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광대장엄경 제1권
2. 도솔천궁품(兜率天宮品)
그때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어찌하여 방광신통유회대장엄경이라 하는가?
이른바 보살로서 나타나 도솔궁에 살면서 언제나 위덕이 한량없는 여러 하늘들의 공양을 받으며,
정수리에 물 부움[灌頂]을 얻고, 백천 범천[梵]들의 칭찬을 받으며,
원력(願力)이 뚜렷하고 모든 부처님 법의 갈무리를 능하고 바르게 환히 알고 지혜 눈이 청정하며,
그 마음이 넓고 화합하여 부끄러움으로 만족한 줄 알며,
바르게 생각함과 슬기로운 행으로 보시(布施)ㆍ지계(持戒)ㆍ인욕(忍辱)ㆍ정진(精進)ㆍ선정(禪定)ㆍ지혜(智慧)와 교묘한 방편(方便)과 훌륭한 바라밀(波羅蜜)을 왕성하게 닦아 행하며,
큰 자애[大慈]와 큰 슬픔[大悲]과 큰 기쁨[大喜]과 큰 평정[大捨]으로 범행을 밝게 통달하고, 큰 신통을 얻으면 알고 봄이 앞에 나타나되 집착도 없고 걸림도 없으며,
4념처(念處)ㆍ4정근(正勤)ㆍ4신족(神足)ㆍ5근(根)ㆍ5력(力)ㆍ7각지(覺支)ㆍ8정도(正道) 등의 보리분법(菩提分法)을 모두 끝까지 다했느니라.
상호(相好)가 완전히 갖추어져 그 몸을 장엄하며,
중생을 이롭게 하되 잠깐도 그만두는 때가 없으며,
말대로 하고 거짓말이 없으며,
다른 법을 연설하되 탐하거나 구하는 것도 없고,
마음은 깨끗하고 질박 정직하여 모든 삿됨과 아첨을 떠났으며,
두려워함이 없고 또한 교만이 없어 일체 중생들에게 그 마음은 평등하며,
한량없는 백천만억 부처님 여래를 공양하여 한결같이 한량없는 백천 나유타 큰 보살들의 공경과 존중을 받았느니라.
또 범천(梵天)ㆍ제석(帝釋)ㆍ사천왕(四天王)ㆍ마혜수라(摩醯首羅)와 하늘[天]ㆍ용(龍)ㆍ야차(夜叉)ㆍ건달바(乾闥婆)ㆍ아수라(阿修羅)ㆍ가루라(迦樓羅)와 긴나라(緊那羅)며 마후라가(摩睺羅伽) 등이 이름을 들어도 칭찬하고 기쁜 마음을 내어 걸림 없는 앎에 들었으며,
교묘한 방편으로 온갖 문구며 차별되는 모습을 죄다 잘 알며,
무릇 널리 말하되,
‘일찍이 집착하는 바가 없으며, 큰 상인과 같아서 큰 법의 배를 타고 삶과 죽음의 바다에 노닐면서 37보리분법(菩提分法)의 한량없는 값진 보배를 얻었으며,
부처님 법에서 다라니를 얻어 생각함과 닦고 행함이 마침내 그릇됨이 없었느니라.
큰 길잡이가 네 개의 폭포 흐름을 넘는 것과 같으며,
서원(誓願)이 만족하여 악마와 원수를 항복하고 여러 외도를 꺾으며,
금강의 슬기와 큰 자비의 군사로써 번뇌를 깨부수었나니,
마치 연꽃의 공덕이 넓고 큰 못 안에서 나오는 것과 같아서 왕성한 서원의 힘을 내고 일으켰느니라.
큰 보리심으로 그 뿌리를 삼아 심히 깊고 청정한 법의 물로써 부드럽게 하며,
교묘한 방편으로 그 받침을 삼고 보리로 줄기를 삼고 선정으로 꽃술을 삼으며,
모든 번뇌를 여의어 깨끗하고 넓고 큼으로써 그 잎을 삼으며,
많이 듣고 계율을 지니고 방일하지 아니하여 걸림이 없는 것으로 그 향기를 삼나니,
세간의 여덟 가지 법으로서는 물들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느니라.
사자왕(師子王)같이 복과 지혜로 몸을 삼고 신통으로 발을 삼고 거룩한 진리로 손톱을 삼고 청정한 머묾[梵住]으로 어금니를 삼고 4섭(攝)으로 머리를 삼으며,
12인연을 깨달음으로써 그 몸을 살리고 37보리분법과 밝고 환한 지혜로써 그 정수리를 삼으며 3해탈문(解脫門)으로써 구부리고 폄을 삼았느니라.
선정과 지혜로써 그 눈을 삼고, 모든 삼매로써 그 바위굴을 삼으며,
비나야(毘那耶) 숲과 4위의(威儀) 길에서 그 몸을 즐기며,
10력(力)과 4무소외(無所畏)를 익혀 이루어진 그대로를 그 힘으로 삼고, 모든 탐욕을 여읨으로써 그 걸음을 삼으며,
자재함과 두려움이 없음과 나가 없음과 법이 없음으로써 그 외침을 삼았느니라.
외도를 꺾어 복종하되, 마치 떼 사슴을 제압하듯 하며 더할 나위 없는 대장부로서 인간 가운데서 태양이며 선정과 해탈과 지혜로 광명을 삼는지라 외도의 반딧불이 죄다 가려지며,
무명의 어두움을 남김없이 부수어 하늘과 인간 안에서 넓고 크게 비추나니,
마치 밝은 달의 흰 부분이 뚜렷하여 세간이 잘 보이고 맑고 시원하여 구름이 없어 뭇 별 가운데서 산뜻하고 가장 훌륭한 것과 같으며,
해탈의 길을 보이고 보리의 길을 비추어 하늘과 인간에 구물두화(拘物頭花)를 펴 깔았나니,
마치 전륜성왕이 4천하에 법과 교화가 평등함과 같았느니라.
7보리분으로써 그 보배를 삼으며, 일체 중생에게 마음을 평등히 함으로써 열 가지 선을 삼고 큰 서원을 이룩하며, 걸림이 없는 법으로써 그 바퀴를 삼았나니,
마치 큰 바다가 깊고 넓어서 들어가기는 어렵지만 한량없는 여러 가지 보배가 그 가운데 꽉 차 있고 조수가 때를 잃지 않는 것처럼,
연기(緣起)와 지혜가 깊고 넓어서 들어가기는 어렵지만 온갖 법의 보배가 그 가운데 꽉 차 있어서 중생들의 근기에 응하되 꼭 막혔느니라.
그 마음은 평등하여 모든 미워함과 사랑함을 여의었음이 땅ㆍ물ㆍ불ㆍ바람과 같으며,
그 헤아림이 높고 묘하고 굳건하고 움직이기 어려움이 마치 수미산과 같으며,
지혜가 넓고 커서 모든 더러움에 물들지 아니함이 마치 허공과 같으며,
뜻이 즐겁고 청정하여 보시를 잘 행하고 오래오래 청정한 업을 쌓아 거짓말이 없고, 이미 일체 선한 바탕을 완전히 갖추고 자재로이 쪼이고 닦아서 7아승기 동안 익혔던 선한 바탕을 모두 회향(廻向)하였느니라.
다섯 가지 복덕을 넓히고 일곱 가지 정재(淨財)를 보시하며,
열 가지 선한 길을 행하여 쉰두 가지 선한 바탕을 보다 자라게 하며,
이미 바른 행을 잘 닦고 익혀서 40분위(分位)에 상응하고,
이미 서원을 잘 닦고 익혀서 40분위에 상응하고,
이미 뜻의 즐거움을 잘 닦고 익혀서 40분위에 상응하였으며,
이미 정직함을 잘 닦고 익혀서 40분위를 해탈했느니라.
일찍이 4백억 나유타 구지의 부처님 처소에서 부처님을 따라 출가하고,
일찍이 50백억 나유타 구지의 부처님 처소에서 큰 보시를 행하고,
이미 일찍이 350구지의 모든 벽지불을 친근하고,
이미 일찍이 한량없는 아승기의 성문들을 교화하여 모두를 바른 방편 가운데 머물게 했느니라.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고자 하여 비로소 일생보처(一生補處)에 나아가고, 여기에서 목숨을 마치어 도솔천에 태어나 저 천자가 되었나니, 이름은 정당(淨幢)이었느니라.
한결같이 모든 하늘들에게 공양을 받았으며, 여기에서 죽어 나중에 인간 가운데 태어나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했느니라.”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 하늘 궁중에는 3만 2천의 미묘하고 안락한 살 곳이 있느니라.
높은 층집ㆍ겹문ㆍ층 다락ㆍ큰 전각이며, 난간과 창문과 꽃 일산과 비단 번기며, 보배 그물이 드리워 꾸며지고 구슬 그물이 이어졌으며, 만다라꽃과 마하만다라꽃이 흩어져서 온갖 곳에 꽉 찼는데, 그 하늘의 백천 구지 나유타 채녀(婇女)들은 하늘 풍악을 연주했느니라.
그 여러 가지 보배 나무에는 여러 하늘 꽃이 자랐는데, 이른바 아제목다꽃[阿提目多花]ㆍ구비라꽃[俱毘羅花]ㆍ첨파가꽃[詹波迦花]ㆍ바타라꽃[波吒羅花]ㆍ목진린타꽃[目眞隣陀花]ㆍ아수가꽃[阿輸迦花]ㆍ진두가꽃[鎭頭迦花]ㆍ아사나꽃[阿娑那花], 건니가꽃[建尼迦花], 견고꽃[堅固花]과 대견고꽃[大堅固花]이 그것이니, 곳곳에 펴 깔려 꾸며져 있으며, 순금 줄의 그물이 그 위를 가득히 덮고 둘레에 엇섞여서 갖가지로 장엄하였느니라.
여러 보배 못 속에는 마리가꽃[摩利迦花]ㆍ소만나꽃[蘇曼那花]ㆍ발라꽃[跋羅花]ㆍ바리사가꽃[婆利師迦花]ㆍ구달라꽃[拘旦羅花]ㆍ소건제꽃[蘇建提花]ㆍ천묘의꽃[天妙意花]ㆍ우발라꽃[優鉢羅花]ㆍ파두마꽃[波頭摩花]ㆍ구물두꽃[拘物頭花]ㆍ분다리꽃[芬陀利花]과 묘향꽃[妙香花]이 자라나서 이와 같은 꽃들이 큰 꽃 장막을 이루었고, 곳곳을 장엄하였느니라.
한량이 없는 날짐승인 앵무새ㆍ사리새[舍利鳥]ㆍ구지라새[拘枳羅鳥]ㆍ거위ㆍ기러기ㆍ원앙새ㆍ공작ㆍ비취ㆍ가릉빈가와 명명(命命) 등의 여러 가지 모양과 빛깔의 새들이 미묘한 음성을 내었느니라.
여러 백천 구지 나유타 천자들은 법당에 크게 모여 보살을 둘러싸고 말씀하는 위없는 큰 법을 듣고 받아 탐욕ㆍ성냄ㆍ교만 등 온갖 번뇌를 끊어 없애고 넓고 큰 마음을 내어 뛰면서 기뻐하며 안온한 즐거움에 머물렀느니라.
보살이 오랜 동안 닦은 깨끗한 업의 감응으로 모든 하늘의 풍악 8만 4천에서 모두 갖가지 미묘한 음성이 나오며, 그 음성 가운데서 게송을 읊었느니라.
보살의 연등불(然燈佛) 수기(授記) 기억하시며
그지없는 복덕을 쌓고
생사를 뛰어넘어서
지혜로 광명을 나투시누나.
오랫동안 은혜로운 보시를 닦고
그 마음 언제나 더러움 떠났으며
세 가지 때[垢]와 교만 다하여
말과 일에 모든 허물 없으시니라.
생각건대 옛날의 그지없는 겁에
종성(種姓)은 한결같이 높으셨고
계율과 인욕이며 정진 선정과
지혜를 오래 닦아 익히시었네.
또 생각건대 그지없는 겁에
모든 여래께 공양하시고
나고 늙고 죽음을 이미 뛰어나시어
제도해야 할 것 제도하셨네.
중생들을 가엾이 여겨
보살만은 버리지 않으셨기에
하늘이며 용과 귀신들이
죄다 함께 우러르며 공대하였네.
중생들이 오랫동안 간절히 바라는 것
바다가 많은 흐름을 받아들이듯
보살만은 지혜가 넉넉하시어
바라는 모든 이를 구원하셨네.
세상의 헐뜯음과 꺼림을 멀리하고
법을 즐기고 탐욕을 버리며
때를 여읜 맑고도 깨끗한 눈으로
모든 세간을 가엾이 여기셨네.
보살은 전생의 복과 덕으로
도솔의 궁전에 계심이온데
백천억의 여러 하늘들은
법 들으며 일찍이 게으름 없네.
남섬부주에 내려가실 제
사랑을 드리우사 단 이슬[甘露] 뿌리리니
이미 욕계의
무수한 억 하늘들보다 우월하시리.
또다시 함께 바라옵는 것
보살이 내려가서 태어나시면
반드시 악마의 업 무너뜨리고
모든 외도를 능히 꺾으리.
부처님 도(道) 손바닥 보듯 하시니
때가 되거든 마땅히 머무르지 마시고
번뇌의 불 더욱더 왕성하나니
원컨대 사랑의 구름 펴시어
법의 비 널리 내리시어서
사나운 불꽃들 없애옵소서.
예전의 부처님 과거에도 그랬거니
지금의 부처님 의왕(醫王) 되시어
마땅히 세 가지 해탈 문으로
약을 삼아 여러 병 없애시어서
그 모든 중생들에게
열반에 이를 수 있게 하소서.
여래께서 큰 법의 소리로
외도를 죄다 꺾어 복종하심은
마치 사자의 외침과 같아
온갖 짐승 모두가 놀라 떠나리.
지혜로써 손을 삼음은
정진으로부터 나온 것이니
한량이 없는 모든 마군을
자재로 능히 꺾고 복종하시리.
대범 제석과 백천의 수(數)들이
공경하는 마음으로 부처님 뵙기 빌며
사천왕은 장차 발우 받들 것이니
내려가서 태어나길 빨리 바라야 하리.
보살이 지금 미리 살피시는 것
어느 성바지에 의지하려 함이니
남섬부주에 가시어서는
보살도를 보이며 행해야 하리.
그릇에 값진 보배 담아 놓은 듯
그 그릇 저절로 엄숙하고 깨끗하니
지혜의 깨끗한 마니(摩尼) 구슬로
거기에서 단 이슬을 비처럼 내리소서.
여러 하늘들의 악기 중에서
이와 같은 게송을 연출한 것은
대자비로 중생들 구제하시길
보살께 권고하고 청함이로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