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시불경 상권
[출가한 사람을 보고 출가하다]
그때에 세존께서는 이 게송을 설해 마치시고 나서 필추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때 비바시 태자는 유아에게 분부했다.
‘내게 법답게 수레를 준비해 다오.
나는 이제 밖에 나가 동산을 구경하고자 한다.’
유아는 그 말을 듣고 곧 외양간으로 가서 수레를 준비해 태자 앞에 대령했다.
태자는 그것을 타고 밖으로 나가 한 필추를 보았다.
그는 수염과 머리를 깎았고, 몸에는 가사를 입었다.
태자는 말했다.
‘이것은 바로 어떤 사람인가?’
유아는 대답했다.
‘이것은 바로 출가한 사람입니다.’
태자는 말했다.
‘어떤 것을 출가한 사람이라 하는가?’
유아는 대답했다.
‘늙음과 병듦과 죽음을 깨닫고 해탈의 문에 들어가
인욕(忍辱)과 자비(慈悲)를 행하여 열반의 안락을 구하며,
길이 친애(親愛)를 이별하고 사문(沙門)이 되고자 하는 이를
출가한 사람이라 이름합니다.’
태자는 이 말을 듣고 환희하여 앞으로 나아갔다.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자비와 인욕과 평등의 선법을 행하고,
능히 번뇌[塵勞]를 등지고 나아가 안락을 구하는구나.
나도 또한 그렇게 되기를 원한다.’
그리고는 말을 마치자 궁중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곧 신심(信心)을 내어 출가의 법을 행하고 사문의 모양을 지었다.”
그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태자는 왕성(王城)을 나가
여러 동산을 구경하다가
문득 늙고 병든 사람과
저 무상(無常)한 이가
시시각각(時時刻刻)으로 지그시 있지 못해
항상 갖가지 고통 받는 것을 보았네.
다시 저 출가한 사람
수염과 머리를 깎아 없애고
정색(正色)을 부순 가사옷 입고
나아가고 그치는 거동은 우아하며
항상 평등하고 자비로운 마음과
인욕의 모든 선법 행하는 것 보았네.
그리하여 이내 집을 떠나가
5욕의 모든 즐거움과
부모와 아울러 그 권속과
국성(國城)과 모든 보배 버리기를 구했네.
그리하여 곧 사문의 모양 되어
인욕으로 스스로 항복 받아
탐애(貪愛)의 마음을 끊어 없애고
부지런히 해탈의 즐거움 구했네.
[만도마성의 8만 사람들도 사문이 되다]
그때에 세존께서는 이 게송을 설해 마치시고 나서 필추들에게 말씀하셨다.
“만도마성 안에 있는 8만 사람들은 비바시가 국왕의 지위를 버리고 집을 나와 수염과 머리를 깎고 사문의 모양이 된 것을 보고 제각기 생각했다.
‘태자는 훌륭한 종족이면서 5욕을 버리고 범행(梵行)을 닦는다.
우리들도 이제 역시 마땅히 집을 떠나자.’
저 8만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한 뒤에 곧 집을 떠나 사문의 몸이 되었다.”
그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큰 지혜 있는 최상의 사람
그 수는 8만 사람
모두 비바시를 따라
집을 나와 범행을 닦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