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설발보리심파제마경 상권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王舍城) 가란타(迦蘭陀) 죽림정사(竹林精舍)에 계셨는데, 큰 필추(苾芻:비구) 대중 1,250인과 아울러 여러 보살마하살 대중들과 함께 모임에 모여 있었다.
[네 가지 꿈의 길상한 모습을 보는 최살의 큰 이익]
이때 왕사대성(王舍大城)에는 가섭(迦葉)이라는 성(姓)을 가진 바라문(婆羅門)이 살고 있었다.
어느 때 문득 꿈속에서 이 염부제(閻浮提) 세계를 보았는데, 거기에는 천 개의 잎을 가진 넓적하고 커다란 연꽃이 있었다. 이 연꽃은 7보(寶)로 장엄되었으며 맑고 깨끗하여 매우 아름다워 보였다. 그 꽃 속에는 크게 둥근 달이 있었는데 깨끗하고 밝으며 원만한 광명에 둘러싸여 눈부시게 빛났다. 그 바라문은 꿈속에서 이 모습을 보고 마음이 대단히 기뻤으며 즐겁고 상쾌하였다.
꿈에서 깨어나자, 그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가 듣건대 사문 구담(瞿曇)은 크게 지혜 있는 분이라, 모든 지혜 있는 사람들로서 능히 그를 능가할 사람이 없다고 한다. 훌륭한 방편[善巧方便]과 큰 지혜를 구족하였다 하니, 나는 당연히 그에게 가서 이 꿈의 내용에 대하여 여쭈어 보리라.’
바라문이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 그 이튿날 아침이 되자 부처님께서 머무시는 가란타 죽림정사로 갔다.
도착하자마자 머리를 숙여 세존의 발에 예를 올리고, 합장하고 공경하며 꿈에서 본 것을 자세하게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때 세존께서 바라문에게 말씀하셨다.
“그대가 꿈꾼 것은 길상(吉祥)한 모습이다.
바라문아, 그대는 이제 마땅히 알아야 한다. 만약 사람이 꿈속에서 네 가지 모습을 본다면 이것은 가장 길상하고 수승(殊勝)한 모습이다.
무엇이 그 네 가지인가?
첫째는 흰 연꽃[白蓮華]이며, 둘째는 흰 일산[白傘蓋]이며, 셋째는 둥근 달[月輪]이며, 넷째는 부처님의 형상[佛像]이니라.
만약 이와 같은 네 가지 모양을 본 사람은 반드시 최상의 큰 이익[最上大利]을 얻을 것이다.”
그때 세존께서 이 뜻을 거듭 펴시기 위해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꿈속에서 만약 연꽃의 모습이나
흰 일산(日傘)을 보면 다 길상한 것이니
혹 청정한 큰 둥근 달을 보아도
꿈을 꾼 이는 마땅히 최상의 이익을 얻으리라.
또다시 만약 부처님의 형상을 보면
이 모습은 최상 중에도 가장 수승한 것이니
이 사람은 일체가 사랑하고 공경하여서
마땅히 모든 공덕을 성취할 수 있으리라.
그때 바라문이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무엇을 최상의 큰 이익이라 하며, 세존께서는 어떤 인연으로 이와 같이 말씀하신 것입니까?”
그때 세존께서 곧 게송[伽陀]으로 바라문에게 대답하셨다.
내 이제 저 큰 이익을 말하리라.
그대 바라문은 이제 자세히 들어라.
만약 사람이 보리심을 발하여서
이족존(二足尊:佛)을 이룬다면 큰 이익이니라.
전륜성왕의 지위는 높고 뛰어나서
4대주(大洲)를 마음대로 통솔하나니
만약 중생이 이를 성취하고자 한다면
마땅히 보리심(菩提心)을 일으켜야 하네.
제석천은 하늘의 주인이며 훌륭한 복의 과보로
삼십삼천에 자재(自在)하나니
만약 중생이 이를 성취하고자 한다면
마땅히 보리심을 일으켜야 하네.
욕계ㆍ색계ㆍ무색계 삼계(三界) 중에서
그들의 복의 과보는 다 수승하니
만약 중생이 이를 성취하고자 한다면
마땅히 보리심을 일으켜야 하네.
중생계는 끝이 없으니
그들에 맞게 잘 교화 제도하여
널리 이롭고 즐겁게 하려면
마땅히 보리심을 일으켜야 하네.
세간에 있는 큰 의왕(醫王)께서는
널리 일체 병을 치료할 수 있으니
만약 중생이 이를 성취하고자 한다면
마땅히 보리심을 일으켜야 하네.
큰 광명 만들어 세간에 나타내면
일체의 어둠을 다 밝게 비추리니
만약 중생이 이를 성취하고자 한다면
마땅히 보리심을 일으켜야 하네.
비록 다시 삼계 중에 태어나더라도
일체의 전도된 행을 끊어 없애야 하니
만약 중생이 삼계를 벗어나고자 한다면
마땅히 보리심을 일으켜야 하네.
지니고 있는 번뇌 등 모든 장애와
다른 일체의 불선(不善)한 법을
만약 중생이 끊고자 한다면
마땅히 보리심을 일으켜야 하네.
삼계(三界)에 있는 모든 번뇌
지은 대로 마(魔)가 거두나니
만약 중생이 이를 끊어 없애고자 한다면
마땅히 보리심을 일으켜야 하네.
만약 무명(無明)을 조복(調伏)시키고
일체 애욕의 그물[愛網]을 다 끊어야 하리니
모든 중생이 이를 여의고 벗어나고자 한다면
마땅히 보리심을 일으켜야 하네.
저 탐애하는 법을 만약 끊어 없애면
일체의 번뇌 다 청정하리니
만약 중생이 여의고 벗어나고자 한다면
마땅히 보리심을 일으켜야 하네.
태어난 가문[族氏]과 물리적인 힘[色力]을
얻으면 어리석은 사람은 교만을 일으키니
만약 중생이 이를 끊어 제거하고자 한다면
마땅히 보리심을 일으켜야 하네.
어리석은 자가 아견(我見)과 수자견(壽者見)에 집착하고
스스로 생각한 좋은 이익[善利]에 교만이 생겨나니
만약 중생이 이를 끊어 없애고자 한다면
마땅히 보리심을 일으켜야 하네.
모든 물질[色法]에서 교만이 생기고
정욕과 애착[染愛]이 생겨 허물이 커지니
만약 중생이 이를 끊어 없애고자 한다면
마땅히 보리심을 일으켜야 하네.
많이 듣고 계율을 지키고 또 수행하면서도
어리석은 사람은 자신하며 교만심을 일으키니
만약 중생이 끊어 없애고자 한다면
마땅히 보리심을 일으켜야 하네.
아란야(阿蘭若:修行處)에 머물면서 걸식하면
이와 같은 일에서 교만이 생겨나니
만약 중생이 끊어 없애고자 한다면
마땅히 보리심을 일으켜야 하네.
응공(應供)으로 자재로이 신통을 갖추면
자기의 높음을 믿어 교만이 생겨나니
만약 중생이 이를 끊어 없애고자 한다면
마땅히 보리심을 일으켜야 하네.
어리석어 나[我]와 남[人]이란 상(相)에 집착하면
나와 남이란 상(相)을 믿어 교만이 생겨나니
만약 중생이 이를 끊어 없애고자 한다면
마땅히 보리심을 일으켜야 하네.
현재와 미래의 불세존(佛世尊)을
공경하고 존중하면 복을 얻나니
만약 중생이 이런 이익을 얻고자 한다면
마땅히 보리심을 일으켜야 하네.
모든 부처님 세간에 나타나시어
큰 법륜 굴리시어 널리 교화 제도하시니
만약 중생이 받아 듣고자 한다면
마땅히 보리심을 일으켜야 하네.
일체의 악법(惡法) 끊을 것은 끊고
일체의 선법(善法) 닦을 것은 닦아
만약 중생이 성취하고자 한다면
마땅히 보리심을 일으켜야 하네.
도를 닦는 모든 이 청정행[梵行]을 닦으면
이로 말미암아 무루도(無漏道)를 증득하나니
만약 중생이 이를 성취하고자 한다면
마땅히 보리심을 일으켜야 하네.
내가 설하는 무상(無常)의 법으로
각각 자기 몸을 스스로 관찰하라.
만약 중생이 밝게 알고자[了知] 한다면
마땅히 보리심을 일으켜야 하네.
나는 유루행(有漏行)을 다 괴로움[苦]이라 설하니
지혜로운 자는 괴로움을 보고 싫은 마음을 낸다.
만약 중생이 이를 여의어 벗어나고자 한다면
마땅히 보리심을 일으켜야 하네.
나는 중생[有情]을 위하여 널리 설하나니
마땅히 알라, 일체법은 무아(無我)이다.
만약 중생이 이를 통달하고자 한다면
마땅히 보리심을 일으켜야 하네.
열반의 적멸법(寂滅法)을 설하였으니
위없는 큰 보리심을 깨달아 증득하라.
만약 중생이 성취하고자 한다면
마땅히 보리심을 일으켜야 하네.
내가 칭찬한 보리심을
그대 바라문은 공경히 들으라.
듣고 깊이 믿어 발심할 수 있으면
이것을 보리를 수행한다[修行菩提] 말하리라.