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제대하고 방황하던 시절이 있었으니~ 짜잖ㅎㅎ
뜻은 구름 위를 불사할 정도로 개높았으나 손에 쥔 스펙은 하나도 쓸만한 게 없는
지지리 별볼일 없던 청년(그게 나다)
그시절은 사람 구하는 공장들이 넘쳐났고
서구로 넘어가는 아나지 골짜기 밑의
텐트공장에서 나는 겨울을 넘기기 위해 잠시 몸을 부렸다.
근무년수 채 1년이 못될 거임.
발을 저는 장애인과 같이 일했는데 그는 도회지인의 전형인
흰 얼굴과 큰 키, 눈커플이 있었으며 어찌보면
그 눈꺼풀은 정욕을 풀지 못하여 편치 않은 그런 느낌을 풍겼다.
장애인이면서도 어느면에서고 꿀림이 없어 약간 얄미울 정도의 남자.
그룹 나자레스의 'Love Hurts' 썰을 풀며
스스로의 이야기에 심취하면 캬아아~~ 하며 나자레스를 찬탄하던 그
아지못할 낭만에의 선망이 가난한 영혼을 흔들어 댔었다.
그가 썰을 푼 노래 중엔 '나자리노'도 있었다. 잔잔하면서 감미롭고,
상실한 고향을 그리워하는 듯한 멜로디의 '나자리노'.
아마 그때 그의 이어폰카세트를 통해 듣기도 하였을 테지만
기억은 짙은 안개 속 이다.
84년도에 나자레스를 운운하며 팝송을 부르는 젊은이는 흔치 않았거니와
오늘 『파퓰러 1001곡집』에서 몇 곡을 선곡하다가 Love Hurts를 찾았으나 없었고
그때를 회상하고파 폰으로 러브허츠를 찾아서 들었다.
'십자가를 진 나사렛 예수'의 이름을 딴 게 영화 '나자리노' 라고 하는 블로그를 읽는다.
일곱번째 아이가 아들일 경우 마녀의 저주를 받아 늑대가 되는 운명이라
신의 가호를 비는 마음으로 마을의 예언자이면서 나자리노의 대모가 붙여준 이름.
나자리노의 여섯 형들과 아빠는 한 날 한 시에 사고로 죽음을 당했다.
코가 크고 연세대를 나왔던 또 다른 한 사람, 그로 인해 여당이 나쁘고 야당이 훌륭하단 것도 난생처음 알게 되었고ㅎㅎ
2층 계단 아래에서 졸다가 바짝 마른 부장님에게 들켜서
핑계를 대며 허둥지둥 변명을 줏어대던 것도 어줍잖은 내 젊은날의 모습.
팝송을 듣는다~ 애절한 러브 허츠...
나는
팔십오년 겨울의 그 춥고 외롭던 공장 숙소에서
쉬는 날엔 종일 홀로 기타를 치며 현실을 잊기 위해 몸부림 쳤다.
공장 옆 푸줏간집 처녀를 속으로 좋아하면서도 내색 하지 못했던
지리멸렬하던 한 청년
그게 바로 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