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0일 날이 흐려있다. 엊그제는 하얗게 밭에 서리가 내렸다.
개나리에 대한 새로운 감각
남진원
2023년에 보내온 동시집을 1년이 지난 2024년 가을에 읽었다. 아침에 김보람씨가 보내온 동시집을 읽었다. 『ㅎ의 독립선언』이라는 시집이었다. 전반적으로 언어에 대한 새로움이 눈에 띄었다.
내가 쓴 [개나리] 동시와는 또 다른 맛이 있었다.
개 나 리
남진원
울타리 휘어지게
별이 총총 열렸다
연분홍 꽃바람에
나부끼는 순금의 별
마음도 노랗게 익어
마구 걷고 싶은 날
( 첫 시집(동시집), 『싸리울』1982. 12. 10. )
짧은 시라서 기억에 남아있는 김보람 씨의 시 한 편을 소개한다. 산타는 크리스마스 전날 밤에 굴뚝으로 들어와 착한 아이들의 양말 속에 선물을 넣고 가는 할아버지이다. 그 상상의 할아버지인 산타가 봄날에 노란 자루룰 짊어지고 나타났다. 얼마나 새로운가.
개나리를 별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봄날의 산타가 주는 선물이라는 점이 신선한 감흥을 준다.
노람 자루 잔뜩 이고
나타난 봄날의 산타
거리마다 울타리마다
노란 자루 풀어놓았어요
노란 별빛이 총총총
온 세상 밝혀주고 있어요.
<개나리 성탄>이라는 시로 기억된다.
- 서울에서 태어나 춘천에서 생활. 문화예술기획자, 학생상담사.
- 2021년 <동화향기 동시향기> [아침신인문학상]으로 등단.
- 2022년 동시집 『까무룩, 갑자기 아득해져요』
- 한국동시문학회, 강원아동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