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유보살경 제1권
12.
이때 무소유는 다시 게송으로 세존께 여쭈었다.
이 말을 참으로 잘 말씀하셨습니다.
일체지에는 막힘이 없으니,
이 말씀에 기쁘게 귀의하여
다시 사람 가운데 가장 으뜸인 분께 여쭙습니다.
어찌하면 저 생각을 깨끗하게 하여
마땅히 무변(無邊)으로 나아가겠습니까?
어찌하면 저 법을 즐겨서
또한 정법(正法)에서 떠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이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법을 즐기는 자에게는 그를 위하여 말하며
법을 잊어버린 자는 생각나게 하여
중생을 번뇌하지 않게 하니
이 때문에 그는 정념(正念)을 행하느니라.
13.
이때 무소유보살이 또 게송으로 부처님께 여쭈었다.
이 말을 참으로 잘 말씀하셨습니다.
일체지에는 막힘이 없으니,
이 말씀에 기쁘게 귀의하여
다시 사람 가운데 가장 으뜸인 분께 여쭙습니다.
어떻게 하면 법을 다 들어서
항상 의혹이 없겠습니까?
혹은 5통(通)을 얻어
어떻게 하면 마땅히 잃지 않겠습니까?
이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중생으로 하여금 의혹이 없게 하고
최상의 불법 가운데 있으면서
저들이 듣고 의심하지 않으면
마땅히 신통을 잃지 않을 것이니라.
14.
이때 무소유보살은 다시 게송으로 부처님께 여쭈었다.
이 말을 참으로 잘 말씀하셨습니다.
일체지에는 막힘이 없으니,
이 말씀에 기쁘게 귀의하여
다시 사람 가운데 가장 으뜸인 분께 여쭙습니다.
어떻게 하면 여러 보살들이
항상 여러 부처님 앞에 있고
탐욕과 진에(瞋恚)의 일체의 씨앗에
능히 굴복되지 않으며,
어찌하여 번뇌는 생기고
무엇에 의지하여 이에 대치(對治)하며,
또 능히 참괴(慙愧:부끄러움)함이 있을 때
능히 적정(寂靜:고요함)함이 생기겠습니까?
이때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항상 여러 부처님을 생각하고
또한 생각하는 바도 없으며,
중생에게서 얻을 수 없어도
그들은 보리(菩提)를 말하나니
이렇기 때문에 이름이 보살이니라.
항상 부처님 앞에 있으면서
또한 번뇌를 깨뜨리지 않고
또한 여러 부처님을 떠나지 않으며
지혜로운 사람과 같이
고개를 들어 허공 위를 살피지만
그 안에 몸도 마음도 없으니
그에게 분별함이 있을 까닭이 없느니라.
어느 때나 그 지혜로운 사람은
살펴 허공 위를 보지만
그때 아무런 여념(餘念)은 없다.
몸이나 마음 가운데
이와 같이 보리를 얻으면
그는 여러 부처님 처소에서
몸과 마음이 흔들리지 않으며
역시 여러 부처님을 멀리하지 아니하여
망령되게 분별하는 일이 없느니라.
탐욕과 같은 근심 걱정이 일어나도
분별하지 아니하는 일도 없으니
이런 까닭으로 깨뜨릴 수 없느니라.
생각이 있으면 눈앞에 나타나며
생각이 없으면 장애도 없으니
버리기를 다하여 실상이 없기 때문에
깨닫기를 다하여 이들을 버리느니라.
15.
이때 무소유보살이 게송으로 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이 말을 참으로 잘 말씀하셨습니다.
일체지에는 막힘이 없으니,
이 말씀에 기쁘게 귀의하여
다시 사람 가운데 가장 으뜸인 분께 여쭙습니다.
무슨 인연으로 마땅히 화생(化生)할 수 있고
보살에게는 항상 즐거움이 있으며,
여러 부처님께서 설법하실 때
온갖 연꽃 가운데에서 태어날 수 있습니까?
이때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가지고 있는 모든 공덕은
생사(生死) 가운데 즐거움이 있으며
중생은 그 가운데서 살아가며
여러 부처님의 법 가운데 가르치는
가지고 있는 바라밀은
모든 가르침 가운데서
세간에 있거나 출세간에 있거나
일체의 법을 깨닫게 하느니라.
일체의 모든 법상(法相)은
상이 없으며 갖는 자도 없느니라.
모든 법은 이와 같이 머물고
그 가운데서 중생을 가르치느니라.
공(空)과 무상(無相)에 있어서
무생(無生)도 그 가운데 있어서 또한 같다.
세간에 행할 바 없는
그 가운데서 중생을 가르치느니라.
이런 까닭으로 그는 화생(化生)하고
보살은 항상 즐거움이 있으며,
여러 부처님이 법을 설할 때
온갖 연꽃 가운데 피어나느니라.
이와 같이 공덕을 닦으면
보살을 무너뜨리지 않는 것도
그들에게는 어렵지 않으니
온갖 즐거움은 부사의(不思議)하느니라.
이 공덕을 닦아 마치면
보살을 무너뜨릴 수 없느니라.
모든 법 가운데 있는 공교한 지혜로
그는 모르는 것이 없게 된다.
모든 법에 있어서 자재(自在)하며
결정적으로 의혹이 없는 것을 보리니,
중생에게 말할 때
중생을 섭화(攝化)하기 때문이니라.
16.
이때 무소유보살은 이 게송을 다 듣고서 이 말씀에 기쁘게 귀의하고 세존을 찬탄하며 게송으로 여쭈었다.
이 말을 참으로 잘 말씀하셨습니다.
일체지에는 막힘이 없으니,
이 말씀에 기쁘게 귀의하여
다시 사람 가운데 가장 으뜸인 분께 여쭙습니다.
어떤 인연으로 부인(婦人)이
몸이 변하여 장부(丈夫)가 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까?
단정하게 사람이 보고 기뻐하며
중생이 모두 사랑하고 즐기겠습니까?
이때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부인에 대해 갖는 생각과
부인이 반연(攀緣)하는 곳과
부인이 부르는 노래 소리와
그는 함께 머물지 아니하며
모두 보고 기뻐하지 아니하며
독이 담긴 그릇과 같아 접촉하지 아니하며
독사(毒蛇)와 같이 여겨 멀리 떨어지며
항상 부인을 두려워하며
여러 여인과 접촉하지 아니하며
여자의 몸 받기를 권하지 아니하면
여자의 몸을 바꾸는 가르침이기 때문에
그는 남자의 몸을 이루는 것을 보느니라.
이와 같이 행하여 마치어
바르게 이 행(行)에 머물면
이런 까닭으로 부인이
곧 몸을 바꾸어 남자를 이루는 것을 보느니라.
17.
이때 무소유보살은 이 말씀을 다 듣고, 이 말씀에 기꺼이 귀의하며 다시 게송으로 여쭈었다.
이 말을 참으로 잘 말씀하셨습니다.
일체지에는 막힘이 없으니,
이 말씀에 기쁘게 귀의하여
다시 사람 가운데 가장 으뜸인 분께 여쭙습니다.
어떠한 인연으로 중생을 보고
능히 보리심(菩提心)을 내고
물러서지 않는 힘을 얻어
보리(菩提)의 자리에 이르겠습니까?
이때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작은 일은 말하지 아니하며
오직 뛰어난 보리만을 말하느니라.
이런 까닭으로 중생을 보면
곧 보리심을 내고
아주 적은 분량을 가졌어도
행하는 가운데 온갖 괴로움이
여실히 작용하는 곳이 없음을
모든 중생을 위하여 말하느니라.
18.
이때 무소유가 다시 게송으로 세존께 여쭈었다.
이 말을 참으로 잘 말씀하셨습니다.
일체지에는 막힘이 없으니,
이 말씀에 기쁘게 귀의하여
다시 사람 가운데 가장 으뜸인 분에게 여쭙습니다.
어떠한 인연으로 병든 사람을 볼 때에
이 자비의 마음이 나오는 것입니까?
이때 세존께서 다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몸을 관(觀)함에 이는 허망하나
집착할 바가 없으므로
세간의 즐거움 가운데
온갖 환난에서 벗어나느니라.
이로 인하여 병든 사람을 보면
순식간에 병고(病苦)를 없애게 되어
저 자비로운 마음이 일어나니
이런 까닭으로 온갖 환난을 없애느니라.
19.
이때 무소유보살이 게송으로 세존께 다시 여쭈었다.
이 말을 참으로 잘 말씀하셨습니다.
일체지에는 막힘이 없으니,
이 말씀에 기쁘게 귀의하여
다시 사람 가운데 가장 으뜸인 분께 여쭙습니다.
어떤 인연으로 중생을 보면
그들이 가진 온갖 기갈(飢渴)이
모두 남김없이 없어지고
가득 배가 부르고 온몸이 기쁨에 넘칩니까?
이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여 말씀하셨다.
항상 많은 음식을 보시하고
다시 최상의 법을 말하면
이런 까닭으로 중생을 보면
굶주림과 허탈함이 저절로 없어지느니라.
20.
이때 무소유보살은 다시 세존께 게송으로 여쭈었다.
이 말을 참으로 잘 말씀하셨습니다.
일체지에는 막힘이 없으니,
이 말씀에 기쁘게 귀의하여
다시 사람 가운데 가장 으뜸인 분께 여쭙습니다.
어떠한 인연으로 집착함을 능히 멀리하고
단(斷)과 멸(滅)과 상(常) 등에
그 중변(中邊)의 가운데서
또한 그에 의지하여 머무름이 없겠습니까?
이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분별에 반연하지 않고
세간의 말을 초월하며
모든 법이 평등하다는 것을 알면
그는 물들거나 집착함이 없음을 얻느니라.
21.
이때 무소유보살이 다시 게송으로 세존에게 여쭈었다.
이 말을 참으로 잘 말씀하셨습니다.
일체지에는 막힘이 없으니,
이 말씀에 기쁘게 귀의하여
다시 사람 가운데 가장 으뜸인 분께 여쭙습니다.
어떠한 인연으로 악행이
이 세간을 능히 묶는 것을 보고
일체의 온갖 취(趣)를 버려
능히 업(業)을 맑히고 업보(業報)를 생각하겠습니까?
이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마땅히 선지식(善知識)을 가까이하고
보리심을 내면
이런 까닭으로 악행(惡行)을 떠나
마땅히 부처님의 지혜[佛智]를 밝힐 것이니라.
22.
이때 무소유보살이 다시 게송으로 찬탄하고 세존께 여쭈었다.
이 말을 참으로 잘 말씀하셨습니다.
일체지에는 막힘이 없으니,
이 말씀에 기쁘게 귀의하여
다시 사람 가운데 가장 으뜸인 분께 여쭙습니다.
어떠한 인연으로 생각[想]과 행(行)과 지혜의
일체가 모두 없고,
진실로 법 가운데 공(空)하여
마땅히 의심이 없음을 얻겠습니까?
어떠한 인연으로 변재(辯才)를 얻어
능히 모든 글[句]을 분별하여
중생의 행을 알아
이와 같이 설법하겠습니까?
어떻게 하여 4륜(輪) 가운데
항상 그가 머무름[住]을 얻어
그가 8난(難)에 떨어지지 아니하고
마땅히 이 한가한 곳을 얻겠습니까?
마땅히 어떠한 두타행(頭陁行)도 취하고
마땅히 어떠한 고행(苦行)도 행하여
그에게 악회(惡悔:惡業)가 없고
또다시 번뇌가 없겠습니까?
이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중생은 생각과 행에 집착하여
설함은 아지랑이의 뜻과 같으니라.
공(空)과 무아(無我)의 뜻을 깨달아 마쳐야
마땅히 온갖 변재를 얻느니라.
진실로 최승(最勝)의 뜻을 깨달아야
그는 마땅히 8난(難)을 떠나고
마땅히 4륜(輪)에
보살의 좋은 방편과 지혜가 가득하여
두타(頭陁)의 모든 것을 얻을 수 있어
더욱 심한 고행을 얻지 아니하느니라.
자아(自我)가 공(空)함을 알면
다시는 의심하거나 뉘우치는 일이 없으며,
모든 법이 허공과 같아
세간에 집착하지 아니함을 알아
전도(顚倒)되는 뜻을 남김없이 깨달으면
마땅히 부처님의 보리(菩提)를 이루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