의 삼보 종자와 법눈[法眼]을 오래 세간에 머물게 하고,
이 어리석고 어둡고 박복하고 오만으로 무너진 자로서 선근을 닦지 않는 자와 나쁜 찰리ㆍ재상(宰相)들로 하여금 내가 백천만억 아승기의 겁수 동안 이렇게 정근하고 고행하면서 모은 법을 없애거나 헐지 못하게 하며,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를 괴롭히고 어지럽히지 않으니,
괴롭히지 않기 때문에 모든 하늘이 성내지 않고,
하늘이 성내지 않기 때문에 모든 중생이 죄다 위와 같은 즐거움[樂具]을 얻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