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도량참법 제1권
1.1. 삼보에 귀의함
[한결같이 투신함[投往]이 귀(歸)요, 시종 의지하는 것이 의(依)이다.]
오늘 이 도량의 동업대중이 사람마다 각오(覺悟)를 일으키되, 세상은 무상하니 이 몸이 오래가지 못할 것을 생각하라. 젊다고 하나 반드시 노쇠하니 용모만을 믿고 스스로 더러운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 만물은 무상하여 모두 반드시 죽음으로 돌아가는 것이니, 천상천하에 누가 머물러 있을 수 있으리오?
나이 젊어 안색과 피부는 깨끗하고 윤택하며 숨결은 향기로우나 이 몸을 보존할 것이 아니며, 사람은 합하고 모였다가도 반드시 마멸되는 것이어서 생로병사가 이르러 올 것을 기약하지 않으니, 누가 나를 위하여 물리쳐 없앨 것인가?
재앙이란 갑자기 이르는 것이므로 벗어날 수 없다. 귀한 이나 천한 이나 죽고 나면 그로 인해 몸이 퉁퉁 붓고 썩어서 냄새조차 맡을 수 없으니, 속절없이 아낀들 무슨 이익이 있으랴?
스스로 훌륭한 업을 부지런히 행하지 않으면 벗어날 길이 없다.
아무개 등이 스스로 생각건대 몸은 아침 이슬과 같고,
목숨은 빠르기가 저녁 햇빛과 같으며,
생애는 빈곤하여 덕이라 할 만한 것이 없으며,
지혜는 신성한 대인(大人)의 밝음이 없고,
식견은 성인의 통철함이 없으며,
말에는 충성되고 인자함이 없고,
행에는 나아가고 물러섬과 높고 낮음의 절도가 없으니,
이 뜻을 세웠으나 여러 어른을 괴롭힐 뿐이요, 여러 대중을 억울하게 하여 부끄러운 생각이 그지없도다.
참법의 이 자리는 기약이 있으니,
이제 한번 이별하면 추모해도 미치지 못할 것이니 각자 노력하여 조석으로 몸소 공양하여 받들고 더욱 정진하라.
간절히 바라건대 대중은 마음을 가다듬어 인욕의 갑옷을 입고 법(法)의 문에 깊이 들어가라.
오늘 이 도량의 동업대중이여, 각자 은근하고 두텁게 용맹한 마음, 방일하지 않은 마음, 평안히 머무는 마음, 큰마음[大心], 훌륭한 마음[勝心], 매우 자비한 마음, 선한 일을 좋아하는 마음, 환희하는 마음, 은혜를 갚으려는 마음, 모든 중생을 제도하려는 마음, 모든 중생을 수호하려는 마음, 모든 중생 구제하려는 마음, 보살과 같은 마음, 여래와 같은 마음을 일으켜 일심으로 뜻을 세우고,
국왕(國王)과 제주(帝主), 토지와 인민, 부모와 스승, 윗 사람과 아랫사람, 선지식과 악지식, 천인과 신선, 호세사천왕과 착한 일을 주장하고 악한 일을 벌주는 이, 주문을 호지하는 오방의 용왕과 용신 팔부, 시방의 무궁무진한 중생들과 수륙공계(水陸空界)의 모든 중생들을 위하여 오체투지하라.
귀의시방 진허공계 일체제불(歸依十方盡虛空界一切諸佛) [1배]
귀의시방 진허공계 일체존법(歸依十方盡虛空界一切尊法) [1배]
귀의시방 진허공계 일체현성(歸依十方盡虛空界一切賢聖) [1배]
오늘 이 도량의 동업대중이여, 무엇 때문에 삼보에 귀의해야 하는가?
부처님과 보살들은 모두 한량없는 대비심[大悲]이 있어 세상을 제도하시고, 한량없는 대자심[大慈]이 있어 세상을 위로하신다.
모든 중생을 외아들처럼 생각하시고, 대자대비하심에 항상 게으름이 없으시며 항상 착한 일을 구해 모두를 이익되게 하시며, 중생들의 3독의 불을 소멸시키기를 서원하시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耨多羅三藐三菩提)를 얻도록 교화하신다.
중생이 부처가 되지 못하면 정각을 취하지 않겠다고 하셨으니, 이러한 뜻 때문에 마땅히 귀의해야 한다.
또 부처님은 중생을 가엾게 여기심이 부모보다도 더 하시느니라.
경에 말씀하시기를
“부모가 자식을 생각함은 한 세상에 그치거니와, 부처님이 중생을 생각하시는 자비는 그지없느니라.
또 부모는 자식이 배은망덕함을 보면, 성을 내어서 자비가 박약하지만, 부처님과 보살의 자비는 그렇지 아니하여 이런 중생을 보면 자비심이 더욱 커진다.
나아가 무간지옥에 들어가고 큰 불구덩이에 들어가더라도 중생들을 대신하여 무량한 고통을 받는다”고 하셨느니라.
그러므로 부처님과 보살들이 중생을 생각하심이 부모보다 더한 것이거늘, 중생들의 무명이 지혜를 가리우고 번뇌가 마음을 덮어서 부처님과 보살들에게 귀의할 줄을 알지 못한다.
법을 말하여 교화하더라도 믿지 아니하고 더러운 말로 비방하며, 마음을 내어 부처님 은혜를 생각하지 아니한다.
믿지 않는 연고로 지옥이나 아귀나 축생의 약한 세계에 들어가서 세 갈래로 두루 다니면서 무량한 고통을 받으며, 죄가 끝나고 인간에 태어나더라도 이목구비가 온전하지 못하며, 선정이 없고 지혜가 없나니, 이런 것들은 모두 신심이 없는 탓이니라.
오늘 이 도량의 동업대중이여, 믿지 않는 죄는 모든 죄의 으뜸이니, 수행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길이길이 부처님을 보지 못하게 하느니라.
오늘 서로가 강개(慷慨)한 마음을 내어 나쁜 뜻과 정(情)을 꺾어 버리고, 증상(增上)하는 마음을 내고 부끄러운 뜻을 일으켜 머리 조아려 애원하여 지나간 죄를 참회할지어다.
죄업이 다하여 안팎이 깨끗해진 연후에 생각을 일으켜 믿는 문에 들어가야 한다. 만일 이런 마음과 이런 뜻을 일으키지 않으면, 간격이 막혀 장애를 통하지 못할 것이니 이 길을 한번 잃으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리니, 어찌 사람마다 오체투지하기를 산이 무너지듯이 하여, 일심으로 믿어 다시 의심이 없게 하지 아니하리오?
우리들이 오늘날 부처님과 보살들의 자비하신 힘으로 깨우침을 입고, 부끄러운 마음을 내어 이미 지은 죄는 소멸하기를 바라고, 아직 짓지 아니한 죄는 다시 짓지 않기로 서원하지 아니 하겠는가?
오늘부터 보리를 증득할 때까지 견고한 신심을 일으키고 다시 물러가지 않으며, 이 몸을 버린 후에 지옥에 태어나거나, 아귀에 태어나거나, 축생으로 태어나거나, 인간으로 태어나거나, 천상에 태어나 삼계에서 남자가 되기도 하고 여자가 되기도 하고, 남자도 아니고 여자도 아닌 몸을 받기도 하며, 크게도 나고 적게도 나며, 올라가기도 하고 내려가기도 하면서 모든 고통을 받는 일이 견디기 어렵도다.
맹세코 그 고통을 위하여 오늘의 신심을 어기지 않을 것이며, 차라리 천 겁, 만 겁 동안 갖가지 고통을 받더라도 맹세코 그 고통을 위하여 오늘의 신심을 어기지 않아야 하나니, 원하되
‘부처님과 보살들이 한가지로 구호하시며 한가지로 섭수하시어, 저희들로 하여금 신심이 견고하여 부처님 마음과 같고, 부처님의 서원과 같아서 마군과 외도들이 능히 파괴하지 못하게 하소서’ 하라.
지극한 정성으로 다 같이 간절하게 오체투지할지니라.
귀의 시방 진허공계 일체제불(1배)
귀의 시방 진허공계 일제존법(1배)
귀의 시방 진허공계 일체현성(1배)
오늘 이 도량의 동업대중이여, 마음을 가다듬고 들으라. 인간과 천상이 모두 환술 같으며 세계가 헛된 것이니, 환술이 참된 것이 아니므로 진실한 과보가 없고, 헛된 것은 근본이 없으므로 변천이 끝없느니라.
진실한 과보가 없으므로 오랫동안 생사에 헤매고, 변천이 끝없으므로 고해에 항상 유전하나니, 이런 중생들을 성현은 가엾이 여기시느니라.
그러므로 『비화경』에 말씀하기를
“보살이 성불하는 데는 각각 본래의 서원이 있다. 석가모니부처님께서 장수하지 않으시고 목숨이 짧은 것은 ‘이 중생의 변화가 잠깐이며, 고해에 항상 헤매면서 벗어나지 못함을 가엾이 여겨 그를 나타내기 위함’이며,
이 국토에 계시면서 여러 나쁜 일을 구제하시기 위해 가르침에도 억세고 애쓰는 말씀이 있기에 괴롬을 버리지 아니 하시고 중생을 제도하시면서 선한 방편으로 구제하는 마음이 간절하시기 때문이다” 하였다.
그러므로 『삼매경』에 말씀하시되
“모든 부처님의 마음은 대자비심이니, 자비심으로, 고통받는 중생을 반연하실 적에 만일 중생의 괴로움 받는 것을 보면 화살이 염통에 박히는 듯, 눈동자를 찌르는 듯하며, 보고는 슬피 우시면서 마음이 편안치 아니하시어 그 괴롬을 구해주어 안락케 하려 하시며, 또 부처님의 평등한 지혜로 교화하심도 평등하니라.
석가모니부처님을 용맹하다고 칭찬하심은 능히 괴롬을 참으시고 중생을 제도하시는 연고니라.
그러므로 알라. 본사 석가 부처님의 은혜가 막중하시어 괴로움 받는 중생에 여러 가지 말씀으로 모두 다 이익되게 하시느니라” 하였다.
우리들이 오늘까지 제도하심을 입지 못하여 앞으로는 한결같은 음성을 듣지 못했고, 뒤로 열반하심을 보지 못한 것은 업장이 두터워서 우리의 생각이 부처님의 자비와 어긋나기 때문이니라.
오늘날 서로 연모하는 마음을 일으킬지니, 여래를 연모하는 연고로 선한 마음이 농후하여 괴로운 가운데서도 부처님의 은혜를 생각하고서 흐느끼고 서러워하며, 참괴하고 슬퍼하여 다 같이 간절하게 오체투지하고,
지극한 마음으로 국왕과 대신과 토지와 대중과 부모와 사장(師長)과 시주 단월과 선지식과 악지식과 하늘과 신선과, 총명하고 정직한 천지허공의 호세사천왕과, 착한 일을 주장하고 악한 일을 벌주는 이와 주문을 수호하는 이와 오방용왕과 용신 팔부와 시방의 무궁무진한 중생들을 위하여 예경할지니라.
귀의 시방 진허공계 일체제불(1배)
귀의 시방 진허공계 일체존법(1배)
귀의 시방 진허공계 일체현성(1배)
서로 무릎 꿇고 합장하고 마음으로 생각하면서 입으로 이렇게 말한다.
부처님 대성존(大聖尊)께서
모든 법을 다 깨달으시고
천상ㆍ인간의 큰 스승 되시니
그러므로 귀의합니다.
모든 법이 항상 머물러
청정한 모든 경전이
몸과 마음의 병을 없애주시니
그러므로 귀의합니다.
대지(大地)의 모든 보살과
집착하지 않는 네 가지 스님들
모든 괴로움 구제하시니
그러므로 귀의합니다.
삼보께서 세간을 구호하실세
내 지금 머리 조아려 경례하노니
여섯 갈래 모든 중생들
이제 모두 귀의합니다.
모든 유정을 자비로 덮어
모두 다 안락케 하시니
중생을 애민하시는 이에게
우리 함께 귀의합니다.
오체투지 하고서 각자 생각하고 사뢰옵나이다.
우러러 바라오니 시방의 삼보께서는 자비의 힘과 본원의 힘과 신통의 힘과 불가사의한 힘과 끝없이 자재한 힘과 중생을 제도하는 힘과 중생을 감싸 보호하는 힘과 중생을 위로하는 힘으로써 중생들로 하여금 깨닫게 하시나니, 저희들이 오늘날 그 때문에 삼보에 귀의함을 아시리이다.
이 공덕의 힘으로써 중생들로 하여금 각각 소원을 이루게 하여,
천상이나 신선중[仙中]에 있는 이는 번뇌가 끝나게 하고,
아수라에 있는 이는 교만한 버릇을 버리게 하고,
인간에 있는 이는 괴롬이 없게 하고,
지옥ㆍ아귀ㆍ축생에 있는 이는 그 세계에서 벗어나게 하여지이다.
또 오늘날 삼보의 이름을 들은 이나 듣지 못한 이를, 부처님의 신통으로 모든 중생들이 해탈을 얻어서 끝까지 무상보리를 성취케 하여 여러 보살들과 한가지로 정각에 오르게 하여지이다.(1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