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6학년인 우리 아들 영웅이는 친구들과 조금 다른 점이 있습니다. 키 173cm에 74kg, 커다란 덩치에 먹성이 좋아
서 대형냉장고라는 별명이 붙은 우리 아들.영웅이는 덩치뿐 아니라 다른 아이들과는 다른 것을 하나 더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정신지체 2급이라는 명칭입니다.
밖에 나서면 덩치 좋고 인물 좋다는 말을 수도 없이 듣지만 실제 정신 연령은 3-4세에 불과하니 그야말로 덩칫값도 못하
는 셈이죠!
그런 영웅7이가 얼마 전 사고 아닌 사고를 치고 말았습니다.
자폐증이 있어서 코앞 슈퍼마켓에도 혼자 가지 못하던, 겁 많은 영웅이가 사라져버린 것입니다.
저는 영웅이의 이름을 부르며 발에 불이 나도록 온 동네를 뛰어 다녔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얼마나 흐르고 마침내 길 건
너편에서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를 건너지 못하고 떨고 있는 영웅이를 찾은 것입니다. 허겁지겁 횡단보도를 건너간 저는
그간의 걱정에 그만 화를 내고 말았습니다.
“아들! 말도 없이 왜 혼자 나왔어?” “엄마!.. 히힛.. 생일 축하해”
며칠 전부터 제가 “아들! 엄마 생일 선물 뭐해줄 거야?” 하며 대놓고 몇 번이고 물어보았더니... 내내 고민하던 아들이 슈
퍼에서 눈여겨 본 사탕부케를 떠올렸던 것입니다. 엄마를 위해 큰 용기를 내준 아들을 생각하니 눈물이 핑 돌더군요.
그날.. 아들의 덩치만큼 이나 큰 사랑이 제 가슴 속에 깊이 스며들었습니다.
지금은 잘 모를 수 있습니다. 우리 곁에 부모님이 계신다는 것이 얼마나 큰 기쁨이자 행복인지.. 어버이날이라 하여 거창한 선물은 하지 못하더라도 카네이션 한송이라도 드리면서 “부모님 정말 사랑합니다.“ 라는 한마디 하는게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