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승동성경 상권
[유위행 바다의 모양]
비비사나가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중생의 유위행(有爲行) 바다의 모양[海相]은 무엇과 같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능가왕이여. 중생의 유위행의 바다는 마치 큰 바다와 같다.”
[부처님의 법]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모든 부처님의 법은 또 무엇과 같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능가왕이여, 모든 부처의 법은 마치 배[船舶]와 같다.”
[구족계를 받는 것]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출가한 비구가 구족계법(具足戒法)을 받는 것은 또 무엇과 같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능가왕이여, 출가할 비구가 구족계법을 받는 것은 살아갈 방도를 찾는 사람이 선박에 타는 것과 같다.”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부처님의 계법(戒法)에 의지하여 모두 갖추어 받들어 행하며 깨뜨림이 없는 것은 또 무엇과 같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지계(持戒)와 정진(精進)과 수법(受法)과 지족(知足)은 살아갈 방도를 찾는 사람이 견고한 배를 타고 다 갖추어 성취하는 것과 같다.
능가왕이여, 부처가 말한 계법(戒法)과 같이하여 깨뜨리지 않고 범하지 않으며 다 갖추어 행하는 사람도 역시 이와 같다.”
[선지식]
또 부처님께 여쭈었다.
“선지식(善知識)이란 또 무엇과 같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능가왕이여, 선지식이란 마치 항해사와 같다.”
[8정도를 행하는 것]
또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8성도(聖道)를 열심히 행하는 것은 무엇과 같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능가왕이여, 8성도를 열심히 행하는 것은 바르고 빠른 바람이 선박에 부는 것과 같다.”
비비사나가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신통]
“세존이시여, 선정삼매와 모든 신통은 또 무엇과 같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능가왕이여, 신통과 삼매는 마치 보국(寶國)과 같다.”
[7보리분]
비비사나가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7보리분(菩提分)은 또 무엇과 같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능가왕이여, 7보리분은 마치 일곱 가지 보배 성품과 같다.”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7보리분을 얻어 대승동성(大乘同性)을 증득하는 것은 또 무엇과 같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능가왕이여, 7보리분을 얻어 대승동성을 증득하는 것은 비유하면 마치 일곱 가지 보배 성품을 얻은 큰 부자가 돈과 포백(布帛)을 만나 마음에 들어 만족해하는 것과 같다.
훌륭하구나. 출가를 잘한 이여, 나의 법 가운데에서 장애 없고 위없는 불과(佛果)를 증득하리라.”
이때 세존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모든 유위(有爲)의 고통을 관찰하고
스스로 중생의 고통을 고통스러워한다.
또 모든 유위의 속박을 버리고
나의 법 가운데 출가하여라.
곧 이름하여 불자(佛子)라 하니
중생 중에서 가장 훌륭한 대덕(大德)이며
법대로 부지런히 애써 행하면
반드시 세존이 되리라.
[계율]
이때 비비사나가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만약 어떤 중생이 불법 가운데 출가하고 나서 계를 지킬 수 없어 계를 범하려고 하거나 혹은 계를 깨뜨려 범하려 하거나 혹은 법복(法服)을 벗고 계를 버려[捨] 환속하려는 어리석은 사람은 비유하면 무엇과 같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능가왕이여, 만약 어떤 중생이 나의 법 가운데 출가하여 계법(戒法)을 받고 나서 헐뜯거나 계를 범하는 자가 있다면, 이러한 어리석은 무리들은 대부분 악도(惡道)에 떨어지리니,
마치 살아갈 방도를 찾는 사람이 대해(大海) 한가운데에서 선박이 파괴되어 물에 빠져 죽는 것과 같다.”
비비사나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약 어떤 사람이 계를 깨뜨리고 계를 범하거나, 범하려 하다가
‘내가 정진하여 범행(梵行)을 하겠다’라고 말하고 나서,
다시 법복을 벗어버리고 계를 버리고 환속했는데,
이러한 종류의 사람이 목숨이 다하고 나서 좋은 곳에 태어난다면, 이는 무엇과 같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치 살아가는 방도를 찾는 사람이 큰 바다 가운데에서 선박이 파괴되어 물에 빠졌는데, 선박의 판자를 얻는 사람도 있고, 혹은 죽은 시체를 얻는 사람도 있으며, 혹은 자기 힘으로 뜨는 사람도 있는 것과 같다.
능가왕이여, 살아가는 방도를 찾는 이 사람이 선박의 판자를 얻었다면 바람의 힘으로 해안이나 섬에 도착할 것이며, 죽은 시체를 붙잡았다면 바다의 파도에 밀려 점차 저 언덕에 도달할 것이다.
왜냐하면 큰 바다의 법은 죽은 시체를 머물게 하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자기 힘으로 뜰 수 있다면 자기 마음대로 가고 싶은 곳에 이를 것이니,
이것은 바다의 신(神)이 자비로써 그를 구제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아서 능가왕이여, 만약 나의 법 가운데 출가한 사람이 계에 의지하지 못하고 여법하게 보호하여 지니지 못하여 만약 계법을 버리고 속인의 옷을 입었는데도 좋은 곳에 태어난다면,
이는 나로 인해 바른 믿음[正信]을 얻었거나, 혹은 다시 자신의 내면을 깨끗이 하였거나, 혹은 비록 파계하였으나 항상 자비스러운 행(行)을 하고 정진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능가왕이여 비록 파계하거나 환속하였더라도 도리어 나의 법으로 인하여 좋은 곳에 태어나게 된다.”
그러고 나서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지나간 옛날에 이미 많은 죄업을 지었으나
끝없는 천억 세(世)의 생 중에서
숨김없이 참회하고 다시 짓지 않으면,
없어지고 자람이 없어 청정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