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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찰선악업보경 상권
3. 윤상으로 점치는 법(1)
그러고 난 연후에 손으로 목륜을 잡고 깨끗한 물건 위에 옆으로 던집니다.
이와 같이 하는 것은 자기 자신을 관찰하고자 할 때에나, 또는 남을 관찰하고자 할 적에도 똑같이 그렇게 적용해야 할 것입니다.
1) 첫 번째 윤상으로 점쳐 살피는 법
그 윤상으로 점을 치는 사람은 나타나는 바의 업(業)을 따라서 모조리 하나하나 자세히 살펴야 하며, 생각하고 증험할 줄을 알아야 합니다.
혹은 순수하게 10선(善)을 갖추게 되기도 하고,
혹은 순전히 10악만을 갖추게 되기도 하며,
혹은 선과 악이 뒤섞이기도 하고,
혹은 순수한 선이 갖추어지지 않기도 하고,
혹은 순전한 악이 갖추어지지 않기도 합니다.
이와 같이 업의 원인[因]은 그 종류가 같지 않으며, 습기와 과보도 각각 다르니, 부처님 세존께서 다른 곳에서 자세히 말씀하신 것과 같습니다.
응당 나타나는 업의 종류를 기억하고 생각하며 자세히 관찰해야 할 것이니, 지금 세상에서 과보 때문에 겪는 괴로움과 즐거움, 길한 일과 흉한 일, 그리고 번뇌와 업습(業習)이 서로 꼭 맞게 되면 서로 호응한다고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만일 서로 꼭 맞지 않으면 지극한 마음이 아니었으므로 거짓이고 잘못된 것이라고 할 것입니다.
만일 윤상으로 점을 쳐서 그 선업과 악업이 모두 나타나지 않는 사람이라면,
그는 이미 무루(無漏) 지혜의 마음을 증득하였고,
오로지 생사의 바다에서 벗어나기만을 구하여 다시는 세간에서 과보 받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며,
모든 유루(有漏)의 업은 점차 미약해져서 다시는 자라지 않습니다.
그런 까닭에 나타나지 않은 것입니다.
또 순전한 선도 갖추어지지 않고 순전한 악도 갖추어지지 않은 사람,
즉 이 두 종류의 사람에게 지은 선한 업과 악한 업이 나타나지 않는 까닭은 모두가 바로 미약하여 아직 과보를 이끌어낼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런 까닭에 나타나지 않는 것입니다.
만일 장차 오는 세상에 부처님의 모든 제자들이 이미 선악의 과보를 점쳐 서로 꼭 들어맞는 사람이면,
오욕(五欲)의 여러 도구에 있어서 뜻에 맞을 때에도 제 마음대로 방일함을 일으키지 말아야 하며,
곧 이렇게 생각해야 합니다.
‘나는 과거 세상에 이와 같은 선한 업을 지었기 때문에 지금 이런 과보를 얻게 된 것이니,
이제 나는 마음을 바꾸어서 더욱더 전진해서 수행하기를 그치지 않으리라.’
만일 여러 가지 액난과 갖가지 손해가 되는 일이나 괴로운 일이나 불길한 일을 만나 요란하고 두려워서 마음에 꼭 맞지 않을 때라도 응당 그것을 달게 받고, 하여금 의심을 내거나 후회해서 선을 닦던 일에서 물러나는 일이 없게 해야 하고,
곧 이렇게 생각해야 합니다.
‘다만 나는 과거 세상에 이와 같은 악한 업을 지었으므로 그 때문에 지금 이 과보를 받는 것이니, 지금 나는 이 악한 업을 참회하고 오로지 대치(對治)를 닦으며, 또 나머지 선(善)을 닦되 게으름을 피우거나 방일(放逸)에 머물러 멈추어서 점차 다시 갖가지 고통 덩어리가 더 쌓이지 않게 하리라.’
이것을 첫 번째 윤상(輪相)으로 점쳐 살피는 법이라고 합니다.
선남자여, 만일 과거 오랜 옛날에 쌓았던 업과 오래 전이나 또는 근래에 지었던 강한 것과 약한 것, 큰 것과 작은 것의 차별을 점쳐 살피고자 하면,
다시 나무를 깎아 세 개의 윤(輪)을 만들어 몸[身]과 입[口]과 뜻[意]을 각각 하나의 윤을 주로 하여 거기에 글자를 기재하는 것입니다.
또 윤의 정 중앙 첫 번째 면에 한 획을 긋되 굵고 길게 하여 모서리까지 이르게 하고,
다음 두 번째 면에 한 획을 긋되 가늘고 짧게 하여 모서리까지 이르지 않게 하며,
다음 세 번째 면에는 하나의 방각(傍刻)으로 자획과 같이 만들되 굵고 깊게 하고,
다음 네 번째 면에도 또한 방각으로 만들되 가늘고 얕게 해야 합니다.
선한 업은 장엄하기가 마치 획을 덧칠하여 점점 불어나는 것처럼 하고, 악한 업은 쇠약하고 덜어짐이 마치 깎아내어 줄어드는 것처럼 해야 한다는 것을 마땅히 알아야만 합니다.
그 자획(字畫)이 길고 큰 것은 선을 쌓아 온 지가 오래된 것이고, 행한 업이 매우 유익하였던 것이며, 지었던 일이 점점 더 왕성하였음을 나타내 보이는 것이며,
그 자획이 가늘고 짧은 것은 선을 쌓아 온 지가 얼마 안 되었고, 처음으로 익힌 것이기에 기초가 둔하며, 지었던 일이 작고 엷음을 나타내 보이는 것입니다.
그 방각이 거칠고 깊은 것은 악을 익혀 온 지가 오래되었고, 지었던 일이 더욱더 왕성하며, 남아 있는 재앙도 또한 두터움을 나타내 보이는 것이며,
그 방각이 가늘고 얕은 것은 선에서 물러나온 지가 얼마 안 되었고, 처음에 익혔던 악한 법과 지었던 업이 아직은 왕성한 데 이르지는 않았다는 것을 나타내 보이는 것이니,
혹은 아무리 중한 악을 일으켰다 하더라도 이미 일찍이 고치고 뉘우쳤다면 이것은 작은 악이라고 말하게 됩니다.
선남자여, 만일 첫 번째 윤상으로 점치는 것은 다만 지난 과거 세상에서 지었던 업의 선악에 대한 차별만을 아는 것이며,
쌓고 익혀 온 지가 오래되었는지 얼마 안 되었는지, 지었던 업이 강한 것인지 약한 것인지와 큰 지 작은 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두 번째 윤상으로 점쳐 살펴보아야만 합니다.
2) 두 번째 윤상으로 점치는 것
또 두 번째 윤상으로 점치는 것은 첫 번째 윤상에 나타났던 업에 의지해야 하는데,
만일 몸에 속한 것이면 몸이라고 쓴 윤상을 던지고,
만일 입에 속한 것이면 입이라고 쓴 윤상을 던지며,
만일 뜻에 속한 것이면 뜻이라고 쓴 윤상만을 던져야만 합니다.
이 세 개의 윤상을 한꺼번에 던져서 전체를 다 점치려 해서는 안 됩니다.
업을 따라 하나하나의 선과 악을 위주로 생각하면서 소속된 윤을 의지해 구별하여 따로 던져 점치는 것입니다.
또 만일 첫 번째 윤상으로 점쳐서 몸으로 지은 선(善)만을 얻었는데,
이 두 번째 윤상 안에서 몸으로 지은 악을 얻고 나면,
지극한 마음이 없어서 서로 호응하지 않는 것이니, 거짓 잘못된 것이라고 말할 것입니다.
또 서로 호응하지 않는 것이란, 말하자면 첫 번째 윤상으로 점친 데에서는 살생(殺生)하지 않았다는 업을 얻었고 물건을 훔쳤던 업을 얻었는데, 마음속으로는 먼저 살생하지 않았던 업을 위주로 하여 관찰하였으나,
두 번째 윤상에서 몸으로 지은 악을 얻으면, 이것을 서로 호응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또 만일 태어난 때로부터 현재까지를 관찰하면서 살생의 업을 좋아하지도 않았고 살생의 죄를 지은 것도 없었으므로, 다만 마음속으로 살생의 업을 위주로 관찰하였는데,
이 두 번째 윤상에서 몸으로 지은 큰 악을 얻으면, 그것을 서로 호응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 밖에 입과 뜻으로 지은 업에 대하여 서로 호응하지 않는다는 이치도 당연히 이와 같다는 것을 알아야만 할 것입니다.
마땅히 알아야만 할 것입니다.
[선정과 지혜를 닦고자 하는 사람]
선남자여, 만일 미래 세상의 중생들이 나고ㆍ늙고ㆍ병들고ㆍ죽는 데에서 해탈(解脫)하기를 구하여 처음 배우면서 발심하고 선정과 형상 없는 지혜를 닦아 익히려고 하는 사람이라면,
마땅히 먼저 과거 세상에서 지었던 악한 업의 많고 적음과 가볍고 무거움을 관찰해야 할 것이니,
만일 악한 업이 많고 두터운 이면 곧 선정과 지혜를 배울 것이 아니라 먼저 참회의 법을 닦아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이 사람은 숙세에 익혔던 악한 마음이 맹렬하여 유리하기 때문에 지금 현재 세상에서 틀림없이 많은 악을 짓고 무거운 계율을 범할 것입니다.
그런 까닭에 만일 참회하여 그것을 깨끗하게 하지 않고서 선정과 지혜를 닦으면, 곧 많은 장애가 생겨서 그것을 얻을 수도 없거니와,
혹은 실심(失心)하여 착란(錯亂)하거나
혹은 바깥의 삿된 것에 괴로움을 받을 것이며,
혹은 삿된 법을 받아들여 나쁜 소견만 더욱 자라나게 될 것입니다.
그런 까닭에 참회의 법을 먼저 닦아야만 합니다.
만일 계율의 근본이 청정하고 과거 세상에서 중한 죄를 미약하고 얇게 지었으면, 곧 모든 장애를 여의게 될 것입니다.
[참회의 법을 닦고자 하는 사람]
선남자여, 참회의 법을 닦고자 하는 사람은,
마땅히 고요한 곳에 머물러 힘의 능력을 따라 방 하나를 장엄하여 꾸미고 그 안에 부처님을 모시고 경전을 놓아두고 비단으로 만든 번기와 일산을 걸어 두며, 향과 꽃을 구해 모아서 공양을 닦아야 할 것입니다.
또 몸을 깨끗하게 씻고 의복을 깨끗이 빨아 입어서 더러운 냄새가 나지 않게 해야 할 것입니다.
낮에는 이 방 안에 있으면서 하루 세 때에 명호를 부르되 일심(一心)으로 과거의 7불과 53불을 공경하고 예배해야 하며,
그 다음엔 시방의 방위를 따라서 낱낱이 모두 귀의하고 마음으로 생각하기를 일체 부처님의 온갖 색신(色身)ㆍ사리(舍利)ㆍ형상(形像)ㆍ부도(浮圖)ㆍ탑묘(塔廟)와 모든 부처님의 일에 예배해야 할 것입니다.
그 다음엔 또 시방 삼세에 계시는 모든 부처님께 예배드리고,
또 마음으로 생각하면서 시방의 모든 법장(法藏)에 두루 예배해야 하며,
다음에는 마음으로 생각하면서 시방의 일체 성현(聖賢)께 두루 예배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게 한 뒤에 다시 따로따로 명호를 부르면서 나 지장보살마하살에게 예배할 것이며,
이렇게 예배를 마치고 나서 자신이 지었던 죄를 설명하며 일심으로 우러러 아뢰어야 할 것입니다.
‘삼가 바라옵건대 시방의 크게 자비하고 높으신 모든 분이시여, 증명하여 아시어 보호하고 염려해 주옵소서. 저는 지금 참회하고 다시는 죄를 짓지 않겠나이다.
바라옵건대 저와 일체 중생들은 한량없이 많은 겁 이래로 10악(惡)ㆍ4중(重)ㆍ5역(逆)의 뒤바뀜과 삼보(三寶)를 헐뜯었던 일천제(一闡提)의 죄를 속히 없어지게 하여 주옵소서.’
그리고 다시 이렇게 생각하십시오.
‘이와 같은 죄의 성품은 다만 허망하고 뒤바뀐 마음에서 일어났으므로 결정되었거나 진실함을 얻을 수 없고, 그 근본은 공(空)하여 고요할 뿐이다.
저와 일체 중생들은 마음의 근본을 속히 통달하여 영원히 죄의 뿌리를 없애게 하여 주소서.’
그러고 나서 다음에 또 권청(勸請)하며 다음과 같이 서원해야 합니다.
‘바라옵건대 아직 정각(正覺)을 이루지 못한 시방의 일체 보살들로 하여금 속히 정각을 이루게 하여 주시고,
만일 이미 정각을 이룬 사람이라면, 세상에 항상 머물러 계시면서 바른 법의 바퀴를 굴리시게 하며, 열반(涅槃)에 들지 않게 하옵소서.’
그런 다음에 다시 따라 기뻐하며 다음과 같이 서원해야 합니다.
‘바라옵건대 나와 일체 중생들은 필경에는 질투하는 마음을 영원히 버리고,
3세 동안 일체 국토에 있는 온갖 배움을 닦은 공덕을 성취한 모든 이를 낱낱이 따라 기뻐할 것이옵니다.’
또 다음에는 다음과 같이 회향(廻向)하는 서원을 해야 합니다.
‘바라옵건대 제가 닦은 일체의 공덕은 모든 중생들을 돕고 이롭게 하며,
다 함께 부처님의 지혜에 나아가 열반의 성에 이르게 하옵소서.’
이와 같이 회향하는 서원을 세운 뒤에는 다시 다른 고요한 방에 가서 단정히 앉아 일심으로 나의 명호를 부르고 외우거나 묵묵히 생각하며, 마땅히 잠을 줄여 없앨 것이며,
만일 혼침[惛]이나 덮임의 번뇌[蓋]가 많은 사람이라면, 도량의 방 안을 돌면서 외우거나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다음에 밤이 되어 만일 등촉을 켜서 밝혀야 할 경우가 되면, 또한 하루 세 때 공경하고 공양하며, 허물을 뉘우치면서 발원해야 할 것입니다.
만일 광명을 밝힐 준비가 안 되었으면, 응당 곧바로 다른 고요한 방 안에 있으면서 일심으로 외우거나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날마다 이와 같이 참회(懺悔)하는 법을 행하되 게으름을 피우거나 그만두는 일이 없어야 할 것입니다.
[업과 근기의 차이에 따른 과보]
만일 그 사람이 과거 세상에 오랫동안 선한 기반이 있었으면, 잠깐 나쁜 인연을 만나 악한 법을 지었다 하더라도 그 죄의 장애는 경미할 것이요,
그 마음이 용맹하고 영리하며 의지력이 강한 사람이라면, 7일을 지난 뒤에는 곧 청정함을 얻어 모든 장애가 없어질 것입니다.
이와 같이 중생들은 지은 업의 두터움과 엷음이 있고, 모든 근기가 영리하고 둔한 차별이 한량없이 많습니다.
혹은 이칠일(二七日:14일)이 지난 뒤에야 청정함을 얻기도 하고,
혹은 삼칠일(三七日:21일)이 지난 뒤에야 청정함을 얻기도 하며,
나아가서는 혹 칠칠일(七七日:49일)을 지난 뒤에야 청정함을 얻기도 합니다.
만일 과거나 현재에 모두 왕성하게 갖가지 중한 죄를 불려 나간 사람이라면,
혹은 백 일을 지나서야 청정함을 얻기도 하고,
혹은 2백 일, 심지어는 혹 천 일을 지나고서야 청정함을 얻는 경우도 있습니다.
만일 근기가 지극히 둔하고 죄의 장애가 매우 무거운 사람이라면,
다만 마땅히 용맹스러운 마음을 내어 몸과 목숨을 돌보거나 아끼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언제나 부지런히 부르고 염(念)하면서 밤낮으로 돌며,
수면을 줄이고 예배하며 참회하고 발원할 것이요,
공양을 즐겨 닦되 게을리 하지 않고 중단하지 않으며,
나아가 목숨을 잃을지언정 반드시 중단하거나 물러나지 않아야 하리니,
이와 같이 정진하면 천 일 안에 틀림없이 청정함을 얻게 될 것입니다.
선남자여, 만일 청정해진 모양을 알고자 하면,
수행하기 시작한 날로부터 7일을 지난 뒤에 마땅히 날마다 아침저녁으로 두 번째 윤상을 손 안에 한꺼번에 쥐고 연달아 세 번 던져야 할 것입니다.
만일 몸과 입과 뜻으로 지은 업이 모두 순수한 선(善)이면 청정함을 얻은 것이라 말하리니,
이와 같이 미래 세상의 중생들이 참회를 수행하는 이는 아득하게 먼 오랜 과거로부터 부처님의 법 안에서 저마다 일찍이 선을 익혔었고,
그 어떠한 공덕이든 닦은 대로 따라서 두텁거나 엷은 업의 갖가지 차별이 있을 것이니,
그런 까닭에 그들이 청정하게 될 때의 모양도 같지 않을 것입니다.
혹 어떤 중생은 세 가지 업의 순수하게 선한 모습을 얻었을 때에도,
또 다른 온갖 좋은 형상은 얻지 못하기도 하고,
혹 어떤 중생은 세 가지 업이 순수하게 선한 모습을 얻었을 때에는 하루 낮 하루 밤 동안 다시 광명이 그 방 안에 가득 차는 것을 보기도 하고,
혹은 특수하고 별다른 좋은 향기를 맡아 몸과 마음이 상쾌해지기도 하며,
혹은 좋은 꿈을 꾸기도 하고,
꿈속에서 부처님의 색신이 오셔서 그를 위해 증명해 주시는 것을 보기도 하며,
손으로 직접 그 머리를 어루만지면서 칭찬하여 말씀하시기를,
‘훌륭하구나. 너는 이제야 청정하여졌다. 그런 까닭으로 내가 와서 너를 증명하는 것이니라’라고 하기도 합니다.
혹은 꿈에 보살이 직접 와서 그를 위해 증명해 주기도 하고,
혹은 꿈에 부처님의 형상에서 광명을 놓으면서 그를 위해 증명하는 것을 보기도 합니다.
만일 어떤 사람이 세 가지 업의 선한 상을 여태 얻지 못하였으면서 다만 이와 같은 모든 일만을 보고 듣고 하는 사람이라면,
곧 허망하게 속여서 홀리는 것이요 거짓된 것이며, 선한 모습이 아닐 것입니다.
만일 어떤 사람이 일찍이 세상에 나와서 선한 바탕이 있고, 마음을 잘 거두어 용맹하고 영리한 사람이라면,
나는 그때에 꼭 제도해야 할 대상을 따라 그를 위하여 몸을 나타내어 크게 자비한 광명을 놓아 그로 하여금 안온케 하고 모든 의심과 두려움을 여의게 하며,
혹은 신통(神通)과 갖가지 변화를 보이시기도 하며,
혹은 그들로 하여금 스스로 겪었던 일과 지었던 선과 악을 기억하게 하기도 하며,
혹은 또 그들이 즐거워하는 것을 따라서 그를 위하여 갖가지 심오하고 긴요한 법을 말해 주어서 그 사람들이 곧 향하는 바의 승(乘)에 대하여 결정적인 믿음을 얻게 하기도 하며,
혹은 점차 사문 도의 결과를 증득하여 얻게 하기도 합니다.
또 저 중생들이 만일 비록 아직 나의 변화된 몸으로 설법하는 것을 보지 못하였다 하더라도,
다만 지극한 마음으로 몸과 입과 뜻으로 하여금 청정한 모습을 얻게 한 다음에는 그 중생들로 하여금 속히 여러 가지 장애가 소멸되게 하므로 하늘의 악마 파순(波旬)도 와서 파괴하지 못할 것이며,
내지는 95종 외도(外道)의 삿된 스승과 일체의 귀신들도 또한 와서 어지럽히지 못할 것이며,
지니고 있는 바 5개(蓋)는 차차로 경미(輕微)해질 것이요, 모든 선정(禪定)의 지혜를 닦아 익힐 수 있을 것입니다.
또 만일 미래 세상의 모든 중생들이 비록 선정의 지혜와 생사에서 벗어나는 도를 구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다만 가지가지의 온갖 재앙ㆍ빈궁ㆍ고난ㆍ근심의 핍박을 받는 사람이면,
또한 공경하듯 예배하고 공양하여 지었던 악을 뉘우치고 항상 발원하여 언제 어디서나 부지런한 마음으로 나의 명호를 부르고 외울 것이며,
그 지극한 정성은 또한 갖가지 손해를 보는 일과 괴로움에서 속히 벗어나서 이 생명을 버리고 나서는 좋은 곳에 태어나게 할 것입니다.
또 미래 세상에서 속가에 있거나 출가하였거나, 모든 중생들이 청정하고 미묘한 계율을 받으려고 할 적에,
과거에 이미 중한 죄를 지어 왕성하게 하였었기 때문에 받을 수 없는 이는,
또한 위에서와 같은 참회의 법을 닦아 그 지극한 마음으로 하여금 몸과 입과 뜻으로 지은 선한 모습을 얻게 하여야 곧 받을 수 있습니다.
만일 저 중생들이 마하연(摩訶衍)의 도를 익히려고 하여 보살의 근본이 되는 중한 계율 받기를 구하거나, 또는 속가에 있는 사람이거나 출가한 사람이거나 간에 그 모든 사람이 지켜야 할 계율인,
이른바 섭율의계(攝律儀戒)ㆍ섭선법계(攝善法戒)ㆍ섭화중생계(攝化衆生戒)를 통틀어 받기를 원하지만,
선하고 훌륭한 계사(戒師)로서 보살의 법장(法藏)을 자세하게 이해하고 있는 먼저 수행한 이를 얻을 수 없으면,
응당 지극한 마음으로 도량 안에서 공경하고 공양하며 시방의 모든 부처님과 보살에게 우러러 아뢰어 간청하여 증명법사[證師]를 삼아,
한 마음으로 원을 세워 계상(戒相)을 칭송하여 말하되 먼저 열 가지 근본이 되는 중한 계율을 말하고,
그 다음에는 3취정계(聚淨戒)를 통틀어 거론해서 스스로 맹서하고 받으면 그것 또한 계율을 얻은 것입니다.
또 미래 세상의 모든 중생들이 출가하기를 희망하거나 이미 출가는 하였지만,
만일 선하고 훌륭한 계사와 청정한 스님들을 만날 수 없어서 그 마음에 의혹이 생겨 법다운 계율을 받을 수 없는 사람이면,
다만 위없는 도를 내는 마음만을 배워 또한 몸과 입과 뜻으로 하여금 청정함을 얻게 한 뒤에 아직 출가하지 않은 이는 응당 머리를 깎고 법의(法衣)를 입고서 위와 같이 원을 세우며, 스스로 맹세하고 보살의 계율인 3취정계를 받을 것이니,
곧 바라제목차(波羅提木叉)인 출가한 사람이 지켜야 할 계율을 갖추어 얻은 것이라 하며, 그들의 이름을 비구ㆍ비구니라 할 것이다.
이는 곧 성문(聲聞)의 율장(律藏)과 보살이 익혀야 할 마덕륵가장(摩德勒伽藏)을 추구하며,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며 자세히 살펴 수행해야 할 것입니다.
만일 비록 출가했다 하더라도 그 나이가 20살 미만인 사람은,
응당 먼저 서원하여 열 가지 근본 계율을 받고, 사미와 사미니가 지켜야 하는 별계(別戒)를 받아야 하며,
이미 계율을 받은 사람이라면, 또한 사미와 사미니라고 부를 것이니,
곧 자기보다 먼저 출가하여 오래되었고, 대승의 마음을 배워 구족계(具足戒)를 받은 이를 당연히 친근히 하고 공양해야 하며,
의지사(依止師)가 되어 주기를 구하여 교계(敎戒)를 청하여 묻고 위의(威儀)를 수행하되 사미와 사미니의 법대로 해야 할 것입니다.
만일 이와 같은 사람을 만날 수 없으면, 오직 보살이 닦는 마덕륵가장을 친근히 하여 읽고 외우며 생각하고 관찰하여 수행할 것이요, 은근히 불ㆍ법ㆍ승 삼보를 공양해야 할 것입니다.
만일 사미니의 나이 이미 18살이면,
또한 마땅히 스스로 맹세하여 비니장 중 식차마나(式叉摩那)의 여섯 가지 계법(戒法)을 받아야 하며, 비구니의 일체 계취(戒聚)를 두루 배워야 할 것입니다.
그 나이가 만일 20살이 찰 때에는,
위와 같은 보살의 3취정계를 모두 받아야 할 것이니, 그런 연후에야 비구니라는 이름을 얻을 수 있습니다.
만일 그 중생이 비록 참회를 배운다 하더라도 지극한 마음이 아니어서 선한 상(相:輪相)을 얻지 못하는 사람이면, 설사 상을 받았다 하더라도 계율을 얻었다고 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지극한 마음]
그때 견정신보살마하살은 지장보살마하살에게 물었다.
“말씀한 바 지극한 마음이란 몇 가지의 차별이 있으며, 어떠한 지극한 마음이기에 선한 상을 얻을 수 있는 것입니까?”
지장보살마하살이 대답하였다.
“선남자여, 내가 말하는 지극한 마음이란, 간략하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어떤 것이 그 두 가지인가?
첫째는 처음 배워 익힐 적에 구하고 원하는 지극한 마음이요,
둘째는 뜻을 잘 거두어서 전일하게 정진하며, 용맹스러움을 성취하여 서로 호응하는 지극한 마음입니다.
이 두 가지 지극한 마음을 얻는 이라야 선한 상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 두 가지 지극한 마음에 다시 하ㆍ중ㆍ상의 세 가지 구별이 있다.
어떤 것이 그 세 가지인가?
첫째는 한 마음[一心]이니, 이른바 생각을 잡아매어 혼란을 일으키지 말고 마음이 분명하고 또렷한 데에 머무는 것이요,
둘째는 용맹스러운 마음[勇猛心]이니, 이른바 전일하게 구하여 게으름을 피우지 않아서 몸과 목숨을 돌보지 않는 것이요,
셋째는 깊은 마음[深心]이니, 이른바 법과 더불어 서로 호응하여 끝내 물러나지 않는 것입니다.
만일 어떤 사람이 이 참회의 법을 닦아 익히되, 나아가서는 아래의 지극한 마음도 얻지 못하면, 마침내 청정하고 선한 상을 얻을 수 없을 것이니,
이것이 두 번째 윤상(輪相)으로 점치는 법이라고 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